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추천도서 (4804) 승자의 저주

1. 책소개

33년의 실증, 도발적 이론의 완벽한 마침표
현대 경제학의 표준 이론을 정립한 리처드 탈러의 위대한 성취
방대한 실증 연구와 업데이트를 더해 더욱 혼란스러워진 시장의 본질을 꿰뚫다
“금융시장의 폭주, 코인과 밈 주식의 광기, 선택 설계의 덫…
1992년의 파격적 예측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었나!”
행동경제학의 탄생을 알리며 현대 경제학의 전제를 뒤바꾼 리처드 탈러의 대표작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출간 33년 만에 압도적인 실증 연구로 무장한 업데이티드 에디션(전면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이 사실은 여전히 유효할까? 만약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도 중요한 것으로 입증되었을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라고 선언한 이번 전면개정판에서 행동경제학의 거목 리처드 탈러 교수와 차세대 대표 연구자인 알렉스 이마스 교수는 지난 30여 년의 데이터를 집대성해 행동경제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완벽하게 연결한다.
80년대 실험실의 ‘머그컵 실험’을 넘어 이베이(eBay)에서 일어나는 흥정의 2,500만 건 빅데이터, 수천억 원의 판돈이 오가는 NFL 드래프트, 트레이더와 주택 소유자의 편향, TSMC의 주가 괴리와 밈 주식의 광기까지 지난 30여 년간의 변화상을 반영해 추가한 각 챕터별 ‘업데이트’ 섹션은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 선택의 실체를 명쾌하게 해부한 이 책은, 30년 전의 도발적인 의문이 어떻게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의 표준 이론으로 정립되었는지 증명하며, 저축·연금·보험·주식 등에서 더욱 혼란스러워진 개인의 재무적 선택지들을 예리한 통찰로 파고든다.
시장이 변해도 인간의 비합리적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담은 이번 전면개정판은,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의 비이성적인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거대하게 증폭되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안목을 선사할 것이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리처드 탈러 (Richard H. Taler)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행동과학 및 경제학 교수. 경제학과 심리학에 가교를 놓아 비이성적 인간 행동의 비밀을 밝혀낸 공으로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한적 합리성에 기반한 행동경제학을 체계화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 발표한 논문 「소비자 선택의 실증이론에 대해」를 통해 ‘넛지’ 이론의 토대를 닦았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 논문을 ‘행동경제학의 시초’라며 극찬했고 노벨상 수상의 공을 탈러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편 이론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넛지를 활용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탈러가 설계한 저축 플랜은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미국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및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다. 다른 저서로 『행동경제학』, 『넛지:파이널 에디션』 등이 있다.
저자: 알렉스 이마스 (Alex O. Imas)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경제학·응용 인공지능 석좌교수. 행동경제학과 협상, 역동적 의사 결정을 강의해왔으며, 시카고대 응용 AI 센터와 인적자본·경제적 기회 연구센터의 연구진, 미국 국립경제연구소 연구위원, CESifo 네트워크 펠로우로 참여하며 불확실성 하에서의 선택, 정보 학습, 인지와 정신적 표상, 응용 AI, 차별의 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실험실 실험, 현장 실험, 관찰 데이터 분석, 이론 모델링 등 다양한 방법론을 결합해 인간 행동을 분석해왔다. 슬론 연구 펠로우십, 금융연구 학술지 신진 학자상, 행동과학·정책협회 신진 연구자상, 판단·의사결정학회 힐렐 아인혼 신진 연구자상, CESifo 우수 제휴 연구자상 등 주요 학술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차세대 행동경제학을 이끄는 대표 연구자로 자리매김했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한국어판 특별 서문
서장. 날카로운 의심에서 견고한 확신으로 - 33년 만의 개정에 부쳐
1장. 승자의 저주 - 이기고도 눈물 흘리는 경매의 함정
실험적 증거: MBA 학생들도 피해 가지 못한 혼돈
현실 속의 증거: 축배를 경계하라
결론: 경제학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우아한 착각
[업데이트] 인수 경쟁의 패자가 주식시장에서 웃는 이유
2장. 협조 - 이기적 인간이라는 가설에 대한 반론(로빈 도스와 함께)
일회성 공공재 실험: 비합리적 선의
반복 게임 실험: 이기심을 학습하는가, 협력을 학습하는가?
상호적 이타성
경제학은 이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화와 토론이 끌어낸 기적
결론: ‘합리적 협조자’를 주목하라
[업데이트] 1만 7,000개의 지갑이 증명한 것
3장. 최후통첩 게임 -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상도덕(콜린 캐머러와 함께)
단순 최후통첩 게임: 모욕적인 1달러는 거절한다
2단계 협상 게임: 앙갚음의 심리학
이상 현상인가, 실험 오차인가?
공정하게 ‘행동’하는 것 vs 공정해 ‘보이는’ 것
독재자 게임: 보복의 공포가 없다면 이기적으로 행동할까?
시장에서 공정과 불공정을 판단하는 요인
결론: 우리는 적당히 이기적이고 싶어 한다
[업데이트] 이베이 협상 빅테이터가 증명한 50 대 50의 법칙
4장. 초기 부존 효과, 손실 회피, 현상 유지 편향 - 관성이 만든 비합리적 이상 현상들(대니얼 카너먼, 잭 네치와 함께)
초기 부존 효과: 소유하는 순간 가치가 변하는 마법
현상 유지 편향: 바꾸지 마라, 지금 이대로가 좋다
손실 회피: 이익보다 상실에 민감한 인간의 본능
결론: 관성을 무시한 경제학은 틀렸다
[업데이트] 타이거 우즈조차 피하지 못한 손실 회피의 덫
5장. 불확실한 선택의 심리학 - 기대 효용 이론을 넘어 전망 이론으로
전망 이론: 인간은 ‘변화’에 반응한다
6장. 위험 회피를 제대로 설명하기 - ‘진짜 위험’에 대처하는 법(매슈 라빈과 함께)
근본적인 오보정: 지구는 둥글지만 발밑은 평평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위험 회피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합리적 인간이 가장 먼저 호구가 되는 세상
결론: 기대 효용 이론은 한물간 가설
[업데이트]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투자자가 국채를 선호하는 이유
7장. 현재와 미래 사이의 선택 - 결함 있는 망원경으로 내일을 보지 마라(조지 로웬스타인과 함께)
사람들의 비일관성
우상향을 꿈꾸는 본능
당신의 두려움이 지불하게 될 비싼 이자
결론: 구속을 설계하라
[업데이트] ‘지금’에만 붙는 특별 가중치의 정체
8장. 저축, 대체 가능성, 심리적 회계 - 돈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소비는 소득을 (지나치게) 따라간다
재산 간의 대체는 가능한가?
유동성 제약인가, 부채 회피인가?
결론: 경제주체는 나만큼 어리석다
[업데이트] 심리적 회계 2.0
9장. 선호 역전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아모스 트버스키와 함께)
선호 역전의 이유
상황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
결론: 선호의 의미와 가치의 본질
10장. 효용 극대화 -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할지 모른다(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효용 예측의 오류
결론: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 설계
[업데이트] 싫어하던 일도 특권이 될 수 있을까?
11장. 효율적 시장 가설의 두 얼굴 - 월가의 이상 현상
12장. 무너진 일물일가의 법칙 - 어리석은 사람들의 불완전한 투기장(오언 라몬트와 함께)
폐쇄형 뮤추얼 펀드: 시장의 심리가 낳은 가격과 가치의 괴리
미국으로 건너온 인도 주식의 열기
쌍둥이 주식: 주식시장은 1.5배의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1)
기업 분사: 주식시장은 1.5배의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2)
차익 거래자가 처한 위험
결론: 가격은 가치의 완벽한 거울이 아니다
[업데이트] ‘덤 머니’가 흔든 자본시장
에필로그. 행동경제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감사의 글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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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책에 넣기로 결정한 장은 통합, 재배열, 편집 등 몇 가지 작업을 거쳤다. 대신 우리는 스스로 독특한 규칙을 정했다. 각 장의 본문은 원하는 만큼 수정하고 결합했지만, 원논문이 발표될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적 사실이나 이론적 발견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렇게 매우 특이한 규칙을 정한 이유는 원논문의 목적이 경제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놀라운 증거를 고려하게 하려는 것이었던 만큼, 당시의 기조와 시간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마스의 주도로 모든 장에 추가한 ‘업데이트’처럼 이 책에 새로 포함된 내용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업데이트는 ‘이 사실은 여전히 유효할까? 만약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도 중요한 것으로 입증되었을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_ 서장. 날카로운 의심에서 견고한 확신으로(23쪽)
협조를 ‘비표준적’ 방식으로 설명하는 개념 중 하나는 이타성이다. 이타성의 한 형태는 사람들이 ‘타인의 행복에서 느끼는 기쁨’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안드레오니가 순수한 이타성이라고 명명한 이 동기는 일찍이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다음과 같이 설득력 있게 표현한 바 있다. “아무리 이기적인 인간이라도 그의 본성에는 분명 몇 가지 도덕적 원칙이 내재해서, 타인의 운에 관심을 두고 그들의 행복도 중요시한다. 비록 관찰자로서 느끼는 기쁨 외에 아무런 물질적 이득이 없더라도 그러하다.” 이런 기쁨도 어떻게 보면 ‘이기심’의 발로겠지만(인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므로 이타성은 그 자체로 불가능하다는 현학자들의 주장처럼), 스미스의 구절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돌아가는 긍정적 보수도 사람들의 동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협조하고픈 동기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동기만으로는 공공재에 대한 기여를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다.
_ 2장. 협조(76쪽)
그러나 경험 많은 시장 참여자들도 머그잔과 펜을 거래하는 학생들과 같은 유형의 초기 부존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연구 팀은 인도 주식시장의 IPO를 연구했다. IPO 절차는 한 기업이 대중을 상대로 공모주를 처음 발행하는 것이다. 인도에서 IPO 주식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므로, 잠재 매수자는 무작위 추첨에 참여해 뽑혀야 주식을 구매할 기회를 얻는다. 애나골의 연구 팀은 이 자연 실험을 활용해, 공모 당첨자와 비당첨자의 보유 주식을 비교하고 최초 발행된 주식이 결국 누구 손으로 들어갔는지 살펴보았다. 이 장의 서두에 소개된 단순한 학교 실험과 마찬가지로, 경제 이론상으로는 최초 주식이 무작위로 분배되므로 시장 청산이 이루어지면 최초 당첨자 중 주식을 보유한 사람의 수와 비당첨자들 중 주식을 보유한 사람의 수가 같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학교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IPO 당첨자가 주식을 보유하려 하는 경향이 훨씬 높았다.
_ 4장. 초기 부존 효과, 손실 회피, 현상 유지 편향(140쪽)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은 EUT 발전의 시초가 된 자신들의 저서에서 이러한 합리적 선택의 공리를 결합하면 강력하면서도 절대 자명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됨을 증명했다. 어떤 사람이 이 공리들을 충족한다면, 위험한 가능성에서 얻는 효용은 각 가능한 결과로부터 얻는 효용의 기댓값과 같다는 것이다. 고로 ‘기대 효용 이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단순하고도 세련된 위험 회피적 기대 효용 극대화 모형은 경제학의 이론 및 실증 연구에서 흔히 언급된다. 그러나 본 책의 중요한 주제는 합리적 선택 이론과 그 모형이 아무리 논리적 설득력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기대 효용 극대화 전략과 명백히 모순되는 행동 사례가 많음을 보여줄 것이므로, 규범적 이론 외에도 불확실성하에서의 선택을 설명하는 기술적 이론이 필요하다. 이 조건에 맞는 이론의 유력한 후보는 전망 이론이다.
_ 5장. 불확실한 선택의 심리학(151~152쪽)
이 장의 내용은 지수 할인이 행동 예측에 썩 능하지 않다는 새뮤얼슨의 경고를 재소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이상 현상을 밝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자율과 연동된 한 가지 고정된 할인율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서, 상황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실제 관찰된 사람들의 행동으로부터 할인율을 도출하면 ‘음수’에서 연 수백 퍼센트까지 천차만별로 나온다. 외견상 음의 할인율(즉 현재보다 미래를 중시하는 것)을 보이는 예 중 잘 알려진 것은 미국의 대부분 납세자가 매년 미국 국세청으로부터 받는 세금을 환급받는 것을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매년 초 한꺼번에 환급을 받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정부에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셈이다. 납세자는 쉽게 이를 피할 수 있다. 고용주에게 한 페이지짜리 양식을 제출해(지금은 온라인으로 제출한다) 원천징수율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_ 7장. 현재와 미래 사이의 선택(207쪽)
심리적 회계 개념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뉴욕 타임스》의 십자 낱말 맞히기에 실린 한 문제는 ‘손해 본 곳에 또 돈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정당화’였다. 정답은 물론 ‘매몰 비용의 오류’였다. 최근에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워낙 많아 다 정리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먼저 미시경제 쪽부터 시작하고 거시경제로 넘어가겠다. 이 사례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가계가 저축이나 소비를 결정할 때 돈을 대체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창기 연구에서는 심리적 회계가 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가상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소비자 지출, 투자 결정, 저축 선택에 대한 실제 데이터에서 돈의 대체 가능성을 위배하는 사례가 상당히 발견되었다.
_ 8장. 저축, 대체 가능성, 심리적 회계(254쪽)
지금까지 논의된 연구에서는 선호 역전이 질문 방식의 차이 때문에 발생했다. 이와 달리 지금부터 논의할 연구들은 결정이 내려지는 상황과 그 결정이 ‘경험’될 방식의 차이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 평가 과정은 다르지 않다. 먼저 살펴볼 사례의 핵심은 사람들이 한 재화를 따로 평가할 때와 여러 재화를 동시에 평가할 때의 심리 차이다. 이른바 개별 대 비교 평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선택지 간의 사소한 차이가 재화를 개별적으로 대했을 때보다 여럿과 비교했을 때 더 두드러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시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TV를 비교할 때처럼 물건을 선택할 때 선호 역전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대개 다양한 모델을 비교 평가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종 구매한 모델만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 설득력 있는 사고실험을 제시했다. 스테레오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오디오 매장에서 여러 모델을 비교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마침내 비슷한 가격대의 두 모델 A와 B로 선택 범위를 좁혔다. A 스피커는 B 스피커보다 음질이 확연히 좋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다.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까?
_ 9장. 선호 역전(279~280쪽)
여기까지가 우리가 효율적 시장 가설의 예측 불가능한 측면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의 전부다. 우리는 이 책 초판에 제시한 이상 현상이 출판된 이후에도 반복된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논쟁에서 승자가 누구라고 선언하지는 않겠다. 그보다 시장 효율성의 또 다른 측면, 즉 주가가 자산의 좋은 추정치가 된다는 것에 대한 증거를 검토해보려 한다. 다시 말해 가격은 ‘올바르게’ 책정된다는 주장을 검토할 것이다. 물론 이를 검증하는 것 또한 어려울 수 있다. 애플이나 테슬라의 주가가 올바르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특히 그 가격이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현금 흐름을 반영한다고 보면, 더욱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효율적 시장의 원리 중 검증 ‘가능’한 것이 하나 있으니, 같은 유가증권은 동시에 큰 차이가 나는 가격으로 거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일물일가의 법칙이라고 한다. 일물일가의 법칙 위배는 이상 현상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인 데다 발생 빈도도 높다. 이것이 다음 장에서 다룰 내용이다. _ 11장. 효율적 시장 가설의 두 얼굴(323쪽)
우리 두 필자에게는 지난 수십 년간 자산 가격이 일물일가의 법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신고할 의무가 있다. 사실 오늘날에도 흔히 위배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바로 점점 더 재미있는 이상 현상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AMC는 세계 최대의 영화관 체인으로 팬데믹 때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관들은 속속 문을 닫았고, 다시 문을 연 후에도 관객 수는 신통찮았다. 봉쇄령이 내려진 기간 동안 영화 관람 등 사교 활동과 멀어진 많은 고객들이 고급 홈 시어터를 장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7년 초 300달러가 넘었던 AMC의 주가는 2020년 초 64달러로 폭락했다. 1년 후에는 21달러로 폭락하며 파산으로 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게임스톱처럼 밈 주식이 되어 5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한 회사의 주식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사들이고 있을 때, 그 회사 CEO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가지 대응 방법은 당연히 흥분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주식을 파는 것이다. 그리고 AMC의 CEO 애덤 에런은 이를 확실히 실행했다. 그리고 그는 영리하게도 주식을 팔아 번 돈을 고금리 부채를 갚는 데 사용했다.
_ 12장. 무너진 일물일가의 법칙(347~348쪽)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 노벨경제학상 리처드 탈러 50년 행동경제학 연구의 결정판 ★
★ 글로벌 베스트셀러 『넛지』의 오리지널 아이디어 ★
“경제는 이성이 쌓은 성벽이 아니라, 본성이 요동치는 거대한 바다다”
- 『넛지』의 오리지널 아이디어, 리처드 탈러 50년 행동경제학 연구의 결정판
현대 경제학의 지형을 뒤흔든 리처드 탈러의 명저, 『승자의 저주』가 33년 만에 전면개정판으로 돌아왔다. 리처드 탈러가 1987년부터 『경제적 시각(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에 연재했던 「이상 현상(Anomalies)」 논문을 집대성하여 1992년 초판을 출간했을 무렵, 이는 인간의 완벽한 합리성을 신봉하던 주류 경제학의 성벽에 균열을 내는 도발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였던 머턴 밀러는 그의 논문에 격노하며 반론을 제기했고, 법경제학의 거두 리처드 포스너는 “비과학적”이라며 이단아 취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탈러는 공허한 이론적 논쟁에 매몰되는 대신, 주류 경제학이 일시적인 오차나 시장 조정을 통해 사라질 소음이라 치부했던 ‘이상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주식시장과 금융시장 등에서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실증적 데이터를 낱낱이 수집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탈러는 합리적 인간(이콘)이라는 환상을 깨뜨리고, 인간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실수한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경제학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니얼 카너먼이 “행동경제학의 시초”라 명명한 그의 도발적인 의문들은 훗날 전 세계적인 『넛지』 열풍의 자양분이 되었고, 2017년 “경제학을 인간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이번 전면개정판은 30여 년 전 그가 던진 도발적 의문이 어떻게 오늘날 현실 세계의 표준 이론으로 정립되었는지를 증명하는 최종 선언이 될 것이다.
“33년 전, 실험실의 도발적 가설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었나!”
- 30여 년의 추적과 방대한 현장 데이터가 증명한 행동경제학의 압도적 승전보
이번 전면개정판은 단순히 낡은 사례를 교체하는 작업을 넘어, 지난 30여 년간 행동경제학이 이룩한 방대한 성취를 역사적으로 집대성하며 행동경제학이 당시 주류 학계의 비아냥처럼 ‘보기보다 괜한 법석’이 아니었음을, 오히려 시대가 흐를수록 더욱 정교하게 입증되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임을 선포한다. 6개월로 예상했던 개정 작업이 5년이나 걸린 이유는 리처드 탈러와 차세대 행동경제학을 이끄는 대표 연구자 알렉스 이마스가 초판 원고의 3분의 2를 완전히 새로 집필하며 책의 골격을 다시 세웠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들은 도발적인 원논문의 기조를 의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과거의 주장을 수정하는 대신, 그 가설들이 세월의 풍파 속에서 어떻게 견고한 표준 이론으로 정립되었는지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특히 모든 장에 추가된 ‘업데이트’ 섹션은 저자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장 냉혹한 질문이자 답안지다. 저자들은 80년대 심리학 실험실 수준에 머물렀던 초기 연구들을 현대 자본주의 최전선의 현장 데이터로 대체하며 입증의 차원을 달리했다. 이베이(eBay)에서 있었던 흥정의 2,500만 건 빅데이터는 실험실 속 ‘머그컵 실험’이 증명했던 ‘초기 부존 효과’와 ‘손실 회피’ 본능이 전 지구적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함을 입증한다. 또한 수천억 원의 판돈이 오가는 NFL 드래프트와 PGA 투어의 정밀 분석은 아무리 정보가 풍부한 전문가 집단이라 할지라도 ‘과신의 오류’와 ‘현상 유지 편향’이라는 인간 본연의 결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더 강력하게 증명한다.
“수조 원의 판돈 앞에서도 전문가는 왜 다트 던지기보다 못한 결정을 내리는가?”
- 밈 주식의 광기부터 TSMC의 가격 괴리까지, 현대 자본주의의 비합리적 본질
나아가 이번 전면개정판은 초판 출간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현대 자본주의의 기이한 풍경들을 펼쳐 놓는다. 쿠바와 아무 관련이 없는 펀드가 단지 종목 코드가 ‘CUBA’라는 이유만으로 하룻밤 사이 70%나 폭등하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재 가치가 1달러까지 떨어졌던 오프라인 비디오게임 대여점 ‘게임스톱(GameStop)’이 스스로를 유인원이라 부르는 개인 투자자들의 결집만으로 60배 넘게 치솟은 사건은 또 어떤가? 주류 경제학이 그토록 신봉해온 합리적 시장의 성벽은, 팬덤을 위해 무료 팝콘을 약속하며 부채를 갚아나간 AMC의 CEO 애덤 에런과 같은 기발한 전략가들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 내린다.
이러한 소동은 단순히 개인 투자자들의 해프닝이 아니다. 탈러는 자본의 규모가 커지고 전문가들이 개입하면 시장이 합리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통 경제학의 마지막 보루를 정면으로 타격한다. 이번 에디션은 30년 전의 도발적인 가설들이 현대 금융시장의 거대한 광기를 해석하는 실전 매뉴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TSMC의 주가가 대만과 뉴욕에서 현격한 차이로 거래되는 ‘일물일가의 법칙’ 붕괴 현상부터, 억대 연봉의 펀드 매니저들이 정작 매도 시점 앞에서는 다트 던지기보다 못한 결정을 내린다는 알렉스 이마스의 논문, 「빨리 팔고 천천히 사기(Selling Fast and Buying Slow)」의 충격적인 실증 연구까지 분석한다.
“혼란스러운 소음을 꿰뚫는 단 하나의 무기, 인간 본성의 결함을 읽어라”
- 합리성이라는 환상을 벗어던질 때, 비로소 불완전한 투기장의 질서가 보인다
맹렬한 시장의 혼란을 꿰뚫는 거장의 시선은 이제 단순한 경제 이론을 넘어, 21세기 자본주의라는 불완전한 투기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압도적인 안목을 선사한다. 한양대 강형구 교수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학자들에게는 고전 경제학의 합리성 가정이 무너지는 지점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실무자들에게는 투자·입찰·조직 의사 결정에서 반복되는 오류를 점검하게 하는 실전 매뉴얼”을 제시한다.
다만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이 시장의 모든 난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지닌 본연의 결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 문제조차 직관의 함정에 빠져 74%가 오답을 내놓고, 명백히 이득인 연금 가입 앞에서도 주저하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이콘’의 민낯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비합리성이 개인을 넘어 월가의 전문가 집단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며, 자본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오판의 대가 역시 천문학적으로 커진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수학적 최적화가 아닌 시장의 ‘이상 현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이야말로 타성과 오판의 늪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33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승자의 저주』 업데이티드 에디션은 과거의 도발적인 의문들을 오늘날의 압도적인 실증 데이터로 연결하며 혼란스러운 소음 속에서도 시장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선사할 것이다.
출처: 「 승자의 저주 」리더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