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추천도서 (4823) 아름다운 편지

1. 책소개

1973년 권정생이 쓴 첫 번째 편지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평생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을 나누었다. 이오덕은 어른, 아이 모두 권정생의 동화를 읽기를 바라며 그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온 힘을 쏟았고, 권정생은 이오덕이 있기에 외롭지 않다며 동화를 썼다.
약값, 연탄값 걱정부터 읽고 있는 책 이야기, 혼자 잠 못 드는 밤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하루하루의 삶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누었다. 정성껏 조심스레 다가가, 어느새 평생을 함께하는 동무가 되었다.
이오덕과 권정생의 편지를 보면 사람이 사람을 진정으로 만나고 사랑하는 게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다.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오덕과 권정생의 만남에는 따뜻한 위로가 있다. 사람 온기가 그리운 시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가는 따뜻한 아름다움이 이 편지에 있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이오덕 (1925〜2003)
1925년 경북 청송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아홉 살에 경북 부동공립국민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1986년까지 마흔두 해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스물아홉 살이던 1954년에 이원수를 만났고, 다음 해에 <소년세계>에 동시 ‘진달래’를 발표하며 아동문학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 위해 아동문학 평론을 하기 시작했고, 1976년 ‘부정의 동시’ 평론으로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이오덕은 1973년 1월 18일에 아동문학가 권정생을 찾아갔다. 어른, 아이 모두 권정생의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해 권정생을 세상에 알렸고 평생을 권정생과 마음을 나누는 동무로 지냈다.
저자: 권정생(1937〜2007)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46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안동 일직에 터를 잡고 평생을 조탑 마을에서 지냈다. 전쟁과 가난으로 스무 살에 결핵에 걸려 홀로 아프게 살았다.
1969년 ‘강아지 똥’으로 등단했고,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무명 저고리와 엄마’가 당선되었다. 이 작품이 신문에 실리고 며칠 뒤 이오덕이 찾아왔다. 권정생은 이오덕을 만난 뒤 “선생님을 뵙고부터 2, 3개월마다 한 번씩 찾아 주시는 것으로 사람 사이의 고독만은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고 했다. 이오덕의 정성으로 권정생의 동화가 출판되기 시작했고 권정생은 죽을힘을 다해 동화를 썼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1부 1973 ‒ 1975
선생님을 알게 되어 이젠 외롭지도 않습니다
여름방학에는 꼭 가 뵙겠습니다
백번 죽었다 살아난데도 가난하게 살면서 아이들 곁에 있고 싶습니다
이런 훌륭한 작가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아끼시고 계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을 타겠습니다
부디 이 겨울만 견디어 주셨으면 합니다
2부 1976 ‒ 1981
혹시 만나 뵐까 싶어 정류소에서 서성거려 보았습니다
글을 씀으로써 모든 불순한 것들에 저항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벽종을 치면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햇볕이 앉을 곳도 없는 그곳에서 얼마나 추울까요
아동문학도 온 생애를 바쳐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3부 1982 ‒ 2002
선생님의 동화를 교과서처럼 읽혀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전 형도 보고 싶고, 안동에 가고 싶은 생각 간절합니다
눈물이 없다면 이 세상 살아갈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남들은 권 선생님의 아픈 몸을 속속들이는 모릅니다
이제야 세상이 어떤 건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권 선생님
생전의 이오덕 선생님을 생각하며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이발을 꼭 한 달 반 만에 한 것 같습니다. 싹싹 깎아 버리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옷도, 속옷 겉옷 필요 없이 자루처럼 하나만 입고 음식도 하루 세끼는 너무 많아요. 한 끼만으로 살 수 있게, 그리고는 잠들지 말고 눈을 감은 채 오래오래 앉아 있고 싶습니다.(권정생, 1976. 2. 11)
거기 일직교회는 햇볕이 앉을 곳도 없었던 것 같은데 얼마나 추울까요.
약을 계속해서 잡수셔야 할 터인데 걱정입니다. 어디 돈을 빌려서라도 약을 잡수시면 제가 가서 갚겠습니다. 그렇게 쇠약하신데도 책을 읽고 싶어 하시니, 저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반성됩니다.(이오덕, 1979. 11. 9)
어둔 밤에 누워 소쩍새 소리 들으면서 인생과 역사와 문학을 생각했습니다. (이오덕, 1976. 4. 27)
근년에 들어 아동문학에서 논쟁거리가 되었던 문제를 중심으로 누가 어떤 발언을 하였는가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평론 쓰는 자세, 받아들이는 자세 같은 것도 생각해 보렵니다. 참고되는 말씀 계시면 편지 주십시오.(이오덕, 1976. 7. 9)
아동문학인 자신들이 모두 여태껏 환상 속에서 글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평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면 독자들이 어느 것이 정론인지 판단할 것입니다.(권정생, 1976. 10. 11)
몇 해 동안 구상해 오던 동화의 서두가 열려서 이젠 정말 죽음을 무릅쓰고 써야겠습니다. 요즘 동심, 인간, 아동문학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권정생, 1976. 12. 24)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어른이 그리운 시대
이오덕과 권정생이 나눈 삶
바람처럼 오셨다가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습니다. 일평생 마음 놓고 제 투정을 선생님 앞에서 지껄일 수 있었습니다. _권정생
동화 한 편 보내 주시면 상경하는 길에 잡지에 싣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협회 기관지에는 고료가 없기 때문에 신문이나 다른 잡지에 싣도록 하고 싶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작품을 참으로 귀하고 값있는 것으로 아끼고 싶습니다. _이오덕
이 책은 이오덕과 권정생이 30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이다. 두 사람이 세상을 뜨고 편지 묶음은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로 나와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사랑받았다. 10여 년이 지나 새로 찾은 편지를 보태고 틀린 날짜를 바로잡고 《아름다운 편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펴냈다. 오랜 세월을 두고 다시 읽어도 ‘아름다움’이라는 말 말고는 두 사람의 편지를 표현할 길이 없어서이다.
이오덕은 어린이문학가, 교육 사상가, 우리말 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며 권정생은 ‘강아지 똥’으로 어린이문학사에서 손꼽을 수 있는 작가이다.
이오덕과 권정생을 빼고 우리나라 어린이문학을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 시대의 어른인 것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을까, 어떻게 함께하며 어린이를 살리는 문학을 꽃피웠을까? 그리고 삶을 나누었을까?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에 그 길의 처음과 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서로를 기다리며 정류장을 서성거리고 우체부를 기다리는 그리움, 낙서 한 장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잠 못 드는 밤 생각하는 어린이문학의 세계, 무엇보다 약값 연탄값 걱정까지도 서로 나누고 있다. 어떻게 그리 솔직하고 지극할 수 있을까.
편지를 읽다 보면 두 사람의 관계를 넘어서서 사람이 사람에게 무엇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다다르게 된다.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 어쩌면 관계에 목말라 하는 우리에게 절실한 물음일 수 있다.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사람도 홀로 살 수 없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 주고, 온기를 나누어 주는 사람 말이다. 이 책에는 오래된 진실이 담겨 있다. 존재와 존재가 만났을 때 어떤 아름다움이 피어날 수 있는지, 서로가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 천천히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아름다운 편지 」양철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