1. 책소개
근대 대중이 그토록 욕망했던 한문 서간 쓰는 법,
당대 베스트셀러였던 ‘척독서’를 통해 시대상을 읽는다
척독(尺牘)이란 1척 즉 ‘한 자[尺]’의 종이에 쓰는 짧은 ‘편지[牘]’라는 뜻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20세기 전반에 걸쳐 대량 출판된 ‘척독서(尺牘書)’는 한문으로 간단한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문 서간 교본’을 말한다. 저자는 1800년대 말에서 1950년대까지 출판되었던 척독서들을 10여 년 동안 조사, 연구하여 당대 대중의 욕망이었던 척독서가 언제 왜 출간되기 시작했으며,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그 책들에 담긴 문화사적 의미를 분석한다.
“근대 척독서는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문구들이 담겨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을 사 보는 사람들에게 소통의 도구, 사회적 교류의 수단이 되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자기 언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사회적으로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근대 척독은 쓸데없는 자료, 보잘것없는 책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담고자 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자료이다.” _ 「서문」 중에서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홍인숙
서간이 소통에 대한 인간의 원형적 욕망을 보여주는 텍스트라는 점에 끌려 고전문학의 다양한 서간 형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조선후기 여성 유서 연구-순절 열녀 신씨부의 한글 유서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한글 간찰(언간)의 여성주의적 가치에 대한 재고찰 시론」, 「언간을 통해 본 19세기 양반가의 일상과 문화-초계정씨 가문의 여성 한글 간찰을 중심으로」, 「서간을 통해 본 퇴계의 스승으로서의 면모와 그 의의-월천 조목에게 보낸 서간을 중심으로」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누가 나의 슬픔을 놀아주랴-여성예술가 열전』, 『근대계몽기 여성 담론』, 『열녀×열녀, 여자는 어떻게 열녀가 되었나』 등이 있다. 이화여대 국문과에서 쭉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강의전임 교수를 거쳐 현재 선문대학교 교양학부에 재직 중이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서문
1부 김우균의 『척독완편』, 근대 한문 서간 교본의 유행을 알리다
1. 근대 척독집 최초의 베스트셀러, 김우균의 『척독완편』
2. 『척독완편』의 편찬 과정, 그리고 김우균의 편저자 위상 변화
2부 1920~30년대, 근대 척독서의 대유행
1. 1920~30년대를 풍미한 ‘편지 예문집류 척독집’
2. 근대 척독집에 실린 여성 서간
3. 근대 척독집의 새로운 시도 1
4. 근대 척독집의 새로운 시도 2
3부 근대 대중은 왜 ‘한문 서간’이라는 교양을 욕망했나
1. 1900~50년대 근대 척독집의 시대별 변화
2. 척독 교본의 문화적 의미, ‘옛 것(舊學)/당대성(時務)’의 이중적 효용
3. 근대 척독 교본에 담긴 ‘한문 교양’에 대한 대중들의 욕망과 ‘쓰기’ 리터러시
참고문헌
부록-척독론 관련 원문 및 번역문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척독 교본의 여성 서간에 나타난 여성 주체는 남성 중심적 질서에 부합하는 양상으로 재단되어 있었다. 그들의 형상은 근대 문물에 대한 정보와 근대적 질서 체제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유교적 위계와 전통적인 성별적 역할을 벗어나지 않으며, 남성의 공적ㆍ학문적 성취를 위해 가문의 경제적 보존을 관리ㆍ유지시키는 역할을 홀로 담당한다.”
“한문 글쓰기의 대중화가 가져온 부정적 이면을 한문의 ‘통속적 지식화’라고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통속화의 변화 방향을 타고 ‘한문’이라는 문의 체계가 끝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점은 충분한 문학사적 평가를 필요로 하는 지점이다. 또한 그러한 통속화의 배경에 자리잡고 있는 ‘대중들의 한문에 대한 욕망’ 역시 충분히 주목을 받아야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근대 척독 교본은 문학사적
발전이 단일하고 발전적인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과 동시에 ‘착종과 모순으로서의 근대’라는 지점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 자료 중 하나인 것이다.”
“근대 척독서는 ‘서간-쓰기’ 능력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면서 ‘한문을 근대의 대중 교양으로 정립’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척독 교본은 근대 조선의 동시적인 것의 비동시성을 체현하며, ‘근대 한문’의 문화적 위상의 변화와 대중의 관련성을 흥미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자료인 것이다.”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10여 년의 연구 조사 끝에 결실 맺은,
근대 척독서 연구의 역작
‘척독(尺牘)’은 조선 후기 문예미학을 대표하는 박지원, 이덕무 등이 소품문으로 즐겨 썼던 서간 장르였다. 그러나 편지 쓰기 교본의 성격을 갖고 있는 근대 척독집은 문예적 소품문인 조선 후기 척독과는 거의 연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그 직접적인 연원은 ?간식유편(簡式類編)?, ?한훤차록(寒暄箚錄)?, ?간독정요(簡牘精要)?와 같은 조선 후기 한문 간찰 교본이다. 즉 근대 척독집은 한문을 배우기 시작한 초학자나 스스로 문장을 짓는 정도에 이르지는 못한 이들에게 한문 편지를 혼자서 쓸 수 있게 해주려는 목적으로 간행되었던 조선 후기 간찰 교본들의 뒤를 잇는 자료인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근대 척독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김우균의 ?척독완편?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 성과를 담았다. 저자는 ?척독완편?의 의의를, 조선 후기 간찰 교본의 맥을 잇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한문 글쓰기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여러 번의 개수를 통해 대중적 기호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고, 그 결과 ?척독완편?은 실제로 대량 판매됨으로써 이후 근대 척독집의 편찬 및 발매 붐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꼽는다.
2부는 근대 척독의 대유행기였던 1920~30년대를 중심으로 시대적 배경과 함께 중요한 개별 척독서 세 권을 살펴보고 있다. 이때는 예문을 들어 보이는 ‘예문집류 척독집’이 유행했는데, 그 자료 현황과 전형적 양상 및 변이형들을 살펴보고, 그러한 척독집에 실려 있는 예문 중 여성을 주체로 하여 상정된 서간의 젠더 의식 양상과 그 의미를 짚어보며, ?신체미문 시문편지투?에 나타난 ‘청년다움’에 대한 규범을 제시하는 ‘독본’적 성격, ?무쌍주해 보통신식척독?에 나타난 상호모방성을 벗어난 독자적이고 성찰적인 척독 교본의 성격 등을 살펴본다.
3부는 이러한 근대 척독의 문화사적 의미를 찾고자 한 연구들을 묶었다. 근대 척독은 당대의 베스트셀러였는데, 저자는 그렇다면 근대 대중이 왜 그토록 ‘한문 서간’이라는 교양을 욕망했는가를 분석한다. 저자는 근대 척독서가 취한 ‘한문 쓰기 리터러시’의 대중화 전략이 당대 독자들에게 한문으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쓸 수 있는 ‘한문 작문 능력’을 익히게 해주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한문이라는 ‘문’의 체계에 대한 읽고 쓰기의 기본 학습과 한문적 소양이라는 문화적 기반이 뒷받침된 진정한 ‘작문 능력’이었다기보다는, ‘모방과 편집’의 방법으로 파편화되고 단순화된 ‘수행 능력’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근대 척독서는 ‘서간-쓰기’ 능력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면서 ‘한문을 근대의 대중 교양으로 정립’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척독론 관련 원문 및 번역문’을 수록하여, 두루 참조할 수 있도록 했다.
출처: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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