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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추천 도서(18.3~19.2)

9월의 추천도서(2015)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1. 책 소개


등단 35년 만에 처음 펴내는 류시화 시인의 대표 시선집

류시화의 시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그의 시를 관통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사랑과 투명한 응시이다. 그 시적 직관은 ‘사물들은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는 독특한 시 세계를 탄생시킨다. 사물들만이 아니라 시를 읽는 독자들도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은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류시화 시인이 등단하고 10년이 지나서 낸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두 번째 시집《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다시 15년 뒤 출간한 제3시집《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시인이 선정한 대표 시들을 한 권의 시선집으로 엮은 책이다. 

등단 후 시인이 발표한 시들 중에서 ‘길 위에서의 생각’, ‘소금인형’, ‘새와 나무’, ‘구월의 이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옹이’, ‘돌 속의 별, 등 대표시 98편을 수록했다. 구도의 길을 걸으며 체득한 깨달음과 생명을 향한 열린 마음이, 시의 언어가 되어 독자의 눈과 가슴을 떨리게 한다.

처 : 교보문


2. 저자

저자 류시화는 1959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과 재학 중인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다가 여행과 명상을 통한 자기 탐구의 길을 걸었다. 등단 10년 후인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발표했고, 5년 뒤인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다시 15년이 흐른 뒤 제3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펴냈다. 자신의 시를 쓰는 일 외에도 좋은 시를 널리 소개하는 일에도 앞장서서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엮었다. 열일곱 자의 시 하이쿠를 읽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해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바쇼 하이쿠 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지난 25년 동안 해마다 인도, 티베트, 네팔을 여행해 온 기록은 두 권의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에 담았다. 이 기간 동안 매년 한두 권의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이어 와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성자가 된 청소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인생수업』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양서들을 소개했다.

처 : 교보문


3. 목차

1부 1980-1991 
길 위에서의 생각 12 / 민들레 13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14 / 목련 15 / 소금인형 16 / 붉은 잎 17 / 시월 새벽 18 / 산안개 22 / 새와 나무 23 / 구월의 이틀 24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27 / 나무 28 / 많은 눈을 나는 보았다 30 / 겨울의 구름들 32 / 옛날의 정원 35 / 우리는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36 / 벌레의 별 39 / 어떤 눈 40 / 십일월, 다섯 줄의 시 42 / 피에 물든 소매 43 / 그토록 많은 비가 44 / 봄비 속을 걷다 47 / 그만의 것 48 /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52 / 거미 54 / 태양에게 바치는 이력서 56 / 눈 위에 쓴 시 58 

2부 1992-1996 
소금 60 /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61 / 나비 62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64 / 빵 65 / 신비의 꽃을 나는 꺾었다 66 / 패랭이꽃 68 / 별에 못을 박다 69 / 질경이 70 / 나무는 72 / 꽃등 74 / 지상에서 잠시 류시화라 불리웠던 75 / 새들은 우리 집에 와서 죽다 76 / 여행자를 위한 서시 78 / 물안개 81 /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 82 / 나무의 시 85 / 첫사랑 86 / 짧은 노래 88 / 소금별 89 / 저녁의 꽃들에게 90 / 서시 91 / 히말라야의 새 92 / 저편 언덕 94 / 그건 바람이 아니야 95 / 물쥐에게 말을 가르치며 96 / 피로 써라 99 / 가을 유서 100 /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102 / 전화를 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104 / 겨울날의 동화 106 

3부 1996-2012 
바람의 찻집에서 110 / 옹이 112 / 돌 속의 별 113 / 소면 114 /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117 / 반딧불이 122 / 낙타의 생 124 / 피에 물든 소매 43 / 어머니 126 / 옛 수첩에는 아직 128 / 얼음 연못 131 /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132 / 모란의 연緣 134 / 시골에서의 한 달 136 / 완전한 사랑 139 / 직박구리의 죽음 140 / 다르질링에서 온 편지 143 / 첫사랑의 강 144 / 보리 146 /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149 / 자화상 150 / 살아 있는 것 아프다 153 / 물돌에 대한 명상 154 / 화양연화 156 / 언 연못 모서리에 봄물 들 때쯤 158 / 그는 좋은 사람이다 160 /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 162 / 꽃 피었던 자리 어디였나 더듬어 본다 165 / 홍차 166 / 제 안에 유폐시켰던 꽃 꺼내듯이 169 / 곰의 방문 170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172 / 되새 떼를 생각한다 174 /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176 / 불혹에 178 / 달개비가 별의 귀에 대고 한 말 180 /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182 /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184 / 순록으로 기억하다 187 / 모로 돌아누우며 귓속에 담긴 별들 쏟아 내다 188 

작품 해설 | 시를 쓰게 만드는 시(이문재)

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소금인형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옹이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돌 속의 별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직박구리의 죽음 

오늘 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가령 옆집에 사는 다운증후군 아이는 인간으로서 
어떤 결격사유가 있는가 
그날은 그해의 가장 추운 날이었다 
겨울이었고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 보니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죽은 새 한 마리를 손에 들고 

늘 집에 갇혀 지내는 아이가 어디서 
직박구리를 발견했는지는 모른다 
새는 이미 굳어 있었고 얼어 있었다 
아이는 어눌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뜰에다 새를 묻어 달라고 
자기 집에는 그럴 만한 장소가 없다고 

그리고 아이는 떠났다 경직된 
새와 나를 남겨 두고 독백처럼 
눈발이 날리고 
아무리 작은 새라도 언 땅을 
파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흰 서리가 
땅속까지 파고들어 가 있었다 
호미가 돌을 쳐도 불꽃이 일지 않았다 

아이가 돌아온 것은 그때였다 
다시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아이는 신발 한 짝을 내밀며 말했다 
새가 춥지 않도록 그 안에 넣어서 묻어 달라고 
한쪽 신발만 신은 채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을 하고서 
새를 묻기도 전에 눈이 쌓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인가 
무표정에 갇힌 격렬함 
불완전함 속의 완전함 
너무 오래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이 되어 버린 
가면 
혹은, 날개가 아닌 팔이라서 날 수 없으나 
껴안을 수 있음

처 : 본문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독자가 사랑하는 류시화 시인의 대표시 모음집 

시인은 삶으로 시를 써 내려가는 사람이다. 생을 통해 수많은 시를 쓰고, 잘 여문 낟알을 거두듯 시의 알곡만을 골라 시집을 엮는 이다. 류시화 시인이 등단하고 10년이 지나서 낸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5년 뒤에 펴낸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다시 15년이 흐른 뒤에 출간한 제3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서 독자가 사랑하고 시인이 선정한 대표시들을 한 권의 시선집으로 엮었다. 

‘적신호에도 멈추지 않는 사랑을 좋아한다/ 빛을 들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어둠을 알 수 없다고 말한 시인을 좋아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시들보다 아직 써지지 않은 시를 좋아한다…….’ 등단 후 시인이 발표한 시들 중에서 [길 위에서의 생각] [소금인형] [새와 나무] [구월의 이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옹이] [돌 속의 별] [소면] [직박구리의 죽음] 등 대표시 98편을 수록했다. 구도의 길을 걸으며 체득한 깨달음과 생명을 향한 열린 마음이, 시의 언어가 되어 독자의 눈과 가슴을 떨리게 한다. 

류시화의 시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그의 시를 관통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사랑과 투명한 응시이다. 그 시적 직관은 ‘사물들은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는 독특한 시 세계를 탄생시킨다. 사물들만이 아니라 시를 읽는 독자들도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은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등단 35년 만에 처음 펴내는 이 대표 시선집의 시편들은 그만의 언어 감각과 뛰어난 서정, 그리고 깊이를 획득한 단순한 언어로 주체와 객체가 하나 되는 세상을 노래한다. 

시선집을 내며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 권으로 묶으며 내 시에서 깜박이는 신호는 ‘절망과 희망’, 혹은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도 말했듯이 ‘질문에 답하는 질문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첩된 우연들이 모여 운명이 되듯이, 중첩된 단어들이 모여 내 시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삶은 경이롭고, 외롭고, 절망적일 만큼 희망적이다. 그러는 사이 꽃은 적멸로 지고, 비는 우리를 잠재운다. 
그 역설 앞에서 인간은 저마다 시인이다. 언제부터 시인이 되고자 결심했는지 묻는 기자의 물음에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다만 그것을 언제 그만두었는지는 각자에게 물어봐야 한다.”라고 대답한 어느 시인의 말은 진실이다. 언어를 흔들어 전율케 하는 것은 이 불가사의한 세계가 주는 선물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라고 썼지만 이렇게 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시인의 마지막 시 제목은 ‘이제 안녕’이어야 할 것이다. 시는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의미가 떠오른다. 여행이 끝난 후에야 지나온 길들의 의미를 깨닫듯. 고통은 지나가고 한 편의 시가 남는다. 그때까지 단어들을 찾는 것이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다. 
나의 시가 절망에 대한 위안이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진 않겠지만, 시인으로 입문한 지 35년 만에 시선집을 낸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를 읽어 낸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때로는 고상한 단어들로 시적 기교를 부리려고 애쓴 나의 시가 기댈 곳은 ‘시를 읽어 내는’ 독자의 눈과 마음뿐이다. 
-2015년 가을, 류시화 

시를 쓰게 만드는 시 

류시화 시인은 다작이 아니다. 첫 시집을 등단 10년이 넘어 펴냈고, 세 번째 시집은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한 지 15년만에 선보였다. 30년 넘는 시력을 가진 시인치고는 시집이 매우 적은 편이다. 3~4년에 한 권 꼴로 시집을 내는 관례에 따랐다면 10권 안팎의 시집을 갖고 있어야 한다. 창작의 세 요소가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류 시인은 한 가지 요소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1970년대 후반 이래 내가 벗으로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류 시인은 발표한 작품보다 몇 배 많은 시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시들은 종이 위에 있지 않고 그의 머릿속에 있다. 그는 시를 종이에만 쓰지 않는다. 바람결 속에도 쓰고, 구름에다 올려놓고 쓰기도 한다. 집보다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길에서 절반의 생을 보”냈거니와([바람의 찻집에서]), 길 위에서 쓴 시들을 죄다 외우고 있다. 길 위에서 쓴 시들을 길 위에서 수도 없이 고쳐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억세포에 저장된 것이다. 그러니까 류시화 시전집은 30년 전부터 그의 머릿속에서 페이지를 늘려 왔다. 저 머릿속 어마어마한 분량의 시전집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선집 편집 과정은 시인 자신에게는 고통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선집은 독자들에게 축복이다. 시인은 평생 ‘한 편의 시’를 쓴다. 이때 한 편의 시는 숫자 개념이 아니다. 시 전집, 혹은 선집이 한 편의 시일 수 있다. 시인이 생애 전체에 걸쳐 추구하는 가치나 의미, 또는 어떤 세계를 한 편의 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한 편의 시는 시인 자신이 주장할 수는 있지만, 독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한 시인의 생애와 정신세계를 압축하는 한 편의 시는 독자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그 시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고, 그 시 또한 독자가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의미를 뿜어낼 것이다. 그런 시가 좋은 시다. 독자에 의해 매번 새로워지는 그런 시, 독자와 시 사이에서 이뤄지는 내밀한 대화를 통해 매번 새로 완성되는 그런 시가 좋은 시다. 여기, ‘시들의 시’가 있다. 시가 만든 시인보다 시가 만든 독자가 더 많은 시가 있다. 아니 독자를 모두 시인으로 탄생시키는 시가 있다. 
-이문재 시인의 해설에서


처 : 푸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