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추천 도서 (1666) 티보가의 사람들 - 로제르
1. 책 소개
1881년 출생해 1937년 노벨상을 수상하고 1958년 사망한 프랑스 작가의 장편소설. 14살 소년 쟈크가 학교 당국의 비열한 처벌에 격분해 가출을 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1904년부터 1913년까지 대략 10년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들을 중요한 사건만을 압축, 요약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최초의 앙가주망 소설로, 인간의 투쟁과 현대 생활의 여러 단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사실주의 작품이다. 1권 - <회색노트>, <소년원>, <아름다운 계절(상)>, 2권 - <아름다운 계절(하)>,<진찰>, <라 소렐리나>, 3권 -<아버지의 죽음>, <1914년 여름(상)>, 4권 -<1914년 여름(중)>, 5권 - <1914년 여름(하)>,<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다. 양장본.
2. 저자
로제 마르탱 뒤 가르
로제 마르탱 뒤 가르(Roger Martin Du Gurd)는 193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위치한 이 작가는, 예술의 중흥기인 「벨 에포크」에서 전란과 이념의 시대로 이행하는 20세기의 역사를 웅장한 인간 벽화로 그려내었다. 그것이 바로 여덟 편의 연작 소설인 「티보 가의 사람들」이다. 객관적 태도를 견지하며 휴머니즘과 윤리의 추구를 호소하던 작가는 전후의 참여 지식인들에게 외면당했다.
실제로 그는 「노벨 문학상」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한 불운한 작가였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서 일고 있는 새로운 관심은 이제 그가 망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르탱 뒤 가르의 부활은 두 가지 이유에서 정당하다. 하나는 그가소설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이 21세기의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풀리지않는 화두로 남아 있다는 것, 신과 인간, 예술과 이념에 대한 작가의 고찰들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인간 본원의 갈등을 그린 것이다.
또한 동시대인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했던 마르탱 뒤 가르의 현대성은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작가의 독창적인 스타일은 시네마토그래피, 대화 소설, 상호텍스트성, 현실과 허구의 콜라주 기법 등을 아우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 기법의 집적소가 되었다. 이에 작가는, 알베르 까뮈에게서 「영원한 현대인으로 남을작가」라는 칭송을, 앙드레 지드에게서는 「20년 후에야 진정한 평가를 받을 작가」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3. 출판사 서평
[티보 가의 사람들]에서 로제 마르탱 뒤 가르는 인간의 대립되는 면을 표상하는 두 명의 인물을 창조해 냈다. [티보 가의 사람들]은 이 두 인물 자크와 앙투안느 형제의 이야기이다. 전자는 저항적 인간이며 우유부단한 이상주의자인 반면 후자는 침착하고 다소 보수적이다. 이 소설의 처음 몇 권에서는 이 두 개인들이 겪는 삶의 편력들을 만나게 된다. 자크의 어린 시절은 강압적인 구교도 아버지에 대한 반항, 전통적인 부르주아 교육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사랑 이야기와 신교도인 다니엘 퐁타냉과의 우정 등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자아를 찾는 모험을 통해 자크는 마침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반면 앙투안느의 삶 역시 독자의 관심을 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분명하게 밟아간다. 의학에 경도된 그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선민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수련해 나간다.
아버지 오르카르 티보의 안락사를 통해 생명에 대한 인간의 권한과 책임을 묻는 제6부를 전환점으로 '티보 가' 연작은 전반부의 매듭을 짓는다. 이어 작가는 자크와 앙투안느, 두 주인공이 1940년까지 겪는 역사의 격동을 쫓으며,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으로 인해 서서히 타락해 가는 과정을 담아 후속작으로 펴내려고 했다. 그러나 1931년 로제 마르탱 뒤 가르는 커다란 자동차 사고를 겪게 되고 이를 계기로 1920년까지 구상했던 티보 가 시리즈의 플랜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이전에 썼던 제7부의 원고를 파기하고 소설을 크게 두 부분으로 맺기로 한다. 가족사의 테두리 안에 제한되었던 전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에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인 차원을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어지는 두편의 작품 7부 ' 1914년 여름'과 8부 '에필로그'는 1차 세계 대전의 발발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격동기의 역사, 자본주의와 인터내셔널의 대립, 범슬라브주의와 범게르만주의의 대립을 비롯, 각종 동맹과 조약으로 얽힌 당시 유럽 대륙의 정치적 난맥상을 파헤치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는 트럭 한 대 분의 자료와 문헌들을 수집했다고 한다. 파리 고문서 학교 출신이라는 작가의 이력이 치밀한 자료 분석과 정리에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1914년에서 18년까지의 전쟁을 맞아 두 형제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한다. 앙투안느는 전쟁을 받아들이며 끝까지 시민으로 남기를 바라는 반면, 자크는 프랑스의 사회당 당수이자 철저한 반전론자였던 장 조레스의 편에 참여해서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된다. 사회주의 운동 가담으로 그는 자신의 반항인적인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오직 당의 평화주의만이 그를 매료한다. 그러나 '민족'이나 '국가'의 대의명분 앞에서 국제 노동자들의 연대는 허물어진다. 사회주의자들이 전쟁에 대항하는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단결할 줄 모르는 것에 실망한 나머지 그는 민중들의 각성을 호소하는 내용의 삐라를 살포한다는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삐라를 싣고 전선 위를 비행하던 낡은 비행기는 추락하게 되고, 심한 화상을 입은 자크는 프랑스 군에게 사로잡혀 독일군 첩자로 오인되어 사살되기에 이른다.
한편 전편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걷게 되는 행로는 이 소설의 또다른 흥밋거리이다. 뛰어난 예술적 감성으로 촉망받던 다니엘은 전란 속에서 다리 불구자가 되고 절망과 자괴감 속에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자크의 형 앙투안느 역시 독일군이 사용한 독가스 무기에 노출되어 죽음을 선고받게 된다. 그 자신이 의사이지만 결국 자신의 생명 하나 구하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신을 부정하고 과학의 발전만이 구원이라고 믿었던 철저한 이성주의자 앙투안느에게 이미 예고된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8부 '에필로그' 편에서 자크의 유복자인 장폴을 통해 죽은 자와 산자의 마지막 남은 희망의 메시지를 만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