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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추천 도서(21.3~22.2)/2021-12

12월의 추천도서 (3198) 독서와 일본인

 

1. 책소개

 

출판시장, 세계 상위를 차지한 일본
언제부터 독서는 전 국민의 취미가 되었나

 

2019년 ‘노 재팬’ 흐름 이후 일본에 대한 피로감은 지속되고 있다. 스가 이후 기시다 내각이 들어섰지만, 얼마 전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한일 간 적대적 감정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 대한 접근도, 일본 관련 도서의 출간 또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을 보는 태도가 흑백 논리 안에 갇힌 가운데 역사 인식은 더욱 평면화되고, 이로써 양국 간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 또한 우려스럽다. 지배와 피지배라는 역사 문제는 엄연히 상존하지만, 한일이 동아시아의 인접국으로서 오랫동안 문화를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 받아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사상과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출판 또한 예외는 아니기에 마음산책은 『독서와 일본인』의 출간으로 일본 출판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때로 우리의 출판문화는 일본의 출판문화를 견인하기도 하고, 일본의 출판문화는 한국의 출판문화를 예고하기도 하며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독서와 일본인』은 60여 년간 일본 출판계에 몸담아온 베테랑 편집자이자 출판 평론가 쓰노 가이타로의 역작으로, 그는 일본의 출판문화사를 독서문화를 통해 기술하고 있다. 세계 출판 시장에서 상위를 차지한 지금의 일본이 있기까지, 독서가 전 국민의 취미로 자리 잡은 과정을 헤이안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촘촘히 살핀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대의 인기 서적, 저자와 독자층, 서점 등 출판문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교육의 확대와 문해율의 변화, 경제상 등 사회 전반의 변화도 함께 짚어가며 독서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쓰노 가이타로 

일본 편집자·평론가·연극연출가. 1938년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제1문학부 국문과를 졸업, 1962?년 〈신일본문학新日本文?〉의 편집자로 출판계에 발을 들였고 1965년 쇼분샤晶文社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1998년까지 30년 넘게 일하는 동안 편집장, 이사 등의 중책을 맡으며 잡지 〈원더랜드Wonderland〉 외에 1960~1970년대 청년문화의 구심점이 된 자유인이자 영화평론가 우에쿠사 진이치植草甚一, 리처드 브라우티건 등의 책을 만들었다. 그사이 작곡가이자 작가 다카하시 유지高橋悠治의 월간지 〈물소통신水牛通信〉을 편집하기도 했다. 쇼분샤 이후에는 〈계간 책과 컴퓨터〉의 편집장으로서 전자책 담론을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2009년까지 와코대학 교수 및 도서관장을 지냈다. 1967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극단 ‘유월극장六月劇場’ ‘검정텐트?テント’ 등에서 연출가와 제작자를 겸하며 반세기 가까이 잡지와 단행본을 만든 문화 일선의 출판인으로서 여든이 넘은 지금도 서평가, 연극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최후의 독서最後の?書』 『하나모리 야스지전花森安治?』『100세까지의 독서술』『전자책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電子本をバカにするなかれ』『이상한 시대おかしな時代』『제롬 로빈스가 죽었다ジェロ?ムㆍロビンスが死んだ』등이 있고 닛타지로문학상,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책머리에 7

1부 일본인의 독서사

독서의 시작
『겐지 이야기』를 읽는 소녀 ㆍ 음독인가 묵독인가 ㆍ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짜증 ㆍ 내 방을 갖고 싶다 ㆍ 개인적인 독서

난세 일본의 르네상스
서재와 가이쇼 ㆍ 겐지 르네상스 ㆍ 한자를 읽지 못하는 지식인 ㆍ 히라가나에 의한 독서층 확대

인쇄 혁명과 데라코야
프로이스와 기리시탄판 ㆍ 사이카쿠와 출판의 상업화 ㆍ 사무라이의 독서 ㆍ 자발적인 공부 붐 ㆍ 대중의 독서

새로운 시대로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장』 ㆍ 새로운 머리와 오래된 몸 ㆍ 음독에서 묵독으로 ㆍ 의무교육의 힘

2부 독서의 황금시대

20세기 독서의 시작
누구나 책을 읽는 시대로 ㆍ 백만(국민) 잡지의 등장 ㆍ 엔본 붐 ㆍ 문고의 힘

우리의 독서법
촛불에서 전등으로 ㆍ 책장이 있는 집 ㆍ 일용 노동자의독서 ㆍ 전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전쟁의 참화를 딛고 새 출발
종이가 사라졌다! ㆍ 책에 대한 굶주림 ㆍ 부활 ㆍ 20세기 독서의 전성기

활자에서 멀어지다
만화를 읽는 대학생 ㆍ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다 ㆍ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ㆍ 황금시대의 종언

종이책과 전자책
만화를 읽는 대학생 ㆍ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다 ㆍ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ㆍ 황금시대의 종언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9세기부터 10세기에 걸쳐 궁정의 여성들 사이에서 한자의 초서체를 바탕으로 한 표음문자, 즉 히라가나가 일상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어 표기를 위한 그 새로운 문자 덕에, 그때까지 남성 지식인이 장악한 한자 문화 안에서 침묵을 강요당해왔던 여성들이 와카和歌와 일기와 수필과 편지, 결국에는『겐지 이야기』와 같은 거대한 이야기까지도 자신의 말로 쓸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변모해간다.
_24쪽

1000년 전 극소수의 상층 귀족 사이에서 시작된 독서의 습관이 에도와 교토,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윽고 일반 서민을 포함해 일본 사회 내 모든 계층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메이지 유신도, 그리고 뒤이은 문명개화도 그 배경에는 이처럼 에도시대 후기에 급속도로 두께를 더해간 독자층의 존재가 있었던 것이다.
_91쪽

우선 첫 번째로 문해율인데, 프랑스의 역사인구학자 에마뉘엘 토드Emmanuel Todd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1900년이 되면 여성을 포함하여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 시기가 일본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다만 이것은 독일, 스칸디나비아,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잉글랜드 동북 및 남부, 프랑스 동부 등의 선진 지역에 한정된 것이고, 같은 유럽이라도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의 지중해 지방, 이탈리아 남부 등에서는 겨우 50퍼센트, 지역에 따라서는 25퍼센트 이하인 지역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땠을까? 이탈리아의 경제사가 카를로 치폴라Carlo Maria Cipolla에 따르면 같은 1900년, 합중국에서도 백인과 비백인을 합쳐 인구의 약 90퍼센트가 유럽의 선진 지역 정도로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문해율에 있어서는 일본도 구미 선진권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20세기를 맞이한 것이다.
_121~122쪽

아무리 탄식을 한들 그로 인해 상황이 조금이라도 호전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랫동안 문고와 함께 이와나미쇼텐의 출판물의 중추를 이루어온 신서가 과감히 표지의 색깔을 ‘청’에서 ‘황’으로 바꾸어보았다. 그것이 역시 1977년의 일이다. 이때의 전환에 대해 당시 편집자들이 대화를 나눈 좌담회 기록이 후에 이와나미 신서의 별책으로 나온 『이와나미신서 50년岩波新書の50年』에 수록되어 있다.

청판 시대는 대학생이 전체 독자층의 제1위에 있다고 하여 우리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해왔다. 물론 회사원도 독자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일반 사회인 대상의 기획서도 매년 많이 내왔지만, 적어도 1970년대 초까지는 그렇게 파악해왔다. 그것이 1970년을 지난 시점부터 웬일인지 학생 독자가 줄어드는 것 같은, 역으로 이야기하면 독자층이 확산되고 있다는 실감을 편집부에서도 일상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 아무튼 일반적으로 이야기해서 생활도 다양화하고 있고 독자의 관심도 여러 가지로 분화되었다. 그러한 시기에 황판의 출발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_209쪽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릴 때부터 익혀온 “몸을 동반 한 독서”의 기억이 사라져버릴 리는 없다. 그 개인적인 기억에 무라사키 시키부나 스가와라노 다카스에노무스메에서 시작된, 일본인의 독서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중첩되고, 그것이 평소에 책을 그다지 읽지 않는 사람들을 간신히 책과 결부해주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거기에 가기만 하면 반드시 다양한 책이 있고 자신의 관심을 어떤 방향으로든 심화해갈 수 있는 환경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책을 읽지 않게 된 사람들이 한 번쯤은 다시 책을 읽기 시작 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_241~242쪽

책을 적극적으로 읽는 사람의 숫자가 줄고 산업으로서 출판의 기반이 이 정도로 내려앉아버린 이상 그것은 과거와 연장선상에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역시 ‘재발견’이 필요하다. ‘옛날과 비교해서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라든가 ‘오래되고 좋은 독서 습관을 지켜라’라며 탄식하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대로 계속하고 싶어하는 소망만이 아니라 과감하게 절단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만일 ‘혼자서 묵묵히 읽는다. 자발적으로, 대개는 자신의 방에서’라는 독서가 그토록 소중한 것이라면, 그 매력을 재발견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은 그것을 잃어버려보는 편이 낫다. 그러면 아마도 나 같은 ‘노년 세대’가 사라져버린 후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책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고, 그로부터 종이책과 전자책을 뭉뚱그려 새로운 독서 습관을 재구축해갈 것임이 틀림없다.
_245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독서 대중이 출현하기 시작한 데에는 풍속소설 『호색일대남』이 있었다?
헤이안 시대에서 오늘날까지 독서로 보는 일본의 사회상

『독서와 일본인』은 크게 2부로 구성된다. 1부 「일본인의 독서사」는 헤이안 시대부터 메이지 유신 전기까지 현재 일본에 보편화된 독서 방식(“혼자, 스스로, 조용히 읽는다”)이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며, 2부 「독서의 황금시대」는 저자 쓰노 가이타로가 통과한 20세기 독서 현장을 중계한다.
고대까지만 하더라도 소수 남성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던 독서가 여성들에게도 개방되고 오늘날처럼 묵독이 보편화된 때는 『겐지 이야기』가 인기를 누린 헤이안 중기였다. 한 중급 귀족의 딸(스가와라노 다카스에노무스메)이 『겐지 이야기』를 읽고 쓴 회상록(『사라시나 일기』)에는 “낮에는 온종일, 밤에는 잠이 들지 않는 한, 등불을 밝혀” 탐독했다거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방 안에 파묻혀 한 권 한 권 꺼내 읽어가는 그 기분”을 전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이처럼 『겐지 이야기』의 향유층으로 여성들이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기존의 식자층이 쓰던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로 쓰인 덕분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가마쿠라 시기에도 이어져 『겐지 이야기』의 필사본 제작은 활발해졌고, 히라가나로 쓰인 여타의 책들이 제작되며 독서층은 더욱 확대되었다.
하지만 여느 때보다 책 읽는 대중이 사회 표면에 급부상한 것은 에도시대였다. 활판 인쇄기 도입에 따른 인쇄혁명과 교육기관 ‘데라코야’ 확대가 그 배경에 자리하는데, 당시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장편소설 『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지음)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종의 대중소설이라 할 『호색일대남』은 교토 거부의 상속자 요노스케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색정에 빠진 그의 생애에 대한 여러 일화를 담은 이야기로, 저자 자신이 직접 그린 삽화도 수록되어 많은 유사본을 낳았다. 이렇듯 에도시대에 형성된 두터운 독자층과 90퍼센트에 가까운 문해율은 ‘독서 광풍의 시대’ 메이지 시대를 예고한다. 당시 일본 인구가 3,500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장』이 340만 부 이상 팔린 것은 이런 토대 없이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2부 「독서의 황금시대」에서는 다이쇼, 쇼와 시기 일본 출판업의 자본주의적 재편성과 전자책과 만화책이 종이책을 대체하기 시작한 20세기 후반까지를 살핀다. 저자가 이 시기를 ‘황금시대’라고 명명한 것은 사회 모든 계층에 독서 습관이 확산되고 다이쇼 교양주의에 힘입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상식이 정착했기 때문이다. 황금시대 역사 가운데 마일스톤이 될 만한 사건으로는 100만 부 잡지 〈킹〉의 창간, 전후 출판 경기 활황, 전집 런칭, 문고본의 등장, 주간지 출간 러시 등이 있지만, 오늘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더 이상 찾기 어려워졌다는 현실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다.

일본 잡지 산업 활황 뒤에 자리한 한국전쟁 특수
동아시아 역사 속에 출판문화를 조망하다

『독서와 일본인』의 미덕 중 하나는 자국 문화를 우위에 두는 것을 경계하며, 동아시아 역사 흐름 가운데 일본 독서문화의 성립을 고찰한다는 점이다. 가령 헤이안 시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서재기』에 개인적인 소회가 담긴 것은 저자가 당나라 백거이의 영향 아래 있었다는 대목이 그렇다. 또한 일본 출판문화의 부흥을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 특수와의 관계 속에 설명하는 부분도 눈이 가는데, 에도시대 인쇄혁명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으로 인한 동활자 주조기 대량 약탈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문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손꼽히는 다양한 잡지의 향연이 태평양전쟁, 한국전쟁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대목은 어떤가.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되었고, (…) 책의 세계에서는 이때 코앞에 직면하게 된 것이 종이 기근이었다.
20세기 초, 러일전쟁으로 자국령이 되었던 가라후토(사할린)의 광대한 침엽수림 지대에 복수의 제지 회사가 다투듯이 목재펄프 공장을 건설한다. 그것을 계기로 일본의 제지업은 눈부신 발달을 이루었고, 일찍이 다이쇼 시대 중기에 세계에서도 유수의 제지국이 되었다. 정말이지 백만 잡지나 엔본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도 그 덕택이었다. _169쪽

1950년에 시작된 한국전쟁이라는 강심제 주사로 일본 경제가 바닥으로부터 되살아나 사람들의 생활에도 다소 여유가 생겨났다. ‘진무神武 경기’(일본에서 1954~1957년 지속된 호경기)다. 오우기야의 〈주간 아사히〉가 100만 부를 넘은 것도 그러한 변화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 었다. 게다가 주간지에 한정하지 않고, 이케지마 신페이 편집장의 〈분게이??주〉, (…) 젊은 층 대상 예능지 〈헤이본平凡〉 등의 일반지도 잇달아 100만 부를 넘어섰다. _185쪽

역사란 일방향의 것이 아니어서, 최근 일본 출판시장에서는 『82년생 김지영』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비롯해 여성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문학 번역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본이라는 특수한 시장에서 K열풍의 정체와 이후 그 방향을 살피는 데 『독서와 일본인』은 가늠자가 될 것이다. 

 

출처: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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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일본인:헤이안 시대에서 오늘날까지 독서로 보는 일본의 사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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