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추천도서 (4843)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1. 책소개

인류의 삶을 바꾼 ‘웹의 발명가’가 던지는 담대한 선언
“월드와이드웹, 다시 모두를 위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를 보고, 소셜 미디어에 일상을 공유하며, 거대 IT 기업의 클라우드에 모든 개인 정보를 맡긴다. 1989년 팀 버너스리가 설계했던 ‘자유롭고 평등한 정보의 바다’는 이제 소수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고 사용자의 주의력을 착취하는 ‘디지털 감옥’으로 변질되었다. 특히 생성형 AI가 개인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알고리즘이 여론을 조작하는 시대에 접어들며, 웹의 공공성은 유례없는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미 웹 세상이 거대 기업 중심으로 견고하게 굳어진 지금, 왜 우리는 다시 발명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가?
1989년, 팀 버너스 리는 월드와이드웹(WWW)을 설계하며 자신의 발명에 특허 한 장 내지 않고 조건 없이 세상에 내놓았다. 그 숭고한 선의는 인류를 ‘디지털 종’으로 진화시켰고 정보의 민주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그가 선물한 개방과 자유의 공간이 ‘감시와 혼돈의 장’으로 퇴색해버린 지금, 그는 일흔의 거장이 되어 다시 한번 인류 앞에 섰다. 이번에는 단순한 발명가가 아닌, 뒤틀린 웹의 생태계를 바로잡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설계자로서다.
이 책은 웹의 발명가가 오늘날 무너진 디지털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내놓은 긴급한 처방전이자 미래 설계도다. 팀 버너스리는 단순히 빅테크의 독점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을 완전히 돌려주는 ‘솔리드(Solid)’ 프로토콜이라는 구체적인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관리함으로써 기업의 종속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데이터 주권’의 실천적 방법론이다.
이 책은 웹의 탄생을 다룬 역사서인 동시에, AI가 모든 것을 재편하는 지금 기술이 다시 ‘인간’을 향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새로운 디지털 민주주의의 헌장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그가 전 세계에 타전했던 메시지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This is for Everyone)”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 선언의 최종적인 해답이 이 한 권의 책에 집대성되어 있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팀 버너스리 (Tim Berners-Lee)
월드와이드웹(WWW)으로 인류의 삶을 바꾼 ‘웹의 발명가’.
옥스퍼드 대학교 퀸스 칼리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어린 시절부터 낡은 텔레비전과 부품을 모아 직접 컴퓨터를 조립할 정도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관심이 깊었다.
1980년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소프트웨어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웹의 모태가 된 하이퍼텍스트 프로그램 ‘인콰이어(ENQUIRE)’를 개발했고, 1989년 다시 CERN으로 돌아와 전 세계 연구자들이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인 ‘월드와이드웹’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W3C), 오픈 데이터 연구소(ODI), 월드와이드웹 재단 등을 설립해 개방형 웹 표준 확립에 헌신해 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This is for Everyone)”라는 메시지로 웹의 정신을 전 세계에 전했다.
현재는 인럽트(Inrupt)의 공동 창립자이자 CTO로서 사용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을 돌려주는 ‘솔리드(Solid)’ 프로토콜이라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주의(attention) 경제’를 넘어 ‘의도(intention) 경제’로 나아가는 길을 설계하고 있다.
〈타임〉 선정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며, 맥아더 펠로십(1996년). 튜링상(2016년). 그리고 서울평화상(2022년)을 수상했다. 2004년 영국 기사 작위를 받았고, 200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메리트 훈장을 수여받았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프롤로그
1부 모두를 위한 연결
1장 컴퓨터 세상으로 가는 여정
2장 CERN과의 만남
3장 월드와이드웹의 탄생
4장 웹이 비상하다
2부 무너진 균형, 통제된 웹
5장 웹 통제
6장 웹 세상의 격변
7장 더 나은 웹 세상을 위한 성장통
8장 기술과 사회
9장 모바일 웹
3부 데이터 주권을 향한 설계
10장 모두를 위한 이야기
11장 오픈 데이터
12장 머신러닝
13장 설계 문제
14장 웹을 위한 계약
4부 새로운 시대의 웹 인본주의
15장 인럽트
16장 인공지능
17장 주목 대 의도
18장 새로운 시대
감사의 말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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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수억 명의 시청자에게 생방송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This Is For Everyone”. 지금,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러 나는 그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진실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웹을 문화의 경계를 넘어 협업과 창의성, 공감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되살릴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고칠 수 있다. 다음 세대의 웹 도구 개발자는 자신을 표현하는 경계를 넓힐 것이며, 우리는 그들을 신뢰할 것이다. 그 주인공이 누군지, 어디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열정이 존재하며,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 웹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_16쪽, 프롤로그
내가 상상한 연결된 ‘웹’은 상상력만이 한계인 듯했다. 더 많이 연결할수록 더 나아질 것이었고, 더 성장할수록 더 잘 기능할 것이었다. 인터넷에 하이퍼텍스트 링크를 겹겹이 쌓음으로써 우리는 전 세계의 과학자, 예술가, 시민들을 연결할 수 있었다. 나는 ‘두 개의 C’, 창의성Creativity과 협업Collaboration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내가 ‘상호창의성intercreativity’이라 명명한 새로운 지적 생산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집단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_76쪽, 제2장 CERN과의 만남
나는 내 프로젝트에 눈에 띄는 약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보의 광산MOI’이나 ‘정보 광산TIM’ 등의 이름을 고려했지만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내 시스템을 ‘월드와이드웹’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CERN의 많은 사람들이 이 이름에 불평했다. 아홉 음절이나 되는 ‘WWW’라는 약어에 대해서는 더욱 불만이 많았다. 도대체 누가 원래 이름보다 발음하는 데 더 오래 걸리는 약어(줄임말)를 만든단 말인가? 하지만 ‘월드와이드웹’은 어설프긴 해도 기억하기 쉬웠다. 또한 실용적이기도 했다. ‘WWW’로 시작하는 나의 고유 코드 모듈은 다른 사람들의 작업과 충돌할 가능성이 없었다. 또한 www.cern.ch처럼 도메인 이름으로 사용하면 해당 컴퓨터가 웹 서버를 운영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따라서 서버 수를 기준으로 웹의 성장을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이름은 전 세계적인 그래프로서의 웹을 의미했는데, 그야말로 본질을 잘 나타낸 명칭이었다. 나무처럼 단일 줄기를 지닌 구조가 아닌, 하나의 거미줄(웹) 같은 네트워크를 나타내고 있었다.
_79쪽, 제2장 CERN과의 만남
과연 민주주의와 기술은 얼마나 얽혀 있는 걸까? 반드시 함께 성장하는 걸까? 나는 항상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대니 와이츠너와의 작업은 단순히 신기술을 출시하고 세상이 나아지길 바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보여주었다. 기술과 사회를 함께 발전시켜야 했다. 원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인권을 위해 싸워야 했다. 웹은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정보를 발행하고 유통하는 비용을 사실상 제로로 낮췄다. 하지만 잘못 사용되면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변질될 수 있었다.
_205쪽, 제8장 기술과 사회
우리가 누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통신 패러다임은 마법처럼 생긴 게 아니다. 상당한 정치적 논쟁의 산물이었다. 우리는 전 세계 정부를 설득해 통신 산업 규제를 완화해야 했다. 웹 호스트가 공격적이거나 명예훼손적인 사용자 콘텐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세이프 하버’ 조항을 위해 싸워야 했다. 무선 통신을 위한 무선 주파수 대역의 공정한 경매도 보장해야 했다. 데이터 파이프를 통해 트래픽이 평등하게 흘러가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을 지키는 일은, 이런 오랜 정치적 투쟁 중에서 비교적 최근의 투쟁에 속했다.
_249쪽, 제9장 모바일 웹
소셜 미디어가 잘한 점은 그 정보를 쉽게 분석할 수 있는 채널로 정리한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수의 제공업체들이 규제받지 않는 독점 기업으로 성장해 버렸다. 동영상은 유튜브, 이미지는 인스타그램, 마이크로블로깅은 트위터, 개인적인 홍보의 장은 페이스북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 이 디지털 플랫폼들은 웹의 HTML 도구를 이용해 자신만의 플랫폼을 직접 만들었던 더 오래되고 유기적인 경험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_254쪽, 제10장 모두를 위한 이야기
기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웹의 존재 자체만으로 인권이 저절로 광범위하게 정착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인권 그 자체도 다양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서구는 ‘세상이 어떠해야 한다’는 식으로 식민지적 가정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유럽이 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진화한 과정 역시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지적하고 싶다. 수세기가 걸렸으며, 그 과정에는 수많은 후퇴(그리고 수많은 종파 간 종교 전쟁)가 있었다. 인류의 진보는 직선적이지 않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대체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웹이 이 지역에서 민주주의의 플랫폼으로 계속 기능할 것이라는 점에 여전히 낙관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웹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리고 그 위에 어떤 체계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_257쪽, 제10장 모두를 위한 이야기
여전히 우려되는 점이 남아 있었다. 사용자 데이터를 산업 규모로 수집하는 일이 웹에서 점점 더 심각해졌다. 핵심 기술은 쿠키cookie였다. 쿠키는 서버가 브라우저의 이력에 저장하는 작은 데이터 조각이다. 자사First-party 쿠키는 웹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였다. 없으면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해야 한다. 진정한 문제는 서드파티 쿠키였다.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장치였다. 더 나쁜 점은 ‘서드파티’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사용자가 방문 중인 도메인이 아닌 다른 도메인에서 설정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nytimes.com을 방문한 후에는 doubleclick.net의 쿠키를 가지고 떠날 수도 있었다.
_271쪽, 제11장 오픈 데이터
이러한 불행한 증상을 초래하는 공통된 설계상의 문제는 무엇일까? 인포스피어information sphere[정보, 데이터, 지식, 커뮤니케이션으로 구성된 총체적인 환경 또는 영역]를 분석하는 웹 과학자들은 소셜 미디어와 양극화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사용자를 플랫폼에 중독시키기 위해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_313쪽, 제13장 설계 문제
이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모을 수 있다면, 우리는 실제로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심박수 기록을 의료 기록과 연결하고, 위치 데이터를 소비 습관과 연결하며, 식단 계획을 식료품 구매 내역과 연결하는 식으로 말이다. 삶을 개선하고 디지털 발자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보의 우주에서 주권을 지닌 시민이 될 것이다. 막대한 잠재력은, 새로운 기술의 물결이 다가옴에 따라 더욱 커질 것이다. 그 힘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것을 뛰어넘을 것이다.
_357~358쪽, 제15장 인럽트
나는 늘, 대형 기술 기업이 아닌 나를 위해 일하는 인공지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의사는 나를 위해 일해야 하며 항상 나의 이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확고한 사회적 통념이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변호사 역시 항상 나를 대변해야 한다. 우리는 법률, 규정, 특별 기밀 보장 권한, 그리고 높은 직업적 기준을 통해 이런 기대를 문화 속에 확실하게 새겼다.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고, 가능하다면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_192쪽, 2부-06장. SMIC와의 특허침해 소송, TSMC는 어떻게 승리했는가?
_361쪽, 제16장 인공지능
‘의도 경제intention economy’라는 개념은 2023년 CNBC 팟캐스트에서 공동 창업자 존 브루스John Bruce와 논의하기 훨씬 전부터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이 용어는 2006년 닥 시얼스Doc Searls가 처음 만들었다. 전직 라디오 디스크 자키로, 1999년 웹이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미칠 혁명적 영향을 정확히 예측해 초기에 널리 읽혔던 문서인 ‘클루트레인 선언문The Cluetrain Manifesto’을 공동 집필한 인물이다. (마틴 루터를 따라, 선언문은 95개 조항으로 구성되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닥은 우리가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 세계에 대해 우려했다. 이 세계는 우리의 의도intention가 아니라, 터무니없는 헤드라인이나 재미있는 밈처럼 우리의 주목attention을 끄는 것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우려다. 클릭이 이익과 직결되는, 소셜 미디어가 주도하는 세상이다. 닥은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의도 경제’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의도 경제에서는 구매자가 시장에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것을 알리고, 공급자가 이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다.
_388쪽, 제17장 주목 대 의도
한 가지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도 있다.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웹을 설명하려면 먼저 인터넷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사람들이 이미 이해하고 있는 개념으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법을 배웠다. 인럽트에서는 포드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하고 ‘데이터 지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최근 깨달았다. 포드라는 용어는 설명이 필요하지만, 지갑이라고 부르는 순간 사람들은 바로 이해한다. 은행과 정부를 참여시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지갑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_404쪽, 제18장 새로운 시대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파이낸셜 타임스·뉴욕타임스 화제의 책★
웹의 발명가 팀 버너스리가 경고하는 플랫폼과 데이터의 미래
“우리는 웹을 협업과 창의성, 공감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되살릴 수 있다.
기술의 주권을 다시 인간에게로 되돌릴 때, 웹은 다시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_팀 버너스리
1989년,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일하던 젊은 엔지니어 팀 버너스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서로 다른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흩어진 정보를 누구나 자유롭게 연결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월드와이드웹이다. 그는 하이퍼텍스트와 인터넷을 결합해 사람과 정보,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발명에 특허를 걸지 않은 채 인류 모두에게 무상으로 개방했다.
초기 웹은 그 믿음에 응답하듯 민주주의 기폭제가 되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웹은 독재에 맞선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 세계로 연결하며 해방의 도구로서 그 기능을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웹은 발명가가 꿈꾸었던 모습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s)는 우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주의를 사고팔며, 거대 플랫폼은 웹을 폐쇄적인 생태계로 바꾸어 놓았다. 그 흐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 바로 페이스북 이용자 약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무단 활용되어 정치적으로 악용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이었다. 이 사건은 웹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도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팀 버너스리는 이 위기를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결함으로 보았다. 웹을 수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데이터의 소유와 통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했다.
오늘날 생성형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현실은, 제2, 제3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가 언제든 등장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자유와 협업의 공간은 이제 감시와 독점의 공간으로 변질되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웹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팀 버너스리는 단호하게 말한다. 웹은 저절로 민주주의를 보장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웹 역시 스스로 유지되지 않는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평했듯, 이 책은 “웹의 탄생을 다룬 역사서인 동시에, 디지털 삶을 재건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선언문”이다. AI가 세상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는 지금, 웹의 발명가가 직접 던지는 이 질문은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하다.
AI 시대의 유일한 대안,‘데이터 주권’
오늘날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석유도, 금도 아니다. 바로 데이터다. 우리가 검색한 기록, 이동 경로, 소비 습관, 건강 정보까지 모든 것이 AI를 움직이는 연료가 된다. 하지만 정작 그 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사용자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다.
2022년 팀 버너스리는 ‘데이터 주권 증진’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데이터 주권의 진정한 의미가 ‘개인의 통제권’에 있다고 역설했다. 개인 데이터 주권은 단순히 정보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디지털 발자취를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건강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연결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데이터 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 책에서 팀 버너스리는 오늘날의 웹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사용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을 돌려주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솔리드(Solid)다.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보관하고 관리하며, 기업과 서비스는 사용자의 허락을 받아 필요한 정보에만 접근하는 방식이다. 데이터가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개인의 권리가 되는 새로운 웹의 청사진이다.
이 비전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호주의 한 대학은 의료 분야에 솔리드 지갑을 도입했으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데이터솔리드(Datasolids)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심지어 여전히 팩스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의 데이터를 개인 데이터 지갑으로 자동 전송하는 기술까지 구현하며, 1980년대의 아날로그 시스템과 21세기의 웹을 연결하고 있다.
원칙은 동일하지만, 현재의 웹은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졌다. 이 새로운 웹은 탈중앙화될 것이며, 데이터 주권의 이상을 실현하고 인공지능을 선한 목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전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의 말처럼, 팀 버너스리는 솔리드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의 통제권을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시민의 손으로 되돌리려 한다.
AI가 우리를 대신해 판단하는 시대일수록,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의 통제권은 반드시 개인에게 있어야 한다. 데이터 주권은 선택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 자유 시민의 기본권이다.
주목 경제에서 의도 경제로
클릭의 노예에서 디지털 시민으로
왜 우리는 스마트폰을 잠깐 확인하려다 한 시간을 허비하게 될까? 왜 분노와 자극이 가득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눈앞에 나타날까? 이유는 단순하다.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라 ‘주의’를 붙잡기 위해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닥 시얼스(Doc Searls)는 클릭이 이익과 직결되는 구조인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를 우려하며, 그 대안으로 ‘의도 경제(intention economy)’를 주창했다. 주목 경제가 지배하는 소셜 미디어 세상에서는 사용자의 시간은 거대 플랫폼의 수익을 위한 소모품이 되고, 사용자는 고객이 아닌 ‘상품’으로 전락한다. 그 끝에 남는 것은 중독과 양극화, 그리고 깊은 디지털 피로감뿐이다.
웹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문서를 다루는 HTML과 링크를 연결하는 URL은 표준화되었지만, 정작 웹의 핵심인 ‘데이터 계층’에 대한 표준은 정립된 적이 없다. 이 공백을 틈타 거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사용자를 감시하고 광고용 상품으로 묶어 자신들만의 데이터 성벽을 쌓았다. 클릭이 곧 수익이 되는 구조 속에서 기업들이 조작적인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존 전략이었다.
팀 버너스리는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의도 경제’를 제안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표현하고 기술이 그 의도에 응답하는 구조다. 알고리즘이 우리의 욕망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목표가 기술을 이끄는 세상이다. 컴퓨터가 당신을 방해하지 않고 당신이 시키는 일을 실효성 있게 해주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데이터 주권은 이러한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 위에서 시작된다. 프로토콜을 개방하면서도 사용자의 통제권을 강화함으로써 주목 경제에서 의도 경제로 넘어가는 길을 연다. 이 기술적 설계는 세 가지 결정적인 과제를 수행한다.
첫째, 알고리즘 조작으로부터 사용자를 해방시킨다. 둘째, 데이터가 특정 기업에 가두어지지 않음으로써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능들을 개방한다. 셋째, 궁극적으로 웹 사용자의 디지털 발자국을 기업의 수익원이 아닌, 사용자 자신의 ‘지속적인 가치의 원천’으로 전환한다.
데이터가 기업의 자산이 아닌 개인의 권리가 될 때, 비로소 기술은 인간을 향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기술의 상품이기를 거부하고, 주권을 지닌 시민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동시에 오랜 시간 무너졌던 디지털 세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AI 시대, 웹을 다시 인간에게 돌려주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팀 버너스리는 전 세계 수억 명에게 단 한 문장을 보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 선언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었다. 웹은 특정 기업이나 정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 모두의 공공 자산이라는 믿음의 표현이었다.
다른 통신 기술들은 등장했다가 사라졌지만, 웹은 계속 성장했다. 이제 웹은 일상의 기본 계층이 되었다. 싱가포르의 상인과 말라위의 소농이 클릭 한두 번으로 연결되는 세상. 인류 역사상 이토록 거대한 연결망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인공지능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웹의 다음 단계는 화면 속 페이지를 넘어 현실 세계 위에 중첩될 것이다. 웹 데이터로 훈련된 AI는 지속적인 정보 흐름을 제공하고, 음성 명령에 즉각 반응하며, 독립적인 에이전트로서 다른 시스템과 자율적으로 상호작용할 것이다. 웹 서핑은 더 이상 별도의 활동이 아니라, 현실 위에 펼쳐지는 매끄러운 정보 필터가 될 것이다.
앨 고어는 이 책을 “기술이 인류의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21세기의 가장 심오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루스 포랏 역시 “기술은 오직 인간의 창의성과 협업, 자유로움을 북돋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는 웹의 탄생을 기록한 역사서이자, AI 시대를 위한 디지털 민주주의 선언문이다. 기술의 주권을 시민에게 돌려줄 때, 웹은 다시 우리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웹을 고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출처: 「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생각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