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실낱같은 존재의 개연성만 있어도 그 책은 얼마든지 실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사라진 책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은『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이 책은 저자가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사라진 책들의 서지학, 문학적 미시사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은 고대문서에서부터 현대 유명 작가에 이르기까지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소개한다. 공원을 산책하다 만난 어린 여자아이를 위해 이야기를 지어낸 카프카의 이야기와 일생일대의 비밀이 드러날 것을 염려해 일기를 불에 태운 토마스 만의 이야기 등 150여 명의 작가와 230여 편의 작품, 역사적 인물과 출판업자,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알파벳순이나 연대순, 혹은 주제별, 지역별로 정리된 색인도 없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거나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서 찾을 수 없는 운명과 비밀을 간직한 책들의 향연을 펼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알렉산더 페히만 (Alexander Pechmann)
1968년 빈에서 태어났다. 사회학, 심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특히 19세기 영미문학에 조예가 깊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사회에 따른 행동변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저술가, 번역가,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설 『허먼 멜빌의 생애와 작품』(2003), 『메리 셸리의 생애와 작품』(2006)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허먼 멜빌, 진실을 말하는 위대한 기술. 고래와 작가, 그 밖의 멋진 것들에 대하여』(2005),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초고』(2006) 등이 있다.
옮긴이 김라합
서강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세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스콧 니어링 자서전』 『휠체어를 타는 친구』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주부와 돼지, 혁명을 꿈꾸다』 『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 『커피 향기』 『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침묵의 수호자
맬컴로리와 하얀바다
헤밍웨이의 여행가방
문학을 대하는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모범적인 태도
누가 바이런의 회고를 두려워하는가?
메리와 셸리
토마스 만의 비밀
카프카의 인형놀이
블레스 상드라르의 귀중품 보관함
원고를 없애는 몇 가지 주된 이유
원고를 다루는 부주의한 태도에 대하여
허먼 멜빌의 사라진 섬
시녀와 단춧구멍
쓰이지 않은 책들
정화 제독의 항해일지
불타는 책
불타는 도서관
상상 속의 도서관
아마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책들
쿠퍼의 유산
몽유병자와 복화술사에 대하여
굴드의 걸작
시끄러운 타자기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푸슈킨의 토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
고대의 유령 서적들
피할 수 없는 운명, 지하 서고
작품 없는 작가
암호화되고 숨겨지고
소거본의 비밀
인명 찾아보기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알렉산더 페히만은 고대 문서부터 현대 유명 작가의 원고까지, 때로는 그럴 만한 이유로 때로는 어이없는 이유로, 혹은 이유도 알 수 없이 쓰이지 않았거나 불타버렸거나 숨겨진 수많은 사라진 책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보르헤스나 카프카, 푸슈킨, 발자크, 도스토예프스키,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프카의 인형놀이 VS 푸슈킨의 토끼
마지막 연인 도라와 베를린 슈테글리츠 공원을 산책하다가 인형을 잃어버려 울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만난 카프카는 아이를 달래려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지어낸다. 인형은 여행을 떠난 것뿐이며,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왔다고. 아이가 편지에 관심을 보이자 카프카는 다음 날 편지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하고는 그다음 몇 주 동안 편지를 쓰는 데 몰두하여 행복한 결말로 인형의 편지를 마무리 짓는다. 오직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쓰인 이 편지는 남아 있지 않다. 이뿐 아니라 카프카는 자신의 글을 후세에 남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고를 불태웠으며, 출판업자 쿠르트 볼프에게 원고를 보내면서 ‘제 원고를 출간하지 말고 그냥 돌려주시면 훨씬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메모를 첨부하기도 했다. 또한 작가로서의 위신이나 명성에 연연해하지 않았던 카프카는 친구에게 자신의 유고를 모두 없애달라는 부탁까지 했는데, 만약 친구가 이 부탁을 들어줬더라면 우리는 카프카의 『소송』이나 『성』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없었을 것이다.
푸슈킨은 어떠한가? 자유주의 이상에 심취해 굴종의 종말과 자유를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르 체제의 전복과 공화정 수립까지 소리 높여 외치는 시를 쓰던 푸슈킨은 이로 인해 남부 지방으로 ‘이주’당한다. 5년 뒤 차르의 임종 소식을 들은 푸슈킨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던 중 토끼 한 마리가 길에서 팔짝팔짝 뛰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하인이 병에 걸리고 수도복을 입은 수도사 두 명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모두 러시아에선 나쁜 징조이다. 미신을 믿는 푸슈킨은 이를 빌미로 도시 행을 포기하는데, 이때 왕위 승계를 둘러싼 혼란을 틈타 반란을 일으킨 시인 릴레예프를 비롯해 푸슈킨의 많은 친구와 동창생이 처형되거나 유배지로 추방당한다. 푸슈킨은 도시로 가지 않은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푸슈킨의 발목을 잡은 토끼가 아니었다면 『대위의 딸』이나 『예브게니 오네긴』 같은 훌륭한 작품들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원고를 없애는 몇 가지 주된 이유 VS 쓰이지 않은 책들
필생의 역작을 파기하는 예술가, 원고를 불 속에 던져버리는 작가를 우리는 미치광이 또는 성격파탄자로 여기곤 하지만, 작가들이 아주 합리적인 이유로 원고를 없앤 경우도 있다. 토마스 만은 일생일대의 비밀이 드러날 것을 염려해서 일기를 불태웠고, 카프카는 자기 작품이 너무 개인적이라는 이유로 없앤다. 발자크의 경우는 매우 독특한데, 출판업자가 허락도 없이 자기 책을 인쇄해 2만 부나 팔고도 그에 합당한 대가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인간 희극’의 두번째 소설 『시골 의사』의 초고를 없앤다. 반면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일시적인 기분풀이로 <영웅 스티븐> 원고를 불 속에 던져 넣는데, 훗날 조이스의 아내가 된 노라가 우연히 목격하여 가까스로 3백 쪽 정도를 구해낸다. 조이스는 이 원고를 새로 손보아 『젊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출간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런 개인적 감정 때문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두려워 원고를 없앤다. 거액의 빚을 지고 러시아에서 도망쳐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가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세관과 문제가 생길까봐 <위대한 죄인의 생애>라는 다섯 권짜리 연작소설 원고의 상당 부분을 불태워버린 것이다.
이렇듯 여러 사정으로 쓴 원고를 없애버린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작품에 대한 구상만 있고 쓰이지 않은, 혹은 쓰이지 못한 책들도 있다. 토머스 하디는 어느 날 정원에서 가지치기를 하다가 갑자기 소설에 쓸 완벽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모든 등장인물과 배경, 심지어 인물들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연필도 종이도 없고 가지치기도 빨리 끝내야겠기에 아이디어를 메모조차 하지 못하는데, 마침내 책상 앞에 앉았을 때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없었다. T. S. 엘리엇은 오만 가지 계획을 내놓기만 하고 실행은 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직장 일, 발행인 겸 편집자로서의 활동, 우울증과 글쓰기 장애 등 그에게는 언제나 써야 할 이유보다 쓰지 않아야 할 이유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발표한 도스토예프스키는 단지 작가의 수명이 무한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구상을 소설화하지 못했을 뿐이다.
불타는 도서관 VS 상상 ?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실낱같은 존재의 개연성만 있어도
그 책은 얼마든지 실재한다고 볼 수 있다”
독자는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방문하기 전에 먼저 온몸의 근육을 이완하고 우뇌의 활동을 촉진하여 문학적 상상력과 책에 대한 호기심을 최대한 발동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는 여느 도서관과는 다르게 ‘알파벳순이나 연대순, 혹은 주제별, 지역별, 언어별로 정리된 색인’이 없으며, 또한 ‘수많은 책과 원고, 어느 책에서 떨어져 나왔는지 알 수 없는 낱장들, 판독이 불가능한 문서, 불타버린 저작의 재나 잘게 가위질된 종잇조각을 담은 항아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서고마다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 도서관의 주된 장서는 지난 몇 세기를 거치면서 우연이나 사고로, 또는 저자, 발행인, 상속인, 성직자, 전제군주, 검열관, 독자 등의 광기와 노여움이나 냉혹한 의도로 폐기된 책, 자연의 힘에 희생된 책, 은밀한 곳에 숨겨지거나 이해할 수 없는 언어와 판독할 수 없는 글씨체로 쓰여 누구도 읽을 수 없는 책들, 말 그대로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책들’이다.
알렉산더 페히만은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상정하여, 풍부한 문학사 자료와 역사적 사건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누구도 체계적인 관심을 쏟지 않았던 사라진 책들의 서지학, 문학의 밝혀지지 않은 미시사를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써내려간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 근무하는 말단 사서가 제시하는 방향 표지들을 따라 서고의 미로 속을 돌아다니다보면 독자는 불타버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까지, 고대 파피루스 문서에서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까지, 독자의 반짝이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시대를 망라하는 세상의 모든 사라진 책들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끝없는 책의 바다를 부유하는 미지의 섬들을 탐험하라!
‘문학사 애호가들을 위한 주옥같은 책’이자 ‘인류의 문화와 지식에 관한 역사의 투영’이기도 한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약 150여 명의 작가와 230여 편의 작품, 여러 역사적인 인물과 그 밖에 사상가, 출판업자, 예술가 등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책에 관한 문학과 역사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은 책을 좋아하고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축복과도 같은 책이다. 끝없는 책의 바다를 부유하는 미지의 섬들을 탐험하다보면 사라진 책들이 저마다 품고 있는 풍성한 비밀과 운명을 즐겁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과 원고, 분실한 낱장, 판독 불가인 종이, 불타버린 책들의 재를 담은 항아리들로 가득 찬 하나의 미로이다._ 슈투트가르터 차이퉁
문학사 애호가들을 위한 주옥같은 책!_ 라인 네카 차이퉁
페히만은 우리에게 사라진 책들에 대한 애정과 최고의 즐거움, 시적인 감흥까지 선사한다. 풍부한 정보를 갖추고 있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_ 기세너 알게마이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은 인류의 문화와 지식에 관한 역사의 투영이다. 이 책을 향유하기 위해 독자들은 무심코 지나친 모든 것들과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믿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부디 이 책의 원고가 사라지지 않기를._ 독일 아마존리뷰
출처: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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