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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천도서(23.3~24.2)/2023-8

8월의 추천도서 (3831) Alice in Wonderland

 

1. 책소개

 

 

 

 

 

 

2. 저자

 

저자 :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본명이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 1832~1898)인 루이스 캐럴은 영국의 작가이자 수학자다. 잉글랜드 북부 체셔 지역의 작은 마을인 데어스버리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말장난, 체스 게임, 인형극 등에 관심이 많았고,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만드는 데 특별한 소질을 보였으며, 열두 살 때는 가족의 글을 모아 잡지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한편으론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이 깊은 아이였지만, 다른 한편으론 심한 말더듬증 때문에 말수가 적고 성격도 내성적인 아이기도 했는데, 성공회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난 데다 1861년 부제 서품까지 받았음에도 평생 설교대엔 서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1850년, 옥스퍼드대학교 크라이스트처치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하고 1855년부터 같은 곳에서 수학을 강의한 캐럴은 학문적으로 수학에 크게 공헌하지는 못했지만, 논리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글쓰기와 그림은 물론 사진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런 캐럴이 다른 무엇보다 사랑한 것은 소녀들이었다. 그는 소녀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가장 좋아했는데, 이를 위해 새로운 게임과 독특한 퍼즐, 흥미로운 장난감을 끊임없이 고안하고 제작했을 정도였다. 평생 소녀들을 사랑한 캐럴은 독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1865년 출판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1872년 출판된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캐럴의 대표작으로 이 두 작품만으로도 그는 가장 중요한 영국 작가 중 수위에 드는 작가로 꼽힌다. 그 외 작품으론 장편 시인 『스나크 사냥』과 장편 동화인 『실비와 브루노』가 있으며, 수학과 관련된 책 및 논문도 몇 편 있다.
캐럴은 1898년 7월 14일 기관지염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판타지라는 배경 안에 (그의 또 다른 소질이자 가장 값진 소질인)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난센스)으로 구현한 흥미로운 풍자와 유머, 그리고 복잡한 비유와 상징의 총화인 두 『앨리스』는 150년 동안 단 한 번도 절판된 적 없이 독자들을 만나왔고, 여전히 다른 언어, 다른 판본으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여전히, 수많은 작가와 철학자, 심리학자는 물론 수학자, 물리학자에게까지 많은 영감을 주는 동시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말이다.

 

 

 

 

그림/만화 : 존 테니얼 (Sir John Tenniel)

 

 

1820년에 태어나 1914년에 사망한 영국의 삽화가이자 정치 만화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원본 삽화가다. 대영 박물관에서 중세 시대 책과 갑옷을 연구했으며, 1848년 『이솝 이야기』에 처음으로 그린 삽화가 큰 성공을 거둔 후에는 풍자만화 잡지 《펀치》의 고정 삽화가로 50년 넘게 활약, 2,000편 이상의 정치 풍자만화로 영국 정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1893년엔 기사 작위까지 받았으니 그 영향력의 정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테니얼이 루이스 캐럴과 처음 만난 건 1864년이었는데, 이후 두 권의 『앨리스』 삽화를 맡아 8년 동안 『앨리스』와 함께한다. 그가 그린 『앨리스』 삽화는 지금도 여전히 이야기 속 캐릭터의 전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그는 『앨리스』의 또 다른 창조자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앨리스』 작업과 캐럴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테니얼은 『앨리스』 이후 어떤 작품의 삽화도 그리지 않았다. 당시 이미 최고의 삽화가로 인정받았는데도 말이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주석 달린 앨리스』 서문
『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 서문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 서문
『앨리스』의 모든 어린이 독자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시
1. 토끼 굴 아래로
2. 눈물웅덩이
3. 코커스 경주와 꼬불꼬불한 이야기
4. 토끼가 빌을 굴뚝으로 보내다
5. 쐐기벌레의 도움말
6. 돼지와 후추
7. 미친 티파티
8. 여왕의 크로켓 경기장
9. 짝퉁거북 이야기
10. 바닷가재 쿼드릴
11. 누가 타르트를 훔쳤나
12. 앨리스의 증언

거울 나라의 앨리스
1897년 판 서문
서시
1. 거울 속의 집
2. 말하는 꽃들의 정원
3. 거울 곤충들
4.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5. 뜨개질하는 양과 강
6. 험티 덤티
7. 사자와 유니콘
8. “이건 내가 발명한 거야.”
9. 앨리스 여왕
10. 흔들기
11. 깨어나기
12. 누가 꿈꾸었을까?
에필로그

가발을 쓴 말벌
서문
읽기에 앞서
가발을 쓴 말벌

《나이트 레터》 주석판을 펴내며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을 펴내며
루이스 캐럴 협회에 관한 메모
『앨리스』 삽화를 그린 삽화가
엄선한 참고 자료
스크린 속 앨리스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추천사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P. 17~18
『주석 달린 앨리스』 서문 중에서
캐럴의 주된 취미-가장 큰 기쁨을 불러일으킨 취미-는 어린 소녀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린이들을 좋아한다(사내아이 제외)”라고 쓴 적도 있다. 그는 사내아이들에 대한 공포를 공언했고, 더 나이 들어서는 가능한 한 사내아이들은 피했다. (중략) 매력적인 어린 소녀들(우리가 사진을 통해 매력적인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많은 소녀들)이 캐럴의 삶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의 첫사랑인 앨리스 리들만큼은 그 누구도 대신하지 못했다. 앨리스가 결혼한 후 그는 이런 편지를 보냈다. “너와의 시간 이후 내게는 수많은 어린이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너와는 딴판이었어.”

P. 5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번째 이야기 「토끼 굴 아래로」 중에서
앨리스는 슬슬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냇가에서 언니 곁에 앉아 빈둥거리다가, 언니가 읽는 책을 한두 번 슬쩍 훔쳐봤지만, 거기엔 그림도 이야기도 없었다. “그럼 이딴 책이 무슨 쓸모가 있담? 그림도 이야기도 없는걸” 하고 앨리스는 속으로 꽁알댔다. 그녀는 곰곰(날이 무더워 졸리고 멍했지만 제 딴에는 곰곰) 생각에 잠겼다. 데이지꽃으로 화환을 만들면 재밌으려나? 근데 데이지를 꺾어 모으며 땀깨나 흘릴 가치가 있을까? 그때 갑자기 분홍빛 눈의 하얀 토끼가 옆으로 휙 지나갔다.

P. 225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여섯 번째 이야기 「돼지와 후추」 13번 주석 중에서
‘고양이 없는 미소grin without a cat’라는 말은 순수 수학적으로 썩 빼어난 묘사다. 수학 공리가 종종 외부 세계의 구조에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긴 하지만, 그 공리 자체는 버트런드 러셀이 표현했듯 “인간의 열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또 다른 영역에 속하는 추상이다. 이 추상은 “심지어 자연의 사소한 사실들에서조차 멀리 떨어져 있다. 그것은 순수 사고가 풍성하게 거주하는 질서 잡힌 우주다. 우리의 더 고귀한 충동들 중 적어도 하나가, 실세계의 음울한 추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곳인 질서정연한 우주 말이다.”

P. 23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일곱 번째 이야기 「미친 티파티」 6번 주석 중에서
이날이 4일이라는 앨리스의 언급과 이달이 5월이라는 앞서의 언급으로 미루어보면 앨리스의 땅속 나라 모험 날짜는 5월 4일이 된다. 1852년 5월 4일은 앨리스 리들이 태어난 날이다. 캐럴이 처음 이야기를 하고 이를 기록한 해인 1862년에 앨리스는 열 살이었지만, 이야기 속의 앨리스는 일곱 살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P. 40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열두 번째 이야기 「앨리스의 증언」 옮긴이 주 중에서
이후 앨리스의 그녀는 언니가 앨리스의 원더랜드 꿈을 꾸는 것은, 곧 앨리스가 된 꿈을 꾸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언니라는 자각을 지니고 있다. 즉, 앨리스의 언니는 꿈속에서 자기 자신이면서 동시에 자기 동생이다. 이는 앞서 나온 최후의 시에서 밀어붙인 ‘그 문제the matter’를 더욱 밀어붙인 것이다. 즉, ‘나’는 고유한 ‘나’이면서 동시에 ‘너’다. 비록 꿈속의 일이지만. (중략) 꿈, 또는 상상을 통해서라면, 불교의 여일如一의 경지와 같이 ‘나는 너다’라는 것이 가능하다. 선불교 차원의 깨달음을 떠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꿈이나 상상의 힘이고, 또한 스토리텔링의 힘이기도 하다. 생쥐는 믿었다. 스토리텔링으로 흠뻑 젖은 몸도 말릴 수 있다고. 겨울잠쥐는 이야기했다. 우물에서 달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모자장수는 말했다. 우물에서 길어 올린 그림 같은 것들을 하나라도 본 적이 없으면 침묵하라고.

P. 438
『거울 나라의 앨리스』 첫 번째 이야기 「거울 속의 집」 중에서
앨리스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이런 척해보자”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말을 얼마나 많이 쫑알거렸는지, 그걸 반의반도 다 들려줄 수 없을 정도다. 앨리스는 그 말 때문에 어제도 언니랑 한참 말다툼을 했다. 그러니까 “왕들이랑 여왕들인 척해보자”라는 말 때문이었다. 언니는 정확히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앨리스랑 자기 둘뿐이니, 둘이서 왕들이랑 여왕들인 척을 다 할 수 없다고 언니는 주장했다. 앨리스는 결국 이렇게 말해야 했다. “그럼 언니는 그중 한 명인 척만 해. 나머지는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한번은 보모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보모 귀에 대고 갑자기 이렇게 외친 것이다. “보모! 우리 이런 척해봐요. 나는 굶주린 하이에나인 척할 테니까, 보모는 뼈다귀인 척해요!”

P. 681~683
『거울 나라의 앨리스』 여덟 번째 이야기 「“이건 내가 발명한 거야.”」 5번 주석 중에서
앨리스가 두 차례의 모험에서 만나는 모든 등장인물 중 오직 하얀 기사만이 앨리스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앨리스를 각별히 도와주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앨리스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것은 하얀 기사가 거의 유일하다. 앨리스가 거울 나라에서 겪은 그 어떤 일보다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하얀 기사와의 동행이었다는 말이 뒤에 나온다. 앨리스와 우울한 기사의 이별은, 커서 (여왕이 되어) 자기를 저버린 앨리스와의 이별을 암시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석양의 에피소드야말로 캐럴이 서시에서 들려주는 “한숨의 그림자가 이야기 속을 떨며 지나”가는 그 한숨이 가장 크게 들리는 대목이다.

P. 772
『거울 나라의 앨리스』 열두 번째 이야기 「누가 꿈꾸었을까?」 옮긴이 주 중에서
이번 이야기에 나오는 마지막 시, 마지막 행은 이렇게 끝난다. “인생이, 꿈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앨리스는 꿈속으로 들어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아, 아가냥아, 거울 속 집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엔 아!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이 분명 한가득할 거야.”
그것이 누구의 꿈이든 이 거울 나라 꿈은 독특하고 아름답다. 거울 나라는 앨리스를 빼고 상당 부분이 반전된 세계다. 거기서 싸운다는 것은 화해한다는 뜻이다. 다가가려면 물러나야 한다. 거꾸로 거슬러 가야 바로 가고, 땅에 처박혀서 거꾸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아름다운 정원은 황무지나 다름없고, 언덕은 골짜기나 다름없다. 느린 것은 번개처럼 빠른 것이다. (중략) 거울 반전과 노자의 반(反)의 의미가 겹치지는 않지만, 반反이라는 것은 도의 움직임이다(反者道之動, 40장). 앨리스는 ‘모두가 이름 없는 숲’으로 들어가 자기 이름을 잊고 Nothing이 된다. 이렇게 은근히 닮은 구석이 많지만, 물론 노자와 캐럴은 전혀 다르다. 노자는 무위를 강조하지만 캐럴은 유희를 강조한다. 무위가 삶의 근본이라면 유희는 삶의 날개 같은 것이다.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교묘하게 감춰져 있던
수많은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을 처음으로 해석해낸 작품

“이딴 책이 무슨 쓸모가 있담? 그림도 이야기도 없는걸.” 심심함에 겨운 앨리스는 언니가 읽는 책을 슬쩍 보곤 이렇게 중얼거린다. 그리고 그때, 조끼를 입은 분홍 눈의 흰 토끼가 나타나선 조끼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보고는 부랴부랴 어디론가 달려가고, 호기심이 발동한 앨리스는 토끼를 쫓다 이윽고 토끼굴로 뛰어든다. 앨리스의 첫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너무나 잘 알려져 읽지 않고도 읽었다고 착각하기 쉬운 작품이다. 반면, 흥미로운 풍자와 유머, 그리고 복잡한 비유와 상징이 곳곳에 숨어 있어 읽을 때마다 낯선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웃자고 한 농담도 그 의미를 모르면 재미없는 법. 지난 세기에 살았던 영국 독자들을 위해 쓴 두 『앨리스』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어떤 농담이라도 그 의미를 모르면 재밌지가 않다. 캐럴의 농담은 때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앨리스』의 경우 아주 이상하고 복잡한 난센스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우리와 다른 세기에 살았던 잉글랜드 독자를 위해 쓰인 것이다. 우리가 그 위트와 글맛을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본문 이야기 외에 아주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더욱 난감한 것은 캐럴의 농담 중 일부는 옥스퍼드 주민들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리들 학장의 사랑스러운 딸들만 이해할 수 있는 더욱 사적인 농담까지 이야기에 스며들어 있다. _마틴 가드너

1960년에 출간된 『주석 달린 앨리스The Annotated Alice』는 세계 최고의 루이스 캐럴 전문가 마틴 가드너가 두 『앨리스』 속 환상적 이야기와 공상적 인물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들에 교묘하게 감춰진 흥미로운 풍자와 유머, 그리고 복잡한 비유와 상징을 처음으로 해석해낸 작품으로 출간 당시 ‘최고의 『앨리스』 판본’으로 인정받은 책이다.
한 소녀를 위해, 전문 작가도 아닌 수학자가 쓴 동화를 굳이 그렇게까지 깊고 넓게 읽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최초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된 두 『앨리스』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제대로 읽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원더랜드’이다. 그리고 그 원더랜드의 이면이자 진면목은 환상적 이야기와 공상적 인물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에 교묘하게 감춰진 흥미로운 풍자와 유머, 그리고 복잡한 비유와 상징이다. 문학은 물론이고 사회, 역사, 수학, 과학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가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 가드너의 표현을 따르면 ‘복잡한 난센스’ 속 숨은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고, 여전히 연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것들 말이다. 그러니 굳이 그렇게까지 깊고 넓게 읽어야 하고,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앨리스』가 불멸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은 오로지 어른들 때문이다. 이 책의 기나긴 주석은 바로 그러한 어른들을 위한 것이다. _마틴 가드너

살아있는 홍학 망치와 고슴도치 공으로 하는 크로켓 놀이, 조는 겨울잠쥐 어깨를 쿠션 삼아 팔꿈치를 걸친 채 떠들어대는 삼월 산토끼와 모자장수의 엉망진창 티파티, 나타난 줄 모르게 나타났다 ‘고양이 없는 웃음’으로 슬며시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 달걀 얼굴을 가진 문헌학자이자 철학자 험티 덤티, 왕관을 차지하려 싸운다곤 하나 딱히 그런 것 같지 않은 사자와 유니콘, 붉은 여왕과 하얀 여왕의 논리적이면서 무논리한 황당무계한 말들….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의 흥미를 더없이 돋울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야만 겨우, 그나마 도움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인생의 진정한 슬픔을 깨달은 자가 웃음의 신에게 바친 선물”이기도 하다. 두 『앨리스』를 『주석 달린 앨리스』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석 달린 앨리스』 시리즈 마지막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복잡한 난센스로 가득 찬 두 『앨리스』를 읽는 가장 완벽한 해설서

1960년 출간 이후 『주석 달린 앨리스』는 수많은 ‘캐럴리언(두 『앨리스』를 사랑하는 이들을 부르는 말)’은 물론 두 『앨리스』를 연구하는 수많은 연구가의 열렬한 관심과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주석 달린 앨리스』가 두 『앨리스』 속 ‘복잡한 난센스’를 처음으로 해석해낸 작품이어서만이 아니라 그 해석의 폭과 깊이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주석 달린 앨리스』를 출간한 이후에도 마틴 가드너는 백과사전적 지식에 새롭게 발견된 내용은 물론 전 세계 캐럴리언들이 보내온 수많은 의견을 더해 가며 두 『앨리스』에 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주석 달린 앨리스』는 출간 30년 후인 1990년, 『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로 업그레이드되고, 9년 후인 1999년, 첫 책과 둘째 책을 합친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0년, 그의 죽음과 함께 ‘주석 달린 시리즈’의 업그레이드는 어쩔 수 없이 끝나고 만다.
그렇다면 네 번째 업그레이드 버전인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는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일까? 두 번째 버전 이후에도 업그레이드 작업을 계속한 가드너는 1997년, 당시 ‘북미 루이스 캐럴 협회’의 잡지 《나이트 레터》의 편집자(현재 북미 루이스 캐럴 협회 명예 회장)였던 마크 번스타인에게 편지를 보낸다. 자신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알리고 나누기 위해서였는데, 그 작업 결과는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에 담기고, 이 세 번째 업그레이드 버전 이후의 작업 결과는 2006년 봄(76호)까지 잡지 《나이트 레터》에 비정기적으로 실린다.
업그레이드 작업의 결과가 인쇄된 것은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2010년, 가드너가 죽자 죽음 직전까지 했던 주석 작업 결과물이 번스타인에게 건네지는데, 바로 가드너의 아들 짐 가드너에 의해서였다. 번스타인은 북미 루이스 캐럴 협회의 유력자들과 함께 2011년 가드너를 추모하는 책(『가드너에게 바치는 찬사: 마틴 가드너를 회고하며』)을 출간하는 한편, 네 번째이자 마지막 업그레이드 버전 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상에 나온 지 150년이 되는 해인 2015년, 마지막일 수밖에 없는 업그레이드 버전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복잡한 난센스로 가득 찬 두 『앨리스』를 읽는 ‘가장 완벽한 해설서’라 평가받는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가 바로 그것이다.


전 세계 최고 삽화가들의 삽화에 루이스 캐럴이 뺀 「가발을 쓴 말벌」 에피소드까지 추가한
『앨리스』라는 불멸의 두 환상에 바치는 가장 아름다운 헌정작

『주석 달린 앨리스』는 출간 30년 후인 1990년, 『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로 업그레이드되고, 9년 후인 1999년, 첫 책과 둘째 책을 합친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된다. 그리고 16년 후인 2015년,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는데, 이 네 번째이자 마지막 업그레이드 버전인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는 마틴 가드너가 품어왔던 꿈을 실현한 필생의 역작이자 두 『앨리스』 및 루이스 캐럴 연구사에 지워질 수 없는 한 획을 그은 최대 사건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 책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에는 기존 주석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거나 그사이 새롭게 발견한 사실을 담은 주석 100여 개가 추가되어 있다. 또한, 인쇄 품질을 높인 존 테니얼의 오리지널 삽화 및 오리지널 삽화를 채색한 『유아용 앨리스』 삽화와 새롭게 발견된 루이스 캐럴과 존 테니얼의 연필 스케치들이 수록되었고, 여기에 전 세계 최고 삽화가들의 삽화 100컷이 더해졌다. 그리고,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에 수록되었던, 존 테니얼의 반대로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뺀 「가발을 쓴 말벌」 에피소드까지 재수록되어 있다.
한바탕 환상극 같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한 수학자가 던진 두 개의 멋진 농담인 두 『앨리스』는 명실상부 영문학의, 아니 세계문학의 고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멋진 농담에 담긴 ‘모호성’을 다른 한 수학자 마틴 가드너가 평생을 바쳐 밝힌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는 이렇게 명실상부 『앨리스』라는 불멸의 두 환상에 바치는 가장 아름다운 헌정작이 되었다.

두 『앨리스』 속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을 완벽하게 풀이한 완전판 『앨리스』 해설서에
무려 386개의 역자 주를 추가한 진정한 완전’ 『앨리스』 해설서

완전판 『앨리스』 해설서라 부를 수밖에 없는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에는 수정·보완되거나 추가된 주석이 무려 100여 개나 되는데, 주석 수가 모두 370개니 100여 개면 1/3이 업데이트된 것이거나 새로 만들어진 것인 셈이다. 그중 추가된 주석에는 이를테면 이런 것이 있다.

캐럴은 고대 미신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레지널드 스콧은 『마법의 발견』에 이렇게 썼다. “불운한 일을 당한 자라면 속옷을 뒤집어 입지 않았는지, 아니면 오른발에 왼쪽 신발을 신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것이다.”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는 신발을 다른 발에 신는 것이 불길하다는 미신을 믿었다. 이는 새뮤얼 버틀러의 『휴디 브라스』에도 언급된다.
_『거울 나라의 앨리스』 여덟 번째 이야기 「“이건 내가 발명한 거야.”」 중에서

이것만으로도 이 마지막 업그레이드 버전은 ‘완전판’ 『앨리스』 해설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한국어판인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ALICE IN WONDERLAND』는 마지막 업그레이드 버전을 넘어 ‘진정한 완전판’ 『앨리스』 해설서가 될 수 있는 요소가 하나 추가되었는데, 이는 바로 최고의 전문 번역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승영조의 옮긴이 주이다. 그 수가 무려 386개로 가드너의 주석 수보다 많은데, 단지 많다는 것만으로 완전판을 운운할 순 없을 터, 주석 내용의 깊이와 넓이가 진정한 완전판에 값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옮긴이 주는 어떨까?

원더랜드 이야기 최후에 등장하는 이 시편은 앨리스의 주장과 달리 이런저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원더랜드는 영원히 존속한다. 그리고 이 시편은 현실과 환상 사이, 주인공과 독자 사이, 주체적 존재와 객체적 존재 사이, you들 사이, 소심한 앨리스와 당찬 앨리스 사이에 비밀의 열쇠로 자리 잡는다.
이 시편은 앨리스가 두 사람 행세하기를 좋아한 것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혼잣말은 영어로는 자기 자신한테 하는 말이다. 앨리스는 줄곧 자기 자신한테 말한다. 우리에게 her인 앨리스는 스스로 me이면서 you이길 좋아했다. (중략) 원더랜드에서는 어느 누구도 앨리스를 앨리스라고 부르지 않는다. 앨리스는 her나 you라고 불릴 뿐이다. 오로지 단 한 번, 법정에서 이름이 불린다!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보라!”는 증인이 되어 놀랐다기보다 고유한 자기 이름이 불린 것에 놀란 것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법정에서 앨리스는 마침내 이 시와 더불어 오롯이 세상에 하나뿐인, 그리고 결코 더는 쭈뼛거리지 않고 자신감이 넘치는 고유한 존재가 된다.
_『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열두 번째 이야기 「앨리스의 증언」 중에서

위 주처럼 넓고 깊은 옮긴이 주를 386개나 더한 문학평론가 승영조는 『주석 달린 홈스』를 완역했을 뿐 아니라, 문학 및 철학은 물론 수학을 포함하는 과학 분야 전문 번역가이기도 하다.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ALICE IN WONDERLAND』에 친절하고 섬세하고 박학다식한 386개의 옮긴이 주를 더한 그는 또한, 루이스 캐럴의 사소한 말장난부터 당대 영국 영어까지 우리말로 살려 완벽하게 번역하는 한편 이야기 속과 주석 안에 담긴 까다롭고 어려운 철학과 수학과 물리학 관련 내용을 쉬운 우리말로 풀어 전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 어느 부분을 펼쳐 읽더라도 독자들은 읽는 맛과 함께 아는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는 재미에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최대로 업그레이드한
『주석 달린 앨리스』 결정본

아동서적의 황금기였던 1907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작권이 만료되자 수많은 다른 『앨리스』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원작 삽화가이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또 다른 창조자라 일컬어지는 존 테니얼의 삽화가 아닌 다른 삽화가들의 작품이 실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초기 반응은 대개는 이랬다. “굳이, 왜, 뭐하러?” “그래 봐야 괜한 헛수고!” 마틴 가드너가 두 번째 버전인 『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에 존 테니얼의 삽화 대신 피터 뉴얼의 삽화를 넣었다가 세 번째 버전인 『최종판 주석 달린 앨리스』에선 다시 존 테니얼의 삽화를 쓴 것은 바로 그런 반응의 길고 오랜 반복 때문이었을 것이다. 존 테니얼의 삽화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었던 것인데, 그럼에도 전 세계 최고 삽화가들은 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유혹에 질 수밖에 없었다.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주석 달린 앨리스』에는 이런 삽화가 중, 초기 다른 『앨리스』 삽화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작가라는 평을 듣는 아서 래컴을 비롯해 피터 뉴얼, 블랑슈 맥마누스, M. L. 커크, 베시 피즈 구트만, 찰스 로빈슨, 해리 라운트리, 조지 소퍼, A. E. 잭슨, 해리 퍼니스, 마거릿 태런트, 마일로 윈터, 귀네드 허드슨, 거트루드 케이, 찰스 포커드, 윌리 포거니, 우리엘 번바움, 레오노르 솔랑스 그라시아, 바이런 W. 시웰, 이앤 맥케이그, 존 버넌 로드, 피터 블레이크, 타티아나 이아노브스카야 등 세계적인 삽화가들의 삽화 100컷이 추가로 수록되었다. 이 삽화들은 앨리스를 보는 즐거움을 더 풍성하게 해줄 뿐 아니라 1985년 은행 금고에서 발견된 달지엘 형제의 원판을 이용해 재제작해 인쇄 품질을 높인 존 테니얼의 오리지널 삽화 100여 컷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선사한다. 이에 더해 루이스 캐럴이 연필로 스케치한 앨리스 리들의 모습과 두 『앨리스』에는 실리지 않은 존 테니얼의 연필 스케치까지 볼 수 있으니 가히 보는 책으로서도 완전판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그런 원서지만,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ALICE IN WONDERLAND』는 이 보는 책 면에서도 ‘완전판’을 뛰어넘어 ‘진정한 완전판’,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결정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한국어판에는 또 다른 세계적 삽화가들의 삽화가 무려 262컷이나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그 삽화가들의 이름만으로도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님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그중 몇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네이사 맥메인, 리즈베트 츠베르거, 앨리스 B. 우드워드, 앤서니 브라운, 에드윈 J. 프리티, 우도 케플러, 윌리엄 펜할로우 헨더슨, 프랭크 A. 낸키벨. 이 정도면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ALICE IN WONDERLAND』를 『주석 달린 앨리스』 시리즈의 결정본이라 부르는 것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나 더. 이 책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ALICE IN WONDERLAND』의 편집자와 디자이너는 2005년,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북폴리오)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전문가가 다시 만나 2005년의 아쉬움까지 풀어보려 더 열심히, 더 공들여 만든 작품인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분명, 오랜 경력과 두 『앨리스』에 대한 애정에 걸맞은 꼼꼼하면서도 편안한 편집과 감각적이면서도 충실한 디자인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출처: Alice in Wonderland출판사 꽃피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