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추천도서(2592) 벤야민&아도르노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1. 책소개
국내 젊은 학자들이 새롭게 해석한 동서양 지식인 100인의 지도!
대중문화, 자유를 향한 출구인가, 억압과 기만의 도구인가?
『지식인마을』시리즈는 동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함께 사는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지식을 얻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통합적 지식교양서이다. 국내의 젊은 학자들이 참여하여 학문의 경계와 분야를 허물고 인류의 지식과 대중을 연결하고자 했다. 이슈를 중심으로 여러 관련 분야를 함께 다루며, 분야를 뛰어넘는 지식인들의 영향 관계를 서술하였다.
이 시리즈는 인문, 자연, 사회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동서양의 대표 지식인 100명을 촌장과 일꾼, 즉 개척자와 계승자로 등장시킨다. 각 권마다 '지식인 지도'를 그려 지식인들의 관계를 계승, 비판적 계승, 대립, 타 분야 영향으로 표시함으로써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제30권《벤야민 & 아도르노 |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이 책은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전에 감춰진 기만적인 모습 혹은 민중들의 해방된 모습을 살펴본다. 암울했던 20세기 초 대중문화와 상업주의가 결합한 문화산업의 근원을 추적, 통렬한 비판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던 두 사상가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를 새롭게 진단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신혜경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학이 더 큰 사회와 대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대중문화나 문화이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지금도 한림대, 덕성여대, 서울대 등에서 학생들과 만나고 있으며, 민예충 문예아카데이에서 미학을 가르쳤고, 현대 한국 미학회 미학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대중문화 연구의 새로운 시각」「피스크의 문화적 대중주의에 대한 재고」「페미니즘 미술에서 몸의 돈전과 한계」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페미니즘 미학 입문』이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Chapter 1 초대
어느 상처받은 지식인들의 최후
어느 철학자의 최후 : 장면 1
어느 철학자의 최후 : 장면 2
어느 철학자의 최후 : 장면 3
대중문화, 대중의 기만 혹은 해방?
Chapter 2 만남
1. 해방을 위한 이론, 비판이론
이성을 통한 이성에 대한 비판
마르크스주의를 넘어서서
전통 이론과 비판이론
2. 인류는 왜 야만 상태에 빠졌는가
부유한 유대 지식인 아도르노
인류사에 대한 계몽적 각성
계몽의 전개 과정: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로
복수의 부메랑: 인간의 내면에 대한 지배로
3. 계몽적 주체의 귀환: 오디세이아
파리스의 심판과 라오콘
세이렌의 노래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와 예술
|지식플러스|세잔의 사과 바구니
라오콘 논쟁
4. 총체적으로 관리되는 사회
이성, 합리화의 도구가 되다
베버의 합리화론
동일성 원리의 실현
문화산업, 대중을 포섭하다
|지식플러스|마르크스의 상품 물신성 이론과 루카치의 사물화론
5.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
대중문화, 산업이 되다
표준화와 도식화
사이비 개성화
문화산업, 상상력을 마비시키사
허위의식과 순응주의
대중음악과 재즈
|지식플러스|스윙재즈와 비밥재즈
그래칙, 아도르노의 재즈론을 비판하다
6. 구원은 어디에
비동일적 사유와 자율적 예술을 위하여
자율적 예술이 확립되다
자율적 예술의 양면성
미메시스, 예술적 인식의 가능성
미메시스와 합리성의 변증법
불협화음의 미학
아도르노를 마치며
7. 벤야민,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을 논하다
벤야민의 재발견 : 문화산업론에 대한 비판
토성의 영향 아래 태어난 사람
벤야민 사상의 야누스적 특성
기술 복제 시대와 아우라의 붕괴
종교적 가치에서 전시적 가치로
관조적 침잠에서 정신 산만한 유희로
|지식플러스|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와 <새로운 천사>
뷔르거, 벤야민의 예술 반전 단계를 비판하다
8. 영화, 대중운동의 정치적 도구가 되다
영화 정신 산만한 시험관의 태도
대도시 일상의 새로운 지각 체험
영화, 충격 체험의 훈련장
몽타주, 충격 체험의 극대화
예술의 기능 전환과 생산자로서의 작가
정치의 심미화와 예술의 정치화
|지식플러스|크라카우어의 ‘정신 산만’ 개념
소비에트 몽타주 이론과 예이젠시테인의 충돌 몽타주 개념
Chapter 3 대화
문화산업론의 현재적 의미
Chapter 4 이슈
영화의 프레임은 이미지로 채워지는 공간인가, 세계를 향한 창문인가?
대중문화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매체인가, 저항과 투쟁의 장인가?
에필로그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오디세우스는 키르케(Circe)가 알려준 대로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힘을 다해 노를 저어갈 것을 명령하였다. 생명을 위협하는 세이렌의 섬으로부터 무사히 배를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부하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들은 지배자 오디세우스의 명령에 의해 아름다운 세이렌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반면에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어 꼼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그는 지배자이기에 노래를 듣고자 했고 또한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돛대에 꽁꽁 묶여 있기 때문에, 세이렌의 노래는 그에게 아무런 실제적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다.
<오디세이아>의 이야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복될 수 없는 유혹을 들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지배자의 명령에 의해 감각을 절단당한 부하들이다. 배에 탄 사람들 모두의 목숨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노를 저어가는 선원들의 노동으로부터 나오지만, 그러나 그들은 지배자의 명령에 의해 세이렌의 노래를 향유할 수 없다. 그들에게 부과된 임무는 한눈을 팔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한 채 노를 저어야 하는 고된 노동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야 가정이나 비디오방 같은 공간에서 얼마든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영화관이라는 대중적 공간을 찾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영화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에 이르게 되면 이미 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오락의 대상이 되었고, 영화관은 대도시 대중의 중요한 놀이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대도시의 탄생과 더불어 등장한 대중들의 존재와 밀접하게 관련되는데, 벤야민은 예술에 참여하는 대중의 수적 증가가 참여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대도시의 영화관에서 영화가 감상되는 방식은 이전에 교회나 미술관에서 회화가 감상되는 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술관에서 감상자는 오로지 눈과 정신을 가진 존재로서만 입장할 것을 요구받으며, 마치 종교적인 공간에 들어가 신성한 예배를 드리는 사람처럼 경건한 침묵 속에서 작품과 일대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은 이와 다르다. 영화를 보는 경험이 전통적인 회화의 지각방식과 다른 점은 무엇보다도 영화란 대중에 의해 집단적으로 감상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반응이 나의 감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공포영화를 볼 때 옆에서 지르는 비명소리는 내가 느끼는 공포를 더욱 강화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대중적으로 함께 즐기는 영화는 스크린 위에 벌어지는 화면 속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함께 영화를 보는 다른 관객들의 느낌과 반응까지도 더불어 지각되는 것이다.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통합적 지식교양서 <지식인마을> 30권 출간
온고지신의 철학으로 혼란의 시기를 밝히다!
동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 사이의 치열한 논쟁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며 학문의 경계와 분야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식, 통합적 지식교양서 시장을 개척해 온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의 30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지식인들의 상호작용을 국내 젊은 학자들의 참신한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지식인마을> 시리즈는 그동안 다윈과 페일리의 진화론 논쟁과 부르디외와 기든스의 세계화 담론은 물론 정약용과 최한기의 실학사상에서 케인즈와 하이에크의 시장경제에 대한 진실공방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어 지속되고 있는 위대한 지식인들의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고 날카롭게 지적해냈다.
위대한 사상이란 모름지기 토론과 논쟁, 반박과 재반박을 통해 발전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서로 대립하거나 계승 발전하면서 한 분야의 사상적 발전을 이끌어 온 두 지식인을 통해 그 분야의 사상적 흐름을 꿰뚫으며, 온고지신의 철학으로 과거 지식인의 문제의식과 해법이 현대에 어떻게 변주되고 적용되는지 모색하여 과거의 지식과 현재 삶의 통합을 도모하고 있는 <지식인마을>은 다이제스트 식 교양서가 넘쳐나는 국내시장에서 독보적인 기획물임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나 고액의 판권료를 주고 해외 저작물을 수입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출판계의 관행과 대중 저술을 폄하하는 학계의 풍토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조금 더디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지라도 국내 저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학자들과 고급 지식에 목마른 독자들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지식의 허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당장 내일을 예측하기 힘든 정도로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지식이나 교양을 말하는 것은 배부른 이들의 투정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이 고전이 알려주는 진리임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누군가는 이들의 사상을 고리타분한 옛이야기 혹은 이미 수명을 다한 죽은 지식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식인마을>은 단순히 지식인들의 사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의 문제의식을 그들의 사상을 통해 되새길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는 등 참신한 기획을 통해 단순한 상식의 수준으로 전락한 고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고 있다.
처음 출간된 지 2년 만에 마침내 30권이 출간된 <지식인마을> 시리즈가 선택한 지식인은 현대 예술과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발터 벤야민과 테오도어 아도르노이다.
어느 여배우의 죽음, 막장 드라마 그리고 붉은 악마…
벤야민과 아도르노가 여전히 유효한 시대를 말한다
2008년 하반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여배우의 비극적인 죽음과 그 원인에 대한 공방이 대한민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정치권에서는 인터넷 악플이 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갔으니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언론에서도 오늘날의 인터넷 문화가 얼마나 천박하고 저급한지를 고발하는 프로그램과 기사들을 연일 쏟아냈다. 저급한 대중문화에 대한 논란이라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를 빼놓을 수 없다. 통속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현상만 놓고 본다면 인터넷 문화와 TV 드라마로 대표되는 현재의 대중문화는 왜곡된 현실을 확대 재생산하고 대중들로 하여금 기존의 잘못된 현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잘못된 것임에 틀림없다. 과연 대중은 왜곡된 대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수동적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
하지만 우리는 지난 2002년 여름 온 거리를 휩쓸었던 붉은 악마의 물결 또한 기억한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대중의 흐름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대중은 문화의 창조적 주체로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록 한 순간일지라도 억압과 순종에 길들여진 기존의 삶의 방식에서 해방을 꾀할 수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달하며 TV나 라디오 전파를 통해 그리고 신문이라는 일방적인 지면을 통해 전해지던 내용을 대중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는 지났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펼쳐지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수백만의 네티즌들은 단순한 문화의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정치, 사회, 경제의 모든 면에 걸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날이 새로워지는 대중문화와 대중의 역할을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어떤 이들은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란 지배 이데올로기를 대중을 기만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반면 기술적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현대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온 대중 예술은 예술의 민주화를 가져오고 이 시대 예술의 희망이라고 한다.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TV 드라마에서 영화, 대중가요에서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를 향유하며 살아가는 한 오늘날의 대중문화에 대해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현대 사회는 여전히 벤야민과 아도르노가 유효한 시대인 것이다.
1장짜리 교양, 10분짜리 상식이 아닌
현실과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사고하기 위한 벤야민과 아도르노
미학자로 잘 알려진 벤야민과 아도르노는 현대 대중문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이름쯤은 알고 있는 사상가들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저서에서 다이제스트 식 해설서까지 두 사람에 대한 많은 책들이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 그들의 사상을 원전이나 간략한 해설서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이제스트 식 교양서로 읽기에 그들의 사상은 오늘날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크다. 이 책은 그들의 사상적 출발점이 되었던 비판이론에서부터 그들로 하여금 대중문화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던 시대적 배경까지, 제국주의가 전쟁으로 치닫던 20세기 초 유럽 대륙 한복판에서 지식인으로 살았던 그들의 사상적 흐름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이제스트식 간략하고 단순화된 설명이나 해설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제기했던 문제의식을 통해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대중문화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과연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아도르노의 주장처럼 대중들의 적극적이고 반성적인 사유를 위축시키고 그들의 사유능력을 불구화시킴으로써 기존의 지배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지속되는 데 기여하는 대중기만의 수단일까? 아니면 벤야민의 말처럼 과거와 달리 기술적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현대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온 대중문화는 대중을 창조적 주체로서 거듭나게 하고 이를 통해 억압과 순종에 길들여진 기존의 삶의 방식에 해방을 가져다줄 새로운 출구일까? 친구들과 무심코 즐기는 한편의 영화는 고된 일상의 괴로움을 잊어버리고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만드는 달콤한 마취제에 불과한 것일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고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천편일률적인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진부함을 알지만 그 속에서 하루의 고단함을 잊으면서도 이유 모를 허무함이 밀려온다면, 네티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대중들의 모습 속에서 발견되는 야누스적 특성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스럽다면, 벤야민과 아도르노는 그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확한 나침반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뿐이다.
출처: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