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추천도서(26.1-)/2026-09

9월의 추천도서 (4932) 중립은 힘이 세다

'-') 2026. 9. 3. 10:00

 

 

1. 책소개

고정관념을 걷어내자 비로소 보이는 ‘중립’의 해법
한반도 중립지대를 향한 나침반‘평화의 계단’프로젝트

‘우리가 전쟁을 끝장내지 않으면 전쟁이 우리를 끝장낼 것’이라는 경구가 무색하게도 유럽과 중동의 전쟁은 확전일로에 있다. 이는 미국 패권 중심의 일극체제 붕괴와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흐름을 일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이러한 다극적 국제질서가 야기하는 불안정성의 충돌 한가운데서 세계는 ‘동맹이냐 적이냐’는 냉혹한 진영 간의 편가르기 회오리에 휩쓸리고 있다. 여기다 우리에겐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한반도’에 살고 있다는 새삼스런 자각과 공포까지 덧붙는다.
파도만 넘실대는 망망대해에서든 수풀에 뒤엉킨 열대의 정글에서든 나침반이 필요한 이유는 내딛어야 할 당장의 한 걸음은 물론이거니와 그렇게 나아가 도달하고자 하는 먼 지향점을 위해서다. 국제 정세의 점증하는 불안과 위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했던 구한말과 해방전후기의 어리석음을 기억한다면, 위기와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는 살얼음판 위 우리의 현재를 예민하게 직시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이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현상 유지가 최선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대한민국이 어디에서 와서, 지금 어떤 상태에 있고, 앞으로 어떤 좌표를 정해서 나아가야 할지 길을 보여주고자”(p.325) 한 미래의 처방전이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김성해

 

대구대학교에서 미디어와 국제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농담처럼 전생에 초원의 전사가 아니었냐고 말할 만큼 길 위에서 산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찾고, 많은 관점을 접한다. 대략 20년 정도 한국의 미래 전략을 고민해왔다. ‘중립’이라는 화두를 껴안다 보니 이게 인생의 철학이 됐다. 그래서 가능한 한 특정 진영에 속하지 않으려고 한다. 남들에게 훈수를 두는 것도 사양한다. 할 수 있으면 중간에 서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찾고 있다. 바로 중립(中立)이다. 그간 꽤 많은 책과 논문을 썼다. 국내 학계에서는 낯선 방식으로, 미국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작업이었다. 미국이라는 권력이 우리 일상을 관통하고 있으며, 지식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도 배웠다. 당분간 이 경험을 토대로 ‘지식과 권력’이라는 화두를 붙들고 씨름할 것 같다.
저서로는 『지식 패권 IㆍII』(2019), 『천사 미국과 악마 북한』(2019), 『벌거벗은 한미동맹』(2023), 『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2025) 등이 있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머리말│전쟁과 평화

제1장 ‘중립’ 다시 보기
“중립이라… 허 참”
통념의 함정
하나, 중립은 살아 있는 ‘카드’다│둘, 중립은 맞춤형 투자다│셋, 중립은 스스로
돕는다│넷, 중립은 ‘연결고리’다
박쥐의 ‘진짜’ 실수

제2장 한반도의 중립 실험
구한말의 실험
바람 앞의 촛불│전개 과정 │제1단계 │제2단계│제3단계 │난파선
해방공간의 실험
희망의 시간│분열의 시간│소멸의 시간
우물 안의 개구리

제3장 망각의 중립
미국의 중립 ‘논의’
북한의 중립 ‘노선’
출발지│‘중립국’ 외교│비동맹주의│고려민주연방공화국
남한의 중립 ‘운동’
서릿발│짧은 봄│빙하기│해빙기

제4장 중립 ‘사용설명서’
죽어야 산다!
지정학의 귀환
세 갈래 길
중립화 전략
관점의 충돌
프로젝트 ‘평화의 계단’
중립 캠페인│중립 외교│DMZ 중립회랑│다자간 안보체제 │중립지대 한반도

제5장 중립의 시간
기회의 창
제국의 황혼
반면교사
천시(天時), 국제질서의 변화│지리(地利), 한국의 성장│인화(人和), 아! 대한민국
꿈은 죄가 없다

집필후기│‘한반도 100년 항해의 나침반’에 대하여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p.70
한반도의 중립화 논의가 처음 등장한 건 벌써 150년 전이다. 유길준과 같은 선각자는 물론이고 일본·러시아·영국도 이 얘기를 꺼냈다. 고종은 1904년 일방적으로 조선의 영세중립을 선언하기도 했다. 누구라도 한반도를 독점하면 세력 균형이 무너질 것이고 자칫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p.78
중립은 전쟁 당사자 중 한쪽을 ‘죽이는 것’은 돕지 않는다. 그렇다고 ‘살리는 것’마저 외면하지는 않는다.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편으로 대화의 창구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그런 상황이라면 한번 정리해보자. 친구를 버려서 ‘섬’이 되는 게 중립일까? 아니면 ‘적’을 만들지 않아 오히려 ‘다리’가 되는 게 중립
일까? 만약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면 둘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까? 만약, 제 목숨과 재산 정도는 혼자서도 지킬 수 있는 조건이라면 ‘연결고리’가 훨씬 더 좋지 않겠는가.
 
p.145~146
우리가 중립의 가치를 너무 몰랐거나 무시했다. 구한말의 경험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봤을 때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나라·일본·러시아를 대신해 미국·소련이 대신 무대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독립을 약속한 상태였지만 장차 태어날 한반도의 통일국가에 대한 미·소 각자의 입장은 분명했다, 절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하필이면 냉전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진영 논리는 더 강해졌고,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한반도가 특정한 진영에 편입되는 일은 무조건 막아야 했다. 신탁안이 결정된 후에도 늦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마련해준 협의체에 들어가서 중립 의향을 일관성 있게 제시했다면 미국과 소련이 막무가내로 반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p.230
물론 보수는 이런 가정 자체를 거부한다. 중국이 먼저 공격한다는 전제에서 대만을 방어한다는 것이고 주한미군이 있어 오히려 억제 효과가 있다고 본다. 진보 진영은 이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전쟁을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대신에, 미국이 대만에 각종 첨단무기를 계속 배치할 때 중국이 이를 언제까지 방관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처지를 바꿔서, 중국이 만일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런 조치를 할 때 미국은 어떻게 나올까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경험을 떠올리면 답이 나온다.
 
p.293
역사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다면 답을 찾는 일은 난감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우연스럽게도 한미관계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전례가 있다. 바로 중국과 조선의 균열이다. 당시 중국은 물리력을 사용해서라도 조선을 잡아두려고 했고, 그럴수록 조선은 더 멀어지면서 끝내 독립문까지 세우는 사태로 진행됐다. 이를 재론하는 이유는, 중국이 조선을 잡으려 하면 할수록 조선은 더 멀어졌다는 점 때문이다.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중립에 대한 오해 벗기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중립 논의는 구한말 외세의 각축 와중에 불거진 조선의 중립화론을 시작으로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중립’을 입에 올리기만 해도 “관심 없다”“우리 현실에 안 맞다”“미국이 동의해주겠는가”“불순세력의 이간질이다” 등의 냉소적 반응이 거의 자동적으로 튀어나온다. 한마디로 지금은 중립이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 시대이므로 무의미한 비현실적 논의라고 치부할 뿐이다.
이에 저자는 중립국·중립공간·중립외교 등의 개념과 범위를 꼼꼼히 검토해가며 중립이 과연 무엇인지, 지금도 가능한 모델인지, 그 성공사례로는 어떤 경우가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가운데 이미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오해들을 일일이 끄집어내 반박한다. 청일전쟁 직전에 일본으로부터 조선반도 중립화 구상이 제출되었던 사실과, 한국전쟁 직후 미·소 양국에서 모두 한반도 중립화의 아이디어가 제기된 바 있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다. 더불어 역대로 한반도에서 이뤄졌던 중립실험들의 궤적을 남한·미국·북한 세 파트로 나눠 그 실패사를 찬찬히 보여준다. 특히 북한은 언제, 왜, 무엇을 위해 중립에 관심을 가졌고 끝내 그들만의 희망이 되고 말았는지도 살펴본다.

프로젝트 ‘평화의 계단’의 5단계
한반도에서 중립이 가능하다면 그 과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통일까지 포기하며 적대관계를 공식화하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과연 방법은 있을지,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어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일종의 ‘중립 사용설명서’에 값하는 저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그 핵심에 해당하는 것은 아무래도 ‘평화의 계단’(5단계) 프로젝트다.
첫째 계단 ‘중립 캠페인’은 정부에 맡겨 두지 말고 시민이 앞장서 중립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요체다. 둘째 계단 ‘중립 외교’는 현재 상황을 전혀 바꾸지 않고 할 수 있는 외교의 전술적 변화로, 노르웨이와 싱가포르가 갔던 길을 차용한다. 셋째 계단 ‘DMZ 중립회랑’은 중립지대로 운영되고 있는 파나마운하 모델을 ‘비무장지대’에 도입해보자는 발상이다. 중립의 길에는 다양한 모델이 있고 ‘중립공간’도 그중의 하나라는 점에 주목한다. 넷째 계단 ‘다자간 안보체제’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발상의 전환’으로써 접근하는, 중립의 가장 큰 장애물일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이다. 다섯째 계단 ‘중립지대 한반도’는 굳이 남북이 통일국가를 만들지 않고도 중립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게 목표다. 중립지대에서 남북은 각자의 주권을 행사하면서 상당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코리아연합국’ 정도로 남게 된다. 이때는 주변국도 이 상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 기대된다.

왜 하필 지금 ‘중립’인가?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내외적 상황이 우리가 스스로 ‘중립의 길’을 열어갈 탁월한 조건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 근거를 맹자의 필승전략 3가지를 빌어 이렇게 제시한다. 첫째 천시(天時), 미국의 패권이 저물고 다자주의가 등장하는 국제질서의 변화. 둘째 지리(地利), 무시 못할 힘을 지니게 된 한국의 경제적·군사적·문화적 성장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협력국의 확대. 셋째 인화(人和), 전쟁과 독재와 쿠데타와 내란을 극복해온 한국 민주화가 주는 자긍·국격·단합의 힘.
세계는 지금 전쟁중, 그렇기에 더욱 절박하게 갈구되는 평화의 길. 특히 언제 불꽃이 튀어도 이상할 게 없는 이 첨예한 충돌지대인 한반도에서, 막연한 이상론이 아닌 절박한 현실론으로서 ‘중립’의 가치는 새삼 재발견되고 주목되고 있다.

 

출처: 「 중립은 힘이 세다」개마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