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소개
“육지의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어업에 사용되던 셀 수 없이 많은 어구가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되어 곳곳에 쌓이고 있다.
이 와중에도 종 자체를 절멸로 이끄는 불법 어업은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물들과
고독해져 가는 바다에 전하는 사죄의 말이다.”
생명은 사라지고 쓰레기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조명한 유일한 책!
매년 바다로 800만~14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다. 2018년 11월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위에서 페트병이 나왔는데, 이러한 일은 이미 낯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전 세계 바다 곳곳에서, 버려지거나 유실된 어망에 수많은 해양생물이 걸려 죽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김 양식장에서의 공업용 염산 사용이 적발되고 있으며, 허가받지 않은 어선들이 실뱀장어(뱀장어의 새끼)를 무분별하게 어획하고 있고, 안강망에 수많은 상괭이(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가 걸려 숨을 쉬지 못해 폐사하고 있다. 우리의 바다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고독』은 이와 같은 우리 바다의 환경문제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파괴되고 있는 해양생태계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책으로, 대한민국 해양생태계 파괴 현장을 다각도로 담아낸 차별성 있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법 어업의 심각성과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해양쓰레기 문제의 현실을 보게 될 것이며 환경 보전 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인 활동가 이용기는 이 책을 통해 “바다와 생태계를 착취하는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종과 망가지고 있는 바다에 진심을 담아 사죄의 말”을 전한다. “화성으로의 이주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부디 우리의 삶터인 지구를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데 많은 사람이 동참해 주길 소망”하면서.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이용기
시민단체에서 공적개발원조를 통한 최빈국 지원 활동을 하다 2018년 환경운동연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6년간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근절 활동 등의 환경운동을 펼치며 해양환경 보전에 힘썼다. 베이징어언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에서 시민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태보전팀장으로 일하다 2024년 학업을 위해 잠시 휴직에 들어갔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여는 글 공존을 생각하며
1부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
어업과 해양쓰레기
5500만 개의 부표와 미세플라스틱
쓰레기로 둘러싸인 한반도
국제 플라스틱 협약
역행하는 환경정책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쓰레기로 앓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관광지
바다로 가는 담배꽁초
양식장에 대한 불편한 사실
2부 사그라드는 생명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에 대하여
우리 주변의 IUU 어업
‘바다의 판다’와 ‘바다의 코카인’
너무나 촘촘한 그물, 세목망
어린 물고기, 총알오징어와 세발낙지
배타적경제수역을 넘나드는 어선들
고래 이야기
유해 수산 보조금
공존을 위한 제안
닫는 글 감사의 말
주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18쪽 특히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망이다. 유실되거나 함부로 바다에 버려진 커다란 어망이 해저를 덮어버리면 그 일대는 죽은 바다나 다름없게 된다. 여러 생물이 어망에 걸려 죽게 되고, 죽은 생물이 부패를 거쳐 또 다른 생물을 끌어들이는 미끼가 되면서 목적 없는 유령 어업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 악순환은 어구가 수거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거듭되다가 그 일대의 바다를 서서히 죽음으로 물들인다. 통발처럼 틀이 짜인 어구뿐 아니라 자망, 안강망, 선망 등 다양한 어구가 이와 같은 유령 어업의 덫으로 사용되고 있다.
35쪽 전북 군산 금강 하구에서는 불법 어업에 사용되다 버려진 폐어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처리 비용이 비싼 폐어선들이 뒷거래되어 불법 어업에 사용되다가 갯벌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그 주변 경관을 흉측하게 만들고 있다. 한번은 드론을 날려 썰물로 바닥을 드러낸 갯벌 위 선박을 촬영했는데 당혹스럽게도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가 폐선박 위에 앉아 쉬고 있었다. 천연기념물과 불법 폐기물이라는 부자연스러운 조합에 잠시 말문을 닫고 관찰했다. 폐선박 주변에는 물이 얕아 아직 어딘가로 떠밀려 가지 않고 방치된 실뱀장어 어획용 어구가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혹여나 저 어구에 저어새가 걸리기라도 한다면 생명을 잃을 게 뻔했다.
40쪽 먹이사슬을 거치지 않고 큰 물고기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경우도 많다.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은 것은 역시 빨대를 잘못 삼킨 바다거북의 모습일 텐데,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18년 11월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위에서 페트병이 나온 것이다. 위산에 녹지 않은 500밀리리터 페트병이 아귀의 위벽에 붙어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129쪽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별미로 여겨지던 이른바 총알오징어가 2019년 갑자기 유행을 탔다. ‘총알오징어’라고 하니 꼭 다른 종의 오징어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총알같이 작고 날렵한 이 오징어는 다름 아닌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어린 살오징어이다. 그런데 이처럼 ‘총알오징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유통을 하니, 많은 사람이 총알오징어가 살오징어의 어린 개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 이렇게 작은 오징어는 엄연히 포획과 판매가 불법인데도 말이다.
146쪽 2020년 여름 거제씨월드에 방문했다. ‘벨루가(흰고래) 서핑’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시기였다. 현장에 도착하니 온도가 37도에 달했다. 추운 북태평양 지역에서 서식하는 벨루가에겐 찜질방이나 다름없는 장소였다. 게다가 위성지도로 확인해 보니 여섯 개의 수족관 중 가장 큰 수족관의 반지름은 약 13미터였다. 최대 5000제곱킬로미터의 행동반경을 가진 벨루가에겐 아주 좁은 감옥에서 사는 꼴이다. 양식장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에 다수의 개체를 모아두면 세균 감염률이 높아진다. 스트레스와 질병을 유발하는 좁은 공간과 가혹한 노동. 고래들이 어찌 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출처: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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