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천도서(25.3~)/2025-07

7월의 추천도서 (4510) 선생님, 지도엔 없는 이야기 하나 들려주시죠

'-') 2025. 7. 8. 10:00

 

 

 

1. 책소개

 

 

우리나라 최고의 답사가가 꼽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명승고적’

“길을 가다 멈춘 곳에 이야기가 있다”
책상머리에서 벗어나 전국을 누비며 마주한 내 인생의 장소

 

그동안 우리 사찰 속에 그림과 조각으로 존재해 온 신비로운 존재들은 물론, 그 용도나 의미를 알지 못했던 사찰의 문화유산에 관해 소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우리나라 최고의 답사가’ 노승대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저자가 전국 팔도를 누비며 두루 답사한 지난 42년을 되돌아보며 꼽은 ‘내 인생의 장소’에 관한 인문 여행 에세이로, 삼척, 안동, 남원 등 16개 지역의 명승지와 고적, 문화유산에 관한 역사와 그곳이 품은 시간, 기억, 정서를 함께 담아냈다.
저자는 장소의 유명세보다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 책을 구성했다. 특히 인터넷 검색, 문화유산 안내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도식화된 정보 너머, 잘 알려지지 않은 ‘살아 있는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이는 답사지에서 마주한 도반과의 옛 기억, 사라진 숲길에 대한 회고, 산장에서 만난 산꾼과의 추억 등과 만나 더욱 따뜻하고 흥미진진해진다.
역마살이 이끄는 대로 걷고 걷다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문 곳에 대한 기록. 이 책은 도시의 소음보다 작은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한 돌장승의 기억에 귀 기울이고, 사람이 찾지 않아 풀이 무성한 절터에 숨겨진 사연을 더듬는 느린 여행을 권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겉핥기식 관광이 아닌 깊이 있는 인문 여행의 매력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노승대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했다. 1975년 입산해 광덕 스님을 은사로 모셨으며 10여 년 뒤 하산했다. 구도의 길에서는 내려왔으나 그 길에서 찾았던 ‘우리 문화’에 대한 열정은 내려놓지 않았다. 에밀레박물관 조자용 관장님께 사사하며, 관장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18년간 모셨다. 1993년부터 문화답사모임 ‘바라밀문화기행’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2000년부터 7년간 인사동문화학교 교장을 맡기도 했다. 인사동문화학교 졸업생 모임인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도 전국 문화답사를 다니고 있다. 그는 가족 같은 동호인들과 함께 우리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공부하는 것을 금생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항상 길 위에 있다.
답사 틈틈이 〈불광〉, 〈사람과 산〉, 〈템플스테이〉 등에 우리 문화와 관련된 글을 기고하여 왔으며, 저서로 『사찰에 가면 문득 보이는 것들』, 『사찰 속 숨은 조연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바위로 배우는 우리 문화』가, 공저로 『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 강화도』, 엮은 책으로는 『도깨비 문화』가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들어가며

어촌과 산촌이 어울린 바닷가 고을 | 강원도 삼척
봄빛 호수 길 따라 세 절을 순례하다 | 전라북도 완주
추풍령 넘어 수행자들의 야무진 터전 | 경상북도 김천
충절과 절개로 피어난 지리산 자락 큰 고을 | 전라북도 남원
풍설을 견딘 소나무처럼 제 자리를 지킨 고찰과 서원 | 경상북도 안동
속리산에 불법이 머무니 삼년산성에 함성 소리 끊겼네 | 충청북도 보은
아리랑은 영남루를 휘감고 의열은 강물처럼 흐르네 | 경상남도 밀양
명산엔 명찰이 깃들고 고을 곳곳엔 당산이 섰네 | 전라북도 부안
올곧은 수행자의 귀의처, 뜻 잃은 선비들의 터전 | 설악산
천불 천탑의 염원과 천년 고을의 풍모 | 전라남도 화순ㆍ나주
옛길에서 만나는 백제의 숨결 | 충청남도 서산
남한강가에 늘어선 옛 절터들 | 경기도 여주ㆍ강원도 원주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우리 선조들은 모든 생물이 살아 있듯 땅도 살아 있다고 생각했다. 몸에 혈맥이 있어 삶과 건강이 유지되듯, 땅에도 지맥(地脈)과 지기(地氣)가 흐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전체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아 뭇 산의 조종(祖宗)이 되는 백두산의 혈맥이 전국의 산야로 거미줄처럼 퍼져나갔다고 보았다. _ 15쪽

그는 좋은 묫자리를 찾아다니다 잠시 쉬던 중 깜박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도승과 함께 지나가던 상좌승이 ‘이곳에 묘를 쓰면 5대 후에 왕이 나겠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앞서가던 도승이 당장 꾸짖었다.
“네 이놈!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하였거늘 어디 함부로 천기를 누설하느냐!” _ 20쪽

쉰움산 신단 가까이 다가가자 풍경이 확 달라졌다. 왼쪽으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오른쪽으로는 높은 암벽이 쭉 이어졌고, 그 사이로 난 소로(小路)는 이제 성역이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이곳을 벗어나자 길 양쪽으로 누군가가 쌓아 놓은 돌탑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이 신탑들을 쌓았을까? 기도의 간절함이 이 수많은 신탑에 어려 있으니 어찌 신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_ 24쪽

동쪽 숲으로 가늘게 이어지는 조붓한 숲길은 산새들의 지저귐만 정적을 깰 뿐 인적은 끊겼다. 어쩌다 스치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후두둑 새가 난다. 골은 점점 깊어지는데 절은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 ‘정말 절에 가는 길이 맞기는 한 건가?’ _ 50쪽

조선시대에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가는 선비들은 추풍령을 경유하지 않았다. 추풍령을 지나가면 과거시험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신(俗信)이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죽령도 지나지 않았다. ‘죽죽 미끄러진다’는 속신 때문이다. _ 85쪽

숲을 배경으로 품위 있게 앉아 있는 대웅전을 자세히 살펴보면 처마 끝 수막새기와 위에 연꽃 봉오리 형태의 백자가 일렬로 늘어서 있음을 볼 수 있다. 법당 건물에서는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쌓였을 때 수막새기와가 밀려 떨어지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긴 쇠못을 박아 고정시키는데, 지붕의 손상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다. 다만 그 쇠못의 노출을 막고 법당을 장엄하기 위해 백자 연꽃 봉오리를 쇠못에 끼워 놓는 것이다. 그만큼 법당 장식에 정성을 다했다. _ 95쪽

인현왕후는 복위되어 왕궁으로 돌아간 후 청암사에 감사의 한문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가 지금 직지사 내 성보박물관에 있다. 인현왕후는 편지에서 ‘운(雲) 스님, 적(寂) 스님이 밤낮없이 간절하게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축원하는 전각을 새로 지었다는 소식을 이제야 들었다’고 적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고 비녀와 잔, 신을 선물로 보냈다고 했다. 또 인현왕후는 청암사 주변의 임야를 국가 보호림으로 지정하고 전답도 내려 주었다. _ 107쪽

 

선조 15년(1582)에는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이 연못 안에 삼신산(三神山)을 상징하는 3개의 섬을 만들었다. 삼신산은 동쪽 바다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의 산으로 영주산, 방장산, 봉래산이다. 각 섬에는 정자도 짓고, 배롱나무도 심었다. 정철은〈관동별곡, 〈사미인곡〉등을 지은 명문장가로 운치와 멋을 아는 이었으니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었을 것이다. _ 127쪽

정철이 광한루원에 삼신산을 본뜬 섬을 만든 이후 남원에는 천재지변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원래 동해의 삼신산은 바닷속 거대한 자라가 등에 지고 있다고 하는데 삼신산만 있으니 자꾸 재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결국 이 돌 자라를 만들어 물가에 안치하니 재난이 따라서 없어졌다고 전하는데, 현지의 설명문에도 ‘오석(鼇石, 자라 돌)’이라 하였다. _ 131

그 시대의 백성들은 이 전염병을 여귀(癘鬼)의 장난이라고 여겼다. 전쟁이나 형벌, 홍수, 전염병 등으로 재앙을 당해 비명횡사한 원통한 영혼은 제사를 지내 줄 후손이 없어 여귀가 되고, 이 여귀가 돌아다니며 재앙과 전염병을 퍼뜨린다고 믿은 것이다. 이 여귀를 물리치기 위해 마을 입구나 고갯마루 등에 사나운 형상의 인물형 장승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된다. 돌이나 나무를 이용해 장승을 세우다 보니 나무 장승은 세월을 이기지 못해 다 없어지고, 돌장승만 전라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많이 남아 있다. _ 144쪽

이왕에 실상사를 찾아가는 길이라면 체재 기간을 하루 늘리더라도 실상사 일곱 암자의 순례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7암자 순례길’이라는 별도의 명칭이 붙은 이 길을 필자도 2021년에 순례하였는데 아직도 그 여운이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7암자 순례길은 지리산 자락인 삼정산(1,225미터) 주위의 3곳 사찰(영원사, 삼불사, 실상사)과 4곳의 암자(도솔암, 상무주암, 문수암, 약수암)을 순례하는 코스로 실상사와 약수암도 이 순례길에 포함되어 있다. _ 154쪽

필자가 처음 지조암 칠성전을 찾아온 때는 1985년 가을이었다. 봉정사와 영산암을 들렀다가 지조암이 있다는 말을 듣고 올라와 본 것인데, 칠성‘각’이 아니라 칠성‘전’이라고 붙은 당호는 처음 보는 데다가 내부의 화려한 별자리 벽화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도교인물형 별자리들이 내부의 좌우 벽면을 꽉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자리에 해당하는 인물의 호칭을 붉은 글씨로 다 써 놓은 것도 특이했다. _ 195~197쪽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길을 가다 멈춘 곳에 이야기가 있다”
책상머리에서 벗어나 전국을 누비며 속속들이 마주한 ‘내 인생의 장소’

 

그동안 우리 사찰 속에서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존재해 온 신비로운 존재들은 물론, 그 용도나 의미를 알지 못해 외면되어 온 사찰의 문화유산에 관해 소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우리나라 최고의 답사가’ 노승대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 『사찰 속 숨은 조연들』, 『사찰에 가면 문득 보이는 것들』 등으로 우리 사찰 문화의 또 다른 면모를 조명해 온 저자는 이번 저서 『선생님, 지도엔 없는 이야기 하나 들려주시죠』를 통해 그간 전국을 두루 답사하며 발견한 ‘내 인생의 장소’에 관해 기록했다.

 

“책상머리에서 글 쓰지 마라” - 역마살 인생


저자의 스승인 고(故) 조자용 박사(에밀레박물관 설립자)는 이렇게 당부했다. “책상머리에서 글 쓰지 마라.”
저자의 답사 인생은 반드시 자신의 두 발로 직접 다니며 생생한 문화유산의 현장을 보라 하던 스승의 당부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이 42년, 저자는 지금도 길 위에 있다.
우리 문화유산 하나하나를 여전히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그는 인터넷 검색, 문화유산 안내문, 관광 가이드가 넘쳐나는 시대의 도식화된 정보 너머 ‘살아 있는 역사’를 발견한다. 이 책은 그렇게 발견한 역사의 결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장의 생명력과 온기를 담은 글은 오래 걷고,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공부하는 것이 금생의 의무라 생각하는 저자. 이 책은 역마살이 이끄는 대로 걷고 걷다,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문 곳에 관해 기록한 ‘인문 여행 에세이’이다.

 

안내문엔 없는 ‘진짜’ 이야기


저자는 삼척, 완주, 김천, 남원, 안동, 보은 등 전국 16개 지역의 명승지와 고적, 문화유산에 관해 이야기함에 있어 그곳이 품은 시간과 기억, 정서를 함께 담아낸다. 그런 이야기는 하나같이 정겹고, 흥미진진해 저자는 때로 옛이야기 들려주는 할아버지처럼, 때로 흥미로운 답사 여행을 제안하는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그 이야기 가운데엔 기존의 답사기에선 다루지 않았던 내용도 있다. 가령 ‘고려 건축물이 어떻게 냉혹한 시대를 견뎠는지’, ‘사찰 경내에 유학자의 비석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절터에 있었던 국보급 승탑이 어떤 경로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오게 되었는지’ 등을 탐구하고 해설이 미진했던 지점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자 애썼다.
한편 이제는 사라진 숲길에 대한 회고, 설악산 산장에서 만난 산꾼들과의 특별한 밤과 출가인 시절 도반과 함께한 탁발의 추억까지, 이 책엔 사람의 숨결과 시간이 살아 숨 쉰다. 그래서 따뜻하다.

마음에 오래 남는 우리 땅 인문 여행 첫걸음


답사는 결국 오래 걷고 깊이 바라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장소를 스쳐 지나가듯 나열하지 않는다. 또한 장소의 유명세를 좇기보다, 어떤 공간이 가진 특별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그리하여 유명 관광지보다 마음에 오래 남는 여운과 흥미진진함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우리 땅을 새로운 시선으로 읽는 첫걸음이자 누구나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동반자인 이 책은, 학생들에겐 교과서 밖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우리 역사 이야기가 되어 주고, 답사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겐 문화유산의 속 깊은 면까지 바라보게 하는 깊이 있는 안내서가 되어 준다.
요즘처럼 쇼핑, 레저 위주의 여행이 유행하는 시대에, 이 책은 ‘알수록 보이고, 보일수록 감동이 깊어지는’ 인문 여행의 진짜 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저자는 에둘러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작은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한 돌장승의 기억에 귀 기울이고, 사람이 찾지 않아 풀이 무성한 절터 너머의 사연을 더듬는 느린 여행이라고. 겉만 스쳐 지나가는 소비형 여행이 아닌, 우리 문화유산의 층위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천천히 걷는 답사 여행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더욱 필요한 여행 아닐까?
사진 한 장을 남기기보다 기억 한 토막을 오래 간직하게 만드는 여행, 그 여정을 이끄는 단단한 길잡이가 바로 이 책이다.

 

출처: 선생님, 지도엔 없는 이야기 하나 들려주시죠 출판사 불광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