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추천 도서(18.3~19.2)

11월의 추천도서(2087) 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년 - 김삼웅

'-') 2018. 11. 17. 10:00


1. 책 소개


1905년 을사늑약을 중심으로 근대에 일제가 침략을 개시한 강화도조약에서부터 1910년 합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투철한 역사의식과 민족적인 관점을 통해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강탈하고자 강제로 조약을 체결한 것을 '을사조약'이 아닌 억지로 맺은 '을사늑약'임을 명확하게 규정한다. 
  
이 책은 1905년의 을사늑약을 국권침탈의 기준으로 삼아 그 전후에 일어났던 일제의 한반도 침략 과정을 살펴보고, 친일파들은 물론 국제정세를 알지 못해 다른 나라와 불평등조약을 맺은 무능한 조선의 위정자들, 자신의 나라와 백성의 힘을 믿지 않은 사대적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을사늑약 10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망국의 과정을 재정리하고, 스스로 주인이지 못했던 뼈아픈 역사의 교훈을 전해준다.

처 : 교보문


2. 저자


대한매일 주필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민족문화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독립기념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 제주 4․3 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민주공원 건립추진위원, 친일파 인명사전 편찬부원장 등을 맡아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친일정치 100년사』『한국 민주사상의 탐구』『해방후 양민학살사』『금서』『한국필화사』『곡필로 본 해방 50년』『한국현대사 바로잡기』『겨레유산 이야기』『보는 사람 없어도 달은 거기 있는가』『왜곡과 진실의 역사』『일제는 조선을 얼마나 망쳤을까』『서대문형무소 근현대사』『한국사를 뒤흔든 위서』『白凡金九全集』(12권, 공저)『박은식, 양기탁 전집』(10권, 공저)『백범 김구 평전』 등이 있다.

처 : 교보문

3. 목차


책 머리에 : 청산되지 못한 100년, 그 부끄러운 역사 
  
[제1부] 망국적인 을사늑약 
1장 망국적 을사늑약의 폭풍 전야 
2장 4시간 동안 광무황제를 협박한 이토 
3장 일제의 '보호국'을 위한 음모와 계략 
4장 을사늑약이 강제 '조인'되던 날 
5장 을사늑약이라는 이름의 '괴문서' 
6장 만고역적 을사오적의 죄상 
7장 조선통감부 설치와 국권농단 
   
[제2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일본의 계략 
8장 을사늑약 전의 내외관계 
9장 일제의 치밀하게 계산된 운양호 사건 
10장 동학혁명을 빌미로 진주에서 15만 명을 학살한 일본군 
11장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 국모 시해 
12장 을사늑약으로 가는 길목 한일의정서 
13장 러일전쟁의 기생충 일진회의 망동 
   
[제3부] 조선을 야금야금 갉아먹다 
14장 한일신협약으로 사실상 국권상실 
15장 마지막 버팀목 경찰권ㆍ사법권 강탈 
16장 무자비한 일제의 감옥제도 
17장 최후의 간성 군대해산 전말 
18장 일제, 간도를 청국에 넘겨주고 이권 탈취 
   
[제4부] 반만년 사직이 무너지다 
19장 망국전야의 음모와 잡귀들 
20장 데라우치와 이완용의 합병 조약 사전 모의 
21장 한민족 사상 가장 부끄러운 경술국치 
22장 한국병탄 관련 일본신문 논평 
23장 합병 관련 열강의 논평과 일제의 반응 

24장 한일강제합방 원천무효의 사력 

처 : 본문 중에서


4. 책 속으로


날씨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날을 ‘을씨년스럽다’고 한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을사늑약’이 강제되면서 백성들의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린 것을 ‘을사년스럽다’로 표현하다가 ‘을씨년스럽다’로 전이된 것이다. 요즘 ‘오노스럽다’의 유래와 비슷한 현상이다. 
1905년 11월 17일,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강탈하고자 강제로 체결한 것이 이른바 을사늑약乙巳勒約이다. 원명은 한일협상조약이며, 제2차 한일협약, 을사보호조약, 을사오조약, 을사조약이라고도 한다. 
이 조약의 명칭을 일본은 보통 ‘일한협약’ 혹은 ‘한국보호조약’이라 부르고 한국은 ‘한일협상조약’ 또는 ‘을사조약’이라 호칭한다. 일본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하여 체결한 조약이라 해서 보호조약이라 불러왔는데 한국의 일부 학자, 언론인, 지식인들은 지금도 거침없이 을사보호조약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역사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은 ‘을사늑약’이라 호칭한다. ‘늑약勒約’이란 억지로 맺은 조약을 말한다. 조약條約을 사전적 해석하면 국가간의 권리와 의무를 국가간의 합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행위 또는 그런 조문, 협약, 협정, 규약, 선언, 각서, 통첩, 의정서 따위를 말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을사조약’은 조약으로서 기본적인 조건이 결여되었다. 차차 밝히겠지만 ‘국가간의 합의’가 아니라 일본의 강제에 따라 체결된 까닭에 늑약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일본의 한국 침략의 모든 흉계와 조약, 협약, 의정서 따위가 을사늑약으로 결집되고, 이후 강제합병의 과정 역시 이 늑약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을사늑약은 한국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문건으로 망국문서인 셈이다. 을사늑약 5년 후에 역시 강제로 맺은 합병조약은 형해만 남은 대한제국을 일본이 병탄한 것이고 실제로는 을사늑약에 따라 망국의 길에 들어서고 고난과 시련의 한국 근현대 100년사는 이에서 시작한다. 
을사늑약으로 사실상 국권의 상실을 가져 왔지만 그 반면에 이날을 계기로 전국에서 의병봉기가 시작되고 일제의 학살과 탄압이 자행되어 본격적으로 순국선열이 생기게 되었다. 
이날로부터 해방 때까지 항일전선에서 조국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순국한 선열은 30만 명이 훨씬 넘는다. 의병투쟁, 의열투쟁, 독립군, 광복군, 항일연군, 학생운동, 노동운동 등의 과정에서 수많은 애국선열이 피를 흘렸다. 
「1장 망국적인 을사늑약의 폭풍 전야」중에서 

처 : 본문 중에서


5. 출판사 서평


우리는 언제까지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할 것인가? 
  
올해는 을사늑약을 맺은 지 100년이 된 해이고, 일제의 식민지 굴레를 벗어난 지 60년,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교가 정상화된 지 40년이 된 해이다. 불과 100년 사이에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 정세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100년 전에 비롯한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쟁과 한반도 분단, 역사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친일파·매국노들이 친미파로 이름만 바꿔 대를 이어 권력을 잡고 있고, 오히려 피 흘려 싸운 독립운동가·애국자들은 그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1965년에 굴욕적인 한일수교회담은 식민 지배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지나간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고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 눈앞의 이익에만 쏠려 정당한 역사청산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건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의 온갖 망언, 고이즈미 총리의 계속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자위대의 국외진출과 공격적인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신방위계획대강’을 확정하는 등, 지나간 역사에서 교훈을 찾기는커녕 오히려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거세지는 군국주의화, 중국의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 북한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미국 등,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행보를 보자면 100년 전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이권을 다퉜던 모습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물론 100년 전에 비하면 우리의 국력이 일취월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도층의 정파싸움, 시대착오적인 이념대결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역사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단순하게 몇 년 도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나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그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정치·문화적 맥락에서 당시를 돌이켜보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실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과거는 그대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현재를 사는 우리나 미래를 살아갈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지금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된 건 1910년 한일합방 이후부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상 1905년 을사늑약으로 주권을 모두 빼앗겼다. 일본은 대륙 진출의 야욕을 품고서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침략하는가 하면 19세기 이후 메이지 유신을 거쳐 본격적인 제국주의로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한반도에 침략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본은 1876년 강화도조약부터 시작해서 서두름 없이 차근차근 한반도 침략계획을 진행시켰다. 
이 책은 1910년 한일합방이 아닌 1905년 을사늑약을 국권침탈의 원년으로 보고 그 전후에 일어났던 일제의 한반도 침략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친일파들은 물론이거니와 국제정세를 알지 못해 각 나라와 불평등조약을 맺어왔던 무능한 조선의 위정자들, 자기 나라와 자기 백성의 힘을 믿지 않은 뼛속깊이 사대적인 정부가 민중들을 얼마나 큰 고통으로 몰아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나라의 부강함은 경제력·군사력은 물론이고 자주적이고 민족적인 관점을 잊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이어져 민중들의 뼈골을 빼먹던 역사의 청산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알기고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이다. 

처 : 시대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