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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추천 도서(20.3~21.2)

3월의 추천도서(2569) 사람아, 사람아

1. 책소개

 

“시여, 한평생 나를 이기기만 하는 시여”
71년, 시작(詩作)의 세월을 응집한 황혼의 노래
한국 시단의 원로 시인 김남조의 열아홉 번째 시집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김남조

1927년 경북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19권과 수필집 12권, 콩트집 『아름다운 사람들』 외 편저·논문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 역임. 한국시인협회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3·1문화상, 만해대상, 일본지구문학상 등을 받음. 2013년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출처:교보문고

 

3. 목차

 

노을 무렵의 노래


내 심장 나의 아가
종소리
환한 세상 아기
막달라 마리아·9
꽃마을
사랑, 된다
세월 유수
이상하다
단순한 기도
바위와 모래
적막
책을 읽으며


사랑하게 두라
사랑의 묘약
독심술
이 아우성
무효
나무들·9
햇빛 ─ 55
허공 ─ 57
안 될 일
절할 일
성주(城主)
투명인간


태양에게
매화 사랑
푸성귀 밭
낭비 없는 사랑
나쁜 병
다시 가을
마법
침묵·2
백지
세월
윤봉길 의사
책과 거울
좋은 것 무량

문답


사막·13
사막·14
사막·15
사막·16
사막·17
수난의 주님
우도(右盜)의 비유
이 땅에 빛을
윤동주
시인·4
내일의 길
노년의 날개
저문 세월에
애국가

시인 약력
출간 시집

출처:본문중에서

 

4. 출판사서평


‘나는 시인 아니다. 시를 구걸하는 사람이다. 백기 들고 항복 항복이라며 굴복한 일 여러 번이다’, ‘시여 한평생 나를 이기기만 하는 시여’라며 오늘에 이른 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시인의 말, ‘노을 무렵의 노래’ 중에서

 

“시여, 한평생 나를 이기기만 하는 시여”
71년, 시작(詩作)의 세월을 응집한 황혼의 노래
한국 시단의 원로 시인 김남조의 열아홉 번째 시집

등단 나이 ‘고희(古稀)’를 넘긴 김남조 시인의 소회다. 2020년 올해 만 93세를 맞은 그가 ‘시인’으로 살아온 세월 71년을 되돌아보며 시 52편을 모아 열아홉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등단이라는 관문을 넘기 전부터도 그는 이미 시인이었겠으나, 대중 앞에서 공식 시인으로 살아왔을 그의 71년 세월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묵직하게 다가온다. 일흔 살을 이르는 ‘고희’라는 단어의 의미는 ‘고래로 드문 나이’인바, 그가 건너온 70년의 세월에는 섣불리 넘겨짚을 수 없는 곡진한 사연들이 빽빽이 점철되어 있다. 2013년 『심장이 아프다』(문학수첩) 출간 이후 4년 만에 열여덟 번째 시집 『충만한 사랑』(열화당)을 출간한 2017년은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해이자, 시인의 아흔 번째 생일을 맞는 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인생 나이 만 93세, 등단 나이 만 70세가 된 김남조 시인.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나긴 생애 동안 펜 끝을 벼려 시를 새겨 온 그에게 ‘시’란, ‘시인’이란 어떤 의미일까.
90년 넘는 세월을 시에 젖어 살아왔음에도, 70년 동안 시인의 정체성을 지닌 채 살아왔음에도 그는 때때로 “나는 시인 아니다”라고 부르짖는다. 언제 어디서고 두 팔 벌려 안겨드는 시가 아니기에, 어느 날은 시를 “구걸”해야 하고, 어느 날은 “항복이라며 굴복”해야만 했던 것이다. 명실공히 원로 시인이 된 지금도 시 앞에서는 패배자로 설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는 김남조 시인은 “한평생 나를 이기기만 하는 시”이지만 결코 외면하지도, 떠나지도 못한 채 70년 시의 길을 걸어왔다. 굽이굽이 시의 에움길에서 시종 겸허한 ‘자기 부인’으로 시작(詩作)의 결심을 다지고 또 다졌을 시인 김남조. 시인으로 살아온 생애 93년, 저무는 해의 빛이 녹아드는 노을 무렵 아흔셋 일생의 황혼을 노래한 김남조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지금 만나 보자.


찬연한 노을에 비낀 사랑의 노래

‘마지막’이란 단어 앞에서는 누구나 매무새를 가다듬고 비장해진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오늘을 점검하며 남은 날들을 헤아려 보는 시간. “마지막 시집이라고 여겨지는” 이 책, 시인 본인이 “나의 끝시집”이라 일컬은 이 책 『사람아, 사람아』을 엮기 위해 김남조 시인은 갈마드는 한평생의 기억을 쓰다듬으며 에는 가슴으로 한 줄 한 줄 시를 써 내려갔다. 이 시집에 담긴 52편 시 속에 그의 어제와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한데 뒤엉켜 있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그 뒤엉킨 생을 읽는 키워드는 단연 ‘사람’ 그리고 ‘사랑’이다. “열아홉 권의 시집을 내고 다른 것도 썼습니다만 많이 쓴 건 사랑이었”(‘WIN문화포럼’ 김남조 시인 강연록 「삶의 축복」 중에서)다는 시인의 고백대로 과연 이번 시집에도 ‘사랑’이 있다.

사랑 안 되고
사랑의 고백 더욱 안 된다면서
긴 세월 살고 나서
사랑 된다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
이즈음에 이르렀다
사막의 밤의 행군처럼
길게 줄지어 걸어가는 사람들
그 이슬 같은 희망이
내 가슴 에이는구나

사랑 된다
많이 사랑하고 자주 고백하는 일
된다 다 된다
-「사랑, 된다」 전문

시인은 “긴 세월 살고” 나서 이제는 “사랑 된다”고, 그것도 “무한정 된다”고 말한다. 그저 사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고백”까지도 무한정 가능해진 것이다. “많이 사랑하고 자주 고백하는 일”이 “된다 다 된다”고 말하는 그 환희에 찬 탄성에는 ‘사랑’이 ‘되’도록 몸부림쳐 온 지난 세월의 숱한 고행의 흔적이 묻어난다. 아흔 평생 1,000편 가까이 시를 써 온 그가 가장 많이 쓴 게 ‘사랑’일진대, 단연코 시는 ‘사랑법’을 쉽사리 가르쳐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 된다」를 비롯한 52편의 시들은 간단없는 시적 고행 속에서 묻고 또 되물어 얻어 낸 답일 것이다. “철문을 닫고 오랫동안 열어 주지 않”는 시의 맹렬한 질투 속에서도 시를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기를 끝내 포기하지 않은 김남조 시인. 에는 가슴으로 ‘끝까지’ 시의 길을 걸어온 그의 열아홉 번째 시집은 그래서 더없이 가치 있고 귀하다. 

출처:문학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