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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추천도서(24.3~/2024-04

4월의 추천도서 (4070) 하나의 거대한 서점, (神保町)진보초

 

1. 책소개

 

 

 

거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진보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책 마을이다. 메이지 초, 진보초에 도쿄대학이 생기면서 센슈대학, 메이지대학 등 여러 대학이 속속 들어서자 자연스레 학생들이 드나드는 서점이 하나둘 문을 열었다. 최초의 서점이 1877년에 생겼다고 하니, 147년의 역사다. 일본이 근대화하면서 정치경제 중심지는 마루노우치, 소비문화 중심지는 긴자가 대표한다면 진보초는 지식유통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일본 근대화 이후 오랜 시간 진보초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서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된 젊은 서점 등 18곳을 찾아가 그들이 만든 역사와 지속 가능한 비결을 듣고 기록했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박순주

 

어린 시절부터 드라마를 쓰고 싶었다. 연극 무대에 매료되어 대학원에 들어가 연극학을 공부했다. 동양 연극과 일본 전통 예능인 노能에 관심이 생겨 무작정 일본으로 유학을 왔다. 전통 가면극인 노를 전공하며 학업을 마친 뒤 이방인으로 지루한 생활 안에서 무대를 그리워하던 중 우연히 일본 희곡 번역을 시작했다. 오가와 미레이의 「콩나물의 노래」,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 「줄리엣들」, 이노우에 히사시의 「얼떨결에 서른, 어쩌다 보니 마흔」 등을 번역하고 각색했다. 현재는 한일 연극 기획 및 제작, 드라마투르그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책장마다 주인이 다른 파사주 바이 올 리뷰스
고서 마을, 새 책 향기 물씬 나는 도쿄도서점
오리지널 화구와 문구의 미친 조합 분포도
콩알만 한 책을 파는 로코서방
종이 지도로 오감 만족 신센도서점
고서점 거리의 터줏대감 다카야마서점
자연이 가득한 보물 창고 도리우미서방
추억과 꿈이 깃든 동화 나라 미와서방
건물 자체가 드라마 세트 야구치서점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는 북하우스 카페
20세기 기억 장치, 서브컬처 @원더
진보초 유일의 이공계 전문점 메이린칸서점
120년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잇세이도서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고미야마서점
언어가 켜켜이 쌓인 문학 성지 야기서점
그리운 멜로디가 넘쳐흐르는 레코드사
그림과 놀이로 일본을 읽는 오쿠노가루타점
책 사랑, 영화 사랑, 고양이 사랑 네코노혼다나
부록 진보초 레트로 건축 산책
해설 큰 진보초, 작은 진보초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꾸었을 책방 주인! 파사주 바이 올 리뷰스는 그 꿈을 실현시켜주는 곳이다. 책장 하나를 빌려 주인으로서 책을 구비하고 재고를 관리하고 SNS로 홍보하고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책장마다 책방 주인 정보가 담긴 QR코드가 붙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바로 도서 정보나 재고량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아직 현금 거래가 더 많은 일본에서 신용카드나 페이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만 책을 구매하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옛것을 기억하는 진보초에서는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아닌가. 또한 계산대 옆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은 매주 주제별, 점주별로 바뀌어 책만으로는 지루할 법한 공간을 좀 더 흥미롭게 꾸며줄 뿐만 아니라 서점에 오는 손님과 점주의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21~22쪽

쭉 늘어선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걷다가 스즈란 거리 끝자락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오래된 건축물을 만난다. 서점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새초롬한 노란 눈의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겨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자 알록달록 귀여운 잡화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황홀경에 빠져 정신없이 매대 구경에 나선다. 아기자기한 인형과 빈티지한 인테리어 소품이 한가득이라 들뜬 기분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이것이 진보초의 첫 산책자가 분포도를 마주하는 장면이지 않으려나. 만약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갖가지 기발한 고양이 제품을 발견할 때마다 솟구치는 물욕을 참지 못할 게 뻔하다.
‘文房문방’이란 문인의 서재 혹은 서재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가리키니 분포도를 이름 그대로 문구점이라 소개하면 될까? 아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 일반용에서 전문가용까지 온갖 미술 재료를 판매하는 화방으로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최초로 전문가용 유화물감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미술 도구를 국산화하며 일본 화구 역사를 써 내려온 개척자이자 산증인이다.
51쪽

마메혼豆本, 우리말로 옮기면 ‘콩책’이 그렇다. 누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가로 2㎝, 세로 3㎝ 크기 안에 단편소설 한 편이 다 들어간다니. 커봤자 고작 손바닥만 한 작은 종이에 글자가 촘촘히 들어찬 것도 모자라 그림과 사진까지 실려 있다. 장식용인가 싶지만 의외로 글씨가 잘 읽힌다. 서양에서는 16세기부터 성경책이나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기 편하게 미니어처로 만들었고, 중국에서는 여행하는 동안 소매 안에 넣고 다니다 꺼내 읽기 쉽게 수진본袖珍本이란 이름으로 소형책을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에도시대 후기부터 시작됐다. 여성과 아이를 위한 오락용이나 3월 3일 집에 장식하는 히나인형(여자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히나마쓰리 때 장식하는 인형)의 서랍장에 넣을 수 있는 작은 동화책을 만들었다.
71쪽

신센도서점의 역사는 1907년으로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1대 대표는 러일전쟁이 끝난 뒤 도쿄로 올라와 혼고 도쿄대학 앞에서 형이 운영하던 서점을 도왔다. 지금이야 옛날 영광을 잃어버린 채 손에 꼽을 만큼 고서점이 몇 곳 안 남았지만, 당시만 해도 혼고 고서점가는 활기가 넘치던 거리였다. 그 후 독립해 쇼와시대 초 시부야 도겐자카에서 고서점을 열었지만 경험이 부족했는지 몇 년 지나 문을 닫고 말았다. 다시 형네 서점에서 10년쯤 일하다가 미타, 긴자, 우구이스다니 등지로 옮겨 다니며 서점을 이어갔고, 2대째이던 1977년 진보초에 자리를 잡았다. 간다고서센터 3층 15평 남짓한 매장이었다. 그즈음 3대인 나가모리 유즈루永森讓 대표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서점을 맡았다. 동양사, 특히 에도시대 문서나 고지도를 주로 취급하다가 3년 뒤인 1980년 지금 자리로 옮겨왔다. 지금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4대인 나가모리 신고永森進悟 대표가 운영한다.
92쪽

학창 시절부터 오던 단골이 나중에 감독으로 데뷔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야구치서점은 드라마, CF,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배우 다카하시 잇세이가 등장하는 CF나 배우 사쿠마 유이가 출연하는 드라마 「어이 미남!」 등등 출판사가 등장하거나 서점에서 근무하는 장면이 있으면 으레 야구치서점에서 촬영하기에 배경으로 나온 작품이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인은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요즘 옥션 같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통한 개인 간 고서 거래가 늘면서 고서점에서 파는 책의 가격과 정품 가치가 떨어지는 일이 빈번해서다.
165쪽

“아버지로부터 미시마 유키오 작가가 자주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가 죽은 후에 태어난 저는 사실 미시마 유키오에 대해 잘 몰랐어요. 집안이 서점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문학에 관심이 생겼고, 좀 커서 미시마 유키오 작가가 쓴 소설을 읽었는데 한순간에 빠지고 말았죠. 이후 그의 작품과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초판본, 사인본, 한정본, 화보집, 영화 포스터와 육필 원고, 심지어 그가 즐겨 쓴 색종이까지 닥치는 대로 수집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저한테 호소에 에이코의 사진집에 실린 미시마 작가의 나체 사진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요코 다다노리 화가가 호소에 에이코의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등 미시마 유키오라는 한 사람을 두고 많은 예술가가 다양한 작업을 한 만큼 관련 작품도 같이 소장하게 됐어요.”
250쪽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서 매년 10월 마지막 주가 되면 큰 축제가 두 개 열린다. 바로 간다고서축제와 진보초북페스티벌. 각각 야스쿠니 거리와 스즈란 거리로 나뉘어 그야말로 ‘책의 축제’가 펼쳐진다.

간다고서축제神田古本まつり
간다고서점연맹이 주최하며 2023년 63회를 맞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축제 기간이면 야스쿠니 거리를 따라 책수레와 매대가 쭉 늘어서고 100만 권 가까운 헌책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진보초북페스티벌神保町ブックフェスティバル
스즈란 거리에 위치한 서점과 출판사가 주최하며 2023년 31회를 맞이했다. 대학 출판부와 지역 출판사까지 참여해 고서와 신서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음식 코너가 곳곳에 자리해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하다.
317쪽

1877년 도쿄카이세이학교가 있던 자리에 도쿄대학이 창립한 것을 계기로 메이지대학, 주오대학, 호세이대학, 니혼대학, 센슈대학 등 많은 대학이 진보초에 모여들었다. 교수가 수업에서 사용한 교과서인 전문서를 학생들이 사고팔면서 책 거리가 형성됐다. 1923년 간토대지진으로 건물이 대부분 붕괴되고 일대는 불탄 벌판이 됐지만, 이후 빠르게 부활하며 재해 부흥 건축과 간판 건축이 세워졌다. 2차 세계대전 때 공습을 피한 덕에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는 멋스러운 레트로 건물이 잔뜩 남았다.
레트로한 분위기에 반해 젊은이들을 비롯해 남녀노소가 찾아온다. 진보초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하지만 요사이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그 건물이 하나둘 허물어져 간다. 살을 에는 듯한 심정임에도 무력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현존하는 건물을 눈에 새기고 기록을 남겨두는 정도다. 그 순간을 공유하고 싶어 특집 기사에 실린 경로를 따라 걷는 ‘진보초 레트로 건축 산책’을 기획, 답사했다.
337쪽

진보초의 역사와 매력을 연구하는 미국인 지인은 처음 진보초에 갔을 때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점 같다고 생각했단다. “서점 한 곳 한 곳은 거대한 서가, 골목길은 서가에서 서가로 이동하는 통로. 책 구경하다 지치면 커피 한잔 마실 가게, 음식과 술이 맛있는 가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마을이지. 미국에도 세계 어디에도 없어. 한번은 가보는 게 좋아, 미국에 돌아갈 때마다 사람들에게 권한다고. 물론 한 번만으론 다 볼 수 없지만.”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거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14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지식유통 중심지 진보초, 서점주를 인터뷰하다
진보초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책 거리’다. 130여 개 고서점이 줄지어 늘어선 데다 저마다 장르가 다른 전문서를 취급한다. 서점 하나하나가 마치 책장 같은 역할을 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도서관을 이룬다. 1877년 도쿄대학이 창립한 것을 계기로 메이지대학, 주오대학, 호세이대학, 니혼대학, 센슈대학 등 많은 대학이 진보초에 모여들었다. 대학 수업에서 사용한 교과서인 전문서를 학생들이 사고팔면서 서점 거리가 형성됐다.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정치경제 중심지는 마루노우치, 소비문화 중심지는 긴자가 대표한다면 진보초는 지식유통 중심지다. 오랜 시간 4대, 5대로 이어진 유서 깊은 서점과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생겨나는 젊은 서점 등 18곳을 찾아가 그들이 만든 역사와 한결같이 사랑받는 비결을 듣고 기록했다.

문학, 인문, 과학, 예술 등 전문 서점과 출판사가 모인 곳
진보초는 100년 이상 전에 문을 연 서점이 수두룩하다. 산세이도 본점(1881년), 도쿄도서점(1890년) 같은 신간을 취급하는 대형 서점도 유명하지만, 유럽과 미국의 고서 전문 기타자와서점(1902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서적 전문 우치야마서점(1917년), 영화와 연극을 다루는 야구치서점(1918년), 고지도 전문 신센도서점(1907년) 등 전문점이 많다. 독자는 찾는 분야에 따라 해당 서점을 방문해 원하는 책을 손에 넣고, 서점주는 각자 영역이 달라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더 좋은 자료를 구할 방법을 상세히 알려줄 정도로 자기 분야에서 연구자 수준의 지식을 갖춘 서점 직원이 많다. 자기 분야에 박식한 3대째, 4대째 서점주도 많다. 170여 개의 서점, 240여 개 출판사, 잡지사, 인쇄소 등 제작에서 유통까지 책이 탄생하는 전 과정이 모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는 세계적으로 드문 곳이다. 서점인과 출판인 그리고 독서인이 협력해 지켜온 지식유통의 거점이다.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독서 문화를 간직한 고서점 거리
고서 하면 철학, 문학, 자연과학, 예술 등의 학술서나 우키요에 같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책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는 이 외에도 색다른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연예인이나 아이돌 화보집, 포르노 소설, 미스터리, 바둑, 오컬트, 고양이책…… 갖가지 전문 서점이 즐비하다. 그러니 진보초에 가면 살짝 저속한 책과 화려한 컬러 잡지 따위가 진열된 가게를 한번 들여다보길 바란다. 일본 출판물은 전반적으로 규제가 느슨해 다양하게 간행됐으며 분야마다 독자가 존재한다. 어느 서점을 들어가도 서점 구석구석에서 책 읽는 사람을 발견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서 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다.

진보초를 방문할 때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 수록
진보초는 책 외에도 명물이 많다. 독특한 레트로 건물은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식당, 카페, 영화관, 책축제 등 진보초에서만 만나는 숨은 명소와 볼거리를 박스 기사로 담았다. 또 진보초 전문 잡지 『오산보 진보초』 편집장이 추천하는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레트로 건축 산책로를 지도와 함께 실었다. 진보초 서점주는 대체로 친절하지 않다고 하는데 어떻게 방문하면 좋은지, 처음 방문하는 초급자에서 고급자까지의 이용법, 진보초 책축제, 서점마다 고유한 북커버 디자인 등 종이가 만든 다채롭고 흥미로운 정보를 곁들였다. 한자 간판이 수두룩한 진보초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첫머리에 한글로 지도를 넣었고 진보초를 대표하는 스즈란, 야스쿠니, 하쿠산 세 거리로 나눠 편집했다.

 

출처: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출판사 정은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