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추천도서 (3939) 시(詩)여, 내 손을 잡아줘
1. 책소개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김현자
문학비평가,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1974년 「아청빛 언어에 의한 이미지」로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면서 문학비평가로 활동해왔으며, 한국시학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이화여자대학교 인문대학장을 지냈다. 텍스트의 심미적 구조와 수사적 장치를 규명하는 내재적 문학 연구 방법을 선구적으로 개척해온 대표적인 학자로 손꼽힌다. 한국문학의 근원적 상상력과 미적 구조를 밝히는 연구로 이화학술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와 상상력의 구조』, 『아청빛 길의 시학』, 『한국 현대시 읽기』, 『한국시의 감각과 미적 거리』, 『현대시의 서정과 수사』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서정주 시에 나타난 은유와 환유」, 「한국 여성시의 계보」, 「한국 선시의 미적 거리」, 「한국시 전통의 계승과 확장」, 「한국 여성시의 존재 탐구와 언술 구조」를 비롯한 80여 편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책을 펴내며: 시가 내게로 오는 순간
Part 1. 계절의 순환과 생명의 화음
1. 지리산의 봄 1 _ 고정희 … 봄날 지리산에서 일어서는 빛
2. 봄 _ 김광섭 … 살아 있는 것들의 동일성과 절제된 거리 의식
3. 푸른 오월 _ 노천명 … 감각적 이미지와 생명의 무지개
4. 건들 장마 _ 박용래 … 여름비의 리듬과 낙천적 흥취
5. 가을 _ 김현승 … 고독을 이기는 시간의 뼈마디
6. 고대苦待 _ 한용운 … 우주의 대철학과 기다림의 삼매三昧
Part 2. 시간과 사물의 풍경
7. 안정사安靜寺 _ 김명인 … 가고 싶은 생生의 열망과 풍경 소리
8. 나방이 풍경을 완성한다 _ 정현종 … 풍경으로 태어나는 작은 생명체의 아름다움
9. 청포도靑葡萄 _ 이육사 … 익어 가는 포도의 향기와 품격 높은 정신의 향기
10. 오후의 구도 _ 김광균 … 가벼움을 향한 몽상
11. 향수鄕愁 _ 정지용 … 고향 회상의 정서적 원형성과 후렴구의 미감
Part 3. 우리를 일으키는 내면의 목소리
12. 크낙산의 마음 _ 김광규 … 마음이 무거운 날 크낙산으로 가리라
13. 달걀 속의 생生 5 _ 김승희 … 난생卵生의 꿈, 미완의 힘
14. 자화상自畵像 _ 윤동주 … 자아탐색의 내면적 깊이와 아청빛 우주
15. 가는 길 _ 김소월 … 망설임이 갖는 시의 아름다움
16. 별 헤는 밤 _ 윤동주 … 별의 내면화와 통합의 상상력
Part 4. 불의 갈망, 물의 언어, 소리의 응답
17. 백자白瓷 _ 허영자 … 타오름과 다스림의 시
18. 비유의 물 _ 박목월 … 잠적潛跡과 비천飛天의 눈부신 변신
19. 방울 소리 _ 이수익 … 그리운 영혼의 울림
20. 범종梵鐘 _ 조지훈 … 사물과 인간과 절대자의 교신交信
21. 달나라의 장난 _ 김수영 …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한 성찰
Part 5. 새, 꽃, 산의 존재론적 명명 행위
22. 새 _ 천상병 … 틀 지우는 것을 뛰어넘기
23. 꽃을 위한 서시 _ 김춘수 … 무명無名을 밝음으로 이끄는 시인의 개안開眼
24. 청산도靑山島 _ 박두진 … 청산을 노래하는 역동적 상상력
25. 산 _ 김소월 … 삼수갑산과 불귀의식不歸意識
Part 6. 너를 향한 불변의 사랑 노래
26. 너를 기다리는 동안 _ 황지우 … 기다림의 시적 거리
27. 다시 밝은 날에 _ 서정주 … 사랑의 완성을 위한 입사식入社式
28. 내 마음을 아실 이 _ 김영랑 … 소리와 정감의 유려한 결합체
29. 찬송讚頌 _ 한용운 … 금金결의 님과 옛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
30. 선덕여왕의 말씀 _ 서정주 … 우주를 다스리는 사랑의 노래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계절의 순환과 생명의 화음’에서는 넋의 고양을 통해 강인한 생명의 원리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고정희의 「지리산의 봄 1」, 특유의 절제와 미적 거리를 바탕으로 시간의 순환과 자연의 질서를 담아낸 김광섭의 「봄」, 생명력이 치솟는 절정의 계절이 주는 활력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노천명의 「푸른 오월」, 여름비의 생동감을 빠른 리듬으로 표현한 박용래의 「건들 장마」, 봄과 가을의 이항대립을 통해 경건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외로움을 승화시킨 김현승의 「가을」, 기다림이 야기한 슬픔과 고통으로 삼매의 경지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준 한용운의 「고대」를 살펴본다.
2장 ‘시간과 사물의 풍경’에서는 은유를 통해 삼라만상의 고뇌와 인간적 열망을 드러낸 김명인의 「안정사」, 풍경에서 찾아낸 일상의 깨달음을 모색하고 우주와 사물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끌어낸 정현종의 「나방이 풍경을 완성한다」, ‘기다림’이라는 추상적 영역을 ‘포도의 성숙’과 ‘손님의 도래’라는 두 표상으로 이중적으로 표현한 이육사의 「청포도」, 특수한 감각 표현과 색채적 이미지, 이국정취 등을 통해 평온한 몽상의 세계를 그린 김광균의 「오후의 구도」, 예리한 미적 감수성과 특유의 언어적 감각으로 투명한 언어를 구현해낸 정지용의 「향수」를 살펴본다.
3장 ‘우리를 일으키는 내면의 목소리’에서는 무수히 다시 태어나는 열망의 존재로의 재생을 꿈꾸게 하는 공간적 힘을 그린 김광규의 「크낙산의 마음」, 난생의 꿈꾸기를 통해 혁명처럼 다가올 해방에의 희망을 노래한 김승희의 「달걀 속의 생 5」, 끝없이 새 길을 찾아 떠나고 자기연민과 미움 속에서 방황하며 젊고 순결한 영혼으로 스스로를 고양하려는 생의 태도를 표현해낸 윤동주의 「자화상」, 양면성의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망설임을 향한 간절한 지향을 담아낸 김소월의 「가는 길」, 자연을 통해 세계와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살펴본다.
4장 ‘불의 갈망, 물의 언어, 소리의 응답’에서는 이질적인 것을 동일화하는 불의 상상력을 보여준 허영자의 「백자」, 물의 역동성을 통해 순환하는 생의 논리와 시의 순리를 향한 깨달음을 표현한 박목월의 「비유의 물」, 이중적 시공간을 매개함으로써 자아를 회복시키고 연속성을 확보하게 하는 소리의 힘을 노래한 이수익의 「방울 소리」, 시간의 축과 공간의 축이 종교적 축에 의해 깨달음의 세계에 가닿는 과정을 그린 조지훈의 「범종」, 팽이의 도는 힘과 그것을 돌게 하는 힘의 상관관계 속에서 삶과 역사의 보편성을 성찰한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을 살펴본다.
5장 ‘새, 꽃, 산의 존재론적 명명 행위’에서는 우주의 비범한 순환원리에 인간의 삶을 투사하며 유한한 삶의 가치를 깨달은 천상병의 「새」, 무명의 어둠을 걷어내고 명명의 밝음으로 존재하도록 하는 언어의 힘과 시의 소명에 대한 인식 과정을 그려낸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생명적 이미지와 능동적 상상력, 우리말 소리의 다양성과 리듬 효과, 그리고 강인한 시 정신의 추구를 담아낸 박두진의 「청산도」, 역설적 공간의 양면성을 통해 삶의 대립과 순환 개념을 표현하며, 나아가 불귀의식을 드러냄으로써 비극적 완결감을 구현해낸 김소월의 「산」을 살펴본다.
6장 ‘너를 향한 불변의 사랑 노래’에서는 총체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로서 새로운 시공으로 향하는 길 위의 기다림을 그려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신격화된 절대적 존재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 양면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추구하는 서정주의 「다시 밝은 날에」, ‘또 하나의 자아’이기도 한 비실체의 대상에 대한 절절한 희구와 절제를 유려한 소리와 정서, 청각적 정감을 통해 환기한 김영랑의 「내 마음을 아실 이」, 절망적 상황에서 님에 대한 염원과 현실 극복에의 강인한 의지를 표출한 한용운의 「찬송」, 육체와 정신 모두의 가치를 인정하는 균형감각을 통해 사랑, 나아가 금기의 잣대를 뛰어넘는 연대감을 환기하는 서정주의 「선덕여왕의 말씀」을 살펴본다.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시가 내게로 다가와 손 내미는 순간, 영혼이 고양되는 기쁨이 찾아온다.
문학평론가 김현자 교수의 시 세계가 담긴 한국 현대시 평론서!
시詩는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토록 어려운 시를 계속해서 읽고 이해하려 하는 것일까? 바로 시에서 자기 자신의 삶과 인간존재의 가치를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시 작품은 시대와 현실, 공간과 시간, 자아, 가족, 삶과 죽음, 언어 등 현재 우리의 삶이 놓인 정서와 문화와 사상을 함축한다. 시를 읽어도, 읽지 않아도 우리 생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수 있지만, 모든 예술이 그렇듯 시를 통해 얻은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는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해 기쁨을 배가하고 자신만의 표현력을 드높여준다. 시를 잘 읽는 방법만 알아도 더욱 풍요로운 감정을 체현하며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세계를 이해하는 폭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처럼 많은 현대인이 천착하는 질문, 즉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방법을 가르쳐주는 길잡이로 기획된 김현자 교수의 시 평론집이다. 저자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이자 문학평론가로, 한국의 현대 명시 30편에 대한 평론을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냈다. 저자는, 시에 훈련되지 않은 독자들이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시의 언어, 즉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시인 각자의 연금술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시란 무엇이며, 시를 잘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 어떤 모범 답안식 정의보다도 ‘좋은 시를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읽는 것’이 가장 훌륭한 답이 되리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현학적이거나 방법론적인 이론을 피하고 시 자체가 지닌 분위기, 어조, 리듬에 의해 각 작품을 해석한다. 저자는 시 한 편 한 편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찾아오는 특별한 감동과 깨달음의 순간을 ‘시가 내게로 다가오는 순간’이라고 명명한다. 그렇게 시가 내게로 다가와 갈급하는 영혼의 손을 맞잡을 때 권태롭던 일상에는 파문이 일고, 영혼은 고양되며, 그 순간의 힘으로 고난과 외로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적 감성에 목마르고 시의 세계에 눈뜨고픈 독자라면 이 책에 실린 시들을 순서에 상관없이 내키는 대로, 저자의 안내와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시인들이 던지는 언어의 힘을 통해 우주 속에서 한 점 작은 나를 발견하는 동시에, 가없는 우주의 넓이와 깊이를 지닌 무수한 나로 거듭나고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출처: 「 시여, 내 손을 잡아줘 」 출판사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