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추천도서(1726)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 책 소개
현대 소설의 패러다임을 창조한 보르헤스의 미학 세계!
서문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알모타심으로의 접근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원형의 폐허들
바빌로니아의 복권
허버트 퀘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바벨의 도서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기교들
서문
1956년의 후기
기억의 천재 푸네스
칼의 형상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주제
죽음과 나침반
비밀의 기적
유다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끝
불사조 교파
남부
작품 해설
작가 연보
5. 책 속으로
* 어떤 시간 속에서 당신은 존재하지만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어떤 시간 속에서 나는 존재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시간의 경우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존재합니다. 호의적인 우연이 내게 부여한 현재의 시간 속에서 당신은 나의 집에 당도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시간, 그러니까 정원을 가로지르던 당신은 죽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또 다른 시간에 나는 지금과 똑같은 말을 하지만, 나는 하나의 실수이고, 유령일 겁니다.
* "... 나의 눈은 당연히 한 문장에 가 멈출 수밖에 없었지요. 나는 즉시 깨달았지요. 이라는 이 구절은 내게 공간이 아닌 시간 속에서의 무한한 갈라짐을 연상하게 만들었지요. 나는 그 작품을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읽고 나서 나의 생각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허구적 작품 속에서 독자는 매번 여러 가지 가능성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는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나머지들을 버리게 됩니다. 취팽의 소설 속에서 독자는 모든 것을 -- 동시에 -- 선택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다양한 미래들, 다양한 시간들을 선택하게 되고, 그것들은 무한히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증식하게 됩니다."
* "... 은 우주에 대한 하나의 이미지입니다. 그것은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된 이미지는 아닙니다. 당신의 조상은 뉴턴이나 쇼펜하우어와 달리 획일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에 대해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간의 무한한 연속들,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어지럽게 증식되는, 분산되고 수렴되고 평형을 이루는 시간들의 그물을 믿으셨던 거지요. 서로 접근하기도 하고, 서로 갈라지기도 하고, 서로 단절되기도 하고, 또는 수백 년 동안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기도 하는 시간의 구조는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게 되지요. 우리는 이 시간의 일부분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어떤 시간 속에서 당신은 존재하지만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어떤 시간 속에서 나는 존재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시간의 경우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존재합니다. 호의적인 우연이 내게 부여한 현재의 시간 속에서 당신은 나의 집에 당도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시간, 그러니까 정원을 가로지르던 당신은 죽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또 다른 시간에 나는 지금과 같은 똑같은 말을 하지만, 나는 하나의 실수이고, 유령일 겁니다."
* "... 시간은 셀 수 없는 미래들을 향해 영원히 갈라지지요. 그 시간들 중의 하나에서 나는 당신의 적이지요." 164
* 방대한 양의 책을 쓴다는 것은 쓸데없이 힘만 낭비하는 정신나간 짓이다. 단 몇 분에 걸쳐 말로 완벽하게 표현해 보일 수 있는 어떤 생각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길게 늘어뜨리는 짓. 보다 나은 방법은 이미 그러한 생각들을 담고 있는 책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하나의 코멘트, 즉 그것들의 요약을 제시하는 척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