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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추천도서(25.3~)/2025-07

7월의 추천도서 (4516) 빈센트 반 고흐

 

 

 

1. 책소개

 

 

 

여전한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현재까지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 그의 발자취를 따라 미술관이나 기념 공간이 들어서고, 많은 이들이 유적지들을 찾는다. 반 고흐의 광기 어린 삶과 예술혼을 대상으로 제작한 영화, 연극, 뮤지컬 등에 이어 근래에는 그의 대표작들이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가공되어 대중들을 끌어들인다. 이런 점에서 그는 가히 서양 근현대미술, 나아가 세계 미술사 전체를 통틀어서 으뜸이라 할 만하다. 국내에서도 반 고흐의 기획전은 수십만 명이 찾으며 상업적인 성공도 거두었는데, 이는 그가 여전히 ‘불멸의 화가’임을 보여준다.

 

『빈센트 반 고흐: 신의 눈빛을 훔친 남자』는 이러한 반 고흐의 작품 100점과 함께 그의 인생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또 다른 반 고흐전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작품은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로 크게 분류되며, 시간순으로 작품을 배치해 반 고흐 작품 세계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했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이태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전남대학교 교수, 전남대학교박물관 관장,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 문화예술대학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경기도, 충청남도 문화재위원, 국회입법조사처 자문위원, 한국 은행 화폐 도안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이야기 한국미술사』,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사람을 사랑한 시대의 예술, 조선후기 초상화』, 『우리시대 우리미술』, 『조선후기 회화의 사실정신』, 『한국 근대 서화의 재발견』, 『조선후기 산수화-옛 그림에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 『조선후기 화 조화-꽃과 새, 풀벌레, 물고기가 사는 세상』, 『미술로 본 한국의 에로티시즘』,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윤용이·유홍준 공저), 『조선미술사기행: 금강산, 천년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한국의 마애불:하늘과 땅이 동시에 열리는 공간』(이경화·유남해 공저), 『서울산수: 옛그림과 함께 만나는 서울의 아름다움』, 『한국미술사의 라이벌: 감성과 오성 사이』, 『한국미술사의 절정 , 『고구려의 황홀, 디카에 담다: 평양지역 고구려 고분벽화의 디테일』, 『지리학자, 미술사학자와 함께 육백리 퇴계길을 걷다』(이기봉과 공저), 『금강산을 그리다』(이영수와 공저), 『한강, 그리고 임진강: 정조시절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의 천 리 길 따라』등이 있다.


《서울산수》, 《고구려를 그리다》등 개인전을 개최했다. 우현(고유섭)학술상을 수상했고,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다산 숲 아카데미 원장이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책머리에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그리고 동아시아 예술론

-네덜란드 시절
개신교 집안에서 성장하다
결국, 화가의 길에 들어서다
고국의 대지와 농민을 만나다
황금기의 민족 전통을 익히다

-프랑스 시절
인상주의를 만나 화면이 밝아지다
일본 목판화 우키요에를 통해 동양을 만나다
아를 자연 풍광에서 개성미를 다지다
생레미에서 오베르로, 절정에 이르다

-동양 예술론과 닮은 반 고흐 창작론
그냥 붓이 가는 대로 내버려두지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아 다행이야
반 고흐에 대한 당대 평가도 좋아
신이 내린 인간과 대지를 품다

작품 세계, 인간과 자연의 예술적 융합
10년 화가 인생, 그림에 몽땅 쓰다

-인물화
자화상, 정장 차림의 강렬한 눈빛
초상화, 외모를 빼닮지 않아
풍속화, 일하는 사람들

-정물화
생활 공간에 놓인 것들
해바라기 그림

-풍경화
일하는 사람들의 땅, 네덜란드
파리에서 남프랑스로, 태양이 작렬하는 남녘 땅으로
파리 몽마르트
아를 드 프로방스
생레미 드 프로방스
오베르쉬르우아즈
반 고흐 회화, 현대 미술의 근간

후기 내가 만난 반 고흐와 네덜란드
도판 목록
반 고흐 관련 국내 논저 목록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붓 가는 대로 밀밭 언덕이 되고, 풀섶이 되고, 구름 형상이 된다. 감흥에 따라, 본능에 따라 흐른 붓질 감각은 반 고흐가 30대에 무심(無心)의 경지를 이루었음을 보여준다. 유화 물감의 질료 두께가 지닌 물질감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붓질 선묘와 터치 흐름을 유심히 보면 간결한 표현 의도도 또렷하게 읽힌다.
이 같은 반 고흐의 생각과 표현 방식은 동아시아의 회화 정신에 근접한 단순미나 간엄(簡嚴)도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인들의 남종 화론인 마음 그림 ‘사의(寫意)’를 떠오르게 한다. 특히 반 고흐는 철저하리만큼 대상을 눈앞에 놓고 그리는 동양화의 ‘형사’ 방식을 취했음에도 ‘사의’에 대해도 생각했다는 대목이 괄목할 만하다. _동양 예술론과 닮은 반 고흐 창작론, 55쪽

이러한 조선시대 초상화의 묘사 방식을 눈여겨보면, 약간 우향한 포즈를 그리면서 두 눈과 입술은 정면을 향하고 있다. 조선시대 화원 이한철과 유숙이 그린 〈흥선대원군 초상〉(1869년, 보물 제1499호, 서울역사박물관)의 얼굴 부분을 반 고흐의 자화상과 비교해 보자. 이 초상화의 표현 방식이 거울을 보고 그린 반 고흐의 자화상과 몹시 닮아 흥미롭다. 반 고흐의 자화상은 왼쪽이나 오른쪽을 보는 얼굴로, 코와 귀는 측면상인데 눈과 입술은 정면상에 가깝다. 이는 머리를 살짝 돌렸음에도 상대를 제압할 정도로 강렬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듯한 효과를 준다. 정면을 보는 두 눈을 담기 위해 반 고흐는 이마를 살짝 넓혀 과장했다. _초상화, 외모를 빼닮지 않아, 75쪽

반 고흐는 초기 네덜란드 시절부터 인물화에 관심을 뒀다. 대지에서 일하는 농부나 광산촌 사람들의 처절한 아픔과 고통에 공감한 것이다. 나아가 이들 삶을 종교적 구원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애정을 쏟았다. 여기에는 그가 당대 최고 화가로 꼽은 밀레의 영향도 컸다. 반 고흐는 “내가 화려한 신발을 신고 부유한 삶을 사는 신사였다면 이런 무관심이 정말 괴로웠겠지. 하지만 난 나막신을 신고 다니니까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라는 밀레의 작업 태도에 크게 호응했다. 또 〈이삭줍기〉나 〈만종〉같이 농민 삶을 교감하며 “예술에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야 한다.”라는 농민 화가 밀레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반 고흐는 평생 밀레의 작품 농민상을 따라 그렸다. 초기 파스텔화 〈이삭 줍는 농부 여 인〉(1885년 7~8월, 크뢸러-뮐러 미술관)은 〈땅 파는 농부〉나 〈감자 캐는 촌부〉등부터 후기 프 로방스 시절의 유화 〈씨 뿌리는 사람〉(1888년 11월, 반 고흐 미술관)이나 〈낟가리를 묶고 있 는 여인(밀레 모사)〉 등까지, 이 작품들은 밀레를 따르며 그림 공부를 시도했던 결과이다. 이후로도 꾸준히 드로잉이나 유화로 방작(倣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반 고흐는 자신의 농민 상들을 대거 만들어냈다. _풍속화, 일하는 사람들, 105쪽

반 고흐는 무엇보다 해바라기 그림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아왔다. 자신의 브랜드로 여길 만큼 즐겨 그렸다. 프랑스 파리로, 아를로 옮기면서 자신의 열망을 해바라기 그림에 담았다. 유화 물감이 지닌 질척대는 느낌과 말라서 비틀어진 꽃잎의 붓터치가 어울려 반 고흐의 심상을 드러내기 좋았던 것 같다. 그런 만큼 많은 명작이 탄생했다. 해바라기는 양지에서 자라고 번식력이 강한 식물이다. ‘태양의 꽃’, ‘황금의 꽃’으로도 일컬어진다.
해바라기 그림은 파리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파리 시절에는 〈꺾어 놓은 두 송이 해바라 기〉(1887년 여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처럼 꽃잎이 지거나 마른 상태로 씨방이 다 익은 상태의 해바라기 두세 송이를 바닥에 놓고 그렸다. 보색 대비 효과를 살린 푸른 바닥색과 어우러지게 해바라기를 그렸다. 날카롭게 삐친, 지는 꽃잎들의 표현에서 막 꺾은 꽃대의 숨결이 반 고흐를 강렬하게 유혹한 듯하다. _해바라기 그림, 133쪽

반 고흐는 오베르의 감동적인 밀밭 정경을 담기 위해 새로운 화폭을 찾았다. 폭이 1미터 남짓인 30~40호 캔버스에 좌우로 긴 풍경을 여러 점 그렸다. 오베르 시절에 남긴 반 고흐 풍경화의 새로운 형식이라 할 만하다. 2:1 비례로, 해경용 캔버스 너비보다 가로로 더 길다. 유럽 들녘의 광활함과 정말 잘 어울리는 크기이자 비례이다. 바다같이 넓고 너울대는 대지가 있던 남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지낼 때는 이 사이즈를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오베르성이 있는 해 질 녘 풍경〉(1890년 6월, 반 고흐 미술관), 〈오베르 부근의 밀밭〉(1890 년 6월, 오스트리아 미술관), 〈밀단이 쌓인 들판〉(1890년 7월, 바이엘러 미술관), 〈언덕이 뒤편으로 보이는 농가들〉(1890년 7월, 런던 테이트 갤러리), 〈비가 내리는 오베르 풍경〉(1890년 7월, 카디프 국립 박물관), 〈구름 낀 하늘 아래 밀밭〉(1890년 7월, 반 고흐 미술관), 〈까마귀가 있는 밀밭〉(1890년 7월, 반 고흐 미술관)등은 약 50×100cm 크기의 유화 그림들이다. _오베르쉬르우아즈, 221-222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한국 미술사학자가 바라본 반 고흐의 작품 세계

한편, 『빈센트 반 고흐: 신의 눈빛을 훔친 남자』는 반 고흐의 작품을 한국 미술사학자의 관점에서 해석해 새로운 면모를 제시한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반 고흐는 일본의 우키요에를 좋아해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화법을 만들기도 했었다. 또한 그는 동아시아의 수묵화법에도 관심을 가졌던 듯하다. 네덜란드나 프랑스 시절 인물이나 풍경 드로잉을 보면 먹을 쓴 사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네덜란드와 조선의 문화적 교섭은 거의 없었기에, 그가 조선의 그림을 작품에 접목했을 확률은 매우 적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그림을 살펴보니 사뭇 여러 방면에서 조선시대 그림과 비슷한 부분들이 발견된다. 한 가지 예로, 반 고흐의 자화상과 초상화는 조선 후기 사대부 문인 관료들의 초상화를 떠오르게 한다. 조선시대 초상화의 묘사 방식을 보면, 약간 우향한 포즈에 두 눈과 입술은 정면을 향하고 있다. 이는 거울을 보고 그린 반 고흐의 자화상과 몹시 닮아 흥미롭다. 그의 자화상은 왼쪽이나 오른쪽을 보는 얼굴로, 코와 귀는 측면상인데 반해 눈과 입술은 정면상에 가깝다.


또한 반 고흐가 들라크루아의 회화를 통해 익힌 보색 대비의 강렬함과 색채미는 우리 한국 미술사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초록과 빨강의 보색 대비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나타나는 색채 배합이다. 고려 불화와 조선 불화로 이어졌으며, 조선시대 궁중 색채나 채색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색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반 고흐의 작품에서 한국 미술의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를 독자들은 『빈센트 반 고흐: 신의 눈빛을 훔친 남자』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빈센트 반 고흐출판사 마로니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