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책소개

노벨문학상ㆍ퓰리처상 수상 작가 11인의『미스터리 걸작선』은 20세기 미스터리의 상징 엘러리 퀸이 직접 엮은 앤솔러지 『Masterpieces of Mystery』(1976)를 바탕으로 엮었다. 총 11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아서 밀러의「도둑이 필요해It Takes a Thief」등 국내 미번역 작품을 포함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가와 작품을 재엄선해 구성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했다. 희곡『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이름을 떨친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 철학ㆍ과학ㆍ사회학ㆍ교육ㆍ정치ㆍ예술 등 다양한 문화 계층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20세기 대표 지성인 버트런드 러셀, 헤밍웨이와 함께 ‘미국 문학의 거인’으로 불리며 노벨문학상과 2회에 걸친 퓰리처상을 수상한 윌리엄 포크너 등 문학적 영광을 거머쥔 순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수상작이나 대표작이 아닌 숨은 단편을 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에, 한층 대중적임에도 익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선별해 ‘미스터리 단편소설집’ 『미스터리 걸작선』을 출간했다. 미스터리의 묘미는 물론, 거장들의 또 다른 얼굴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선집이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엘러리 퀸 (Ellery Queen)
세기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20세기 미스터리의 표상. ‘엘러리 퀸’은 프레더릭 더네이Frederic Dannay와 맨프레드 리Manfred Lee 두 사촌의 공동 필명이다. 엘러리 퀸은 1929년 작가 세계로 입문했다. 1971년 맨프레드 리가 사망하기 전까지 ‘세계 3대 미스터리’로 불리는『Y의 비극The Tragedy of Y』을 비롯, 수많은 단편 앤솔러지를 출간하며 미스터리 소설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41년,『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EQMM』을 창간하여 발행인 겸 기획 편집자로서 무수한 추리소설 작가를 배출해냈다. 1961년, 미국 추리작가협회(MWA)는 엘러리 퀸이 미스터리 장르에 공헌한 업적을 인정, ‘에드거 그랜드 마스터 상’을 수여했다. 1983년 미국 추리작가협회는 ‘엘러리 퀸 상’을 제정해 미스터리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보이는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하고 있다.
저자: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영어권 작가 최초ㆍ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 단편이 소설의 장르로서 확립되는 데 기여한 고전 『정글북The Jungle Book』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노벨위원회에서는 그의 관찰력과 독창적인 상상력, 기발한 착상, 이야기를 이끄는 비범한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
퓰리처상 2회 수상.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퓰리처상과 뉴욕 연극 비평가상을 수상함으로써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1955년 거듭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서 밀러는 할리우드 최고 여배우였던 마릴린 먼로와 두 번째 결혼과 이혼을 하며 세간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과 함께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거장.『음향과 분노The Sound and the Fury』 등 여러 대표작을 남긴 그는 1949년 노벨문학상과 두 차례의 퓰리처상 수상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
미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 창조와 재치 넘치는 창작력, 묘사에 대한 세련된 기술에 바탕한 활발한 작품 활동”이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였다. 그 후『애로스미스Arrowsmith』로 퓰리처상이 수여되었으나 거절한 이력이 있다.
맥킨레이 캔터MacKinlay Kantor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시카고를 무대로 한 그의 첫 소설『다이버시Diversey』로 작가 생활에 입문했다. 남북전쟁 때의 포로수용소 실정을 이야기한 소설『앤더슨빌Andersonville』로 1955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수전 글래스펠Susan Glaspell
미국 현대연극의 선구자. 극작가이자 소설가로서 남편과 프로빈스타운 플레이어스를 창단해 20세기 초 미국 연극을 이끌었다.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죽음과 그 가정사를 그린『앨리슨의 집Alison’s House』으로 1930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T. S. 스트리블링T. S. Stribling
변호사, 교사, 편집자 등의 여러 직업을 거치며 문학적 재능을 살려 전업 작가가 되었다. 3부작 역사소설『상점The Store』으로 193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가 저술한 범죄심리학자 포지오리 교수 시리즈는 미스터리사상 가장 독특하고 비극적인 탐정으로 단편 미스터리 역사에서 회자되고 있다.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
미국의 서정 시인이자 극작가. 1923년,『하프 제작자의 발라드The Ballad of the Harp-Weaver』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극단 ‘프로빈스타운 플레이어즈’에 가입해 배우로도 활동하며 수전 글래스펠과도 가깝게 지냈다.
제임스 굴드 커즌스James Gould Cozzens
1949년 퓰리처상 수상. 1924년 하버드 대학교 2학년 재학 중 그의 첫 소설『혼란Confusion』으로 작가 세계 입문을 하며 문재를 인정받았다.『사랑에 사로잡혀서By Love Possessed』는 당시 34주 연속『뉴욕타임즈』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마크 코널리Marc Connelly
1930년,『푸른 목장The Green Pastures』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또한 다른 작품으로 아카데미 각색상과 토니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본 수록작「사인 심문Coroner’ Inquest」으로 ‘오 헨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티븐 빈센트 베네Stephen Vincent Benet
17살에 첫 작품 발표 후 퓰리처상 2회 수상. 그의 단편「우는 여인들The Sobbin’ Women」이 아카데미상 수상작〈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의 원작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영화화된 또 다른 소설 『악마와 대니얼 웹스터The Devil and Daniel Webster』로 오 헨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인도 마을의 황혼 러디어드 키플링
도둑이 필요해 아서 밀러 설탕 한 스푼 윌리엄 포크너
버드나무 길 싱클레어 루이스
헤밍웨이 죽이기 맥킨레이 캔터
여성 배심원단 수전 글래스펠
한낮의 대소동 T. S. 스트리블링
낚시하는 고양이 레스토랑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기밀 고객 제임스 굴드 커즌스
사인 심문 마크 코널리
아마추어 범죄 애호가 스티븐 빈센트 베네
해제 삶의 근원을 파고들려는 작가의 욕망은 언제나 옳다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집에 머무르는 건 우리 둘뿐이었지만, 간섭하고 싶지 않은 정체불명 거주자의 존재감이 여전히 뚜렷하게 느껴졌다. 한 번도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방금 누군가가 지나간 것처럼 방 사이의 커튼이 흔들리곤 했다. 사람이 방금 일어난 듯이 대나무 의자가 삐걱댈 때도 있었다. 응접실에 책을 가지러 갈 때면 누군가가 앞쪽 베란다의 어둠 속에서 내가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느껴졌다.
「인도 마을의 황혼」중에서, 16~17쪽
그들은 한동안 너무 공포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했다. 어차피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같은 생각이 떠돌고 있었으니 입밖으로 낼 필요도 없었다. 필요한 건 해결책뿐이었지만, 도무지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마침내 입을 연 사람은 셸턴 부인이었다. “혹시 전화교환원한테 이름이나 주소를 알려준 건 아니죠?”
「도둑이 필요해」중에서, 36쪽
“진실이 뭔지 궁금합니다.” 보안관이 말했다.
“나도 그래요.” 개빈 삼촌이 말했다. “진실은 아주 드물지요. 하지만 내 경우에는 정의와 인간 쪽이 더 흥미롭습니다.”
“진실과 정의는 같은 것 아닌가?” 보안관이 말했다.
“대체 언제부터요?” 개빈 삼촌이 말했다. “태양 아래 놓인 것은 뭐든 죄다 진실이 된다지만, 나라면 3미터짜리 나무 장대로도 건드리고 싶지 않은 흉악한 도구와 수단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물리도록 봐왔습니다”.
「설탕 한 스푼」중에서, 52쪽
그는 입고 있던 매력적인 플란넬 양복과 윙 깃, 푸른 넥타이, 주문 제작한 실크 셔츠와 코도반 가죽 구두를 벗고서 빠르게 가발을 쓰고 우울한 의복을 걸치기 시작했다. 옷을 다 걸치자 그의 입꼬리가 처지기 시작했다. 그는 입고 온 옷을 침대에 던져놓고 불빛을 켜둔 채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그는 이 집에 들어온 재스퍼가 아니라 훨씬 허약하고 허황되고 부정적이며, 틀림없이 몽상가의 장황한 사색과 비애를 깊이 이해할 것 같은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 그는 재스퍼 홀트가 아니라, 재스퍼의 쌍둥이 형제이자 은둔자에 광신교도인 존 홀트였다.
「버드나무 길」중에서, 93~94쪽
“우리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두렵군. (…) 나는 마을 전체에 사람을 배치했네. 여기저기에서 급습을 감행하고 구석구석까지 경찰을 배치에서 수색하게 했어. 하지만 자네라면 무엇을 하겠나?”
“외람된 말씀이지만,” 닉이 속삭였다. “저는 다음으로 습격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 옆에 붙어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바로 경감님 당신이십니다.”
「헤밍웨이 죽이기」중에서, 172쪽
“우리는 누가 그를 죽였는지 몰라요.” 피터스 부인은 거칠게 속삭였다. “우리는 몰라요.”
헤일 부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에 몇 년이고 아무것도 없던 집에, 새가 들어와서 당신에게 노래를 불러준다면, 고요함이 정말 끔찍하게 느껴질 거예요. 새가 사라진 후의 고요함이.”
마치 그녀 안에서 자신이 아닌 뭔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그리고 헤일 부인의 발언이 피터스 부인 안에서 잠자던, 자신도 모르던 뭔가를 일깨웠다.
“저는 고요함이 뭔지 알아요.” 그녀가 묘하게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성 배심원단」중에서, 223쪽
솔직히 나는 이 상황에 감동받은 만큼 다가올 결과가 심히 우려되었다. 나는 포지올리에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고 캐물었다.
그는 함께 걸어가면서 나를 힐끗 쳐다봤다. “저들의 환상을 치료할 걸세.”
“그게 무슨 뜻인가? 환상을 치료한다니…….”
포지올리는 고개를 까닥이며 주변에 가득 모인 군중을 가리켰다. “이 사람들 앞에서 저 여성이 결백하다는 사실을 밝히기는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제시한 증거가 죄수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 점 또한 알려줄 걸세. 그러면 진실은 신의 섭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고, 한 무리의 군중을 더욱 이성적이고 사실적인 사람들로 만들 수 있겠지. 내가 짊어진 의무는 그거라고 보네.”
「한낮의 대소동 」중에서, 245쪽
“그리고 다음 요리 말입니다만,” 그가 의미심장하게 빛나는 눈길로 손님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시간이 조금 걸리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왜냐하면 그가 살아 있거든요.” 장피에르는 이해할 수 없는 자존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똑똑하게 말했다. “그래서 먼저 죽여야 합니다. 보세요, 살아 있지요!”
(…)
낯선 손님이 필립을 먹는 내내 장피에르는 문틈으로 교활하게 그를 지켜보았다. 작은 웃음이 두 번 그의 입가에 떠올랐지만, 그는 수염을 잡아채서 입꼬리를 끌어내렸다. 그는 몇 달 만에 행복을 느꼈다.
「낚시하는 고양이 레스토랑」중에서, 284~287쪽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슬픔과 분노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리하게 관찰하고
그 근원을 파고들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은
장르에 상관없이 언제나 충족되어야만 한다.
_김용언『미스테리아』편집장 (해제 중에서)
11人 11色의 미스터리 향연
20세기 대표 문학가들이 펼쳐낸 서스펜스의 세계
여기 순문학으로 세계적 권위의 노벨상이나 퓰리처상까지 받은 작가들임에도 장르소설의 문을 두드린 11인의 작가들이 있다. 그들이 선택한 미스터리는 장르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끝내 그 너머를 겨눈다. 러디어드 키플링의「인도 마을의 황혼」에서는 유능한 청년 임레이가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춘다. 어쩐지 으스스한 방갈로에 두 친구가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 실종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밝혀진다. 아서 밀러의「도둑이 필요해」는 도둑맞은 거금을 되찾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범죄자 부부의 모습이 한 편의 연극처럼 펼쳐진다. 윌리엄 포크너의 「설탕 한 스푼」은 가면 뒤에 숨겨왔던 한 인간의 삶이 무의식 속에서 탄로 나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을 응시한다. 싱클레어 루이스의「버드나무 길」은 너무나 완벽했던 1인 2역 완전 범죄의 결과가 불러온 비극적인 운명을 보여준다. 맥킨레이 캔터의「헤밍웨이 죽이기」는 갱단과 경찰들의 쫓고 쫓기는 집요한 과정을 묘사한 갱스터 누아르다. 수전 글래스펠의「여성 배심원단」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여인을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논하는 여성 특유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T. S. 스트리블링의「한낮의 대소동」범죄심리학자 포지올리 교수가 범죄를 직접 목격하지 않고 오직 기사만으로 그만의 독서법을 이용해 어느 사건을 해결한다.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낚시하는 고양이 레스토랑」은 파리의 고요한 어느 레스토랑 주인의 시선과 기억, 기행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제임스 굴드 커즌스의「기밀 고객」은 초단편이지만 단숨에 읽어 내려가다가, 한순간 웃음이 터지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크 코널리의「사인 심문」은 난쟁이 배우들의 죽음을 둘러싸고 심문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티븐 빈센트 베네의「아마추어 범죄 애호가」는 대저택의 파티에 각계 인사가 모인 가운데 벌어진 살인 사건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범인이 얼굴을 드러낸다. 11편의 단편은 때로 등장인물 사이에서 시선을 옮겨가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보게 되다가, 예상치 못한 ‘깨알 반전’에 웃음을 내뱉기도 하고, 때로는 기묘하게 불안한 분위기에 젖어 한 편씩 정복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울러 100년 전의 시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들만이 줄 수 있는 커다란 덤이다.
출처: 「 미스터리 걸작선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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