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추천도서(26.1-)/2026-09

9월의 추천도서 (4955) 서리꽃

'-') 2026. 9. 26. 10:00

 

 

 

1. 책소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난
가장 뜨거운 조정래 문학을 만나다!
『태백산맥』『정글만리』의 작가 조정래 신작『서리꽃』

『태백산맥』으로 분단의 비극을 관통하고
『정글만리』로 세계 경제를 진단한 작가 조정래,
『황금종이』로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 지 3년 만에
『서리꽃』으로 영원한 사랑에 다다르다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운다는 것이다
시처럼 순수하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사랑으로
완성된 조정래 문학의 절정

마음 가득 차오르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타국으로 떠난 지 5년,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과연 그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애틋하게 그리워하던 사람이 퀭한 눈빛과 피폐한 낯빛으로 변해버린 채 눈앞에 나타난다면…. 스마트폰에 댄 손끝 하나로 웬만한 건 다 해낼 수 있는 시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근현대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대하소설『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지금까지 1천5백만 이상의 독자들에게 우리 현대사의 참모습을 알린 조정래 작가. 지난 10여 년 동안 장편소설『정글만리』『천년의 질문』『황금종이』등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어온 그가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서리꽃』(전 2권)을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원고지 약 1,690매 분량의 이 작품에서 작가는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젊은 연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이 시대의 사랑에 경종을 울리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는다.

사랑을 이어준 한 편의 시와 그림
그 시작인 반 고흐의 자취를 따라 떠난 취재 여행


총 14개 장으로 구성된『서리꽃』은 운명 같은 만남을 오랫동안 간직한 남자의 깊은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시 동아리에서 개최한 시화전에서 주인공 이재이는 시를 출품하고, 이재이의 시에 한눈에 매료된 윤소인은 시를 곱씹어 외운 후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변용해 매력적인 시화를 그려낸다. 자신의 시에 딱 맞는 그림을 그려준 미대생 윤소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고맙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유학길에 올랐던 이재이가 돌아온 것이다.
한 편의 시와 그림으로 시작된 사랑을 소설에 담기 위해 작가는 반 고흐의 자취를 따라 프랑스 파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취재 여행을 다녀왔다. 팔순을 넘긴 작가가 소설가로서의 직업병을 지독하게 겪으면서도 굳이 먼 길을 택한 이유는, 반 고흐 화집과 관련서들의 간접 취재 못지않게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 쓰는 일에 대한 작가로서 혼신의 노력이기도 하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오테를로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 등을 답사하는 동안 작가는 4권 분량 수첩에 메모와 그림을 남겼으며, 이는 주인공들의 여행으로 자세히 묘사된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조정래 ( 趙廷來)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온 생애를 문학에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태백산맥』『아리랑』『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 5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소설을 집필했다.
대하소설 3부작『태백산맥』『아리랑』『한강』을 비롯해, 장편소설『황금종이』『천년의 질문』『풀꽃도 꽃이다』『정글만리』『허수아비춤』『사람의 탈』『인간 연습』『비탈진 음지』『황토』『불놀이』『대장경』, 중단편소설집『그림자 접목』『외면하는 벽』『유형의 땅』『상실의 풍경』『어떤 솔거의 죽음』등을 발표했다.
산문집으로『누구나 홀로 선 나무』『황홀한 글감옥』『조정래의 시선』『조정래 사진 여행: 길』과 함께, 문학 인생 50년을 담은『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출간했다. 또한 고등학생 손자와 함께 집필한『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와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인『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했고,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오페라·뮤지컬·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 등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1권

작가의 말 | 직업병의 행렬 속에서

생일 선물
선배에서 오빠로
빨간 장미꽃 백 송이
형과의 밀약
두물머리 그곳
밭은기침의 정체
딸에게도 뻗친 마수

2권

장흥 가지산 보림사
시인의 숲 산책길
완쾌의 기도
실패한 복수
파리의 꽃들
반 고흐의 자취
영원히

작가 연보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그때 선배님 시는 잊을 수가 없어요. 시에 사로잡혀 그 그림을 단숨에 그렸으니까요.”
윤소인이 이재이를 살짝 쳐다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눈길이며 목소리에는 수줍음과 조심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이재이는 자신을 짧게 쳐다본 여자의 눈이 순간적으로 밝아지는 것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가다듬은 목소리와는 달리 거기에 실린 말이 너무 뜻밖의 칭찬이고 호감이어서 문득 당황했다.
“아니, 뭐……, 예에……, 그림을 너무 잘 그려주셔서……. 그 고마움도 제대로 표하지 못하고 그냥…….”
이재이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어물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어색스러운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1권「생일 선물」중에서

‘야, 이 정신 나간 놈아! 세상에 쌔고 쌘 여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찢어지게 가난한 것을 골라. 처가 덕을 보진 못하더라도 이쪽 것 새어나가지는 못하게 해야지. 평생 그리 새어나가다 보면 기둥뿌리 빠지고 집안 망한다, 망해. 더 뒷다리 잡히기 전에 당장 때려치워, 당장!’
역력하게 들리는 이런 외침은 평소에 없이 사는 사람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였다.
그런데 아버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하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도 형도 서로 경쟁하듯이, 누가 잘하나 견주듯이 돈 없는 사람들을 마음 놓고 업신여기고 깔보고는 했다. 돈을 떠받들고, 돈만을 믿고, 돈으로 힘자랑을 하는 아버지, 어머니, 형에게는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윤소인이 사람으로 보일 리 없었다. 그 막강한 장애물 앞에서 이재이는 깊은 신음 소리를 물었다. 산도 높고 높은 산이었고, 바다도 깊고 깊은 바다였다. 그 산을 어찌 넘고, 그 바다를 어찌 헤쳐 나아가야 할 것인지 암담하고 가위가 눌렸다.
-1권「빨간 장미꽃 백 송이」중에서

이재이는 통화 끊긴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그 화면에 밭은기침을 서너 차례씩 하던 윤소인의 모습이 선하게 떠올랐다.
‘왜 기침을……? 친구가 걱정할 정도로 오래됐어? 등이 쑤시고 결린다고……? 그게 뭐지? 왜 그러지……?’
민태석은 그저 지나가는 것처럼 말한 것인데 이재이는 커다란 바위가 가슴에 얹히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 그리고 곧 병원에 데리고 가고 싶은 불안감이 몰려들었다.
‘내가 윤소인을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이재이는 문득 떠오른 이 생각에 스스로 쑥스러워졌고, ‘병원에 데려가면 둘의 관계를 뭐라고 해야 하지……?’ 하는 생각에 무르춤해졌다.
애인이나 남자 친구도 이상하고, 제일 자연스럽고 당당한 것이 남편이었다. 그 지위 확보를 빨리 하기 위해서도 형의 도움은 절실했다.
이재이는 더 시간을 끌지 못하고 형에게 전화를 걸고 말았다. -1권「형과의 밀약」중에서

눈물은 정은하만 찍어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윤소인도 볼이 떨리고 입술을 씰룩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민태석은 굳은 얼굴로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재이는 그런 세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슴이 뿌듯해지고 있었다. 자신이 한 일이 뿌듯했고, 그들이 그리도 깊이 고마워하는 것이 뿌듯했던 것이다.
“그만들 해. 자아, 이번에 진짜 축배다. 우리 모두를 위해 축배를 들자.”
이재이는 어기차게 말하며 잔마다 와인을 콸콸 따랐다.
윤소인과 정은하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는 술잔을 들었다.
술잔들은 다시 경쾌한 소리로 울렸고, 그들은 아까보다 더 상쾌하게 잔들을 비웠다.
-1권「두물머리 그곳」중에서

“어렵게 생각할 것 하나도 없어. 현명하고 통달한 철학자에게 내 인생을 상담하기 위해 경배한다고 생각하고 절을 올리면 돼. 마음 편하게 먹고. 자아, 두 손을 모으고…….”
윤소인은 이재이를 따라 합장하고, 무릎 꿇고, 엎드리고, 두 손바닥을 펴서 뒤집어 받들어 올리며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는 기필코 병을 이겨내고 완쾌해서……’ 기도를 시작했다.
이재이가 몸을 일으켰지만 윤소인은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이재이는 엎드린 그녀가 만들어내는 침묵 속에서 그녀의 간절한 기도 소리를 듣고 있었다.
윤소인은 1분이 훨씬 지나서야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에는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소인아!” 이재이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고, “그래, 그렇게 매일 아침 기도하는 거야. 그 기도가 너를 구할 거야.” 그는 그녀를 꼭꼭 끌어안았고, 그녀도 그를 꼭꼭 끌어안았다.
-2권「장흥 가지산 보림사」중에서

9월이 가을의 문을 열었다. 한낮의 햇살은 여전히 따가웠지만 아침저녁의 바람결은 나날이 서늘해지고 있었다. 투명해지는 하늘빛을 따라 들녘의 색깔도 누런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오빠, 오빠, 꿈을 꿨어요. 너무나 이상한 꿈이에요.”
윤소인은 다급하게 이재이의 문을 두들겨댔다. 그녀는 새벽 4시의 어둠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푸른빛 가로등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울창한 편백나무 숲의 어둠은 짙었다.
“응, 왜, 왜 그래?”
놀란 이재이가 잠이 덜 깬 소리를 내며 문을 벌컥 열었다.
“오빠, 놀라게 해서 죄송해요. 꿈을, 너무 이상한 꿈을 꿨어요.”
“꿈을? 무서운 꿈이었어?”
“아니요, 아니요. 저기 저 대적광전 부처님께서……, 부처님께서…….”
“부처님이……?”
이재이는 이상한 예감에 부딪혔다.
-2권「완쾌의 기도」중에서

윤소인의 작업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매서운 불빛을 내쏘는 눈에서는 여전히 괴기스러운 불길이 이글이글, 일렁일렁 타오르고 있었다. 이재이는 그 야릇하고 희귀한 눈빛을 대할 때마다 예술가의 특이성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예술하는 사람들의 DNA와 영혼은 색다른 것이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남들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창작 행위를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또다시 3개월쯤 지났다.
“나 정말 내가 미워 죽겠어요. 죽을 것만 같애요.”
윤소인은 이 말을 절망적으로 하고는 4개의 그림 앞에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이재이는 허둥지둥 119를 불렀다.
-2권「실패한 복수」중에서

 

 

간략줄거리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겨울 밤, 대학 동기이자 학창 시절 시 동아리 ‘글밭’에서 함께 시를 쓴 이재이와 민태석이 5년 만에 해후한다. 이재이가 사업가인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졸업 직전 홀연히 미국으로 출국하고 나서 오랜만에 만난 자리, 민태석은 자신의 아내 정은하와 그녀의 친구 윤소인을 초대한다. 그들 모두는 동아리의 시화전을 위해 함께 작업한 인연이 있었고, 그 와중에 민태석은 정은하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해 사랑을 이루었다. 행복해 보이는 민태석 커플과 달리, 청초했던 예전의 아름다움을 잃은 윤소인을 마주한 이재이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혼란스러워하는데…….

부모님 몰래 경영학 대신 철학으로 전공을 바꾼 이재이는 미처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고민한다. 맨손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회사를 일궈낸 아버지는 돈과 권력만이 세상의 전부라 철석같이 믿는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주의자다. 어머니도 그 생각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서 철학도인 그가 하루빨리 주변을 정리하고 회사에 입사해 자기 자리를 찾을 것을 채근한다.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지 못한 형은 이재이의 귀국이 반갑기만 한 것이 아니다.손자를 간절히 원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을 안기면 안심이 될 듯하지만 딸 셋을 낳은 후 아내는 더 이상 임신하기를 거부한다. 아버지의 회사보다 더 자산이 많은 회사의 회장 딸과 결혼한 것이 암초처럼 그의 앞을 가로막는데…….

대학 2학년 때 시화전에 참여한 윤소인은 이재이의 시에 한눈에 매료되어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변용해 매력적인 시화를 그려냈고, 어릴 적부터 예술적 재능을 드러내 화가로서의 꿈을 꿈꾸었지만, 아버지의 회사가 송사에 휘말리고 아버지마저 그 충격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남겨진 빚더미를 갚느라 고단한 삶을 보낸다.
정은하와 민태석의 도움으로 이재이를 다시 만난 윤소인은 5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낸 이재이의 사랑에 감동해 눈물짓는다. 윤소인의 밝은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리라 다짐한 이재이는 미래를 담보로 한 밀약을 형에게 제안하고, 회사에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형은 마지못한 듯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이재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남은 빚을 갚고 가족의 생계까지 마련해 한숨 돌리려는 즈음, 윤소인 앞에는 다시금 고난이 찾아온다. 지난 5년의 지하 생활이 걸림돌이 되어 생사를 좌우하는 병이 그녀를 장악한 상태다. 이재이는 형을 채근해 치료와 요양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한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나고 이재이는 윤소인과 함께 서울을 떠나 공기가 좋은 전라남도 장흥으로 향한다.
이재이가 계획한 철저한 건강 관리로 윤소인은 나날이 회복되고, 그들은 매일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오래 꿈꿔온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한 이재이는 그녀와 영원히 함께할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데…….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운명을 거스르려는
한 남자의 애절한 사랑 노래


경영학을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뜻에 떠밀려 간 유학에서 이재이는 철학을 공부하며 윤소인에 대한 사랑을 다져간다. 집안의 몰락과 동시에 거대한 빚더미를 끌어안고 고단한 삶을 보내던 윤소인과의 결정적 만남 이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구하겠다고 다짐하고, 부모님 몰래 형에게 은밀한 계약을 제안한다.
남성중심적 사고로 똘똘 뭉친 아버지 탓에, 딸만 셋 낳아 후계자로서의 입지조차 위태로운 형은 자칫 무모해 보일 법한 동생의 행태를 나무라면서도 그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채워간다. 연인뿐 아니라 친구의 고난조차 끌어안으려는 주인공의 희생은 형과의 밀약을 거듭하며 점점 커진다.

부처의 마음과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 모두를 끌어안는 한 인간의 끝없는 사랑


운명의 굴레를 거스르기 위해 떠난 곳에서 소설 속 주인공이 ‘시인의 길’을 걸으며 확인한 사랑은 이제까지 얻지 못했던 진정한 행복을 그에게 알려준다. 사랑이란 자신을 내려놓는 부처의 마음과, 생명을 품어내는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반복되는 고난 속에서 사랑의 완성을 꿈꾼 남녀가 찾은 곳은 그들의 시작을 있게 한 반 고흐의 작품이어야만 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으로 이어지는 여행에서 꺾이지 않는 사랑의 맹세를 거듭한 그들은 마침내 운명이 허락지 않은 결말로 달려간다. 추운 밤 잠깐 피었다 사라지는 서리꽃처럼 시작된 그들의 사랑이 영원을 약속하며 깊어진다.『서리꽃』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미래를 향한 열망과 영원의 이야기다.

인공지능과 스마트폰이 장악한 이 시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문학’을 꿈꾼다


1970년 등단 이후 56년 동안 발표한 작품 중에서 조정래 작가가 ‘사랑’을 본격적인 화두로 삼은 유일한 소설인『서리꽃』은 인스턴트 같은 연애가 만연한 이 시대에 가슴 깊은 곳을 울리는 애절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작가가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한 이유는, 이제껏 그가 생각하고 실천해 온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작품에 담았기 때문이다. 남녀의 애정을 넘어 희망과 기쁨, 미래에 대한 소망과 행복까지 모두 아울러 한 편의 대서사시로 엮어낸 것이다.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글을 쓰겠다는 작가가 지향해 온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문학’의 완성을 확인케 하는『서리꽃』은 우리에게 영원한 사랑의 흔적을 가슴 깊이 남김으로써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시간을 선사한다.

 

출처: 「서리꽃 」해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