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추천도서(26.1-)/2026-05

5월의 추천도서 (4831) 경전의 탄생

'-') 2026. 5. 25. 10:00

 

 

 

1. 책소개

 

 

 

인류 정신사에서 가장 뼈아픈 상실의 역사를 추적한 역작!
잃어버린 경전을 망각의 감옥에서 해방하고,
성스러움의 감각을 되찾는 장대한 정신의 탐험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은 모세오경을 내세워 팔레스타인 땅의 소유권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적의를 정당화하며 학살을 자행해 왔다. 전투적 무신론자들은 창조 신화가 최근의 과학적 발견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짓말이라고 비난하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창세기〉 내용이 과학적 사실이라 믿으며 지구 나이 6천 년을 주장한다. 오늘날 경전은 종종 배제와 폭력을 부추기고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카렌 암스트롱이 수천 년 인류사를 가로지르는 매혹적인 여정을 통해 보여주듯, 이러한 협소한 경전 해석은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미토스(신화)를 버리고 오직 로고스(이성)만을 동력으로 삼은 근대인의 정신은 경전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축자적 해석에 갇히고 말았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카렌 암스트롱 (Karen Armstrong)

 

영국의 종교학자. 1962년 열일곱 살에 로마가톨릭 수녀원에 들어가 7년 동안 수녀 생활을 한 뒤 환속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런던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강의했다. 종교학자로 삶의 방향을 바꿔 《신의 역사》 《축의 시대》 《신의 전쟁》 《무함마드》 같은 논쟁적 저작을 발표해 왔다. “현대 종교학 분야에서 가장 도발적이면서도 포용적인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암스트롱의 저작은 지금까지 전 세계 4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백만 부가 판매되었다. 2008년에는 종교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해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랭클린 루스벨트 자유 메달’을 받았고, ‘TED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문화 간 이해 증진에 공헌한 공로로 ‘나예프 알-로드한 세계문화이해 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되었다. 2015년에는 ‘대영제국훈장’을 받았고, 2017년에는 에스파냐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투리아스 공주 상’을 받았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머리말 _ 잃어버린 경전의 예술을 찾아서

1부 우주와 사회

1장 이스라엘: 기억의 공동체
- 에덴 추방과 역사의 재구성

2장 인도: 소리와 침묵
- 베다, 계시된 소리의 경전

3장 중국: 의례의 힘
- 하늘을 따르는 성스러운 몸짓

2부 미토스-신화

4장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자아
- 내면에서 찾은 신성한 빛

5장 공감의 도약
- 연민과 자비, 가없는 마음의 확장

6장 알지 못함
- 언어 너머의 깨달음

7장 정전의 탄생
- 제국의 부상과 텍스트의 권위

8장 미드라시, 경전의 해석
- 기록된 말씀과 살아 있는 해석

9장 신성한 존재 되기
- 케노시스와 테오시스, 자기 비움과 신성화

10장 암송과 인텐티오
- 소리로 체현되는 신비

11장 형언할 수 없는 것
- 신비주의자들의 신

3부 로고스-이성

12장 솔라 스크립투라-오직 경전
- 공동체의 의례에서 개인적 독해로

13장 솔라 라티오-오직 이성
- 이성의 시대, 잃어버린 경이

맺음말 _ 경전 이후

감사의 말
참고문헌
주석
용어 해설
찾아보기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오늘날 대중적 어법에서 ‘신화’는 사실이 아닌 것이다. 정치가는 과거 삶에서 저지른 잘못으로 비난을 받으면 그것이 신화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신화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 번 일어났지만 동시에 늘 일어나고 있는, 시간을 초월한 진실을 표현했다. 신화는 사람들의 딜레마를 시간을 초월한 맥락 안에 자리 잡게 하여 삶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31쪽)

근대 사회와 교육에서 로고스가 만연하면서 경전은 문제가 되었다. 근대 초기 서양 사람들은 성경의 서사를 마치 로고스인 것처럼, 즉 실제로 일어난 일의 사실적 기록인 것처럼 읽었다. 하지만 우리는 경전의 서사들이 한 번도 세계 창조나 종의 진화에 대한 정확한 묘사라고 스스로 주장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게 될 것이다. 또 경전은 고대의 현자나 예언자나 족장의 전기를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제공하고자 하지도 않았다. 정확한 역사적 기록이란 것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33쪽)

경전 공부의 핵심은 인(仁)이었다. 공자는 이 말을 정의하기를 거부했는데 그것은 당대의 익숙한 범주로는 그 진정한 의미를 담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요순처럼 그것을 완벽하게 실천하는 것뿐이었다. …… 우리가 어떻게 인을 얻을 수 있습니까? 안회가 물었다. “극기복례(克己復禮).” 공자는 대답했다. “에고를 제어하고 예에 굴복하라”는 것이었다. (182쪽)

우파니샤드는 조리 정연한 논거 대신 경험과 환상에 대한 이야기, 파악하기 힘든 경구와 수수께끼를 의도적으로 제공한다. 또 종종 참가자 가운데 하나가 할 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는 토론을 제시한다. 따라서 우파니샤드의 핵심 메시지는 인간 자아가 그 자체로 신성한 것이며, 궁극적 실재와 절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일신교도는 가끔 이런 주장이 ‘단순한 범신론’이라고 폄하하지만 그들 종교의 신비주의자들 또한 이런 동일성을 경험했다. (193쪽)

맹자의 유가 사상에는 초자연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으며, 신의 은총이 흘러들 여지도 없었다. 군자는 단지 만인에게 내재한 잠재력을 드러낼 뿐이었다. 맹자가 표현한 대로 군자는 천지, 즉 우주를 지배하는 근본적 리듬에 자신을 일치시켜 이런 도덕적 카리스마를 획득하며, 따라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었다. …… 공자는 오직 먼 과거의 위대한 왕들만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맹자는 지금 여기 있는 모두가 그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212쪽)

고타마가 니르바나에 이른 것은 요가 수행을 통해 자비의 마음을 계발했기 때문이며, 자비는 그에게 타인을 도우러 “저잣거리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후 40년 동안 고타마는 지칠 줄 모르고 갠지스강 주변의 크고 작은 도시를 떠돌며 신ㆍ동 물ㆍ남녀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가르침을 전했으며 제자들에게도 똑같은 요구를 했다. (230쪽)

그리스인은 늘 슬픔의 공유가 사람들 사이에 귀중한 유대를 만든다고 믿었다. 따라서 비극의 경험은 시민 집단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아테네인은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자신이 혼자 슬퍼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부끄러움 없이 소리 내어 울었다. 그들은 무대에서 묘사되는 영웅의 고뇌를 목격하며 타인의 고통을 제대로 인식하는 법을 배웠다. (239쪽)

“슬픔은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슬픔은 지혜를 파괴하고, 슬픔은 병을 가져온다.” 비두라는 형제인 눈먼 왕 드리타라슈트라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마 이것이 이 서사시(《마하바라타》)의 중심 메시지일 것이다, 고난은 삶의 현실이므로 평정심으로 용감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266쪽)

주석 작업은 고립된 연구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하는 시끌벅적한 일이었다. 제자들은 큰 소리로 암송하고 또 격렬하게 토론하는 과정에서 스승의 ‘반복되는 전승’을 익혀 나갔다. 한 팔레스타인 랍비는 나중에 이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게 된다. “공부하는 집으로 현자들이 들어와 토라를 이야기하면 말들이 날아다녔다. 한 사람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이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또 한 사람이 또 다른 생각을 이야기했다.” (339쪽)

“모든 정전 안에는 문자 그대로 읽으면 편협한 당파주의, 낯선 자에 대한 의심, 우리와 다르게 믿는 자들에 대한 불관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텍스트들이 있다. 또 그 경전 각각의 안에는 낯선 자와의 친족 의식, 외부자에 대한 감정 이입, 사람들이 증오와 적대의 경계를 넘어 손을 내밀게 하는 용기를 강조하는 텍스트들도 있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랍비 요나단 삭스) (369쪽)

쿠란은 즉각 전달될 수 있는 사실들을 내놓지 않는다. …… 쿠란은 초기 메카의 수라들에서 개인에게 내밀하게 말을 걸며, 종종 질문의 형태로 가르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들어보지 못했는가?” “생각하지 않는가?” “보지 못했는가?” 이런 식으로 각 청자는 자신을 돌아볼 것을 권유받았다. …… 쿠란은 형이상학적 확실성을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중에게 종류가 다른 인식을 발전시키도록 권유하고 있었다. (429쪽)

(마르틴 루터가 정식화한) ‘솔라 스크립투라’(오직 경전)는 프로테스탄트 개혁을 출범시킨 혁명의 외침이었다. …… 사실 경전이 ‘자신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보았다. 그러기는커녕 경전은 의도적으로 침묵과 무지로 넘어가버리곤 했다. 경전은 교리 논쟁을 정리해주지 않았다. …… 따라서 개혁가들이 성서에 관한 전문 지식에도 불구하고 곧 경전이 가르치는 내용에 관해 합의를 보지 못하는 사태에 이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536, 537쪽)

데카르트는 ‘솔라 스크립투라’ 대신 ‘솔라 라티오’(sola ration, ‘오직 이성’)를 제시했다. 그의 해결책은 모든 계시와 전통적 신학을 배제하고, 같은 시대 사람들에게 그 자신의 확신으로는 ‘자명하고 분명하고 뚜렷한 하나의 관념’을 제시했다. ……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유럽 계몽주의의 시작을 알렸지만, ‘오직 이성’이 성취한 계몽주의는 케노시스의 영향을 받은 경전적 변화와는 달리 의기양양하게 자아를 주장했다. (549쪽)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동서양 문명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5천 년 경전의 역사!
성스러움을 향한 인류 상상력의 궤적을 좇는
경이로운 인문학 여정

《경전의 탄생》(The Lost Art of Scripture)은 4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사자 인간’ 조각상부터 현대의 이슬람 신비주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성스러움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경전으로 빚어냈는지 추적하는 역사서다. 카렌 암스트롱은 아담과 하와 이야기에 영향을 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혜’ 전승부터 기독교 성경, 이슬람의 쿠란, 중국의 《주역》, 《논어》, 인도의 베다 전통, 유대 랍비들의 탈무드, 《법화경》을 비롯한 불교 경전까지 주요 종교 전통의 위대한 경전들을 ‘공간을 횡단하고 시간을 종단하여’ 살핀다. 이 책은 경전이 결코 문자 속에 고착된 편협한 교리가 아니라, 시대의 곤경에 응답하며 끊임없이 새로 써 내려간 ‘늘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었음을 밝혀낸다.
이 책이 안내하는 장엄한 역사의 파노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경전은 고통과 필멸의 운명에 부딪힌 인간이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임을 알게 된다. 경전은 자기중심적 자아를 비우고(‘케노시스’) 자비를 실천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함으로써 더 고양된 인간성에 이르게 해주는 강력하고도 정교한 행동 지침이었다. 경전은 눈으로 읽고 공부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소리이자 노래였고 침묵이었으며, 의례를 통해 몸으로 익히는 수행의 예술이었다.
암스트롱은 세계 종교 분파가 오만과 불관용을 떨쳐내려면 인간과 경전이 맺었던 원초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종교의 차이를 넘어 모든 위대한 경전들 갈피갈피에 인간 정신의 빛나는 정수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축의 시대》 《신의 역사》의 저자
카렌 암스트롱의 평생 연구를 집대성한 기념비적 저작!

영국 출신의 종교학자이자 저술가인 카렌 암스트롱은 《신의 역사》 《축의 시대》 《신의 전쟁》 같은 여러 저서를 통해 기독교 · 유대교 · 이슬람을 비롯한 세계 주요 종교 전통들을 폭넓게 탐구해 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종교 사상가다. 암스트롱은 특정 종교를 우위에 두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방대한 비교종교학적 지식, 탁월한 통찰력을 인정받으며 학계와 대중 모두에게 꾸준한 신뢰와 존경을 받아 왔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그의 저작은 전 세계 4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백만 부가 판매되었다. 독자들은 암스트롱의 폭넓은 지적 스펙트럼과 통합적 시각을 통해 서로 다른 종교 전통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평론가들은 풍부한 지식을 밀도 있게 풀어내면서도 감동적으로 읽게 만드는 서술 방식에 주목해 왔다.
40여 년간 역사 · 종교학 · 철학을 아우르며 “종교를 통한 인간 이해”라는 큰 흐름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암스트롱 사상의 정수가 담긴 책이 바로 《경전의 탄생》이다. 《신의 역사》에서 인간이 신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지 신(神) 개념의 역사를 보여주고 《축의 시대》에서 모든 종교와 철학이 탄생한 인류 정신의 대전환기를 그려냈다면, 《경전의 탄생》에서는 그 모든 종교적 ㆍ 철학적 사유가 ‘경전’이라는 형식 속에서 어떻게 빚어지고 변화했는지 밝힌다. 《경전의 탄생》은 앞선 두 책을 탄생시킨 암스트롱의 문제의식을 마침내 구체적으로 증명해 보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암스트롱이 쓴 모든 저술 중에 가장 밀도가 높은, 암스트롱 사유의 최고 정점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저작이다.

위대한 경전들과 사람들의 ‘이야기’

《경전의 탄생》은 학술성과 문학성이 조화를 이루는 저술가로서 암스트롱의 특별한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된 책이다. 《경전의 탄생》을 비롯해 그의 저서들은 각 종교 전통의 연원을 서술할 때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서사적 흐름을 차용하면서, 동시에 핵심 개념과 사건에 대한 날카로운 해설을 곁들인다. 암스트롱은 이러한 내러티브 기법을 통해 독자들이 추상적이고 난해한 신학 개념도 지금 우리와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경전의 탄생》에서 우리는 종교 의식(儀式)을 싫어하고 사회 정의를 강조했던 유다 출신의 예언자 아모스의 의로운 외침을 듣고, 고대 인도의 사제-시인이었던 리시(rishi)들이 형언할 수 없는 궁극적 존재(‘브라흐만’)를 두고 벌인 경쟁 시합을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다. 《논어》에 담긴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 ‘스스로 깨달은 자’ 붓다의 이타적인 삶, 인간을 깊은 성찰 속으로 밀어 넣는 《마하바라타》의 이야기는 축자적 해석으로 읽는 경전에서 얻을 수 없는 감동과 통찰을 전해준다. 토론을 통해 경전을 재해석했던 랍비들의 논쟁 장면은 근대 이후 문자 속에 갇힌 경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탈종교화’ 시대,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종교 지형의 대대적 재편이라 할 수 있다. 제도 종교의 쇠퇴와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SBNR)” 사람들의 증가가 대표적 현상이다. 통계를 보면, 2020년 이후 세계 종교 지형은 기독교와 이슬람에 이어 무종교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무종교 인구는 2010년 약 16억 명에서 2020년 약 19억 명으로 증가했다.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무종교인인 셈이다. 세계 종교와 인구 변동에 관한 대규모 데이터를 제공하는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종교인 감소의 주요 원인을 ‘이탈’로 분석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탈종교’ 혹은 ‘무종교’가 곧 ‘무신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무종교인 가운데 상당수가 ‘영혼’이나 ‘사후세계’나 ‘초월적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는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경전의 탄생》은 바로 그렇게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일 울름 박물관에 소장된 작은 상아 인형은 인간 종교 활동의 최초 증거일지도 모른다. 이 ‘사자 인간’은 4만 살이다. 동굴 사자 머리에 그 아래로 몸의 일부는 인간이다. …… 사자 인간은 인간이 맨 처음부터 경험적 존재와는 다른 존재에 대한 인식을 의도적으로 계발해 왔고, 때로 ‘성스러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삶의 더 고양된 상태를 향한 본능적 욕구를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19쪽, 21쪽)

암스트롱은 4만 년 전 구석기인이 만든 ‘사자 인간’에서 엿볼 수 있는 인간의 본성, 즉 초월적인 것을 추구하는 인간 정신의 여정을 ‘경전’을 축으로 삼아 따라간다. 제도 종교에서는 희망을 보지 못하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는 현실 너머의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우리가 잃어버렸던 ‘경전’의 본질을 되찾을 때가 되었다고 이 책은 말한다.

경전이란 무엇인가? 경전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오늘날 우리는 경전을 두 가지 방식으로 읽는다. 절대적 진리로 보거나, 허무맹랑한 낡은 신화로 보거나. 《경전의 탄생》에서 암스트롱은 둘 다 경전을 오해한 결과라고 말한다. 암스트롱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이라는 유일신 전통만이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주요 경전들까지 연대기적 변화를 따라가며 경전이 인간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놀랍도록 일관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등장한 다양한 경전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경전이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수행 지침이었다는 것이다.
경전들은 초월적인 것, 신성(神性)과 조화를 이루어 사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는데 한 가지 점에서 모두 의견이 같다.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자기 초월을 성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 이입과 공감의 습관을 계발하는 것이었다. 유교의 ‘인(仁)’,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이웃 사랑’, 이슬람의 ‘자카트(자선)’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등장했지만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인간이 자기중심적 에고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며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능력을 계발하고 자비를 실천하도록 훈련하는 것. 이것이 바로 경전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종교개혁과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며 우리는 경전의 본질을 잃어버렸다. 근대 이후 인류는 ‘미토스(신화)’를 버리고 ‘로고스(이성)’를 우위에 두면서 경전을 객관적 사실로 읽기 시작했고 그 결과 경전이 지닌 본연의 치유적 힘을 잃고 말았다.
이 책은 우리가 경전에서 보아야 할 것은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인간사를 주관하는 신의 명령이나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보여준다. 경전은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신화와 의례, 상징과 은유의 텍스트이며, 고통스러운 필멸의 삶에서 초월적인 것을 추구했던 사람들, 모든 인간 안에 깃든 성스러운 잠재력을 믿고 공존과 평화의 길을 열어 보여주려 했던 사람들이 남긴 깊은 성찰과 연민 어린 행동의 기록이다.

“경전은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늘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었다”
근대 이후 우리는 경전(經典, scripture)을 문자로 기록된 텍스트, 신의 말씀이 봉인된 닫힌 세계, 신성불가침의 문자적 진리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바로 이러한 생각이 지금 인류가 종교로 인해 겪는 여러 어려움을 불러왔다고 본다. “근대 이전 세계에서 경전은 늘 진행 중인 작업이었다. 옛글을 숭배했지만 화석화하지는 않았다. 경전은 늘 변하는 환경과 연결되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종종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경전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수행 지침이었다”
종교가 더는 제도적 권위로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에 ‘경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과거로 돌아가자는 제안이 아니다. 근대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경전의 본질, 즉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수행의 지침으로서 경전을 다시 보자는 뜻이다. 경전은 인간이 타인의 고통을 인식하고 자기중심성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문화적 발명품이었다. “우리가 읽는 것은 우리 내부에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우리가 듣는 것에 우리 마음이 움직여야 하고, 그래야만 들은 것을 실천하여 우리 삶을 들은 것과 일치시킬 수 있다.”

“경전은 눈으로 읽고 공부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소리이자 노래였고 침묵이었으며,
의례와 극으로 공연되는 예술이었다”
많은 종교 전통에서 경전은 오페라나 시 낭송처럼 인간을 고양하도록 만들어진 정교한 예술 형식이었다. 근대 이전에 경전은 눈으로 읽고 공부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체득하는 것이었다. “소설이든 시든 경전이든 예술작품은 그 장르의 법칙에 따라 읽어야 하며 경전도 여느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거기에 어울리는 의식(意識) 상태의 규율 잡힌 계발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람들이 경전을 읽을 때 그것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앉거나 몸을 움직이거나 숨을 쉬는 방식까지 조절하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폭력과 갈등의 시대, 케노시스의 윤리와 실천”
그리스인이 케노시스(kenosis, ‘자기 비움’)라고 부른 것이 바로 모든 경전의 중심 주제다. 경전들은 타인에게 연민을 품고 손을 뻗으며 자기를 ‘비울’ 것을 요구했다. 경전들은 여러 방식으로 자비를 자신이 속한 곳의 사람들에게만 한정하지 말고, 낯선 사람을, 심지어 적까지 존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종교의 이름을 앞세운 폭력과 갈등 속에서 위험하게 분열된 우리의 세계에서 이보다 긴급한 윤리는 상상하기 힘들다. “우리는 반드시 경전들을 다시 찾아가 그 경전들이 오늘날 세계에 만연하여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고통 · 분노 · 증오에 직접 대응하게 해야 한다.” 문자에 갇힌 신성을 해방하고 우리 안의 성스러움을 일깨우는 경전의 귀환은, 분열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경전의 말, 경전에 관한 말

“힘없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을 털지 말며 법정에서 어려운 사람을 짓누르지 마라. …… 야훼께서 어려운 사람 등치는 자를 목 조르신다.” _ 히브리 성서

“왕으로서 일을 할 때 민(民)이 길을 잃고 그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가혹한 엄벌로 다스리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왕이 으뜸가는 덕을 지니면 민중은 그 본을 따를 것입니다.” _ 《서경》

“매일 나는 나의 세 가지 면을 점검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하여 한 일에서 최선을 다했는가? 친구들을 상대할 때 내가 하는 말이 믿을 만했는가? 나 스스로 해보지 않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했는가?” _ 증자

“우리는 고난을 겪고, 고난을 통해 진리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잠들지 못하고, 심장에 한 방울씩
고통을 기억하는 고통이 다시 찾아오는데,
이때 우리는 저항하지만 성숙하기도 한다.” _ 아이스킬로스

“《마하바라타》는 우리를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태로 남겨 둔다. 어쩌면 우리에게 칼로 자른 듯한 답이나 종교적 확실성에 대한 욕망만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내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말들을 서로 연결하고, 그런 다음 그 말을 ‘예언자들’의 말과 연결하고, 예언자들을 ‘율법’과 연결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자 말들이 시나이산에서 전해질 때처럼 기뻐했고, 그 말들은 맨 처음 입에서 나올 때처럼 달콤했다.” _ 랍비 벤 아자이

“신성한 경전 또는 그 가운데 어떤 부분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거기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이중의 사랑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_ 아우구스티누스

“《논어》를 읽었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한두 문장을 읽고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또 자기도 모르게 손과 발을 움직여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다.” _ 정이(程頤)

“인간의 궁극적 지식은 우리가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_ 토마스 아퀴나스

 

출처: 경전의 탄생 」교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