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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도서(1713) 프롤레고메나 -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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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8. 10:00
1. 책 소개
이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의 ‘대중 버전’!
칸트의 비판철학 입문을 위한 안내서 『프롤레고메나』.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은 철학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는 평을 받는 책이지만, 출간 당시 ‘불명료함’과 ‘특수한 언어 사용’ 등으로 대중의 무관심과 학계의 몰이해에 부딪혀야 했다. 이에 칸트는 이 책에서 《순수이성 비판》의 요지를 좀 더 분명하고 간명하게 서술해, 이성 비판의 전체 개관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칸트의 《프롤레고메나》 가운데 서문과 부록 그리고 1-5 섹션 및 《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주요 물음에 관하여 셋째 부분: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를 옮긴 것이다. 이는 칸트가 《순수이성 비판》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순수 사변 이성의 인식 원리들과 인식 요소들 간의 유기적 관계를 다룬 부분으로, 칸트 철학의 본령을 이해하는 데에 보탬이 되어준다.
이 책은 칸트의 《프롤레고메나》 가운데 서문과 부록 그리고 1-5 섹션 및 《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주요 물음에 관하여 셋째 부분: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를 옮긴 것이다. 이는 칸트가 《순수이성 비판》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순수 사변 이성의 인식 원리들과 인식 요소들 간의 유기적 관계를 다룬 부분으로, 칸트 철학의 본령을 이해하는 데에 보탬이 되어준다.
2. 저자
3. 목차
4. 책 속으로
5. 출판사 서평
비판의 법정에서 선 이성, 형이상학의 가능성에 답하다
칸트 비판철학 입문을 위한 안내서《프롤레고메나》로
형이상학의 새로운 역사를 읽는다
《프롤레고메나》,《순수이성 비판》의 ‘대중 버전’으로 쓰이다
유구한 철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철학 저서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책을 꼽을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은 철학책이 있을까마는 그 영향력이나 중요도 면에서, 또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에서 칸트의《순수이성 비판》보다 독자를 힘들게 하는 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순수이성 비판》의 난해함은 칸트 당대에도 유명했는데 당시 가장 저명한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모세스 멘델스존은 칸트에게《순수이성 비판》출간 5년 뒤에도 여전히 책을 통독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자신의 신경을 지치게 하는 이 책을 “죽기 전에 면밀하게 생각할 희망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쓴 반어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순수이성 비판》은 철학의 대상을 이성 밖의 존재들로부터 ‘인간 이성능력 일반’으로 옮겨옴으로써 서양 철학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하지만 출간 당시부터 서술의 방대함이 야기한 ‘불명료함’, 기존의 철학 체계와 상충하는 ‘특수한 언어 사용’ 등으로 대중의 무관심과 학계의 몰이해에 부딪혀야 했다. 무엇보다 칸트를 실망시킨 것은 아마도 당대의 가장 저명한 학자들인 테텐스, 헤르츠 그리고 멘델스존으로부터 아무런 반응도 이끌어낼 수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에 칸트가《순수이성 비판》의 요지를 좀 더 분명하고 간명하게 서술해 이성 비판의 전체 개관을 시도하고자 기획한 책이 바로, ‘머리말’, ‘학문으로의 안내’, ‘연습’ 등의 의미를 담은 이《학문으로서 출현 가능한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프롤레고메나》(약칭《프롤레고메나》)다.《순수이성 비판》1판(1781)이 나온 2년 뒤에 출간된 이 책에서 칸트는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거나 변형을 시도하진 않지만 주저인《순수이성 비판》에서 전제되는 이론을 보다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프롤레고메나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스스로 철학하는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철학의 본령인 ‘형이상학의 학문으로서의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칸트는 순수이성의 전체 범위를 그 경계와 내용에 있어서 완벽하게 그리고 보편적 원리에 따라 규정하는 작업, 곧 순수이성의 비판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그는 형이상학에 대한 독단적
이고 회의론적인 답변은 근거 없고 불확실한 것에 불과함을 밝혀내고 학으로서 형이상학의 가능성을 진단한다. 칸트는《프롤레고메나》가 주저《순수이성 비판》을 읽고 난 후에 보충으로서 유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칸트 스스로가 자신의 철학 요체를 담아낸 책이니만큼 칸트 비판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안내서는 또 없을 것이다.
형이상학의 가능성 탐색을 위한 이성의 훈육
《프롤레고메나》는《순수이성 비판》의 좀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세 가지 점에서《순수이성 비판》과 차별화된다. 첫째,《순수이성 비판》보다 4분의 1 정도로 분량을 줄여 서술의 방대함이 가져온 불명료성을 제거했으며 둘째, 구체화되고 이론적인 문제제기의 모든 사유 과정을 따랐고 셋째, 설명과 논의 방식에서《순수이성 비판》에서의 종합적 방법 대신 분석적 방법을 채택했다. 특히 논의 방식의 변화는 대중성을 제고한 칸트의 전략적인 선택으로《순수이성 비판》이 “학문이 자기의 모든 분절들을, 하나의 전적으로 특수한 인식능력의 구성물 조직으로서, 그 자연스러운 결합에서 제시되도록” 하기 위해 전적으로 ‘종합적 교습방식’에 따랐다면,《프롤레고메나》는 “마치 사람들이 찾아야 하는 것이 주어져 있는 양 전제”하고 그 조건들을 탐색하는 분석적 방법에 따라 서술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로써 비판철학의 요점이 보다 쉽고 명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본 역서는 이마누엘 칸트의《프롤레고메나》가운데 서문과 부록 그리고 §1∼5 및《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변증론’에 상응하는 “초월적 주요 물음에 관하여 셋째 부분 :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를 옮긴 것이다. 이 부분을 우선 옮긴 이유는 칸트가《순수이성 비판》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순수 사변 이성의 인식 원리들과 인식 요소들 간의 유기적 관계를 여기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대학 철학과 세미나의 경우《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변증론’ 바로 전 단계인 ‘순수 지성의 종합적 원칙들’을 다루는 데만 총 8학기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초월적 변증론’이나 ‘초월적 방법론’까지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순수이성 비판》의 마지막 장인 ‘초월적 방법론’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따라서《프롤레고메나》가운데서도 형이상학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칸트 철학의 본령을 이해하는 전략적 방법이라는 것이 역자의 설명이다.
《프롤레고메나》의 §40∼56에 해당하는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는 형이상학의 논의 대상인 인간 영혼의 이념들, 우주론적 이념들, 신학적 이념들의 가능성에 대해 묻고 있다. 칸트는 경험을 통해서는 얻어질 수 없는 이러한 초월적 이념들은 ‘이성의 사변적 사용’에서뿐만 아니라 ‘실천적 사용의 유용성’을 통해서 그 객관적 실재성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유용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이성의 엄격한 자기비판과 자기인식을 통한 이성 훈육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을 통해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모든 독단주의에 맞선 도전, 이성주의와 경험주의를 종합하다
칸트는 당대의 형이상학이 독단적 교조주의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고 이성을 비판의 법정에 세움으로써 재래의 형이상학을 혁신하고자 했다. 기존의 관념론자들이 오직 순수 지성과 이성의 관념들 중에만 진리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칸트는 순수 지성 혹은 순수 이성에 의한 사물 인식은 순전한 가상이며 오직 경험으로 가능한 현상 속에서만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자신만의 초월적 관념론을 주창했다.
관념론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철학을 관념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형식 속에서 경험을 통해 주어지는 현상들은 ‘경험적 실재성’과 ‘초월적 관념성’을 동시에 갖기 때문이다. 이 초월적 관념성이 바로 인간의 자연 본성이 그 해명을 요구하는 형이상학의 원천이 된다. 칸트는 이를 순수 이성의 이념들이라 부르며 어떤 경험을 통해서도 주어질 수 없는 이 순수한 이성개념들의 객관적 실재성을 탐색한 것이다. 그 결과 경험 밖에 존재하는 이 이념들의 실재성은 시공간적 제약이나 자연필연성으로부터 인간 존재를 자유롭게 해줄 실천적 의지의 원천으로서 이성의 사변적 사용에서의 유용성이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범주의 객관적 실재성은 이론적이고, 이념의 객관적 실재성은 단지 실천적이다”라는 칸트의 언명은 이를 표현한 말이다.
칸트는 또한 형이상학의 역사를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전쟁의 역사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는 형이상학이 이 양극단의 오류에 또다시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자 순수이성의 비판을 감행했다고 말한다. 칸트가 자신의 고유의 철학에서 사용하는 개념들은 기존의 이성주의, 경험주의, 관념론으로부터 차용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의 철학을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종합이라고 할 때, 종합의 의미는 절충적 의미의 종합이 아닌 전혀 새로운 지평에서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칸트의 비판철학은 모든 학문의 정수로서 철학의 지위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했으며, 현대 철학의 토대이자 출발점으로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칸트 비판철학 입문을 위한 안내서《프롤레고메나》로
형이상학의 새로운 역사를 읽는다
《프롤레고메나》,《순수이성 비판》의 ‘대중 버전’으로 쓰이다
유구한 철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철학 저서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책을 꼽을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은 철학책이 있을까마는 그 영향력이나 중요도 면에서, 또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에서 칸트의《순수이성 비판》보다 독자를 힘들게 하는 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순수이성 비판》의 난해함은 칸트 당대에도 유명했는데 당시 가장 저명한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모세스 멘델스존은 칸트에게《순수이성 비판》출간 5년 뒤에도 여전히 책을 통독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자신의 신경을 지치게 하는 이 책을 “죽기 전에 면밀하게 생각할 희망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쓴 반어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순수이성 비판》은 철학의 대상을 이성 밖의 존재들로부터 ‘인간 이성능력 일반’으로 옮겨옴으로써 서양 철학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하지만 출간 당시부터 서술의 방대함이 야기한 ‘불명료함’, 기존의 철학 체계와 상충하는 ‘특수한 언어 사용’ 등으로 대중의 무관심과 학계의 몰이해에 부딪혀야 했다. 무엇보다 칸트를 실망시킨 것은 아마도 당대의 가장 저명한 학자들인 테텐스, 헤르츠 그리고 멘델스존으로부터 아무런 반응도 이끌어낼 수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에 칸트가《순수이성 비판》의 요지를 좀 더 분명하고 간명하게 서술해 이성 비판의 전체 개관을 시도하고자 기획한 책이 바로, ‘머리말’, ‘학문으로의 안내’, ‘연습’ 등의 의미를 담은 이《학문으로서 출현 가능한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프롤레고메나》(약칭《프롤레고메나》)다.《순수이성 비판》1판(1781)이 나온 2년 뒤에 출간된 이 책에서 칸트는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거나 변형을 시도하진 않지만 주저인《순수이성 비판》에서 전제되는 이론을 보다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프롤레고메나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스스로 철학하는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철학의 본령인 ‘형이상학의 학문으로서의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칸트는 순수이성의 전체 범위를 그 경계와 내용에 있어서 완벽하게 그리고 보편적 원리에 따라 규정하는 작업, 곧 순수이성의 비판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그는 형이상학에 대한 독단적
이고 회의론적인 답변은 근거 없고 불확실한 것에 불과함을 밝혀내고 학으로서 형이상학의 가능성을 진단한다. 칸트는《프롤레고메나》가 주저《순수이성 비판》을 읽고 난 후에 보충으로서 유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칸트 스스로가 자신의 철학 요체를 담아낸 책이니만큼 칸트 비판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안내서는 또 없을 것이다.
형이상학의 가능성 탐색을 위한 이성의 훈육
《프롤레고메나》는《순수이성 비판》의 좀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세 가지 점에서《순수이성 비판》과 차별화된다. 첫째,《순수이성 비판》보다 4분의 1 정도로 분량을 줄여 서술의 방대함이 가져온 불명료성을 제거했으며 둘째, 구체화되고 이론적인 문제제기의 모든 사유 과정을 따랐고 셋째, 설명과 논의 방식에서《순수이성 비판》에서의 종합적 방법 대신 분석적 방법을 채택했다. 특히 논의 방식의 변화는 대중성을 제고한 칸트의 전략적인 선택으로《순수이성 비판》이 “학문이 자기의 모든 분절들을, 하나의 전적으로 특수한 인식능력의 구성물 조직으로서, 그 자연스러운 결합에서 제시되도록” 하기 위해 전적으로 ‘종합적 교습방식’에 따랐다면,《프롤레고메나》는 “마치 사람들이 찾아야 하는 것이 주어져 있는 양 전제”하고 그 조건들을 탐색하는 분석적 방법에 따라 서술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로써 비판철학의 요점이 보다 쉽고 명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본 역서는 이마누엘 칸트의《프롤레고메나》가운데 서문과 부록 그리고 §1∼5 및《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변증론’에 상응하는 “초월적 주요 물음에 관하여 셋째 부분 :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를 옮긴 것이다. 이 부분을 우선 옮긴 이유는 칸트가《순수이성 비판》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순수 사변 이성의 인식 원리들과 인식 요소들 간의 유기적 관계를 여기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대학 철학과 세미나의 경우《순수이성 비판》의 ‘초월적 변증론’ 바로 전 단계인 ‘순수 지성의 종합적 원칙들’을 다루는 데만 총 8학기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초월적 변증론’이나 ‘초월적 방법론’까지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순수이성 비판》의 마지막 장인 ‘초월적 방법론’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따라서《프롤레고메나》가운데서도 형이상학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칸트 철학의 본령을 이해하는 전략적 방법이라는 것이 역자의 설명이다.
《프롤레고메나》의 §40∼56에 해당하는 “어떻게 형이상학 일반이 가능한가”는 형이상학의 논의 대상인 인간 영혼의 이념들, 우주론적 이념들, 신학적 이념들의 가능성에 대해 묻고 있다. 칸트는 경험을 통해서는 얻어질 수 없는 이러한 초월적 이념들은 ‘이성의 사변적 사용’에서뿐만 아니라 ‘실천적 사용의 유용성’을 통해서 그 객관적 실재성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유용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이성의 엄격한 자기비판과 자기인식을 통한 이성 훈육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을 통해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모든 독단주의에 맞선 도전, 이성주의와 경험주의를 종합하다
칸트는 당대의 형이상학이 독단적 교조주의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고 이성을 비판의 법정에 세움으로써 재래의 형이상학을 혁신하고자 했다. 기존의 관념론자들이 오직 순수 지성과 이성의 관념들 중에만 진리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칸트는 순수 지성 혹은 순수 이성에 의한 사물 인식은 순전한 가상이며 오직 경험으로 가능한 현상 속에서만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자신만의 초월적 관념론을 주창했다.
관념론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철학을 관념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형식 속에서 경험을 통해 주어지는 현상들은 ‘경험적 실재성’과 ‘초월적 관념성’을 동시에 갖기 때문이다. 이 초월적 관념성이 바로 인간의 자연 본성이 그 해명을 요구하는 형이상학의 원천이 된다. 칸트는 이를 순수 이성의 이념들이라 부르며 어떤 경험을 통해서도 주어질 수 없는 이 순수한 이성개념들의 객관적 실재성을 탐색한 것이다. 그 결과 경험 밖에 존재하는 이 이념들의 실재성은 시공간적 제약이나 자연필연성으로부터 인간 존재를 자유롭게 해줄 실천적 의지의 원천으로서 이성의 사변적 사용에서의 유용성이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범주의 객관적 실재성은 이론적이고, 이념의 객관적 실재성은 단지 실천적이다”라는 칸트의 언명은 이를 표현한 말이다.
칸트는 또한 형이상학의 역사를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전쟁의 역사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는 형이상학이 이 양극단의 오류에 또다시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자 순수이성의 비판을 감행했다고 말한다. 칸트가 자신의 고유의 철학에서 사용하는 개념들은 기존의 이성주의, 경험주의, 관념론으로부터 차용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의 철학을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종합이라고 할 때, 종합의 의미는 절충적 의미의 종합이 아닌 전혀 새로운 지평에서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칸트의 비판철학은 모든 학문의 정수로서 철학의 지위를 재정립하는 데 기여했으며, 현대 철학의 토대이자 출발점으로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