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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천도서(23.3~24.2)/2023-11

11월의 추천도서 (3913) 위험한 과잉의료

 

 

1. 책소개

 

“과잉의료는 개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재정적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보건 시스템에도 재정적, 구조적 부담이 된다.”

『위험한 제약회사』의 저자이자 근거중심의학의 세계적 석학인 피터 괴체 교수가
자신의 경험과 함께 제시하는 과잉의료의 원인과 해법

 

의사는 왜 불필요한 검사와 처방과 시술로 환자에게 해를 입히는가?
환자는 왜 신중한 확인도 없이 의료인에게 자신의 건강을 쉽게 내맡기는가?
국가는 왜 의료를 정치에 남용하면서 안전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는 인구의 감소와 대도시 편중, 정치의 의료 포퓰리즘과 과잉의료 조장, 상급 의료기관의 대형화와 상업화, 의료전달체계의 역피라미드화, 질병 장사를 하는 제약회사들의 기만적인 의약품 개발과 불법 영업 행위, 거짓이거나 부정확한 의료 정보를 철저한 확인과 검증 없이 대규모로 유포하는 의학지와 각종 미디어, 허위 과장 광고와 선전 때문에 심신과 일상이 의료화되어 불필요한 의료 수요가 폭증한 대중, 의료의 공익성보다 기득권과 이익을 추구하는 데 골몰하는 의료계, 업계와 결탁하거나 압력을 받아 규제가 방만한 행정 기관, 의료 환경 변화에 따라 수가 및 급여 체계를 고치지 않아 의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보건의료 정책 등으로 인해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현대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신간이 출간되어 주목받고 있다. 근거중심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코펜하겐 의과대학 피터 괴체(Peter C. Gøtzsche) 명예교수는 최근작 『위험한 과잉의료(Survival in an Overmedicated World)』에서 오늘날 과잉의료가 만연한 사회의 실상과 문제점을 파헤치면서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학술적 논의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면서 예리한 분석과 유머러스한 비평을 곁들여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피터 괴체 (Peter Christian Gøtzsche)


1949년 덴마크 네스트베드에서 태어났다. 코펜하겐 대학교, 웁살라 대학교, 룬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1974년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생물학과 화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5년부터 제약회사 아스트라(Astra)에서 의약품 영업과 제품 관리를 하다가 의학부 책임자로 활동했다. 1984년 코펜하겐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1995년 내과 전문의가 됐다. 1984년부터 덴마크 왕립병원, 헤를레우병원을 비롯한 여러 의료 기관에서 오랜 수련의 과정을 거쳤고, 1997년부터 왕립병원 수석 내과의사로 활동했다. 1988년부터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의학 강의를 하다가 2010년 ‘임상시험 설계 및 분석’ 전공 교수로 임용됐다. 1993년 세계적인 근거중심의학 연구 기관인 코크란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을 공동 창립하고, 같은 해에 북유럽코크란센터(Nordic Cochrane Centre)를 설립했으며, 2019년에는 과학 연구의 투명성과 개방성 확보를 위한 과학자유연구소(Institute for Scientific Freedom)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2014년 근거중심정신의학협의회(Council for Evidence-based Psychiatry), 2016년 국제정신과약물단약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Psychiatric Drug Withdrawal)를 공동 설립했다. 이른바 ‘5대 의학지’인 《영국의학저널》, 《랜싯》, 《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연보》,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22만 회가 넘게 인용됐다. 저서로 『위험한 제약회사(Deadly Medicines and Organised Crime)』(영국의학협회 “올해의 도서상” 수상), 『유방촬영술 검사: 진실과 거짓 그리고 논란(Mammography Screening)』(프레스크리르상 수상) 등 12권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머리말

1장. 의사는 왜 과잉진료를 하는가?
의사는 검사와 처방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의사는 자신의 진단을 과신한다
의사는 검사나 처방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의사는 환자의 호소보다 검사 기록으로 판단한다
의사는 근거중심의학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의사는 편향된 임상진료지침을 따르고 있다
의사의 태도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

2장. 불필요한 검사는 과잉의료를 야기한다
한국에서는 왜 갑상샘암이 폭증했는가?
유방암 선별검사는 폐지되어야 한다
전립샘암 선별검사, 권하지도 받지도 말아야 한다
증상이 없다면 C형 간염 선별검사도 받을 필요가 없다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몇 명을 희생해야 하는가?
정기 건강검진은 과잉의료를 야기한다

3장. 약이 필요없거나 부작용만 큰 질병과 가짜 질병
비만 유행병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가?
체중 감량제, 절대 복용하지 말라!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제약회사들은 끊임없이 가짜 질병을 만들어낸다
노화는 질병이 아니며 치매약은 효과가 없다
어쩌면 약을 끊어도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기침약과 해열제는 유해무익하다
암 치료는 별 진전이 없고 선전만 요란하다

4장. 정신병약과 진통제는 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정신병약 임상시험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정신병약은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정신 질환에는 약 말고 전기경련요법 말고 심리치료!
신화를 지키려고 진실을 가로막는 검열
네덜란드의 파록세틴 이중 살인 사건
유해하고 기만적인 진통제의 대유행

5장. 질병 예방을 위해 무엇을 취사선택해야 하는가?
비타민 C는 감기에 효과가 없으며 고용량은 위험하다
집먼지진드기 청소를 한다고 천식이 줄지는 않는다
심혈관 건강을 위해 모두가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는가?
예방접종을 수용하되 위해와 득실은 따져야 한다
유럽인에게 일본뇌염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위해성 논란
인플루엔자 백신의 독감 예방 효과는 신뢰할 수 없다
말라리아는 예방이 유리한가 치료가 유리한가?

6장. 대체의학은 의학을 대체하지 못한다
요통부터 천식까지 모두 낫게 한다는 도수치료
손끝으로 진단하고 치유한다는 마사지와 유사 시술들
모호한 근거와 효과로 포장된 만병통치 중국 침술
신에게 빌면 병자가 낫는다는 중보기도
많이 희석될수록 강한 약효를 발휘한다는 동종요법

7장. 불신의 세계에서 신뢰를 찾아내는 방법
허리가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믿을 만한 근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익상충은 어디에나 있다
비판적인 의견은 발표도 검색도 어렵다
근거중심의학을 따르면 믿을 수 있는 답이 보인다
신뢰할 만한 정보 출처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처:본문중에서

 

 

 

4. 출판사서평

 

피터 괴체,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는 올곧은 의학자

1993년 세계적인 근거중심의학 연구 기관인 코크란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을 공동 창립하고, 같은 해에 북유럽코크란센터(Nordic Cochrane Centre)를 설립했으며, 덴마크 왕립병원 수석 내과의사와 코펜하겐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역임한 피터 괴체(Peter Christian Gøtzsche) 명예교수는 30여 년간 이른바 ‘5대 의학지’에 게재된 논문 100여 편 포함해 총 530여 편의 각종 연구 문헌을 발표해 22만 회가 넘게(2023년 10월 기준) 인용된 저명한 의학자이다. 또한 19개국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위험한 제약회사』와 의료계에 충격을 안긴 화제작 『유방촬영술 검사: 진실과 거짓 그리고 논란』을 비롯한 12권의 의학 논픽션을 펴낸 뛰어난 저자이기도 하다.


덴마크 의사 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알려진 그는 근거중심의학의 석학으로 불린다. 특히 그는 유방암 선별검사를 위해 실시되는 유방촬영술(유방 엑스레이)의 무용성과 위해성 그리고 정치적 배후를 규명해 널리 알렸을 뿐 아니라(하지만 유방촬영술을 이용하는 유방암 선별검사는 여전히 세계에서 널리 실시되고 있다), 방대한 임상 연구 자료 분석과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을 통해 제약업계의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만행을 밝혀내 과감히 실명으로 공표함으로써 의료 공익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2018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효과와 위해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가 자신이 설립한 북유럽코크란센터에서 쫓겨나는 수난을 겪었다. 북유럽코크란센터가 외부의 영향에 받아 독립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여러 차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이제는 코크란 체계적 고찰마저 외부 압력이나 편집자의 주관에 따라 편향되게 편집되거나 은폐되어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 저자는 2019년에 과학 연구의 투명성과 개방성 확보를 위한 과학자유연구소(Institute for Scientific Freedom)를 설립해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강의와 기고, 저술, SNS 등을 통해 가장 신뢰할 만한 의학 및 과학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심각한 과잉진단과 과잉치료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의대 정원과 의사 수를 늘리고 대형병원을 증설해 의료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시기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문제가 있다. 불필요한 과잉수요와 과잉의료가 그것의 원인이 아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저자는 의료 공급자에 의한 과잉의료와 의료 수요자에 의한 과잉의료, 둘 모두를 논하면서 의료 공급자와 관리자의 책임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의료 수요자의 주체성과 권리에 대한 조언도 하고 있다. 저자는 과잉의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우리는 심각한 과잉진단과 과잉치료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선진국에서 의사의 처방약이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3위일 정도이다.…… 이런 죽음은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이 모든 ‘피할 수 있는 죽음’은 분명 공중보건의 재난이다.”
“정신의학부터 신장학까지 여러 전문 분야에서, 질병을 정의하는 경계가 지나치게 넓어진 것은 아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환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과잉진단은 만연해 있으며, 심각한 문제다. 일단 사람에게 진단명이 붙으면 일련의 의학적, 사회적, 경제적 결과가─때로는 돌이킬 수 없게─따르기 때문이다. 진단과 그에 따르는 치료는 개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재정적 타격을 주며, 동시에 보건 시스템에도 재정적, 구조적 부담이 된다.”


“건강염려증에 빠진 사람들을 돌보려고 하다가 진짜로 병에 걸린 사람들을 돌볼 시간이 없어진다.”
“다양한 보건의료 정책에서 미국은 19개 선진국 중 최하위였다. 문제의 상당 부분이 1차 진료 부실과 관련있다. 미국의 3,075개 카운티를 비교한 연구에서,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수가 20퍼센트 증가하면 전체 사망률이 6퍼센트 감소하는 관련성이 나타났다. 미국인들의 보건 문제는 극심한 소득 불균형과 만연한 빈곤 때문만이 아니다.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고 대학 교육을 받은 고소득층이면서 생활습관이 건강한 이들도 문제를 겪고 있다. 과잉검사, 과잉진단, 과잉치료의 결과로 보인다.…… 의료 민영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전문 분야와 전문의도 그러하다. 적어도 서구 사회에서는 말이다. 그 모든 의사들이 환자에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든다.”

의사는 왜 과잉진료를 하는가?

본인과 배우자가 의사이기도 한 저자는 의사들이 과잉진료를 하게 되는 원인을 자신의 경험과 여러 일화를 통해 다각도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 들려준다. 지금까지 어느 의사도 고백한 적이 없는 내부 고발 같은 내용도 있어 현대 의사들의 진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첫째, 의사는 검사와 처방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의사는 자신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에 따라 대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검사를 많이 지시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때로는 다른 병원이나 외부 기관에 있는 CT나 초음파 장비로 검사가 실시되어도 의사가 이익을 본다.…… 복용하는 약으로 득을 보는 환자는 소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1퍼센트의 환자에게만 도움이 되는 약 역시 아주 흔하다.…… 의사가 제안한 약보다 저렴한 약이 있는지 물어보라. 리베이트는 무척 흔하다. 부정부패가 별로 없는 나라에서도 의사들이 값비싼 약을 처방하면 환자 수대로 불법적인 돈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둘째, 의사는 자신의 진단을 과신한다.
“검사로 특정 진단이 나오면 의사들은 대체로 그 진단이 맞다고 여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의사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진단검사는 결과가 불확실하다. 즉 명확하게 양성이나 음성으로 나뉘지 않는다. 암도 그러하다.…… 이런 흑백논리의 인습 때문에 진단검사가 대체로 정확하고 확실하다는 잘못된 생각이 더욱 강화됐다. 환자들은─그리고 많은 의사들도─거의 모든 검사 결과에 ‘건강 확실’부터 ‘질병 확실’까지 이어지는 연속선이 있고, 그 중간에 상당히 넓은 회색 구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셋째, 의사는 검사나 처방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의사들은 진단검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검사의 유용성이 입증된 적이 있는지, 즉 검사가 치료법 결정에 차이를 가져오는지, 또는 검사가 위해보다 이점이 큰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환자보다 영리 추구를 우선시하는 문제라고 말할 수도 있다.”


넷째, 의사는 환자의 호소보다 검사 기록으로 판단한다.
“의사가 내 증상이 아니라 그 기록에 기초해서 판단한 듯해 놀라웠다. 증상이 아주 뚜렷했는데도 말이다. 의사는 또 지속성 기도 양압 치료는 특정 연령대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70세 이상에는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나는 60세가 채 안 됐지만 이 끔찍한 장치를 쓸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장치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다섯째, 의사는 근거중심의학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이 일로 나는 근거중심의학의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의학이 요리책 형식이 되어선 안 된다.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과 여타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개별화하고, 이를 실제 환자에게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자면 시간이 걸리는데, 병원에서는 개별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시간 부족은 많은 위해를 야기한다.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치료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의사는 편향된 임상진료지침을 따르고 있다.“의사들은 보통 임상진료지침을 따라 진료를 하는데, 지침의 출처에 관계없이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 협회, 국립보건원, 의료기술평가원, 세계보건기구(WHO) 등 그 어디에서 나온 지침이든 마찬가지다. 주의해야 한다! 오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침에는 가장 신뢰할 만한 근거 대신, 지침을 작성한 사람들 또는 재정 지원을 한 사람들의 편견과 경제적 이익상충이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면, 특정한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거나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있다.”

불필요한 검사는 과잉의료를 야기한다: 한국에서는 왜 갑상샘암이 폭증했는가?

저자는 이 책에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사실들을, 소수의 전문가들은 이미 공감하고 있는 진실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한 가장 신뢰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201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서 갑상샘암 환자가 급격히 늘었던 사건은 세계 의료계에서 아주 유명한 가십거리가 되었다. 과잉검사로 인한 과잉진단, 과잉진단으로 인한 과잉치료의 전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국립암센터와 다수의 대학병원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초음파를 통한 갑상샘암 검사를 권고했다. 그 결과 가짜 질환의 대유행이 생겨났다. 갑상샘암 발병률이 매년 약 25퍼센트씩 증가하여 한국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암이 되었다.…… 그러나 사망률은 지난 30년 동안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암의 대유행은 인재이다. 전체 인구에 큰 위해를 가했을 것이 분명하다.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모집단의 90퍼센트 이상이 외과적 수술로 갑상샘을 제거했다.”


저자는 유방암 선별검사나 전립샘암 선별검사는 실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더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하면 미주에 소개된 참고문헌을 찾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여러 선진국에서 널리 실시하고 있는 정기 건강검진의 효과와 위해성을 설명하면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 과잉의료를 야기하는지 밝힌다.
“유방촬영술을 이용하는 유방암 선별검사를 주장하는 이유는 기만적이고 단순하다. ‘조기에 발견해서 사망률과 유방절제술(mastectomy)을 줄이는 것’… 유방암 선별검사는 종양의 성장 주기를 고려할 때 진단의 시기를 약간만 앞당길 뿐이다.… 유방암 선별검사는, 아주 느리게 성장하거나 아예 성장하지 않아서 발견되지 않았을 유방암을 발견하고 치료하게 만든다. 선별검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유방암은 환자의 일생 동안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선별검사는 여성을 불필요하게 암 환자로 만들어, 평생에 걸쳐 신체적, 심리적 피해를 입게 한다.”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또는 부정기 건강검진, 즉 질병 선별검사는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마땅히 해야 하는 일처럼 보인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합니다.” “조기에 발견하세요.”…… 이런 선전은 만연해 있으며, 모두가 떠들어댄다. 국가 보건 기관, 의사, 민간 의료업자, 제약회사, 환자 권익 단체, 임상진료지침, 언론, 친구들까지. 버스 옆면에도 선별검사 선전이 붙어 있다.…… 선별검사로 정말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가? 정말로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선별검사 결과 전립샘에서 암이 발견되었다 해도 피검자는 여전히 건강하다. 나이든 남성 대부분이 전립샘에 암이 있다는 것이 생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우리는 보건부 장관에게 정기 건강검진은 위해가 크다고 말했다. 정기 건강검진은 더 많은 진단, 더 많은 투약, 더 많은 유해반응을 야기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만큼 건강하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다. 장관은 정기 건강검진 계획을 즉시 중단하고, 이것이 새로운 행정부가 근거에 입각하여 선거 공약을 폐기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저자는 〈머리말〉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의사의 말에 따라 의사에게 경제적으로 득이 되는 여러 가지 진단검사와 치료를 기꺼이 받는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경제적 이익상충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의사가 직접적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많은 이유가 있다. 의사들이 선의로 하는 여러 치료 중에는 효과가 없는 것도 많다. 모든 치료는 일부 환자에게는 반드시 해가 된다. 따라서 의사들은 결국 많은 환자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 해를 입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려면 직접 근거를 찾아봐야 한다.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약이지만, 다른 요인도 있다. 예를 들면 감염, 수술, 진단검사, 입원, 대체의학 역시 그러하다. 병원은 많은 과오가 발생하는 위험한 곳이다."


이어서 저자는 독자들이 “진단과 치료에 대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하여 의사나 여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할 때 자신감을 갖도록 돕고자 한다.”고 말하면서 환자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어떤 환자는 의사결정을 의사에게 맡기는 편을 선호한다. 이유는 대개 의사를 믿기 때문이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이 의사결정 과정에 기여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경험에 따르면 환자는 기여할 것이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늘 의사한테 결정을 맡기는 환자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빌겠다. 그들은 행운이 꼭 필요하다. 의사들은 자주 오판을 한다. 대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약을 너무 많이 쓴다.”
저자는 마지막 7장에서 신뢰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구글, 위키피디아, 코크란 라이브러리, 퍼브메드, 의학 교재를 잘 활용하라고 한다. 하지만 비영어권 비의료인인 일반 독자가 영어로 의학 용어까지 사용해 연구 문헌을 찾아내고 그 내용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의 번역자는 〈옮긴이의 말〉에서 우리나라 독자들이 편리하게 근거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보인다. 비록 영어로 된 체계적 고찰 연구 문헌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효과와 부작용 정보를 확인하여 각자의 약 복용과 치료법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


의료 시스템이 개선되려면 의사, 병원, 보건의료 기관, 제약회사 같은 공급자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건강한 일반인을 포함한 수요자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저자와 번역자가 모두 공감하며 역설하고 있다.

 

출처: 「위험한 과잉진료」 출판사 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