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추천도서(2692) 오리지널 마인드
1. 책소개
가즈오 이시구로로부터 "전세계에서 작가 인터뷰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엘리너 와크텔의 또 다른 인터뷰집. 세계적인 사상가, 작가,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수전 손택, 놈 촘스키, 조너선 밀러, 조지 스타이너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자기 분야를 확장하며 한 시대의 획을 그은 혁신가들의 ‘독창적인 정신’을 만날 수 있다.
2. 저자
저자 : 엘리너 와크델
1947년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맥길 대학에서 영문학을, 시라큐스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특파원으로 활동했으며, 대학에서 부교수로 여성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2015년에 <캐나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되었다.
1987년 문학평론가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이래 CBC 라디오 프로그램 를 1990년부터 30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작가 및 저명인사와의 인터뷰를 엮어 『작가라는 사람』(전3권)과, 본서 『오리지널 마인드』(Original Minds)가 출간되었으며, 2011년에는 뉴욕 페스티벌 어워드에서 ‘월드 베스트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는 등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머리말ㆍ 6
들어가며ㆍ 12
조너선 밀러ㆍ 21
제인 구달ㆍ 8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ㆍ 131
조지 스타이너ㆍ 165
데즈먼드 투투ㆍ 217
수전 손택ㆍ 241
아마르티아 센ㆍ 285
글로리아 스타이넘ㆍ 331
재레드 다이아몬드ㆍ 373
올리버 색스ㆍ 415
제인 제이콥스ㆍ 449
움베르토 에코ㆍ 491
메리 더글러스ㆍ 533
놈 촘스키ㆍ 581
아서 C. 클라크ㆍ 613
해럴드 블룸ㆍ 651
참고문헌 ㆍ 711
출처:교보문고
4. 책속으로
독창적original이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 생각하다 보니 아이작 뉴턴 경의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자 뉴턴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 서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독창적인 사상가는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순간에 이 세상의 전반적인 체계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자신의 사회를 넘어서,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도 자기 시대를 넘어서 생각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참신하고 실용적이며 우리가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공헌을 했기에 우리는 그들을 독창적인 정신original minds이라고 부른다. 나는 용감해야만 독창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보 취급을 받고 웃음거리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기존의 생각과 어긋나는 생각 ― 말하자면 아주 당연한 생각, 혹은 당연한 것과 정반대인 생각 ― 을 내뱉어야 한다. 비범한 천재성이 번득여야 하고, 그것을 표현할 만큼 용감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계속 추구하고 끈질기게 버티며 그것이 통하게 만들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 (10~11쪽)
삶은 신기한 역설과 문제로 가득하기 때문에 눈을 크게 뜨고 스쳐 지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광택이 반들거린다는 단순한 이유로 좋아합니다. 평범한 빨강색과 달리 광택이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절대 자문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문제는 대부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간과하던 것에 마음을 쏟을 때 생깁니다. 대체로 정말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복잡한 심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범속한 자들과 가짜 사냥꾼들은 “이런, 당신은 별것도 아닌 일로 소란을 피우는군요”라고 말하겠지만 정말 흥미로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소란을 피워야 드러나는 법입니다. (조너선 밀러, 72쪽)
사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종과 모든 집단의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주 넓고 깊은 혁명이지요. 저는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안이 있다고 항상 생각해 왔습니다. 페미니스트냐 마조히스트냐, 완전한 인간이냐 그렇지 않으냐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많은 여자들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면 곧 응징을 당할 것이라고,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남성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빼앗긴다는 뜻, 혹은 섹스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섹스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뜻이었으니 참 아이러니하지요. 그들이 노리는 것은 여성들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 따라서 서로 동질감을 느끼고 함께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글로리아 스타이넘, 358~9)
어떤 작가들 ― 예를 들어 삼류 소설, 포르노 소설 작가들 ― 에게는 독자가 이미 존재하고 광고 대상처럼 거기 있습니다. 나는 주부에게 팔고 싶다, 독신 남자에게 팔고 싶다, 누구에게만 팔고 싶다, 그런 거죠. 따라서 그러한 소설들은 이미 존재하는 특정한 표적을 대상으로 만들어집니다. 젊은 여자, 나이 많은 남자, 섹스에 집착하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반면에 진지한 작가는 기존의 독자를 보지 않습니다. 독자를 만들어 내고 싶어 하지요. 모범 독자가 되는 법은 책에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통해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마지막 장에 도달한 독자는 그 책의 모범 독자가 된 것입니다. 프루스트를 보세요. 기존의 독자가 몇 천 페이지에 달하는 개인적인 기억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을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프루스트는 그것을 서서히 쌓아 올렸고, 우리는 프루스트의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점차 그가 원하는 독자가 됩니다. 모범 독자라는 말은 그런 뜻입니다. 어떤 책의 모범 독자가 어때야 한다고 말하는 외적인 기준은 필요 없습니다. 기준을 말해 주는 것은 책입니다.(움베르토 에코, 523~4p)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용감해야 독창적일 수 있다
웃음거리가 될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기존의 생각과 어긋나는 것을 내뱉어야 한다
―이것이 ‘오리지널 마인드’다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호기심이고, 관심이 가고 흥미롭고 서로 연관된 문제들에는 해답이 있고, 그러한 문제들은 또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조너선 밀러
토머스 헉슬리가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었을 때, 그는 책을 덮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정말 멍청하군.”
정말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사람들은 비유를, 비슷한 점을 갑자기 알아본다. 의사이자 배우이자, 연극·오페라 감독, 조너선 밀러의 말이다. 정말로 좋은 것, 어떤 진실됨, 호기심, 용기, 사랑… 이런 것들은 사람들을 변하게 만든다. 독창적이고 고유한, 대범하고 과감한 정신을 가진 ‘오리지널 마인드’들은 우리를 다른 사람이 되게 한다.
『오리지널 마인드』는 전 세계에서 인터뷰를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작가들에게 손꼽히는 엘리너 와크텔이 16인의 세계적 지성·예술가·작가에게 우리를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소설가 캐럴 실즈의 말처럼, “엘리너는 내가 정말 묻고 싶은 질문을 던진다”.
전설과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은 특권이다
제인 제이콥스 웨이(웨스트 빌리지, 뉴욕), 제인 제이콥스 파크(토론토), 제인 제이콥스 스트리스(사우스 캐롤라이나; 노스 캐롤라이나), 제인 제이콥스 조각의자 (빅토리아 메모리얼 스퀘어, 토론토)……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거리’ 이름과 공원을 수 개나 가진 제인 제이콥스. 그녀는 ‘도시의 전설’로 불린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이라는 놀라운 저작을 남긴 제이콥스는 “우리 시대에 이와 비견할 만한 충격을 준 다른 작가의 이름을 대기 어렵다”는 평을 듣는다. 그런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 가족 이야기,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귀찮은 여자들” 목록에 뽑히게 된 다종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독자에게 축복이다. 조지 스타이너가 다른 이의 뛰어난 작품을 볼 때 “사랑의 빚”을 느낀다고, 그것을 알게 된 것이 어마어마한 특권 같다고 말한 것처럼, 이런 작가들의 삶과 정신의 조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마어마한 특권 같다.
가장 멍청하고 한가한 순간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미국 CBS의 <레이트 레이트 쇼>의 진행자로 실없는 농담의 대가인 크레이그 퍼거슨은 2009년 데즈먼드 투투 전 대주교와의 인터뷰 후 쇼를 그만두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방운동의 영웅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는 우리의 현재 모습을 보게 한다. 그저 그것만으로 타인의 인생을 바꾼다. 남아프리카 난민들의 삶도, 코미디언의 삶도, 그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의 삶도.
순진해도 괜찮아, “모두 함께 걱정하면 하나가 된다”
엘리너 와크텔의 라디오쇼 <라이터스 앤드 컴퍼니(Writers and Company)>에서 데즈먼드 투투 전 대주교의 방송이 나가고 방송국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투투의 낙관주의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자신이 가진 지식과 지혜를 모두 내놓아도 좋다”고.
20세기 페미니즘 진영에서 상징적 존재로 역사에 남을 인물,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어머니로부터 “모든 것이 나아질 수 있다”고 배웠다고. 그런 어머니의 의식적인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모습을 본보기 삼아 배웠다. 또한 불행했기 때문에 낙천주의자가 되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까지 다시 나빠질 수는 없어,라고 계속 생각했으니까요.”(본문 346쪽)
『뉴욕』매거진에서 저에게 “남자처럼 글을 쓰시네요”라고 말하면 저는 “아, 고마워요”라고 대답했죠. 중요한 건 마음상태예요. 저는 낙천성을 발휘해서 휴머니즘으로 넘어가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본문 351쪽)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안이 있다고 늘 생각해 왔다는 스타이넘. 그것은 “페미니스트냐 마조히트느냐, 완전한 인간이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평등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서로가 만족스러운 관계라는 의미의 사랑은 페미니즘에 의해 가능해졌다는 그녀의 말에, 플레이보이지에 위장잠입을 한 그녀의 겁없음에,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를 이미 47년 전인 1971년에 창간한 그녀의 실행력에, 우리는 분명 빚을 지고 있다. 세상이 나아지길 원하는 마음, 인간의 삶을 헤아리는 마음이었을 뿐이었다며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그저 손을 내저을 뿐이겠지만.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다른 세상을 산다
조지 스타이너가 말하는 ‘리멤브런서’는, 그가 7세기, 8세기 법률책에서 훔쳐온 법적 용어다. “기억을 책임지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그 단어를 썼다(본문 214쪽).
“아직도 세월호 얘기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가 썼을 법한 말이다. “현재 우리는 계획된 기억상실”에 걸렸고, 젊은 세대는 과거를 모른 채 자란다. 전쟁은 잊히고 비극도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조지 스타이너는 “인간이라면 자신의 현재뿐 아니라 자신이 온 과거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리멤브런서라 말한다. 전쟁 기념탑에 새겨진 이름을 10개 외우고 가까운 사람에게 들려주자는 제안―그러면 이 땅의 누군가는 기억하는 것 아니냐는 말. 이 제안에 자신이 쓴 글 모두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담겨 있다 말하는 그.
위안부 생존자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날 때, 세월호 리본이 하나둘 떨어질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억하는 것, 그럼으로써 과거를 책임지는 일일 것이다.
“문제 해결 주체가 다양할수록 문제해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와 동떨어진 문제들을 업무 중에 접한 해결책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문제 해결 주체가 다양할수록 문제해결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누군가는 거리에서, 누군가는 수식으로, 누군가는 이름을 외우는 일로, 누군가는 강연으로,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오페라와 영화로 세상과 대결한다. 이 책에 실린 16인의 독창적 정신(오리지널 마인드) 외에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이 나아지게 만드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다른 세상을 산다. 촘스키 이후의 언어학, 올리버 색스 이후의 신경학, 메리 더글라스 이후의 인류학이 인류의 풍경을 바꾼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달라진다.
출처:엑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