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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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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소개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3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편집장: 홍성욱
책임편집: 조문영
필자(게재순)
김홍중
본지 편집위원. 사회학자. 사회이론과 문화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가르친다. 최근 관심은 물성(物性), 인성(人性), 생명, 영성(靈性)의 얽힘과 배치이다. 지은 책으로 『은둔기계』, 『마음의 사회학』과 『사회학적 파상력』이 있다.
권보드래
본지 편집위원. 한국 근현대문학 전공자. 현재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연애의 시대』,『1960년을 묻다』(공저), 『3월 1일의 밤』 등이 있다.
송지우
본지 편집위원.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다. 정치철학, 법철학, 인권학의 교집합에 있는 문제들을 주로 연구한다.
조문영
본지 편집위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인류학자.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은 책으로 『THE SPECTER OF “THE PEOPLE”』(‘인민’의 유령), 엮은 책으로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민간중국』,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김도형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재정 제도, 연금 제도, 고령 노동 이슈를 실증적으로 연구했고, 현재 명지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재정학, 건강경제학 등을 강의한다.
박한선
신경인류학자/신경정신과 전문의.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진화인류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가 우울한 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여성의 진화』,『진화와 인간 행동』 등이 있다.
이석재
본지 편집위원. 서울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이제까지 서양근대철학 분야를 주로 연구해 왔다. 전각, 화초, 그리고 음식에 관심이 많고, 요즘에는 철학 일반을 소개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글이 잘 안 쓰일 때는 화초를 돌보다 낙관을 새기고 음식을 준비하는 전원에로의 탈출을 꿈꾼다.
홍성욱
과학기술학자. 본지 편집장,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과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한신대 포스트휴먼연구단에서 포스트휴먼 시대의 과학과 종교, 인간과 문명에 관한 논의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는 『실험실의 진화』 『모던 테크』 『포스트휴먼 오디세이』 등이 있다.
김두얼
본지 편집위원.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경제사, 제도경제학, 법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지은 책으로 『경제성장과 사법정책』, 『한국경제사의 재해석』,『사라지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가 있다.
박상현
본지 편집위원. 사단법인 코드 이사, 페이스대학(Pace University)의 방문연구원. 현재 조선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세계일보, 피렌체의 식탁 등에 디지털 미디어와 시각 문화, 미국 정치에 관한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날로그의 반격』, 『생각을 빼앗긴 세계』 등이 있다.
심채경
태양계 천체를 연구하는 행성과학자. 본지 편집위원. 타이탄 대기의 분광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자연과학 텍스트에서 문학 작품이 인용된 대목이나 시적 표현을 발견할 때 일기를 쓴다. 지은 책으로『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가 있다.
박훈
본지 편집위원.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일본근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메이지유신, 동아시아의 정치문화 등을 연구해 왔고 한일관계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메이지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메이지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가 있다.
강예린
본지 편집위원. 건축가.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브릭웰’, ‘생각이섬’, ‘윤슬’ 등의 공간을 디자인했으며, 공저로 『도서관 책자』, 『아파트 글자』 등이 있다.
박진호
본지 편집위원. 언어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공저로 『한국어통사론의 현상과 이론』, 『현대한국어 동사구문사전』, 『인문학을 위한 컴퓨터』 등이 있다.
장강명 ◇ 소설가.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표백』,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소설집 『산 자들』,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등이 있다.
김영민 ◇ 본지 편집위원. 작가이자 사상사 연구자.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서로 『중국정치사상사』, 산문집으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공부란 무엇인가』가 있다.
요조 ◇ 노래를 부르고 글을 쓴다. 제주도 성산읍 수산리에서 책방무사를 운영한다. 2021년 1월, 「모과나무」와 「작은 사람」이라는 싱글과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수신지 ◇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쓰고 그린 책으로 「3그램」, 「스트리트 페인터」, 「며느라기」, 「곤」이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서울리뷰오브북스(1호) 목차]
『서울리뷰오브북스』 창간에 부쳐∥홍성욱
ISSUE RE-VIEW 안전의 역습 특집을 기획하며∥조문영
무해의 시대∥김홍중
밤길을 걷는 법∥권보드래
취소가 문화가 되지 않으려면∥송지우
불안한 빈자는 어쩌다 안전의 위협이 되었는가?∥조문영
사회보장의 미래∥김도형
안전의 두 얼굴∥박한선
REVIEW
테스형!∥이석재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홍성욱
매끈한 서술과 설익은 통찰∥김두얼
드라마 없는 회고록∥박상현
우주를 보는 새로운 시선∥심채경
구한말, 21세기 벽두의 데자뷔?∥박훈
부엌은 주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강예린
언어는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박진호
LITERATURE
짧은 소설 나무가 됩시다∥장강명
김영민의 먹물누아르 불타는 전두엽의 최후∥김영민
에세이 맨발의 가로세로∥요조
카툰 에세이 글짓기 주제는 비행기∥수신지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창간에 부쳐〉 중에서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찾아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도 동의하는 하나의 기준은, 좋은 서평을 읽으면 서평의 대상이 된 책을 사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울리뷰오브북스』에 실린 서평을 읽고 장바구니에 책을 가득 담는 독자를 상상합니다. 우리 모두는 어제와는 조금 다른 내가 되기 위해서 책을 읽을 텐데, 이렇게 나를 바꾸는 책을 『서울리뷰오브북스』를 통해 만나게 되는 즐거운 미래를 상상합니다. 『서울리뷰오브북스』에 실린 서평이 오늘보다 조금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약간이라도 기여한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창간의 돛을 올린 국내 유일의 전문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항해를 떠납니다. 큰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편집장 홍성욱
“안전은 권리입니다.” 누구의 안전, 무엇으로부터의 안전을 권리로 인정할지 가지치기하고 경중과 위계를 셈하는 사이, 잠깐이나마 그럴듯해 보였던 문구가 너덜너덜해졌다. 가난한 사람들은 안전하지 않다. 생존의 극한에 쉽게 몰리다 보니 ‘권리’를 외치고 논박할 겨를이 없다. 춥고 배가 고파 자진해서 감옥행을 택하기도 한다. 커터칼이나 돌멩이를 들고 편의점에 ‘침입’해 강도 미수로 범죄자가 되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일시적이나마 안전을 획득했다 해도 여전히 위태롭다. 안전할 권리를 외치는 ‘우리’ 바깥에 머무는 한, ‘그들’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언제든 출몰할 수 있다.
-조문영, 「불안한 빈자는 어쩌다 안전의 위협이 되었는가?」, 69쪽
무해를 향한 욕망은 헐벗음과 헐벗음을 연결하며 흘러간다. 페미니즘은 여성이라는 범주를 범람하며 장애와 연결된다. 장애에 대한 이해와 권리투쟁을 가능하게 하는 마음의 힘은, 동물이 처해 있는 비참에서 유사한 고통을 보게 한다. 이는 자연을 소유와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정당화했던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과 친화성을 갖는다. 비인간 생명체, 그리고 사이보그로 대표되는 인간-너머morethan-human의 주체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이런 방식으로 깨어나 활성화된다. 여러 형태의 고통, 위해, 문제 사이에 횡단적 연결망들이 형성되어, 새로운 지식과 실천이 구성되고 있다. 여기 한국 사회의 안전 패러다임이 진화해 갈 한 방향이 예고되어 있다.
-김홍중, 「무해의 시대」, 33쪽
마치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축도인 양, ‘안전’에는 극렬히 갈등하고 충돌하는 벡터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그러니 강화길과 정세랑을 조금 더 좇아가 보아도 좋겠다. 내부와 외부의 위험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강화길을, 반성장의 문법에 접근 중인 정세랑을. 당신들 또한 시행착오를 거듭하겠지만, 나는 당신들을 여학생드을!”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자에 불과하지만, 갇히지 말자. 당신도 나도.
-권보드래, 「밤길을 걷는 법」, 51쪽
더 깊이 가보자면, 모두가 취소되는 문화 대신 누구도 섣불리 취소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자는 자유주의적 발상은 상당한 인내심과 자기절제를 요구하는 일이며, 사회 구조가 공정한 관계맺음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차별과 불공정을 제도화해 버린다면, 구성원들에게서 이러한 인내심과 자기절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송지우, 「취소가 문화가 되지 않으려면」, 66쪽
이 책 『약속의 땅』이 흥미진진하지 않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서 미국인 선장을 구출하는 작전을 이야기해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이야기를 해도 오바마는 미국의 적을 무찌르는 통쾌한 애국 내러티브를 선택하지 않는다. 사살된 해적이 10대였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빈 라덴을 죽인 후 온 나라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죽여야만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인지” 같은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모습에서 비로소 오바마의 레거시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기능하는working 대통령’이다.
-박상현, 「드라마 없는 회고록」, 146쪽
처음 그린 라이프 수술에 대한 뉴스를 들었을 때 나는 문자 그대로 손뼉을 쳤다. 37년간 살면서 꿈만 꿨던 기술이었다. 나는 자이나교 수행자처럼 단식을 하다 굶어 죽는 것을 최선의 삶이라 여기지는 않았다. 그 역시 나의 생명을 살해하는 행동이라고 봤다. 그린 라이프 수술은 인간이 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먹어야 하는 굴레에서 해방될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장강명, 「나무가 됩시다」, 193-194쪽
“아직도 K국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는 이 참담한 현실을 보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단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단결한다면 노벨문학상은 수년 내에 우리 것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친목의 자리도 그와 같은 단결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K국에서 배출되도록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과연, 노벨 협회의 활동은 눈부셨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생가를 방문하는 노벨 문학 기행 창설,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 모양의 굿즈 개발, 그해의 책들이 노벨문학상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비평하는 서평 전문지 『노벨 리뷰 오브 북스』 창간 등.
-김영민, 「불타는 전두엽의 최후」, 198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도서 개요
더 나은 지식 공론장을 만들기 위한 서평 전문지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3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가며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런 비판을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편집진은 독자들과 공감하는 글을 만들기 위해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개방된 창구를 항상 열어둘 것이다. 편집진 역시 “계속 해답을 찾아 나가는” 존재가 되어 『서울리뷰오브북스』를 틀과 틀이 부딪치는 공론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3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좋은 책은 무엇인가에서, 좋은 서평은 무엇인가로!”
편집장 홍성욱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는 창간사를 통해, 서구의 지성계와 독서계를 강타한 피터 싱어의 서평(『동물, 인간, 도덕』)을 언급한다. 자칫 묻혀 버릴 뻔한 책을 발굴하고 이 문제의식을 ‘혁명’의 도화선으로 이끌었던 것은 『뉴욕리뷰오브북스』라는 전문 서평지의 역할과 “서평”의 힘이 컸다. 독자들은 피터 싱어의 서평을 읽고, 『동물, 인간, 도덕』을 구매했고, 인간이 동물에 대해 가하는 잔인함에 대해서 토론하였다. 싱어는 서평을 확장하여, 『동물 해방』이라는 책을 썼고, 인간이 동물을 바라보는 방식은 이 일련의 사건들 이후에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피터의 서평은 인식의 혁명을 촉발한 도화선이었던 것이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서평을 통해 좋은 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서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좋은 책”이라는 당위에 머무르지 말고 독자들에게 ‘생각의 공명’에 동참하길 권한다. 여느 잡지와 다르게 13인이라는 편집위원의 합류, 텀블벅을 통한 868명의 독자 후원, 이후 쏟아진 독서계의 찬사와 비판은,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지향점이 곧 서평 문화를 위한 “공론장” 형성에 있음을 밝혀준다.
“창간호 특집: 안전의 역습”
『서울리뷰오브북스』 1호에서는 ‘안전의 역습’이라는 주제 아래 특집 서평을 다루었다. 그리고 철학, 과학철학, 경제학, 사회학, 언어학, 천문학, 역사학 전공자들의 서평을 비롯, 소설가 장강명의 짧은 소설과 에세이스트 요조의 에세이, 카툰 작가 수신지의 카툰 에세이, 그리고 교수이자 작가인 김영민의 짧은 소설을 담았다.
〈srb 탄생 비화〉, 홍성욱(본지 편집장)
젊었을 때 〈New York Review of Books〉 〈London Review of Books〉와 같은 서평 전문 잡지를 자주 봤다. 이 책이 학과 휴게실에 배달되었고, 공부를 하다가 쉴 때, 점심을 먹을 때 여기 실린 서평들을 읽었다. 주로 학술서들의 서평이었다. 쏟아져 나오는 책을 다 읽을 수는 없었고, 서평을 보면서 학문의 흐름을 가늠했다. 특히 이런 서평 전문지에 실린 서평들은 분량이 꽤 길었고, 그 분석의 깊이도 심오했다. 철학자 Ian Hacking이 쓴 서평에서는 서평의 대상이 되었던 책을 직접 읽었을 때보다 더 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과학기술학자 브뤼노 라투르는 근대성에 대해서 독특한 해석을 한 〈We Have Never Been Modern 우리는 결코 근대인인 적이 없었다〉라는 저술로 유명한데, 이 책은 그가 스티븐 셰이핀Steven Shapin과 사이먼 섀퍼Simon Schaffer의 Leviathan and the Air Pump라는 책에 비판적인 서평을 쓰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 지성계에도 이런 서평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들에게 서평지를 만들자는 문의를 하기도 했다. 답은 항상 부정적이었다. 한국에는 시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에세이집을 읽다가 김 교수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 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만났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반갑다는 얘기를 했다. 다음 만남에 김 교수가 이석재 교수와 함께 왔고, 셋이 서평지를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때가 2019년이 저물던 시점이었던 것 같고, 이때부터 우리 생각에 공명하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창간호 특집: 안전의 역습
『서울리뷰오브북스』 특집은 ‘안전의 역습’이라는 키워드로 3편의 에세이와 3편의 리뷰를 통해 우리 사회 안전의 지형도를 살피는 기획이다.
코로나19의 창궐 이후 ‘지금, 여기’의 안전을 수시로 묻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위험과 안전이 범용어처럼 회자된다. ‘살코기 세대’라는 신조어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줄이는 젊은 세대를 말한다. 2016년 강남역 사건은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혐오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집단 공포를 낳았다.
불안에 맞선 시도는 또 다른 위험을 낳았다. 불안에 쫓긴 존재들은 대안적 공동체를 만들기보다 절연, 감시, 고발, 응징으로 폭력에 맞선다. 현재보다 나을 리 없는 미래 대신 익숙한 과거로 퇴행하는 움직임은 적대와 폭력을 심화시킨다. 전 세계적으로 이주자 혐오와 인종차별이 횡행하고, ‘불평등’이 ‘평등’보다 친숙한 낱말이 되었다.
그렇다고 안전의 풍경이 묵시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불안이 불안을 만나고, 응시하고, 교감한다. 젊은 페미니스트는 소수자가, 동물이, 지구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먼저 발견하기도 한다. 위태로운 삶들의 연대가 인간의 세계를 넘어 생명의 지구를 무대로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구제 불능은 아니라는 점을 코로나19 재난이 보여준다. 도처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지만, 그럼에도 절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지혜를 공유한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호 특집 ‘안전의 역습’은 우리 시대 안전의 지형을 살피고 있다. 안전이 모두의 화두로 귀환했다. 평범한 시공간에서 안전이 욕망의 대상이자 비판의 쟁점으로 등장하고, 차별과 적대, 화해와 연대를 동시에 촉발하는 상황을 고민하고자 한다.
“무해의 시대는 이제껏 인정되지 못했던 새로운 고통을 기왕의 것들과 연결하는, 강인하고 질긴 망이 엮어지는 그런 시대다!” 김홍중은 「무해의 시대」라는 글에서 21세기 안전 패러다임의 계보와 전망을 다룬다. ‘무해한 사회’를 지향하는 안전의 욕망이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정치적 힘을 행사했는지 살피고 있다. 무해의 욕망을 과도한 안전주의나 허위의식으로 비판하기보다, 유사한 위험을 공유하는 존재들의 새로운 연결 가능성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여학생드을! 알아서 살아남는 거야!” 권보드래의 「밤길을 걷는 법」에서 이 시대 여성이 느끼는 공포를 다룬다. 권 교수는 강화길과 정세랑의 소설을 따라 비틀걸음을 걸으며 21세기 대한민국 여성의 공포와 대면한다. 강화길의 소설은 심야의 뒷골목 같다. 반면에 휴식 같고 위안 같고 오랜만에 보는 웃음 같은 정세랑 월드도 있다. 완벽한 안전에 대한 열망에 공감했다 반발했다 끝내 입장을 정하지 못하면서도, 여기에 “갇히지” 말 것을 그들에게 바라고, 자신에게 다짐한다.
“모두가 취소되는 문화와 누구도 취소되지 않는 문화?” 송지우는 「취소가 문화가 되지 않으려면」이라는 글에서 최근 미국에서 만개하고 한국에서도 출몰 중인 젊은 세대의 ‘취소문화’를 톺아본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왜 그럴까라고 묻고, 취소문화에 내재된 ‘안전주의 내러티브’를 해석함과 함께, 문제는 안전주의 내러티브가 현상의 전말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본다. ‘취소문화’를 둘러싼 논쟁은 21세기 미국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떼어 놓고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에도 도달한 ‘취소문화’ 논의가 이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본다. 송 교수는 ‘취소문화’를 안전에 대한 강박으로 보는 기성세대 자유주의 비판의 한계를 짚으며, 청년들의 절망을 담금질한 구조적 차별과 제도적 불공정을 돌아볼 것을 요청한다.
“안전할 권리를 외치는 우리 바깥에 머무는 한, 그들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언제나 출몰할 수 있다.” 조문영은 「불안한 빈자는 어쩌다 안전의 위협이 되었는가?」라는 글을 통해, 21세기의 빈곤 통치 양상을 다룬다.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빈곤 통치에 대한 경고장으로 『자동화된 불평등』을, ‘디지털 구빈원’에 갇힌 사람들의 침묵을 이해하기 위한 통로로 『커밍 업 쇼트』를 읽는다. ‘안전이 권리’라는 구호가 안전의 위협으로 내몰린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지 묻는다. “우리가 대비해야 할 도전은 노동 공급의 부족인가, 노동수요의 종말인가?” 김도형은 사회보험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복지의 원리』를 읽는다. 인구 고령화와 기술진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20세기 사회보험이 향후에도 노동자가 직면한 다양한 소득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을지 살핀다.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일상. 사람과 사람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세요.” 박한선은 「안전의 두 얼굴」에서 안전을 위한 경계 혹은 안전을 무너뜨리는 경계에 대해 주목한다. 그는 『느낌의 진화』와 『인간 무리』를 소개하면서 안전의 연대기를 세포의 역사를 따라 확장해 낸다.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연대라는 안전의 두 얼굴을 생명 진화의 세계에서 탐색하다 보면, 팬데믹이 인류 ‘공동’의 적이라는 사실에 그나마 안도감을 느낀다.
리뷰: 책으로 세상을 보다
이석재의 「테스형!」은 가수 나훈아가 던진 질문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무엇이라 답했을지 그 궁금증을 풀어낸다. 필자는 〈테스형!〉의 가사는 크게 세 가지 즉 삶의 어려움, 죽음 너머의 세계, 그리고 우리의 무지無知라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공감했을까? 필자는 소크라테스가 남긴 대화록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플라톤 지음)을 읽으며 이 주제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대답의 의미를 짚어본다.
홍성욱의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는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개신교에 대한 한 신학자의 비판을 담았다. 박경미의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의 서평을 통해, 동성애는 진정으로 기독교의 교리와 어긋나는 것일까에 대한 답을 구해 본다. 필자는 이 책이 동성애를 배척하는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증거로 삼는 성경의 몇몇 구절들에 대해서 대안적인 해석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과학기술학자로서 홍성욱은 동성애에 대한 최근의 과학 연구들을 보면서 신학자 박경미의 시각과는 다른 관점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며, 이를 토대로 한국 교회나 한국 보수 개신교계를 비판한다.
김두얼은 사회학자 송호근의 『인민의 탄생』 3부작의 의의를 짚어본다. 저자는 방대한 문헌을 읽고 소화해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칼럼니스트라는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본다. 김 교수는 송호근 교수가 그의 3부작에서 뛰어난 필력을 보여준 반면에 개념 규정과 논리 전개가 허술하다는 점은 한계로 본다.
박상현은 국내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인 『A Promised Land(가제: 약속의 땅)』의 서평을 통해 오바마가 남긴 ‘유산’을 살펴본다. 박상현은, 오바마의 가장 큰 업적은 임기 동안 드라마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본다. 오바마의 유산을 다루는 이 “책은 흥미진진하지 않고”, “오바마는 부각될 만한 업적 혹은 유산을 남긴 대통령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지만, 무능하다고 비판받는 두 공화당 대통령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 오히려 ‘오바마 향수’를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오바마의 레거시(유산)는 희미하게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바로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기능하는 대통령’이라는 점을 든다.
심채경은 「우주를 보는 새로운 시선」에서 2020년에 출판된 ‘우주 탐사’ 관련 서적 4권을 리뷰한다. 『관찰과 표현의 과학사』 『호모 스페이스쿠스』 『비욘드』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에 대한 서평 형식을 빌려, 심채경은 인류의 DNA에 새겨진 탐험 유전자를 읽어내며, 우주탐사를 위한 인류의 기나긴 탐험의 여정을 개관한다.
박훈의 「구한말, 21세기 벽두의 데자뷔?」는 구한말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대한 일본 역사학계의 도달점을 보여주는 책을 리뷰한다. 한국 학계에서는 본격 연구서가 드문 형편에서 서평을 통해 앞으로의 연구 활성화에 작은 촉매제를 기대해 본다.
강예린의 「부엌은 주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는 한국식 근대부엌이 주거 평면에 자리잡은 결과를 LDK의 탄생이라고 설명한 도연정의 책 『근대부엌의 탄생』을 리뷰한다. 강예린은 한국식 근대부엌의 모습이 LDK 평면으로 중재되었다고 보는 저자의 의견에 동조하지만, 이 전형적인 평면을 표준화시킨 데는 부엌만이 기능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표준형 공간이 도전받게 된다면 어떤 새로운 거주 감각이 소환될 것인가? 주택은 다시 변화될 것인가라고 묻는다.
박진호의 「언어는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기 도이처의 『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를 리뷰한다. 이 책은 언어학, 심리학, 인류학, 인지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섭렵하여 사피어-워프 가설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논변을 제시하고 있다. 수십 년 전의 학자들이 각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매달린 데 반해, 기 도이처와 최근의 학자들은 “각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것”에 주목하였다. 언어와 사고의 관계에 대해 이 책처럼 이야기를 솜씨 있게 풀어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 보며, 앞으로도 생산적인 사유와 토론을 이어 가기 위한 좋은 실마리로 본다.
에세이 /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LITERATURE’에서는 소설가 장강명의 짧은 소설과 본지 편집위원이자 작가인 김영민의 먹물누아르, 에세이스트 요조의 에세이, 수신지 작가의 카툰 에세이가 실렸다.
장강명은 「나무가 됩시다」라는 짧은 과학소설에서 근미래에 가능할지 모를 유전자조작 시술을 소개한다. 이른바 ‘그린 라이프 수술’을 받고 그리너(나무 인간)가 되는 극단적인 생태주의자의 삶과 생각의 기록이다. 만일 미래기술이 이를 가능케 한다면, 지구 생태계에 책임을 느껴야 하는 종으로서 인간이 모든 야생 육식동물에게 이 수술을 실시해야 할까? “나는 왜 그린 라이프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작가는 인간이 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먹어야 하는 굴레에서 해방될 가능성을 처음 느꼈다고 말한다.
김영민의 먹물누아르 「불타는 전두엽의 최후」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K국의 국가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됐고, 전개됐으며, 그 암울한 전망으로 이어지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소설이다.
요조의 「맨발의 가로세로」는 책방 ‘무사’를 운영하는 요조의 일상 에세이이다. 책방 무사에서 같이 일하게 된 젊은 직원의 첫인상, 그의 일탈, 그리고 갓 피어난 그의 사랑의 뒷이야기를 듣는다. 낯선 타인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알고자 하지만, 그런 방법은 없다고 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을 빌려 말해 준다. 맨발의 가로와 세로의 ‘1일’의 현장을 목격하고 그 이야기를 전달받으며 나는 우리 네 사람이 그 중요한 날을 나름대로 함께 공유했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두 사람의 연애에 계속 가담하고 싶게 하는 명분을 주었다.
카투니스트 수신지의 「글짓기 주제는 비행기」는 어린시절 글짓기 수업에서 있었던 일화를 정갈하고 재밌게 구성한 카툰 에세이이다.
출처: 지식산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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