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치아』는 프랑스 망명 중이던 하이네가 1840년부터 파리의 중요한 정치, 사회, 경제적 사건과 문화 예술계 및 하계의 동향 민중의 삶을 기사화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보도문을 직접 엮은 책이다. 19세기 유럽에 대한, 19세기 세계에 대한 총체적 보거서이며 자본주의 태동 이후의 인류를 말한다.
출처 : 교보문고
2. 저자
독일 후기 낭만주의 위기의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그는 단지 낭만주의적 신념으로 시대의 불안을 극복하려 했던 일반의 낭만주의자들과 달리 날카로운 현실비판과 서정성을 동반한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공격적인 풍자, 급진적 태도는 당대에 큰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개인의 자유 회복과 새로운 사회상을 제시하기 위한 필수적이며 유효한 요소였다. 그의 문학세계의 핵심은 문학을 통해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예술 고유의 영역을 지키고자 한 데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바허라흐의 라비》,《 서른세 편의 시》,《 하르츠 기행》,《 여행 화첩》,《 노래의 책》,《 독일. 겨울 동화》,《 신시집》,《 로만체로》등이 있다.
출처 : 교보문고
3. 목차
헌정 서한
1부 2부 부록
옮긴이 해설ㆍ『루테치아』와 예술적 다큐멘터리 문학의 가능성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출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P. 9-10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꽤 오래전에 내가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실었던 일간 보도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상당 부분의 초고를 나는 보관해왔고, 이제 새로운 출판에 즈음해 금지되었거나 변형된 부분들을 이 초고에 의거해서 복원하고 있습니다. [……] 문체가 이상하고 의미는 더욱더 이상하게 보이는 부분에서는 이런 의심스러운 부분을 완전히 제거해버림으로써 최소한 예술적 명예를, 즉 아름다운 형식을 구원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제정신이 아닌 붉은 연필이 지나치게 날뛰었던 부분의 삭제는 다만 변두리의 것들에만 해당될 뿐, 사물과 인간에 대한 판단들은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항상 있던 그대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원래의 시대적 색체가 상실되지 않습니다. 나는 검열을 받지 않은 상당수의 발표되지 않은 보도문을 조금도 변형하지 않고 추가함으로써 모든 보도문을 예술적으로 통합했고, 이 통합을 통해서 하나의 전체를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이 전체는 매우 중요하고 또 흥미로운 한 시대의 모습입니다. _「헌정 서한」
P. 12-14 파리로부터의 내 보도는 2월 24일의 파국에까지 이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보도문의 모든 페이지에서 이 파국의 필연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필연성은 예언자적 고통으로 예언되었습니다.. [……] 나는 아주 미세한 음영에서도 나타난 시대의 그림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정직한 다게르식 사진은 파리 한 마리도 아주 위풍당당한 말과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 묘사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 기사들은 매일매일이 그 자체 내에서 묘사된 다게르식 사진의 역사책입니다. 그뿐 아니라 배열하고 정돈하는 예술가의 정신이 이 그림들을 배합하고 편성함으로써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 작품 안에서 묘사된 것들은 스스로 그들의 사실적 객관성을 신빙할 수 있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내 책은 자연의 작품이자 동시에 예술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지금은 아마 독서계의 대중적 욕구를 충족시키겠지요. 그러나 후세의 역사가들에게는 틀림없이 역사적 자료로서 소용될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상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보증을 자신 안에 간직한 자료로서 말입니다. _「헌정 서한」
출처 : 본문 중에서
5. 추천사
우리는 독일의 하인리히 하이네를 서정시인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 억압을 비판하고 자유와 해방을 노래했다. 마르크스와 교유하며 그의 사상에 영향을 끼쳤다. 그 하이네가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1840년부터 1848년까지 독일신문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 차이퉁」 독자들을 위해 파리의 중요한 정치?사회적 사건과 문화 예술계 동향, 민중의 삶을 기사화해서 보냈다. 이 책은 그 글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이 책이 ‘파리’라는 도시 속의 다양한 삶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네는 파리의 옛 라틴어 이름인 ‘루테치아’를 책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은 ‘파리’라는 하나의 거대한 종합적 현상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시각에서 묘사한다. 당시 유력 정치인인 티에르와 기조에 대한 인물평을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고, 부르주아지 지배층의 추악한 실상을 가감 없이 고발한다. 생시몽주의자와 푸리에주의자들은 말만 무성해 조만간 공산주의자들에 흡수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한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똬리를 틀기 시작하는 19세기 중엽의 파리 사회에 대한 생생한 현장 기록이자 총체적 보고서이다. 하이네는 “그때는 아주 위험한 시기였고, 그래서 침묵은 절반의 배신”이라는 말로 시대상황을 요약한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대두하고, 특히 황금만능 사유방식이 만연하던 19세기 파리에 대한 풍자와 탄식, 소외되고 착취당하는 민중의 고통과 분노,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이 책을 관통하는 큰 문제의식이다. 그래서 미래의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에 대한 하이네의 예언서로 불러도 무방하다. 하이네는 사회 정의의 이름으로 혁명의 필연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그는 이 혁명의 과격함과 폭력성까지 인정할 수는 없었다. ‘절대적 평등’의 기치 아래 획일성과 집단성을 강요하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시기심을 평등의식으로 포장한 채 뛰어난 개인들의 정신적인 힘을 무시하고 배척하면 급진주의자들이 꿈꾸는 그런 공화국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하이네의 경고는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인명과 지명만 바꾸면 우리 시대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부분도 있어 하이네의 고민이 더 무게 있게 다가오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