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추천도서 (4833) 카프카의 문장들

1. 책소개

고전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 권에 담아내는 마음산책 ‘문장들’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 『카프카의 문장들』이 출간되었다. 자신의 원고를 모두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긴 작가 프란츠 카프카.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덕분에 카프카 사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다른 작가의 책 한 권을, 심지어 수십 권을 능가”(신형철 문학평론가)하는 그의 문장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카프카의 문장들』은 프란츠 카프카의 삶과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장을 선별해 엮은 책이다. 「변신」 『소송』 『성』 등 카프카의 대표적인 문학작품뿐 아니라 수많은 일기와 편지, 대화록까지 망라하는 이 책은, 카프카의 작품을 다수 번역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권혁준 교수가 직접 주제를 나누고 문장을 옮겼다.
고향과 유년기, 카프카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1장 기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으로서의 정서를 담아낸 「2장 고독」, 미궁 같은 관료주의에 짓눌린 인간의 불안을 포착하는 「3장 법과 처벌」, 노동과 실존, 생과 죽음을 사유하는 「4장 삶과 실존」, 소외된 당대의 사회를 진단하는 「5장 문명 비판, 시대 진단」, 평범한 시민적 삶과 작가적 삶 사이의 갈등을 담은 「6장 사랑과 결혼」, 억압적인 현실 너머의 해방과 병든 내면의 회복을 갈구한 「7장 자유와 꿈, 치유와 학문」, 카프카 자신이 소명으로 여긴 「8장 글쓰기와 예술」, 그리고 절망의 끝자락에서도 희미한 빛을 탐색하는 「9장 구원」까지. 총 아홉 개의 장이 카프카라는 낯설고 깊은 심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카프카적kafkaesk’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독특한 세계와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독창적인 서사 기법과 혁신적인 양식을 보여주는 카프카 문학은 현대문학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이는 현실의 일상, 환상적 요소, 꿈과 같은 내면의 삶을 정교한 텍스트로 직조해내면서 현대인이 처한 실존적 상황과 불안, 낯선 감정과 공포를 인상적으로 포착한 덕분이다.
─「들어가며」에서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프란츠 카프카
1883년 7월 3일 보헤미아의 수도 프라하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맏이로 태어났다. 독일어 사용자가 대부분이던 프라하 상류층에 진입하고자 한 부모님의 뜻에 따라 독일계 소년학교와 김나지움에 진학했으며, 1901년 카를페르디난트대학에 입학해 5년 만에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이후 프라하 소재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서 1908년부터 1922년까지 14년간 법률가로 근무한다. 카프카는 직장 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며 습작과 일기, 편지 등 방대한 작업물을 남기다 1912년 작품집 『관찰』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전환점을 맞는다. 미완의 장편소설 『실종자』와 단편소설 「유형지에서」 「학술원 보고」 「시골 의사」 등을 꾸준히 집필 하나 폐결핵 발병으로 1920년 말부터 약 1년간 휴식기를 보낸다. 1922년 마지막 장편소설 『성』을 집필하기 시작하고 같은 해 단편소설 「단식 광대」를 완성하지만 이후 폐결핵이 악화되어 1924년 6월 3일 사망한다.
40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카프카가 생전에 출간한 글은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 등의 중ㆍ단편소설과 『관찰』 『시골 의사』 『단식 광대』 등의 작품집이 전부였다. 그가 세계적인 작가가 된 데는 막스 브로트의 공적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카프카의 평생지기였던 브로트는 원고, 일기, 편지 등을 전부 소각해달라는 카프카의 유언을 거스르고 『실종자』 『소송』 『성』을 비롯한 주요 텍스트들을 출간해 세상의 빛을 보도록 했다. 실존적 상황과 불안, 낯선 감정과 공포를 인상적으로 포착한 카프카의 문학은 현대까지도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실의 일상, 환상적 요소, 꿈과 같은 내면의 삶을 정교한 텍스트로 직조해내는 카프카의 작업은 ‘카프카적kafkaesk’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독창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들어가며
이 책에 인용된 저작물과 편지 및 일기
Ⅰ 기원
Ⅱ 고독
Ⅲ 법과 처벌
Ⅳ 삶과 실존
Ⅴ 문명 비판, 시대 진단
Ⅵ 사랑과 결혼
Ⅶ 자유와 꿈, 치유와 학문
Ⅷ 글쓰기와 예술
Ⅸ 구원
추천의 글 ┃ 신형철
프란츠 카프카 연보
참고 문헌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45쪽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 불안에 사로잡힌 인간에게 고향이라는 것은 (…) 뭔가 대단히 불편한 것, 추억의 장소, 비애의 장소, 편협함의 장소, 수치심을 느끼는 곳, 유혹의 장소, 힘들이 남용되는 곳입니다.
51쪽
세계로 ‘도피’하지 않고 어떻게 세계를 즐거워할 수 있겠는가?
75쪽
모든 것이 환상이다. 가족, 직장, 친구들, 길거리,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그 모든 것이 환상이고, 가장 가까이 있는 여자 또한 환상이다.
진실은 네가 창문도 문도 없는 감방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는 것뿐이다.
88쪽
나 자신을 관찰한 바에 따르면, 내가 사람들을 피하는 이유는 조용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용하게 죽기 위해서다.
138쪽
네가 서 있는 지반이 그것을 덮고 있는 두 발보다 더 클 수는 없다는 행복을 깨닫는 것.
166쪽
자다가 깨어나고, 자다가 깨어나고, 비참한 삶이다.
210쪽
진보를 믿는다는 것은, 어떤 진보가 이미 일어났음을 믿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믿음이 아닐 것이다.
253쪽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은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인류의 타락은 인간의 자유를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288~289쪽
내가 쓴 것에 대해 절대로 과대평가하지 말 것!
그렇게 하면 정작 내가 써야 할 것이 내게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 된다.
307쪽
인간은 질문하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 작품 「선고」는 하룻밤의 유령입니다.
323쪽
어떤 책은 나 자신의 성에 있는 낯선 방들을 여는 열쇠와 같다.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카프카의 문장은 다른 작가의 책 한 권을,
심지어 수십 권을 능가한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추천
“절망하지 말 것, 그리고
그대가 절망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절망하지 말 것”
카프카의 소설 속 인물들은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불행을 마주하고 자신의 세계가 얼마나 좁아질 수 있는지 실감한다. 어느 날 아침 깨어나 보니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거나(「변신」), 영문 모를 죄목으로 체포되어 끝없는 재판에 휘말리기도 하며(『소송』) 아무리 걸어도 가까워지지 않는 성의 주위를 맴돈다(『성』). 이처럼 무작위적이고 억압적인, 마치 악몽 같은 분위기를 표현하는 형용사로 ‘카프카에스크kafkaesque’라는 단어가 생겨나 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카프카의 문학은 종종 삶의 가능성과 희망이 점차 소멸하는 세계를 그리지만, 독자는 그 안에서 기묘한 위안을 얻는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추천의 글」에서 “인류가 산출한 가장 신실하고 명석한 절망의 기록 앞에서 희망이 희박해진다 느껴지면 그건 잘된 일이다. 카프카에스크, 그때가 진짜 희망의 시작이므로”라고 적는다. 카프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과 거대한 관료주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개인의 모습을 투명하게 직시한다. 억지스러운 희망 대신 부조리한 세계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하는 카프카의 문장은 “진짜 희망”의 단초가 된다.
그런데 슬픔은 전망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전망, 희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위험이라는 것은 단지 협소하고 제한된 순간에만 있습니다. 그 순간을 극복하면 벌써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순간입니다. 삶을 결정하는 것은 순간입니다.
─「4장 삶과 실존」에서
“글쓰기의 부침만이 나의 삶을 결정합니다”
실존을 구원하는 글쓰기
카프카는 평생 시민적 자아와 예술적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삶을 살았다. 직장에서 “성실하고 지적이며 유머가 많고 인기 있는”(18쪽) 직원으로 통했지만 자기 자신의 소명은 글쓰기에 있다고 믿었다. 낮에는 보험공사에서 법률가로 일하고 퇴근 후 글쓰기에 몰두하던 그는 어느 날 “완전히 과로한 탓”에 “오늘 아침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그냥 푹 쓰러지고 말았”다며 상사에게 결근에 대한 사과문을 쓰면서도 “실은 사무실 업무 때문이 아니라, 저의 글 쓰는 작업 때문”(195~196쪽)이라고 고백한다.
이러한 갈등은 카프카의 삶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는 약혼과 파혼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프카는 결혼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를 원하는 동시에 그러한 ‘안정’이 글쓰기에 위협이 될 것이라 여겼고, 끝내 누군가의 남편이 아닌 ‘아버지의 영원한 아들’로 남았다. 『카프카의 문장들』은 이처럼 실존에 대해 치열하게 골몰한 카프카의 깊고 내밀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할 것이다.
내 삶의 방식은 오로지 글쓰기에 맞춰져 있고, 혹시라도 삶의 방식이 변한다면 그것은 오직 글쓰기에 더욱 부응하기 위함입니다.
─「8장 글쓰기와 예술」에서
출처: 「 카프카의 문장들 」마음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