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추천도서 (4874) 질서의 종말

1. 책소개

“세계의 무질서가 심해질수록 그 뒤를 잇는 독재는 극단으로 치우친다!”
현존하는 가장 예리한 지정학 분석가, 로버트 카플란의 시대적 통찰
세계는 지금 전쟁과 기후 변화,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 급격한 기술 발전, 그리고 제국의 몰락 등 수많은 위협이 뒤엉킨 새로운 대재앙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지정학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로버트 D. 카플란은 신작 〈질서의 종말〉에서 오늘날 국제 사회가 직면한 다층적 위기를 세계대전의 전야에 비유하며 강력한 경고를 던진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 발전과 도시화로 전례 없이 긴밀해진 초연결 시대를 맞이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긴밀함이 한 지역의 재앙을 전 지구적 위기로 실시간 전이시키는 거대한 무정부 상태를 촉발하고 있다. 미·중의 날카로운 대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까지 현대의 국지적 위기는 세계화라는 도미노를 타고 전 지구적 파국으로 확산될 위험을 안고 있다.
〈질서의 종말〉은 역사 속에서 정통성을 지닌 제도와 전통적 통치 질서가 해체된 공백을 채운 것은 독재와 극단주의였다고 경고하며, 질서가 없으면 자유와 정의도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카플란이 이처럼 어두운 미래를 전망하는 이유는 파멸을 초래하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보다 미래를 철저히 경계하는 비관주의가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매일 보도되는 눈앞의 뉴스에 가려진 거대한 지정학적 흐름을 읽어내고, 무질서의 끝에 찾아올 극단적 독재와 파국을 막기 위해 인류가 직시해야 할 시대적 통찰을 선사한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로버트 D. 카플란 (Robert D. Kaplan)
오랫동안 국제 분쟁 지역을 취재하면서 목격한 국제정치와 외교 문제를 특유의 필체와 통찰력으로 분석해 온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외교정책연구소(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te)의 로버트 스트라우스-후페 지정학 책임연구원이며, 30년 동안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국제 문제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가 선정하는 100대 글로벌 사상가에 두 차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국방부의 국방 정책 위원회(Defense Policy Board)와 해군 참모총장 집행 패널(Chief of Naval Operations Executive Panel)에서도 활동했다. 《지리의 복수》, 《지리 대전》, 《몬순》, 《무정부시대가 오는가》, 《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 《유럽의 그림자》, 《발칸의 유령들》, 《제국의 최전선》을 포함해 수많은 저서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1장 - 바이마르가 된 우리의 세계 007
2장 - 쇠퇴하는 강대국들 103
3장 - 군중과 혼돈 191
감사의 말 278
주 280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무질서가 심해질수록 그 뒤를 잇는 독재는 극단에 치우치게 마련이다. -22쪽
질서는 자유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질서 없이는 누구도 자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 인간의 본성 탓에 질서는 최고의 정치 덕목으로 남아야만 한다. 토머스 홉스가 말했듯이, 질서가 없으면 옳고 그름을 판정할 수도, 유죄와 무죄를 구분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유뿐 아니라 정의도 존재하지 못한다. -27~28쪽
새로운 국가들이 과거 제국들을 대체하면서 전 세계에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선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징조가 아닐 수도 있다. 영국, 스페인, 북유럽, 특히 스칸디나비아에 현존하는 상징적인 군주제가 그 나라 정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지루할 정도로 안정적인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29~30쪽
역사가 이성에 지배된다는 생각은 현대 세계, 특히 서구의 오만이다. 이성은, 살아서 성장하는 역사라는 나무를 베는 도끼와 같다. 그 나무는 복잡하게 얽힌 가지와 순전히 우연들이 이어지면서 생기는 세포와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게 수많은 음모와 모의들 사이에서 거대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34~35쪽
솔제니친은 겉으로는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충동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암살자가 스톨리핀을 암살하겠다고 결정한 것처럼 중대한 결정도 순간의 기분으로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여기에서 솔제니친은 사후 해석이 나태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후 해석은 현실의 복잡성을 거짓된 명료함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35~36쪽
한 장군이 어두운 조명 탓에 야전 지도에 잘못 그은 연필 자국 하나에 한 대대 전체의 생사가 좌우될 수도 있다. 예측은 불가능하다. 오직 과거를 받아들이고 현재를 생생히 인식할 때에만 미래를 예감할 수 있다. -36쪽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유럽은 나폴레옹 전쟁 후 거의 한 세기 동안 지속되고 있던 질서 그 자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 비극을 피하기 위한 비극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비관주의가 건설적일 수 있으며 국가가 대재앙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운을 당연하게 여겼고, 그것을 영구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37쪽
이것이 바로 20세기였다. 구세계가 안정을 주는 전통들과 함께 도끼질을 당한 것처럼 잘려나가고 나치부터 볼셰비키, 폴 포트, 아야톨라 호메이니에 이르는 추상적이고 유토피아적인 운동이 부상했다. 이들은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독재를 만들었다. 이 모든 체제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이념이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50쪽
역사에는 공산주의, 기술, 지정학 등과 같은 거대한 비인격적 힘 말고도 더 많은 것이 있다. 인간의 개성과 행위 능력, 그리고 거기 내포된 모든 우연성도 존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스탈린 이후 가장 위험한 러시아 지도자이며, 시진핑은 마오쩌둥만큼이나 냉혹하고 이념적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폰 파펜보다도 더 허영심이 많고 사고에 깊이가 없다. 요점은 오늘날의 세계에는 진정한 대격변으로 몰고 갈, 그것이 아니라도 최소한 이 세계 질서의 영구적인 위기를 계속 지속시킬 만한 원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헤드라인은 위기 상황을 계속 전할 것이다. 히틀러는 잊어라. 모든 영웅들이 그렇듯이 모든 독재자는 다 다르다. 그리고 기술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만큼 기술적 악마들도 들끓게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핵심 요소는 밀접함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유라시아, 아프리카, 북미, 남미)는 전례 없던 방식으로 서로의 위기에 노출될 것이다. -52~53쪽
지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작아지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기술로 인해 세상이 작아질수록 그 안에 있는 모든 장소의 중요성은 커진다. 모든 장소, 모든 강과 산맥이 전략적 가치를 가질 것이다. -53쪽
우리는 21세기에도 20세기 후반처럼 강대국 간의 정면충돌을 계속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가 인구 밀집된 민간 지역에 대규모 공중 폭격을 감행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우리는 이제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72~73쪽
자기중심적이며 감정적 충동의 전형인 트럼프 대통령은 디지털 영상의 시대가 아니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다. 물론 아이젠하워와 트럼프 사이에는 기술과 전혀 관련이 없는 많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이젠하워는 장군이고 전쟁 영웅이었지만, 트럼프는 다섯 번이나 징집을 피했다. 그러나 그들의 차이점은 그들이 활동했던 전혀 다른 역사적, 기술적 시대를 상징하기도 한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우리의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냉전은 인쇄나 타자기 시대와 겹쳤고, 이런 매체 환경은 폭탄 자체에 대한 공포만큼이나 열핵 전쟁을 회피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소셜미디어가 자극하고 선동하는 거대 도시의 세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는 냉철한 분석보다는 열정에 보상을 제공한다.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은 그런 힘의 산물이 될 것이다. 과거의 지도자들이 더 고풍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산물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74~75쪽
히틀러가 없었다면 홀로코스트도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사마 빈 라덴이 없었다면 9ㆍ11 테러도 이라크 전쟁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역사는 지정학이나 다른 거대한 비인격적 힘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행동, 특히 다른 사람들을 폭력으로 이끌고, 계몽주의의 합리성을 거부하며,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려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의 행위로도 움직인다. -83쪽
비평가들은 나의 암울한 전망이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하버드대학교 교수였던 새뮤얼 P. 헌팅턴의 격언을 따랐을 뿐이다. 그는 학자나 관찰자의 임무가 꼭 세상을 개선할 필요는 없다고, 그들의 임무는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측에 관해 말하자면 나와 같은 언론인은 어떤 나라에서 다음 주 안에 쿠데타가 일어날지와 같은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미래는 알지 못한다. 그런 예측은 핵심적인 정치 행위자들 사이의 셰익스피어적인 역학과 최고의 첩보 기관조차 밝혀내기 어려운 핵심 정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언론인이나 분석가는 몇 십 년 후의 국가 상황도 알 수 없다. 너무나 많은 요인들, 특히 기술의 발전이 그런 예측을 그저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인이나 분석가가 할 수 있는 일은 특정 지역에서 중기적인 미래(가령 앞으로 5년, 10년 또는 15년 내)에 일어나는 일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훨씬 덜 놀라게 만드는 것이다. -96~97쪽
생각해 보라. 지금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너지거나 폭발할 수 있는 다른 장소들을.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을 정복하겠다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중국의 의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해상 대치,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걸프 석유 시설을 겨냥한 정밀 유도 미사일과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이란의 결심, 중동에서 사실상의 이스라엘-수니파 아랍 동맹에 맞서는 이란의 대리 세력과 테러리스트 반군 네트워크까지 이 모두가 러시아와 유럽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문제 지역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캅서스에서 시베리아, 극동에 이르는 러시아 제국 전체와 그 주변 지역 전체의 와해가 시작될 위험도 존재한다. 더 멀리로는 끊이지 않는 인도-파키스탄의 핵과 재래식 군사 대치, 한반도에서의 실제 전쟁 가능성, 청나일강의 새로운 댐 건설 이후 물 배분을 두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간에 고조되는 긴장 등이 있다. 언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중앙아메리카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무질서한 충돌과 대규모 난민 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글로벌 엘리트들이 점잖은 모임에서 말하곤 하는 규칙 기반 질서로 통치되는 세계가 아니다. 광범위한 긴장, 노골적인 위협, 군사 대치가 중첩되는 세계다. 격변으로 정의되는 이 떠들썩한 세계에는 평화를 지키는 야경꾼이 존재하지 않는다. -123~124쪽
무역, 제트기를 통한 대규모 수송, 전자·디지털 영역에서의 급속한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화는 상시적인 위기 상태의 세계와 정확히 맞물린다. 위기가 계속 지속된다는 것은 위기가 세계 전역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주고받으며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이고, 이런 중첩된 연결 구조는 세계화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127쪽
진보는 자동적이고, 선형적이며,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그 결과 비극에 대한 감각은 상실되었다. -129쪽
통합된 세계는 숨을 곳이 없는 세계이기도 했다. 더 작은 세계가 꼭 더 나은 세계가 된다는 믿음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그런 생각은 근접성이라는 사실 속에 선함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웃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가 있기 마련이듯 두 나라 사이 국경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 질병은 국경과 상관없이 확산된다. 이를 포함한 많은 사례들 때문에 우리는 종종 분리와 평온을 갈망한다. 미국이 강력한 이유 중 하나는 바다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안전이 약화된 이유는 대양이 이전만큼 방어벽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32쪽
미국의 쇠퇴는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질적 저하의 성격을 보인다. 양대 정당이 때때로 극단으로 치닫고, 주기적으로 인종 갈등이 부상하고, 문화적 기준이 혼란에 빠지고, 새로운 세대의 미국인들을 교육하는 인문학이 이념에 의해 위협받는 등의 형태로 말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문명적 쇠퇴는 근본적이며 양적 저하의 성격을 보인다. -158~159쪽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그렇게 어려움을 겪은 궁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재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그들의 통치가 가진 바로 그 위협적인 성격 때문에 부하들이 상사에게 맞설 위험을 감수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불편한 사실에 근거한 극도의 부정적 시나리오(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를 얻기가 훨씬 어렵다.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독재적 지도자들은 얼마간은 눈을 가린 채로 움직이는 셈이다. 그리고 사건에 미치는 그들의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그들은 자기 나라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린다. -159쪽
독재자들이 저지른 자멸적인 실책 목록은 민주주의 지도자들이 저지른 실책 목록보다 훨씬 길다. 그러므로 주요 강대국들이 독재자들에게 통치되는 세계는 그만큼 불안정하다.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을 통치하는 독재자들은 우리의 영구적 위기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다. 그들은 질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 질서는 극도로 불안정한 종류의 것이다. -160쪽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영상의 시대는 군중 심리를 더 증폭시킨다. 웹 전체가 하나의 도시다. 도시, 교외, 시골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시작된 트럼프 현상, 지지자들이 어떤 것이든 맹목적으로 믿으려 하는 이 현상은 이전 시대의 기술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보수적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섯은 젊은 세대의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세계를 훨씬 더 극단적으로 묘사한다. 그는 이 세계를 “유해한 자기애와 폭도의 연대라는 양극단 사이를 핀볼처럼 튕기며 움직이는 곳, 실제 공동체와 분리된 치료 용어, 음모론, 이념적 광기가 난무하는 곳”으로 설명한다. -202쪽
군중, 패거리의 심리는 이렇다. “다음으로 갈기갈기 찢을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달라. -244쪽
군중에 의한 강압의 결과는 광범위한 자기 검열이다. 그리고 자기 검열은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의 초석이다. -260쪽
인간은 자유주의자가 되는 운명을 부여받은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지리, 집단, 민족, 종교를 통해 현대의 이데올로기적 용어로 자신을 규정하는 부족주의적 존재이기도 하다. -263쪽
지금의 문명은 항상 변화하는 상태다. 서구의 지속적인 쇠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새로운 장벽과 결합한 인종적 긴장뿐 아니라 복장 규범의 악화, 문법의 침식, 진지한 서적과 고전 음악 판매 감소 등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은 전통적으로 문명의 징표라고 여겨졌던 것들이다. -263쪽
무정부 상태는 우리 종(種)의 영속적인 특징이다. 그것은 야만성의 주기적인 폭발을 아우른다. 따라서 공산주의나 파시즘 같은 이데올로기 운동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려져 있을 뿐이다. -270쪽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초연결이 부른 역설적 파국, 우리는 지금 ‘세계대전의 전야’를 살고 있다!
지역적 혼돈이 지구 전체의 재앙으로 실시간 확산되는 초연결 시대,
기술로 연결된 미래가 과거의 비극을 재현하는 역설
인류는 어떻게 영구적 위기의 황무지로 진입하는가
패권의 공백을 노리는 독재와 극단주의를 경계하라!
지도에서 세계의 미래를 읽어내는 지정학의 거장, 로버트 카플란이 신작 〈질서의 종말(Waste Land)〉으로 돌아왔다. 지역적 재앙이 글로벌 전쟁으로 번지는 일촉즉발의 시대에 세계가 직면한 전례 없는 다층적 위기를 ‘바이마르 공화국’이라는 역사적 비유를 통해 예리하게 진단하는 지정학적 서사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지리의 복수〉로 잘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의 지구촌이 1차 세계대전 이후 붕괴의 길을 걸었던 독일의 바이마르 체제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는 전쟁과 기후 변화, 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 급격한 기술 발전이 뒤섞인 글로벌 대재앙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국제 정세를 통찰해 온 지정학 전문가로서 저자가 주목하는 핵심은 연결성의 역설이다. 기술의 발전과 도시화로 인해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얽혀 있지만, 이를 조율할 실질적인 지배자나 정치적 일관성은 부재한 상태다. 이로 인해 한 지역의 재앙이 순식간에 전 지구적 위기로 전이되는 거대한 바이마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질서의 종말〉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T.S. 엘리엇의 시를 비롯해 철학, 정치, 문학, 역사를 넘나들며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 솔제니친과 진 커크패트릭 같은 보수주의 사상가들의 정수를 빌려 주장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파편화된 현대인의 삶을 1930년대 나치에 의해 무너진 민주 정부의 불안정성에 견준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촉발하는 대중적 히스테리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가상 군중이 어떻게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하고 독재의 씨앗을 뿌리는지 생생하게 묘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던지는 엄중한 경고는 우리가 누려온 질서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가에 대한 통찰이다. 저자는 제도를 지탱하던 합의가 무너진 시대에 정치가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전락했음을 지적한다. 과거의 황무지가 전쟁의 폐허였다면, 현대의 황무지는 진실이 실종되고 상호 신뢰가 고갈된 심리적·정치적 진공 상태라는 사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결국 카플란은 단순한 비관론에 머물지 않고,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악순환을 막을 해법을 모색한다. 그는 통치 시스템에서 질서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며, 안정성과 역사적 자유주의가 세상을 무정부 상태의 미래로부터 구할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윈스턴 처칠의 통찰을 빌려 전통적인 권위와 정통성이 사라진 공백을 극단주의가 채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질서의 종말〉은 기술로 연결된 미래가 오히려 과거의 비극을 닮아가는 현실을 서늘하게 보여준다. 기후 변화, 초강대국 간의 경쟁, 팬데믹, 이민 문제 등 우리가 마주한 격변의 시대를 조망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항해하는 현대인들에게 역사라는 나침반을 제시한다. 혼돈의 시대를 마주한 지금,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무너져가는 세계의 구조를 직시하고 새로운 질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질서의 종말 」한국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