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파에 흔들림 없던 美 ‘애국의 아이콘’
美공화당 거목 존 매케인 별세
John McCain 1936~2018
“용기는 두려움의 부재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의 인생은 그의 말처럼 소신을 지키려는 용감한 싸움의 연속이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히든밸리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82세로 눈을 감은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6선).
그는 말기 뇌종양 소식이 알려진 지 9일 만인 지난해 7월 28일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법) 폐지’ 법안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이던 상원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혈전 제거 수술로 왼쪽 눈썹 위엔 아물지 않은 수술 자국이 선명했다. 그는 조용히 상원 투표 관리자들에게 다가가 오른손 엄지를 아래로 떨어뜨리며 “노”라고 말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당론으로 밀던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은 1표 차로 부결됐다. 매케인은 “대체 입법이 없는 오바마케어 폐지는 반대한다”며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1973년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존 매케인 당시 해군 소령(오른쪽)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매케인은 베트남전 포로 시절 당한 고문으로 목발을 짚었다. 워싱턴=AP 뉴시스
1982년 공화당 하원의원, 1986년부터 6선 상원의원을 지낸 그는 ‘매버릭(독불장군)’이라고 불렸다. 뼛속까지 보수주의자였지만 때로는 당파 논리에 맞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그는 공화당 내 몇 안 되는 ‘트럼프 저격수’였다. 지난해 10월 ‘필라델피아 자유의 메달’을 수상한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어설프고 거짓된 민족주의를 위해 세계 리더십 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비애국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출간된 그의 회고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가치를 못 지킨 인물”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을 음해하지는 않는 품격 있는 정치인이었다. 2000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밀린 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던 그는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를 깎아내리지 않았다. 대선 출구조사 결과 패색이 짙자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 “흑인 대통령을 선출한 미국인은 위대한 국민”이라며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오바마를 돕겠다”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쉽지 않은 싸움에 늘 뛰어들었던 그는 군인 출신이다. 1936년 미국령 파나마 운하를 지키는 코코솔로 해군기지에서 출생한 그는 해군 제독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1958년 졸업한 뒤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했다.
1967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그는 폭격 작전 수행 중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월맹(북베트남)에 전쟁포로로 붙잡혔다. 월맹은 이듬해 그의 아버지 잭 매케인이 미 태평양사령관이 되자 그의 석방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미군 수칙을 들어 “나보다 먼저 들어온 군인들이 나가기 전까진 나갈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는 5년 반 동안 수용소에서 모진 고문을 견뎠다.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1973년 베트남전이 끝난 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전쟁 영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싸움에선 결국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의정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병마와 싸웠지만 24일 의학 치료 중단을 선택한 지 약 하루 만에 숨을 거뒀다.
전 세계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고 썼고, 백악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달랐지만 수 세대의 미국인과 이민자들이 지키기 위해 싸우고, 행진하고, 희생해온 이상을 공유해 왔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고인은 한미 동맹의 굳은 지지자이며 양국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장례식은 워싱턴국립성당에서 거행되며 시신은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묘역에 묻힐 예정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 연설을 부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을 원치 않는다는 그의 뜻에 따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위은지 wizi@donga.com·전채은 기자
1. 책 소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단지, 인격을 믿을 뿐이다.
2008년 미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이 말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32가지 품격!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대선후보이자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존 매케인의 『사람의 품격』. 2006년 출간된 『인격이 운명이다』의 개정증보판으로, 32가지 사람의 품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0인의 이야기가 추가된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온 시대를 통틀어 다양한 배경, 성격, 재능,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명예, 목적, 힘, 이해, 판단, 창의성, 사랑 등 총 7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굳은 신념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토머스 모어,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던 윈스턴 처칠, '자신을 통제할 줄 아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며 자제의 미덕을 이야기한 조지 워싱턴, '자비는 신의 마음과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안토니아 수녀 외에도 친절을 강조한 아웅산 수지, 탐구의 미학을 이야기한 찰스 다윈, 사랑의 대명사인 테레사 수녀 등이 삶의 교훈을 전해준다.
저자는 성격이나 재능, 신체적으로 핸디캡을 가진 평범한 인물들이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위대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존엄, 용기, 자비, 정의, 이상 등 32가지 인격의 덕목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결국 저자가 말하는 그들의 삶은 '진실' 한 가지로 수렴된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32명의 고된 진실과 원칙을 지켰던 그들의 고결한 희생은 삶의 지침이 되어준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존 매케인
저자 존 매케인(John MaCain)은 미합중국 상원의원이며,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이다. 1936년 8월 29일 미국령의 파나마 운하를 지키는 코코 솔로 공군기지에서 출생하여, 해군사관학교입학,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1982년 공화당 하원후보로 선거에서 승리하여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이후 2000년에는 대선 출마에 도움을 준『아버지의 신념』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Worth the Fighting for』, 『Why Courage Matters』가 연이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저자 : 마크 솔터
저자 마크 솔터(Mark Solter)는 존 매케인의 참모로 15년 이상 일했다. 『Faith of My Fathers』『Worth the Fighting for』『용기가 중요한 이유Why Courage Matters』를 쓴 공저자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 역자의 말 / 사람의 품격이 곧 운명, 그 마법의 주문
- 머리말 / 나는 사람의 품격을 믿는다
[1] 명예
1. 정직 - 토머스 모어 / 굳은 신념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
2. 존중 - 마하트마 간디 / 전쟁은 도둑을 만들고 평화는 그 도둑을 처벌한다
3. 순수 - 잔다르크 / 순수한 열정이 강인한 생명을 만든다
4. 신뢰 - 어니스트 새클턴 / 신뢰는 불가능한 도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5. 존엄 - 빅터 프랭클 / 인간의 가치는 존엄성에 깃들어 있다
[2] 목적
1. 이상 - 소저너 트루스 / 인간의 미래는 인간의 마음에 있다
2. 강직 - 로메오 달레르 / 고통 받은 이들을 위해 세상의 무관심에 맞서다
3. 의지 - 원스턴 처칠 /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
4. 책임 - 호레이쇼 넬슨 / 마지막까지 대담하게 맞선다
5. 협동 - 존 우든 / 승리는 몸과 마음을 합치는 과정이다
[3] 힘
1. 용기 - 이디스 카벨 /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용기다
2. 자제 - 조지 워싱턴 / 자신을 통제할 줄 아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다
3. 확신 - 엘리자베스 1세 / 참다운 지혜는 부정을 긍정으로 바꾼다
4. 회복 - 에이브러햄 링컨 / 태양이 빛나면 씨앗은 싹트지 않을 수 없다
5. 자유 - 에릭 호퍼 / 진정한 자유는 지성적이다
6. 희망 - 존 원스럽 / 희망이란 깨어있는 꿈이다
[4] 이해
1. 믿음 - 후아 로 교도소의 크리스천 /경험보다는 믿음이 진리를 더 빨리 파악한다
2. 박애 - 막사밀리아 콜베 / 사랑의 첫 번째 계명, 먼저 희생하라
3. 자비 - 안토니아 수녀 / 자비는 신의 마음과 가장 가까이에 있다
4. 관용 - 네 사람의 성직자 / 어리석은 자는 용서도 않고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5. 용서 - 넬슨 만델라 / 피부색은 달라도 우정의 색은 같다
6. 선행 - 오시울라 맥카티 / 나눔의 미학이 진정한 선행이다
[5] 판단
1. 정의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 정의의 손에는 칼이 있을 수 없다
2. 겸양 - 드와이트 D.아이젠하워 / 겸양은 세상의 문을 여는 힘이다
3. 검사 - 테쿰세 / 진정한 리더는 강철보다 강하다
4. 유머 - 마크 트웨인 / 유머는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밑거름이다
5. 친절 - 아웅산 수지 / 진정한 친절은 적도 내편으로 만든다
[6] 창의성
1. 야망 - 페르디난드 마젤란 / 커다란 야망을 품어야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
2. 분별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창조한다는 것, 그것은 두 번 사는 것이다
3. 탐구 - 찰스 다윈 / 호기심은 학문의 아버지이다
4. 재능 - 윌마 루돌프 / 희망은 절망을 위한 신의 선물이다
[7] 사랑
1. 이타심과 자족 - 테레사 수녀 / 가난한 이에게 영혼을 던지다
출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특별한 자질을 지닌 사람들을 골랐다. 그들의 품격은 자기 인생은 물론, 이 세상을 발전시킬 만큼 고결했다. 그들은 원칙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 믿었고, 그렇게 인생을 살기로 선택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존경한다. 외모나 능력, 안락하고 즐거웠던 삶, 직업, 집, 차, 수많은 친구와 엄청난 돈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진실했고 다른 사람에게 거짓되지 않았다. ('머리말'에서)
그녀는 죽기 2년 전에 자신이 누린 크나큰 은총과 행운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은 결국 국민들을 향한 고별사가 되었다. “신께서 나를 높이 세우셨다. 그러나 나는 백성들의 사랑으로 통치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이 자리에 훨씬 지혜로운 왕들이 얼마든지 앉을 수 있다. 그러나 나보다 백성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앉지는 못할 것이다.”(191쪽)
그는 1970년 칼럼 쓰는 걸 그만두었다.“ 짖으면서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는 공적인 생활을 하나 둘 정리했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했다.“ 누구나 기차를 탈 수 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만이 언제 내려야 할지 안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공책에 글을 썼고 그의 사후 1983년에 출판될 회고록을 썼다. 그는 죽기 직전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레이건 대통령은 호퍼와 만났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저는 훌륭하고 건전하며 신랄한 충고를 들었습니다.”
호퍼는 한 인터뷰에서 자기 인생을 요약하여“탁아소에서 20년, 빈민촌에서 20년, 부두에서 25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아마 그의 특이하고 특별한 인생을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은 호퍼의 회고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여기서 기억의 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특이하게도 꽉 찬 인생이 헐거운 인생보다 훨씬 기억하기 쉽다. 전환, 성취, 실망, 놀라움, 위기로 가득 찬 인생은 도처에 표지판이 있다. 헐거운 인생은 몇 안 되는 사실조차도 지워지기 일쑤다. 그리고 분명하게 기억할 수 없다.”그는 기억할 것이 많았다. 부두 노동자, 에릭 호퍼의 인생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216~217쪽)
그런데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 나는 잠시 감방에서 나와 밖에 혼자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천국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가 나를 향해 걸어오는 기척을 느꼈다. 아주 잠깐 동안 그는 내 바로 옆까지 왔다. 여전히 말을 하지도 미소를 짓지도 나를 보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우리 앞에 있는 땅을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발로 흙 위에 십자가를 그렸다. 우리 둘 다 말없이 십자가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얼마 후 그것을 지우고 가버렸다. 그 순간 나는 적에 대한 모든 증오를 잊었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증오한다는 사실도 잊었다. 나는 멍청이도 잊고 나와 친구들을 (243쪽)
한 생존자는 콜베 신부의 희생이 다른 수감자에게 미친 영향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충격은 희망으로 바뀌었고 새로운 활기와 힘이 생겼어요. 정말이지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만난 듯했습니다.”
희생은 2주일 동안 지속되었다. 단식 감방에서는 울음 한번 들려오지 않았다. 오직 기도하고 성가를 부르는 소리만 들렸다. 점점 그들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기도 소리는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고통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물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수감자들은 무덤의 축축한 벽에 맺힌 물방울을 핥았다. 그리고 자기 오줌을 마셨다. 한 사람씩 서서히 고통 속에 죽어갔다. 그러나 콜베 신부는 묵묵히 기도를 계속했다. 감방에서 시체 치우는 일을 맡았던 어떤 수감자는 콜베 신부가 끝까지 보여준 사랑의 정신을 기억하고 있었다.
“제가 검사하러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바닥에 누워 있었어요. 하지만 콜베 신부님만은 무릎을 꿇거나 방 한가운데 서서 밝은 표정으로 나치 친위대 병사를 바라보고 계셨어요. 그 분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불평도 하지 않았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격려했어요. 사라진 사람이 발견되면 모두 풀려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친위대 병사조차도 혀를 내둘렀습니다. ‘저 신부는 정말 위대한 사람이야. 나는 저런 사람을 본 적이 없어.’라고요. (255~256쪽)
올라가 말하는 좋은 인생이란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는 삶이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존중에 대해 말합니다만 저에게는 게 아주 간단한 문제랍니다. 스스로 자랑스럽기를 원한다면, 자랑스러울 만한 일을 하면 돼요. 감정은 행동을 따라갑니다.” 오시올라 맥카티는 검소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녀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도 절대 모르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 존중이 부나 명성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수고하지 않는 한가한 인생보다 고된 노동이 훨씬 만족스럽다는 것을 알았다. 불필요한 소유보다 선행이 훨씬 큰 행복임을 알았고 이를 실천하며 살았다. 그리고 자부심이 강한 행복한 여성으로 생을 마쳤다. (307쪽)
출처 :본문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단지, 인격을 믿을 뿐이다”
워싱턴 포스트 지 선정 ‘미국의 양심’
2008년 미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이 말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32가지 품격!
‘운명’은 없다. 태어날 때부터 무엇이 되기로 정해진 사람은 없다. 대신 ‘운명적’이라 할 만한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인격이다.
우리는 요즘 ‘철학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물신화된 풍토가 인간의 가치마저도 실용의 유무를 따지고 있으니 이는 ‘인간으로서의 품격’이 없다는 말과도 어쩌면 일맥상통한다.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도덕의 부재에 대항하며 세상의 궤도를 바로잡아 온 것은 다름 아닌 ‘사람 같은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우리는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2008년 미공화당 대선후보이자,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존 매케인의 ‘사람의 품격(원제: Character Is Destiny / 존 매케인, 마크 솔터 지음 / 윤미나 옮김 / 21세기북스)’은 사람이 갖추어야할 32가지 조건을 이야기하며 ‘자신,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의 품격, 즉 인격이다”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하고 있다. 이는 결국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선택하는 순간 삶의 행보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3대째 미국의 고위관리로 지내고 있으며, 개혁파 정치가로서도 승승장구를 하던 존 매케인은 한때 전쟁 포로로서 온갖 고문을 당하며 5년 동안 심한 고초를 겪는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운명처럼’ 본래 인간이 가지고 있어야 옳았던 인격의 가치를 깨우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압축된 깨달음을 통해 성격이나 재능, 신체적으로 핸디캡을 가진 평범한 인물들이 위대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존엄, 용기, 자비, 정의, 이상 등 32가지 인격의 덕목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결국 저자가 말하는 그들의 삶은 한 가지로 수렴된다. 바로 진실이다. 그들의 인격은 자신의 운명은 물론, 세상까지 움직일 만큼 진실하고 강직했다. 이 책은 그러한 진실한 삶을 산 사람들에게 바치는 감동의 헌사이며, 살아갈 사람들에게 전하는 삶의 교훈이다.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지는 32명의 고된 진실과, 원칙에 살고 원칙에 죽었던 그들의 고결한 희생은 우리의 눈시울을 붉히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운명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훌륭한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신은 인간에게 생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지만
삶을 경영하는 권한은 우리 손에 맡겼다.
그리고 당신의 선택이 잘 되고 못되고는 각자의 인격에 달려있다!”
물질주의와 수치스러운 성공, 잘못된 세상의 법칙과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불신과 도덕불감증이라는 시대의 ‘주문’ 앞에서 원칙을 잃고 헤매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이미 자신을 잃어버리고, 냉혹한 세상에 지쳐버렸는가?
우리는 위와 같은 질문들이 항상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있을 거라 착각하지만, 정작 이러한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인한 신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신념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격, 즉 도덕의 힘에서 나온다.
총7부로 구성되어 있는 ‘존 매케인 사람의 품격’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2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조건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32명의 삶을 통해 보여진다.
남극 탐험가 새클턴은 평생 동료들의 신뢰와 믿음을 얻었다. 가족의 죽음과 절망 속에서도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을 향해 크게 웃었다.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비롯해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빅터 프랭클은 인간의 힘을 끝까지 믿었다. 그 외에도 다시 걷지 못할 거란 진단을 받았으나 올림픽 육상 부분 3관왕이 된 윌마 루돌프, 평생 세탁일로 번 돈을 대학교에 기부하여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어 했던 오시올라 맥카티, ‘아가씨’로 귀하게 자라나 악명 높은 멕시코 티후아나 감옥의 재소자들을 돌보며 살아간 안토니아 수녀 등 결국 ‘인격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인물들의 활약상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그것은 그들의 외모나 능력, 직업, 집, 차, 수많은 친구와 돈 때문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당당함’, 즉 그 품격에 매혹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혹은 세상에 던져진 그들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작은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출처 :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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