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추천도서(26.1-)/2026-04

4월의 추천도서 (4798)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

'-') 2026. 4. 22. 10:00

 

 

1. 책소개

 

 

 

 

 

박찬일 셰프ㆍ박준 시인 추천
우리 음식을 향한 옛 문인들의 ‘침 고이는 짝사랑’

 

우리는 흔히 한시(漢詩)를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교과서 속 점잖은 선비들이 사실은 현대의 ‘먹방’ 유튜버보다 더 섬세하고 감각적인 미식가였다면 어떨까?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은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남긴 음식에 관한 시와 산문을 추려 작품에 담긴 일화와 배경을 함께 풀어 쓴 독특한 미식 인문서다. 김려, 박제가, 서거정, 정약용, 유득공, 윤선도, 이규보, 이색, 체제공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남긴 문장 속에는 오이 하나, 상추 한 잎을 향한 뜨겁고도 순수한 사랑이 넘실댄다. 가족, 친구, 이웃들과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당대 사회상을 비롯하여 지금은 먹지 않는 재료와 하지 않는 조리법은 물론 한식의 으뜸이라 할 장류, 천연재료, 계절음식들이 아름다운 한시들과 함께 풍성하게 펼쳐지는 독특한 인문서.

“인생은 제 입에 맞는 것이 진미!”
조선 문인들의 힙한 미식 라이프
입맛 돋고 군침 도는 맛있는 한시漢詩 한 상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박제가와 유득공은 둘도 없는 친구였다. 둘은 ‘호박’을 두고 재미있는 시를 여러 편 주고받았는데 박제가의 『정유각사집貞蕤閣四集』에는 유득공이 보내온 ‘호박 시’에 차운하여 화답한 시가 실려 있다. 호박을 얇게 썰어 줄줄이 매달아 볕에 말려 호박고지를 만들고, 들깨를 듬뿍 넣어 구수한 국을 끓이고, 길게 잘라 졸여 목살 고기와 함께 고춧가루, 석이버섯 가루를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면서 ‘달달 볶아 떡 사이에 넣어’ 먹는 것은 ‘내가 만든 비법’이라 읊더니 급기야 스스로를 ‘호박 집의 어른(과정장瓜亭長)’이니 ‘호박 고을의 수령(과주지주사瓜州知州事)’이라 부른다. 그러자 유득공은 이 시에 차운하여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박제가를 놀린다.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정유거사가 자칭 과주지주사라 말하며
열 번의 고과에서 모두 상상으로 평가받은 것을.
또 호박국, 호박떡을 눈앞에 가득 놓고서
술에 취한 뒤 철여의 들고 춤추는 것을.
君不見貞蕤居士自稱瓜州知州事 十考皆書上上字
瓜湯瓜餠滿眼前 醉後能舞鐵如意
-유득공, 『영재집泠齋集』, 「다시 정유거사의 시에 차운하다復次貞蕤居士韻」 제2수

박제가는 호박 요리의 달인이기도 하지만 “만두 백 개, 냉면 세 그릇”은 먹어야 배가 부르다 할 만큼 ‘만두 먹보’로도 유명하다. 그는 어느 군인이 시를 청해 오자 ‘만두 3백 개 정도는 대접’ 받아야 시를 써 주겠다며 건넨 농담을 『정유각사집』에 다음과 같은 시로 남기기도 하였다.

만두 삼백 개쯤은 먹어 치운 뒤라야
선생께서 붓을 잡고 휘두르기 시작하지.
也消三百饅頭顆 便是先生落筆時

만두 먹보답게 외롭고 고달픈 유배지에서 맞은 생일에는 누님의 ‘메밀만두’를 떠올리며 “이 세상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은, 생일에 더욱 서럽구나(人間孤露子, 生日增悲哀)” 탄식한 뒤, “안타깝다 만두 빚는 빼어난 솜씨를, 북방으로 보내오지 못하는 것이(可惜饅頭手, 不送北方來)”라고 읊기도 하였다.
조선 최고의 글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려는 ‘강이천 유언비어 사건’과 ‘신유사옥’에 연루, 연이은 유배 생활 끝에 친구가 마련해 준 삼청동 셋집 텃밭에 채소를 직접 심어 먹었다. 그러고는 채소마다 시를 읊어 남겼으니 「여러 가지 채소 오언고시 10운 19수」 연작시다. 특히 쌈을 즐겨 상추와 곰취를 두고 쓴 시는 보는 사람마저 군침이 돌게 한다. 상추는 고추장에 저민 생선을 넣은 겨자즙과 술지게미초에 절인 생강을 넣어 만든 쌈장을 보리밥과 함께 싸서 먹고, 곰취는 붉은 고추장을 쌀밥에 싸서 먹었다. “입을 쫙 벌리고 우적우적 먹고서/배가 불러 북쪽 창 아래 누우면/이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지(大嚼吻弦張 飽頹北牕下 是民眞羲皇)”라며 행복해한 김려의 시에서 매꼼짭짤한 양념장에 어우러진 상추와 곰취의 쌉싸름한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토록 맘에 흡족한고!”
맛으로 쓴 한시, 다정한 마음으로 읊어 보는 삶의 맛…
박찬일(셰프·작가), 박준(시인) 추천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은 이처럼 조선 시대 문인들의 음식에 관한 시와 산문을 중심으로 그에 담긴 일화를 함께 풀어 쓴 책이다. 김려, 박제가, 서거정, 정약용, 유득공, 윤선도, 이규보, 이색, 체제공 등 백여 명이 남긴 삼백여 수의 시와 산문들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오랫동안 옛 문인들의 뜻과 정이 담긴 글을 찾아 오늘의 독자에게 전해 온 저자는 이번에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한시를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텍스트로 변모시킨다. 그리고 방대한 고문헌 속에서 가장 ‘맛있는 문장’들만 추려 ‘한시 한 상’을 차려냈다. 상에 오른 음식들이 화려한 산해진미는 아니다. 눈 내리는 긴 겨울밤 아내가 장독에서 꺼내온 찬 김치 한 보시기와 술 한 잔에 감동하여 밤이 늦도록 정담을 나누고, 먼저 간 누님을 그리워하며 해마다 생일날이면 빚어 주던 만두를 떠올리기도 한다. 팔십 평생 처음 맛본 꿀의 단맛에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달콤한 한 입’의 기쁨을 시로 쓰고 가난한 살림에 텃밭을 일구며 오이와 가지, 호박을 예찬하는 선비들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짠하면서도 따듯하다. 아마도 맛있는 음식 뒤에 언제나 사람의 이야기가 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하여 시인 박준 역시 이 책을 두고 “누구나 몸이 위태로울 때는 순하고 담백한 맛을 찾고 사람들과 흥성일 때는 성찬과 마주한다. 마음이 사나울 때는 음식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단순하지만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음식은 저마다의 삶을 닮아간다”고 말했을 것이다. 또 글 쓰는 요리사인 박찬일 셰프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먹는 한식은 풍요로울지는 몰라도 어쩌면 정말 맛있는 음식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추천사와 함께 적어 보내왔다.
인명과 서명, 편명, 작품명으로 꼼꼼히 정리한 찾아보기를 활용하여 낯익은 이름이 보이면 그 이름을 찾아 그 시부터 읽어도 좋고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만나거든 그 뒤를 따라가도 좋겠다. “인생은 제 입맛에 맞는 게 바로 진미”라고 노래한 서거정처럼 입맛대로 제각각 나만의 한시를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출처: 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강혜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 후기 한문학을 전공하였고 옛 문인들의 뜻과 정이 담긴 글을 찾아 소개하기를 좋아한다. 지은 책으로 『한시 러브레터』, 『여성 한시 선집』, 『나 홀로 즐기는 삶』,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3』, 『정조의 시문집 편찬』, 『박지원 산문의 고문 변용 양상』이 있고 옮긴 책으로 『주행백수』, 『유배객, 세상을 알다』, 『조선 선비의 일본견문록-대마도에서 도쿄까지』 등이 있다.

 

작가의말

 

가만히 보니 옛 문인들은 제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소재로 침이 꼴깍 넘어가게 맛있는 시를 참 많이 남겼다. 가족과 친구처럼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 맛있는 음식은 삶의 즐거운 선물이었다. 유배지나 여행길에 먹는 특별한 음식은 한 끼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외롭고 고단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기운을 북돋우는 보약이 되었다. 계절과 절기에 따라 먹는 음식은 자연의 이치와 인생의 순리順理를 가르쳐 주는 지침이었다. 엿이나 떡, 과일 같은 달콤한 음식은 지루하고 고된 인생의 활력소이자 청량제가 되었다. 옛 문인들은 이렇게 저마다 인생의 음식을 시로 읊었고, 맛있는 시에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출처: 본문중에서

 

 

 

 

3. 목차

 

-서문_ 맛으로 쓴 시, 시에 담긴 음식과 인생
[나의 특별한 밥상]
고추장 곁들인 곰취쌈_김치·채소류 ∥ 여름에는 무 장김치, 겨울에는 짠지_이규보ㆍ눈 덮인 장독에서 꺼낸 찬 김치_박은ㆍ술안주에 그만인 순무 굴김치_이익ㆍ유자 전복김치_남구만ㆍ늙은 아내의 가지 섞박지_김려ㆍ호박 요리의 달인_박제가ㆍ상추쌈과 곰취쌈_김려ㆍ당귀를 겹쳐 먹는 곰취쌈_유득공ㆍ사계절 으뜸인 고추 요리_김려ㆍ부들 순 볶음_서거정ㆍ사촌 누이의 오이장아찌_이색ㆍ식초에 절인 동아지_이민구 *여종이 훔쳐 온 호박을 기꺼이 먹은 정약용ㆍ김려가 기록한 식재료 정보
미나리 듬뿍 넣은 쏘가리 매운탕_어물·해조류 ∥ 개구리 양념구이_권필ㆍ더위 먹어 생긴 설사를 다스리는 개구리 요리_이민구ㆍ강호 제일의 풍미는 게_서거정ㆍ미나리를 넣은 쏘가리 매운탕_정약용ㆍ쥐에게 도둑맞은 은어_김정희ㆍ정조께서 내려 주신 붕어찜_채제공ㆍ밥상에 올라온 북어_유득공ㆍ아내가 만든 토하찜_서거정ㆍ석류알 같은 연어알젓_박제가ㆍ동해 미역 초무침과 미역국_이색 *매명전으로 맛보는 게ㆍ가야천의 은어 진상ㆍ명천 어부 태씨가 잡은 생선, 명태ㆍ도성의 새벽을 여는 채소 할멈과 젓갈 영감
화로에 구운 꿩고기_육류 ∥ 소 염통구이_권근ㆍ풍양 별서에서 맛보는 닭고기_서거정ㆍ닭고기와 게를 곁들인 가을 저녁 밥상_장유ㆍ채소밭을 짓밟는 꿩고기_최립ㆍ누님과 함께 화로에 구워 먹은 꿩고기_서형수ㆍ우리 집의 돼지고기볶음과 꿩국_김조순ㆍ살짝 삶은 달걀 맛_이하곤 *소 염통구이를 좋아한 직제학 김문ㆍ안동 장씨의 ‘맛질 방문’ 닭찜 요리
금빛 조를 넣은 물만두_기타 ∥ 늙은이의 성긴 이에 딱 맞는 두부_이색ㆍ관악산 신방암의 찐만두와 두부 부침_이색ㆍ스님이 아침거리로 보내온 만두_이규보ㆍ그리운 누님의 메밀만두_박제가ㆍ우리 집 며느리가 만든 물만두_이응희ㆍ나의 양생법은 무나물과 율무죽_서거정ㆍ춘궁기를 버티게 하는 무릇죽_김려 *한양 도성의 죽집ㆍ암탉고기 만두 조리법

[문인들의 미식회]
손녀의 출생을 기념한 탕병회_서거정ㆍ채소로만 차린 삼구회_강세황ㆍ콩밥 예찬과 삼두회_이익ㆍ봄철 시냇가의 쑥국 모임_이응희ㆍ일본에서도 연 쑥국 모임_정희득ㆍ마니산 참성단 화전놀이_윤기ㆍ삼척 죽서루 화전놀이_채제공ㆍ한강 뱃놀이에서 먹는 농어회와 웅어 간장구이_채제공ㆍ연잎 줄기로 마시는 벽통음_서거정ㆍ서대문 밖 서지에서 벌인 벽통음_이인상ㆍ언덕에 올라 국화주 마시는 중양절 모임_김창협ㆍ시월 초하루에 벌이는 난로회_윤기ㆍ섣달그믐의 난로회_박종선ㆍ노루고기 전골과 냉면이 어우러진 난로회_정약용ㆍ두붓국을 끓여 먹는 연포회_정약용ㆍ눈 오는 밤 정조가 내린 음식상_정약용ㆍ매화빙등연_이인상 *막내아들의 생일날 제사에 올린 탕병ㆍ난로회를 하다가 얻은 삶의 교훈ㆍ한양·경기 지역에서 유행한 신선로ㆍ눈 오는 밤에 찾는 요리, 설하멱ㆍ산사의 연포회를 빙자한 흉서 모의ㆍ성균관 유생들에게 제공되는 별미

[길 위의 밥상]
인생 최고의 맛_여행지 ∥ 산길을 가다 따 먹은 산딸기_이색ㆍ수리가 잡아 준 쏘가리_김종직ㆍ지리산 산행의 행운, 꿩고기 회_김종직ㆍ광나루 마을에서 맛본 토란국_윤선도ㆍ스님과 함께 화롯불에 구워 먹는 토란_김창협ㆍ9월 회양에서 맛본 잣죽_김상헌ㆍ시골 밥상에 오른 굴비_신필영ㆍ인생 최고의 맛, 갓김치 메밀국수_박종선ㆍ칠십 평생 먹은 옥수수_김정희ㆍ
동대문 밖 좌판의 음식들_박규수ㆍ한양 냉면을 능가하는 평양냉면_김택영ㆍ조선 사신이 청나라에서 맛본 떡, 발발_유득공 *북청 유배지에서 산딸기를 즐긴 이항복ㆍ참선하는 스님도 참지 못한 맛, 꿩고기 숯불구이ㆍ토란 시를 가장 많이 남긴 시인, 이규보ㆍ산행의 안성맞춤 술안주, 굴비ㆍ도시락 안주로 담은 엿과 북어 조각ㆍ다락원에서 말린 청어와 북어채로 바꿔 먹은 산나물ㆍ담천에 좋은 옥수수엿ㆍ달걀 볶음을 좋아한 초란공ㆍ길을 가다가 사 먹은 국수, 분탕
어린 딸이 보낸 수박씨_유배지 ∥ 진도에서 직접 끓인 율무죽_노수신ㆍ진도에서 보내는 전복 껍데기 술잔_노수신ㆍ집에 부치는 진도 특산품_노수신ㆍ군수가 보내 준 멧돼지 다리 고기_노수신ㆍ함안에서 먹는 냉잇국과 고사릿국_이행ㆍ주인 늙은이와 찬 김치 안주 삼아 마시는 막걸리_이행ㆍ모하 스님이 보내 준 표고버섯과 석이버섯_이민구ㆍ문 닫고 끓여 먹고 싶은 메밀수제비_김수항ㆍ막내딸이 말려 보낸 수박씨_이광사ㆍ해미의 아침 밥상 별미는 굴_정약용ㆍ원산에서 대접받은 소 염통 꼬치구이와 국수_김려ㆍ시루에 찐 강냉이_김려ㆍ폭설에 갇혀 삶은 돼지고기를 썰어 먹으며 마시는 술_김려ㆍ진해 남문 밖 술집의 최고 안주는 대게_김려ㆍ제주에서 중구에 먹는 호박떡_김정희 *이하곤이 맛본 영암의 굴구이

[계절 밥상]
희고 보드란_봄 ∥ 삼월삼짇날 먹는 쑥떡_서거정ㆍ친구가 보낸 삼해주_조임도ㆍ꽃그늘 아래서 즐기는 송화주_이숭인ㆍ술고래 친구를 부르는 진달래술_김조순ㆍ초파일에 먹는 상추쌈과 진달래술_김윤식ㆍ세자를 모시고 강연을 마친 뒤 먹은 복국_유몽인ㆍ속아서 먹어 본 치명적인 맛, 복국_유득공ㆍ한강 서호의 웅어회_김창협ㆍ복사꽃 피는 시절 복어를 대신한 웅어_서영보ㆍ살구꽃 봄비 속에 들리는 청어 파는 소리_김정희ㆍ포구의 할머니가 어린 손주에게 구워 주는 청어_김려ㆍ단오에 먹는 귀리 경단_김려ㆍ단오에 마시는 창포주_성운 *청어구이를 끼니마다 즐긴 재상, 한용귀ㆍ성현과 이식이 기록한 절기 음식
백설 같은 빙수_여름 ∥ 유두에 먹는 수단_서거정ㆍ방축된 신하의 유두 수단_신흠ㆍ호미씻이 잔치에서 먹는 박나물_장유ㆍ집게손가락이 절로 움직이는 개장국_이광덕ㆍ남태령에서 스님이 나누어 주는 참가사리 콩국_김정희ㆍ얼음에 탄 오이_서거정ㆍ더위를 날리는 꿀 탄 빙수_이색 *북경에서도 끓여 먹은 개장국
감국 막걸리의 맛_가을 ∥ 성한 왼손으로 집어 먹는 달고 살진 게살_이규보ㆍ친구에게 선보인 호남의 게 맛_양경우ㆍ밤과 완두콩 안주 삼아 마시는 술_이색ㆍ감국 막걸리의 맛_김조순 *감국의 쓰임새
팥죽이 끓는 소리_겨울 ∥ 임의 방면 빌며 끓인 동지팥죽_김려ㆍ동짓달 오지에서 끓는 팥죽_이응희ㆍ대동강의 얼린 숭어회_이행ㆍ밉기도 하여라, 흰 떡국_이덕무ㆍ설날에 마시는 백엽주_서거정ㆍ정월 대보름에 먹는 복쌈_김려ㆍ둘째 아들이 보내온 찰밥_이색 *사계절의 맑은 취향과 음식

[다과상]
우는 아이도 웃게 하는_과일 ∥ 한밤중 스님이 내온 다담상_이규보ㆍ친구와 나누어 먹는 귀한 귤_이규보ㆍ우는 아이도 웃게 만드는 달콤한 홍시_이규보ㆍ손에서 놓지 못하는 곶감 꼬챙이_이규보ㆍ장사꾼들이 다투어 사 가는 곶감_김종직ㆍ시냇가 돌 위에 말리는 감 껍질_김종직ㆍ손자들이 떼쓰는 배와 대추_이색ㆍ얼음처럼 입에서 녹는 배_이규보ㆍ적상산 절간에서 맛본 별미, 버섯과 배_장유ㆍ소갈증을 다스리는 수박_서거정ㆍ강가 친구 집에서 맛보는 수박_권극중ㆍ늙은이의 심심풀이, 군밤_이색 *감 일백 개에 그대 생각 일백 번ㆍ감에 미친 바보, 심노숭
다정한 벗이 보내 준_떡 ∥ 벗이 보낸 눈부신 백설기_허균ㆍ간장을 발라 구워 먹는 메밀떡 꼬치구이_이색ㆍ콩고물 인절미_이익ㆍ임금님께 진상하고 싶은 보리 개떡_이익ㆍ숙종이 좋아한 느티떡_이이명ㆍ단풍 든 정방사에서 맛보는 차와 송편_김창협 *숙종의 어의가 기록한 떡ㆍ사신 행차가 중국 고려보에서 사 먹은 송편
청담靑潭에 어울리는_차 ∥ 관절통에 좋은 생강차_장유ㆍ스님이 보낸 생강으로 끓인 생강 녹차_서거정ㆍ함양 엄천사에서 제자들과 마시는 차_김종직 *지리산 엄천사 대숲의 차밭
이토록 맘에 흡족한고?_달콤한 간식 ∥ 석청을 타서 먹는 팥죽_장유ㆍ제자가 보내 준 엿_이익ㆍ겨울밤에 먹는 엿_김조순ㆍ매화꽃처럼 날리는 튀밥_이익ㆍ효심 깊은 며느리가 만든 산자_이익ㆍ달콤한 도토리 정과_김창협 *단것은 엿뿐인 줄 알던 섬 여인ㆍ정월 초하루 설날에 먹는 가락엿
-찾아보기

 

출처: 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이규보는 자신의 텃밭에서 가꾼 여섯 가지 채소 오이, 가지, 무, 파, 아욱, 박을 차례로 읊고 제목을 「집 안 채소밭의 여섯 노래(家圃六詠)」라 하였다. 위 시는 그중 ‘무’를 읊은 것이다. 여름에는 무로 장김치를, 겨울에는 소금에 절여 짠지를 담가 먹는다. 장김치는 한자로 장저醬菹라 한다. 무, 배추, 오이 따위를 잘게 썰어 간장에 절이고 미나리, 청각, 파, 마늘, 고추, 생강 따위 고명을 섞어, 간장과 꿀을 탄 물을 부어 담근다. 여름에는 무 장김치가, 겨울에는 짠지가 좋은 반찬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막 뽑은 싱싱한 무를 쓱쓱 베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하였다. 아삭아삭 달콤하고 시원한 무를 날로 먹어 본 사람은 모두 그 맛을 알 것이다. (25쪽)

유득공이 ‘사대부 응당 이 맛을 알아야지’ 하면서 자신 있게 규장각 학사들에게 대접한 음식은 당귀를 겹쳐 먹는 곰취쌈이다. 초여름에 달콤한 당귀와 향긋한 곰취를 포개어 밥을 싸 먹는 걸 보니,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은 쌈을 즐겼구나 싶다. 위 시는 유득공의 「용문산에 나는 네 가지 나물(龍門四菜)」이란 글에서 발췌하였다. 이 글에 따르면, “용문산에서 나는 ‘취’는 잎이 둥그스름하면서 뾰족하고 지름은 세 치 정도에 등은 흰색이며 국거리에 어울린다. 그중 ‘곰취’라는 취는 잎이 취보다 세 배 크고 둥그스름하지만 그다지 뾰족하지는 않고 마치 말발굽 같아서 ‘말굽 나물’이라고도 불린다. 생으로도 삶아서도 밥을 싸 먹기에 좋은데 입안에 향내가 향긋하다” 하였다. 또 잎이 얇은 취는 ‘눈소嫩蔬’, 곰취는 ‘향소香蔬’, 통틀어 ‘눈향소嫩香蔬’라 하였다. 신감채辛甘菜는 당귀 줄기를 이른다. (50쪽)

이민구는 10년이 넘는 유배 생활을 마치고 1647년(인조 25) 4월에 한양으로 돌아와 현재의 마포구 주변 한강에 해당하는 서호西湖 가에서 생활하였다. 이때 나이 59세로 이미 노년에 접어들었는데, 친척과 친구들도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노년의 우환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적적한 이민구에게 시와 함께 식초에 절인 동아지를 보낸 이는 현옹弦翁 김효건(1584~1666)이다. 차조기와 동아를 볶은 다음 마늘과 식초에 절인 동아지는 입맛을 확 돌게 하는 반찬이다. 벗이 시까지 함께 보냈으니 어찌 감사의 답장이 없으랴? (61쪽)

강가의 어부가 은어 오십 마리를 잡아 잘 싸서 김정희에게 보내왔다. 이제 은어를 맛볼 생각을 하니 벌써 침이 고인다. 그런데 밤사이 쥐들이 은어를 몽땅 훔쳐 가고 말았다. 산해진미가 한순간에 없어졌는데 김정희는 “쥐가 먹거나 사람이 먹거나 먹기는 마찬가지, 평등으로 보면 이치는 공평하지”라고 애써 스스로 달래며 마침 방문한 초의선사에게 평등의 불심을 자랑하였다. 초의선사는 채식하는 스님인지라 은어를 잃든 말든 관심조차 없다. 무심의 경지다. (75쪽)

감사 홍인호洪仁浩가 대구알과 연어알을 보내 준 것에 박제가가 사례로 쓴 시 중 한 수다. 「감사 홍인호가 어란 두 종을 보내온 것에 감사하다(謝洪監司 仁浩 惠魚卵二種)」가 원래 제목이다. 화제주는 ‘자주색이 찬란한 옥’으로, 곰삭은 연어알젓을 비유한 것이다. 곰삭은 연어 알젓을 씹으면 이 사이로 시큼한 맛이 퍼진다. 선홍색 석류알처럼 빨간 연어알을 새로 담근 젓갈은 또 어떤 맛일까? 곰삭은 젓갈과 새 젓갈이 섞여 입안을 황홀하게 하는 지경을 두고 박제가는 앵두를 다 먹으니 매화꽃이 진다고 하였다. (81쪽)

 

출처: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