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추천도서 (4803)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

1. 책소개

유머는 어떻게 우리를 더 좋은 삶으로 데려가는가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웃음에 대한 전방위적 탐구
★2026 Amazon 베스트 논픽션 ★하버드, MIT, 칼텍 유머 워크숍
우리는 흔히 유머감각을 타고난 재능처럼 여긴다. 어떤 사람은 원래 웃기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그러나 코미디언 크리스 더피는 유머란 재능이 아니라, 삶에서 웃음을 찾아내고자 하는 태도에 가깝다고 말한다. 인생이 너무 진지해졌다고, 팍팍해졌다고, 버거워졌다고 느껴진다면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이 당신에게 좋은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유머'란 분위기를 띄우는 요령이 아니다. 상황의 긴장을 낮추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 예상치 못한 디테일에 주목하고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는 자세, 슬픔과 절망을 회피하지 않고 삶을 기꺼이 껴안을 용기에 더 가깝다. 저자 크리스 더피는 코미디 무대 위에서 MIT 캠퍼스의 복도로, 긴박한 상황의 응급실에서 다시 자신의 책상 앞으로 이동하며 '좋은 웃음'이 어떻게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끄는지 개인적 경험과 과학자들의 연구, 전문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통해 탐색한다. 더 많이 웃는다고 해서 눈앞의 힘든 일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가뿐하게 인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크리스 더피
코미디언이자 TV 방송작가, 라디오 및 팟캐스트 진행자. 브라운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세부전공으로 논픽션 글쓰기 프로그램을 우등으로 졸업했다. 2021년부터 TED 인기 팟캐스트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How to Be a Better Human)〉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 나은 삶에 가까워지기 위한 통찰과 실용적 조언을 전한다. 또한 그는 〈코미디뷰로(The Comedy Bureau)〉가 선정한 “최고의 코미디언 100인”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코미디언으로서 전국 투어 공연을 펼치며 매진 행렬을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무대는 쉴 틈 없이 웃기다”라고 평했다. 하버드, MIT, 브라운, 칼텍 등 유수의 대학교에서 유머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했고, TED를 비롯한 ABC, NPR, HBO 등의 매체에서 다양한 유머 콘텐츠를 기획 및 진행해왔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들어가며: 내 평생 가장 큰 웃음을 준 사람
1장 첫 번째 핵심 원리―지금에 깨어 있기
: 삶이 부조리로 가득하다는 걸 알아차리다
2장 두 번째 핵심 원리―자신을 웃음의 대상으로
: 내 안의 우스꽝스러움과 기이함을 받아들이기
3장 세 번째 핵심 원리―사회적 위험 감수하기
: “모든 농담은 작은 혁명이다”
4장 코미디의 공식
: 좀 더 재밌는 사람이 되는 사소하고 기술적인 방법들
5장 매력적으로 끌어당기기
: 상대를 웃기는 일보다 진짜로 중요한 것
6장 우리만 아는 농담 깊숙이
: 공통의 경험과 '내부자'라는 감각이 중요한 이유
7장 웃음 처방전
: 효과는 분명하고 부작용이 없는 약
8장 생각이 터지는 순간
: 위대한 혁신과 성공한 유머의 공통점
9장 펀칭 업, 위를 노려라
: 유머는 어떻게 사회를 바꿀까?
10장 웃다가 울다가
: 슬픔을 통과하는 또 하나의 방식
11장 나쁜 농담을 피하는 방법
: 웃음이 지닌 책임과 맥락에 대하여
나가며: 내 평생 두 번째로 큰 웃음을 준 사람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암호화 이론은 웃음이 문화를 초월해 보편적으로 존재할 만큼 중요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왜 가짜 웃음에 그렇게나 민감한지도 알려준다. 브라이언트가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21개 문화권의 참가자들이 우연적 확률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구별해냈다.) 누군가 당신의 농담을 이해하는지, 당신이 보낸 암호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지는 상대가 당신과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지의 여부를 즉각적으로 알려준다. 이는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빠르고도 단순하며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시험이다.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이런 정보는 종종 생사를 가르는 문제이기도 했다. _42쪽, 1장 〈첫 번째 핵심 원리: 지금에 깨어 있기〉 중에서
언어를 배우는 초기 단계에서는 간단한 문장조차 더듬거리게 된다. 언어 습득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문법이나 어휘가 아니라, 원어민 앞에서 그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도록 자신을 밀어붙이는 일이다. 망신당할 게 뻔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게 의외로 도움이 된다. 멕시코에 가서 스페인어를 잘한다고 나서면, 그다음은 나락에 떨어질 일뿐이다. 실망만 안겨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정반대 전략을 쓴다. 내가 처음 외운 스페인어 문장 중 하나는 “죄송하지만 저는 수염이 난 덩치 큰 아기예요”였다. 이 말은 거의 언제나 웃음을 끌어낸다. 그리고 내가 스페인어를 얼마나 못하는지를 단번에 보여줄 뿐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을 열게 만든다. 한국어로도 비슷한 성공을 거뒀다. 열심히 배우는 것에 관한 속담 하나를 외웠는데, 영어로 직역하면 “시골 서당에서 3년을 보내면, 개라도 시를 읊을 줄 알게 된다” 정도다. 나는 거기에 “하지만 저는 아직 개입니다”라고 덧붙이곤 했다. 그러면 늘 웃음이 터졌고, 몇몇 한국 식당에서는 직원분이 기쁜 얼굴로 공짜 음료수를 주기도 했다. _86~87쪽, 2장 〈두 번째 핵심 원리: 자신을 웃음의 대상으로〉 중에서
일상의 대화에서 일어나는 웃음의 대부분은 농담이나 펀치라인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신 웃음은 사소한 대화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대화의 어색한 빈틈을 채우려고 웃는다. 그러니 누군가를 웃기고 싶다면 그 사람이 웃을 수 있는 공간을 줘야 한다. 재미있는 말을 한 뒤에 멈추지 않고 계속 이야기하면 웃음을 짓눌러버릴 가능성이 높다. 더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말을 잠시 멈추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거나 눈썹을 추켜올려보라. 그런 멈춤이야말로 불에 산소를 불어넣듯 웃음을 살린다. _147쪽, 4장 〈코미디의 공식〉 중에서
그게 바로 내부자 농담의 힘이다. 내부자 농담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통하지 않는다. 내부자 농담은 우리들끼리만 통한다. 대체 누가 특별하고 소속감 있다는 느낌을 원하지 않겠는가? 훌륭한 내부자 농담은 관계를 증명하는 마일리지 카드다. 시간을 투자했으니, 이제 무료로 재미나 보너스를 받는다. 가볍게 드나드는 외부인은 누릴 수 없는 어떤 것이다. _193쪽, 6장 〈우리만 아는 농담 깊숙이〉 중에서
하지만 다른 중요한 상황에서는 진지함을 조금 내려놓는 게 오히려 환자의 신뢰를 높이거나 상황을 '진정시키기도' 한다. “응급실에서 진정시키는 건 제게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핵심은 환자가 여기 온 이유를 존중하면서 진정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그는 응급실에서 부상 환자를 치료할 때 리도카인이라는 국소 마취제를 자주 사용하는데, 주사할 때는 아프지만 그 부위를 마비시켜 상처를 봉합하거나 다른 처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주사 시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던지곤 하는데, 환자에 따라 병원이 보스턴에 있다는 점을 활용하기도 한다. “양키스가 이기는 모습을 보는 일보다 더 아플 겁니다.” 전략적으로 욕을 섞을 때도 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요, 이거 X같이 아플 겁니다.” 이처럼 격식을 차리지 않은 모습은, 환자가 웃고 긴장을 풀 수 있게 해주어 주사의 고통을 줄여준다. _223쪽, 7장 〈웃음 처방전〉 중에서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건 지적 오만이다. 너무 쉽게 바꾸면 지적 비굴함이다. 아무 근거도 없이 바로 자기 믿음을 철회해버리는 거니까. 지적 겸손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적당한 크기'의 확신을 갖되, 설득력 있는 증거가 제시되면 생각을 바꿀 여지를 열어두는 자세다. _249쪽, 8장 〈생각이 터지는 순간〉 중에서
세상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때면 코미디언이라는 내 직업이 무의미한 것처럼, 심지어 부적절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땅에 피가 낭자한데 대체 어떻게 밖에 나가 농담을 던진단 말인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인간의 고통을 못 본 척하는 건 염치없는 일 같다. 사람들을 웃기려고 애쓰는 게 미친 짓 같다. 이런 사건들이 자아내는 공포는 말로 형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머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표현할 길 없는 것을 전달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머는 우리의 가장 강렬한 감정과 마주하는 방법을 안겨준다. 비극적인 순간들을 겪고 또 곱씹을수록, 유머가 슬픔과 회복의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분명히 알게 된다. _284쪽, 10장 〈웃다가 울다가〉 중에서
농담 삼아 자기 비하를 투척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려 상대방의 경계를 풀고 자신을 더 친근하게 보이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를 낮추는 것과 스스로를 모욕하는 것 사이에는 선이 있다. 자기가 찌질이라고 한 번쯤 농담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그 농담을 매일 하면서 '나는 나를 이렇게 본다, 너희도 그렇게 봐라'라는 메시지를 주변에 반복해서 보낸다면, 여전히 웃음을 끌어내더라도 슬슬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 선을 넘지 않으려면 이런 농담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_314쪽, 11장 〈나쁜 농담을 피하는 법〉 중에서
이 책에서 배운 교훈 중 내 삶에 적용한 것들은 대부분 일상의 변화라기보다 주변 상황을 대하는 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사회적 위험을 더 감수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는데, 내가 시도하는 가장 과감한 방법은 “좋아요”라는 말을 더 자주 하는 것이다. 낯설고 특이하게 들리는 행사에 초대받으면 “좋아요”라고 할 거다. 누구네 집의 뒤뜰에서 남미 출신의 실험적인 하프 밴드가 출연하는 음악 축제가 열린다고? 그럼 거기 갈게. 어린 시절 촬영한 민망한 홈비디오를 상영하는 DIY 영화제를 연다고? 그럼 지금 당장 영상 올릴게. 어떤 종류의 축제를 기획하든 나도 낄게. 이런 식으로 말이다. 보통의 일상에서 벗어나면 세상은 훨씬 더 마법같이 변하고, 더 많은 웃음이 넘친다. _344쪽, 나가며 중에서
출처: 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우리는 흔히 유머감각을 타고난 재능처럼 여긴다. 어떤 사람은 원래 웃기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이자 〈코미디뷰로(The Comedy Bureau)〉가 선정한 “최고의 코미디언 100인”에 이름을 올린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기도 한 크리스 더피는 유머란 재능이 아니라, 삶에서 웃음을 찾아내고자 하는 태도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나은 코미디언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아이들은 웃기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떠오른 생각을 말하고, 엉뚱한 상상을 검열 없이 꺼내놓는다. 반면 어른이 되는 순간, 우리는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편집하기 시작한다.” 이 자기 검열이야말로 웃음을 가장 먼저 사라지게 만드는 적이다.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은 웃음을 되찾는 방법을 ‘유머의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잠시 내려놓는 용기에서 찾는다. 완전한 한 문장을 준비하기보다, 일단 다음 말을 건네보는 것. 별로일지 모를 아이디어라도 냉소하지 않고, 그 생각이 존재하도록 허락하는 것. 저자는 바로 그 순간 웃음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유머는 완벽한 한방이 아니라, 어설픈 시도들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자라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유머’란 분위기를 띄우는 요령이 아니다. 상황의 긴장을 낮추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 예상치 못한 디테일에 주목하고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는 자세, 슬픔과 절망을 회피하지 않고 삶을 기꺼이 껴안을 용기에 더 가깝다. 저자는 코미디 무대 위에서 MIT 캠퍼스의 복도로, 긴박한 상황의 응급실에서 다시 자신의 책상 앞으로 이동하며 ‘좋은 웃음’이 어떻게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끄는지 개인적 경험과 과학자들의 연구, 전문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통해 탐색한다. 더 많이 웃는다고 해서 눈앞의 힘든 일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가뿐하게 인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상의 ‘흐리멍덩 모드’에서 벗어나
‘낯선 집 화장실을 처음 사용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각박한 일상 속에서도 삶에 웃음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정작 바쁜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웃어야 할지 잊어버리곤 한다. 스마트폰 화면과 반복되는 일상에 묻혀버린 하루 속에서, 평범한 순간들 사이에 숨어 있는 웃음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더 많이 웃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일상의 ‘흐리멍덩 모드’에서 벗어나 주변의 디테일에 주목해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이를 ‘낯선 집 화장실을 처음 사용할 때의 마음가짐’에 비유한다. 자기 집이 아닌 곳에서는 이상하고 특이한 것들이 더 쉽게 눈에 밟힌다. 화장지는 어떻게 걸어놨는지, 변기 커버는 어떤 모양인지, 어떤 책이나 잡지가 쌓여 있는지 말이다. 일상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가장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곳에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한번은 출근길에 스마트폰 대신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사람들이 귀기울이도록 말하는 법(How to Talk So People Will Listen)》이라는 책을 읽는 여성 맞은편에 《의도적으로 경청하는 법(How to Listen with Intention)》을 읽는 남자가 앉아 있는 모습을, 또 한번은 비둘기 한 마리가 열린 지하철 문으로 훌쩍 날아들어왔는데 한 승객이 맨손으로 비둘기를 붙잡더니 태연히 날려보낸 일도 있었다. 이 에피소드들이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최고로 웃긴 순간은 아니지만, 여기서 정말로 중요한 지점은 자신에게 우연한 발견이 일어날 수 있는 순간을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그 옆에 어떤 재미난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알아차릴 방도가 없다
진짜로 유머러스한 사람의 유머 소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왜 자신의 부족함을 웃어넘기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낄까?
우리는 흔히 완벽해 보이려 애쓰며 결점을 감추려 노력한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을 먼저 웃음거리로 삼는 사람이 더 유능하고 호감 가는 인상을 준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019년의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자신의 결점을 기꺼이 웃음거리로 삼을 때, 같은 내용을 건조하게 언급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이 그 결점을 훨씬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덧셈과 뺄셈은 할 줄 아는데, 기하학은 제가 선을 긋는 분야죠”라고 유머러스하게 말한 구직자가 “기하학은 어려워합니다”라고 진지하게 말한 사람보다 오히려 수학을 더 잘할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때로 유머는 자신의 취약함을 가장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어술이 된다.
스스로를 웃음의 대상으로 삼을 줄 아는 태도는 사람을 더 유능해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만든다. 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자기 비하 vs 경쟁자 비하’ 연구에서는 자기 비하적 유머가 장기적으로 성적 매력을 높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자들은 자기를 웃음거리로 삼을 줄 아는 태도가 “지능과 언어적 창의성뿐 아니라 겸손함 같은 도덕적 미덕의 신뢰할 만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적이고 창의적인 데다 겸손하기까지 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압박이 커진 시대일수록, 자신의 허점을 유머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스스로를 웃음의 소재로 삼는 순간 사람들 사이의 방어막은 낮아지고, 수치심은 자기 수용으로 바뀌며,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밖에 모르는 잘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유머에서 공통의 경험과 공감이 중요한 이유
한편, 유머는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강력한 정치적 도구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링컨이 당선 후 내각을 꾸릴 때, 그가 선택한 사람들은 모두 대통령 자리를 놓고 싸웠던 라이벌들이었다. 내각의 인사들은 각각 모두 뛰어난 정치가였지만 대부분 서로를 증오했고, 링컨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링컨은 대체 어떻게 이 경쟁자 무리를 하나의 팀으로 만들었을까? 링컨의 해법은 일단 그들과 함께 웃는 것이었다. 그들만의 농담, 소박한 일화, 함께 나눈 유머로 집단 정체성을 만들었다. 오늘날 링컨은 대개 진지하고 비극적 인물로 묘사되는 편이지만 정치가이자 지도자로서 링컨이 지닌 능력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람들을 웃게 함으로써 그들과 공감을 형성하는 데 있었다.
이처럼 우리끼리만 공유하는 ‘내부자 농담’은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소속감을 부여하는 비밀 언어이자 관계의 마일리지 카드 역할을 한다. 저자는 가까운 이들과 매번 뻔한 방식으로 만나 피상적인 주제만 이야기하는 것에 질렸다면, 직접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편한 옷차림으로 모여 리얼리티 쇼를 몰아서 시청하는 밤, 무슨 말을 하던 서로를 무조건 응원만 해주는 모임처럼 말이다. 사소하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반복하다 보면, 함께 웃으며 쌓은 추억은 시간이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공동체의 뿌리가 되어줄 것이다.
비극적 상실의 한가운데서 유머는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는가
냉소와 허무가 만연한 이 시대의 가장 인간적인 해독제
때로는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심연이라 할 수 있는 비극과 상실의 순간에도 유머는 우리가 인간다움을 지탱하게 하는 강력한 구명줄이 되어준다. 자녀를 잃은 부모가 장례식장에서 영수증 하단의 “또 오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실소하거나, 시한부 환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삶의 덧없음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사례들은 유머가 결코 고통을 부정하거나 떠나간 이를 배신하는 행위가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억눌린 감정의 압력을 해소하고 우리가 다시 살아있음의 열정을 회복하도록 돕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유대인이나 흑인 등 역사적으로 극심한 억압과 박해를 경험해온 집단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유머 문화를 발달시킨 것은, 웃음이야말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존엄성과 통제력을 지켜낼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대처 기제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유머가 지닌 이 강력한 힘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똑같은 농담일지라도 그것이 누구를 향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발화되는지에 따라 치유의 약이 될 수도,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유머감각을 갖춘다는 것은 단순히 남을 웃기는 기술을 넘어, 자신의 농담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지 혹은 해롭게 하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태도를 포함한다. 유머가 타인을 배제하는 무기가 아니라 서로를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따뜻한 연결의 도구로 쓰일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비극마저 너그럽게 껴안을 수 있는 성숙한 웃음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은 냉소와 허무가 만연한 이 시대에 유머가 어떻게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고 나 자신을 온전히 수용하게 만드는 가장 인간적인 해독제가 되어줄 수 있는지, 우리에게 그 답이 되어주는 책이다.
출처: 「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 」어크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