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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도서(1706) 게코스키의 독서편력 - 릭 게코스키

'-') 2017. 11. 1. 10:00



1. 책 소개


독서광 게코스키의 매우 사적인 독서목록!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이자 장서가, 독서광으로 이름 높은 릭 게코스키의 ‘내 인생의 책들’. 게코스키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T. S. 엘리엇의 《황무지》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고전도 있지만, 동화책과 탐정소설, 의학서까지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 

한 사람의 독서 경험 속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나중에 장성한 아들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노년기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책들이 언급되는데, 이 책들은 그 시절의 게코스키를 호명한다. 곧, 그 책들과 그 독서 경험이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수준 높은 성찰과 매 순간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짓게 하는 고도의 유머 감각과 글쓰기 솜씨는 읽는 이를 ‘게코스키 마니아’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2. 저자

저자 릭 게코스키는 세계 최고의 북맨bookman. 말 그대로 문인이자 학자 겸 서적상, 독서인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7년까지 워릭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이후 희귀본 도서와 원고를 사고파는 서적상으로 전업, 이 분야에서도 성공하고 출판과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톨킨의 가운Tolkien’s Gown》 《스테잉 업Staying Up》 등이 있다.

3.  목차
들어가는 글 - 책 싸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1 호튼과 메이지 
“아이고머니! 완전히 새로운 거잖아! 코끼리새라니!” 
-닥터 수스, 《알을 품는 호튼》 

2 책에 물칠하기 
“나는 나 자신에게 성욕을 느낀다….” 
-마그누스 히르슈펠트, 《성적 변칙과 도착》 

3 파수꾼과 포효 
“내 어린 시절은 책 속에 나오는 소년과 똑같았으며, 그 당시에 대해 말하게 되어 적지 않은 안도감이 들었다.” 
- J. 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놀라워라, 영혼의 저 불가사의하고 특별하며 찬란하며 지적인 호의는!” 
- 앨런 긴즈버그, 《포효》 

4 읽는 법 배우기 
“교육의 첫 단계는 문학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한 작가를 뜨겁게 찬미하는 일이다.” 
- T. S. 엘리엇, <취향의 교육> 

5 데카르트, 흄, 그리고 사랑의 기적 
“하늘과 대기와 땅, 색채, 형태, 소리 같은 모든 외적인 요인들은 한낱 꿈같은 환각일 뿐이며, 그런 것들을 동원하여 이 존재가 쉽게 믿는 내게 덫을 놓은 것이라고 가정할 것이다.” 
-르네 데카르트, 《명상록》 

6 예이츠와 보낸 세월 
“나는 결코 레다의 족속은 아니지만 
한때 아름다운 깃털이 있었어.” 
-W. B. 예이츠,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7 달달한 맛과 시큼한 맛 
“그래도 옥스퍼드에서, 이 아름다운 곳의 미와 감미의 한복판에서 가르침을 받은 우리는 진리를 포착하는 데 실패하지 않았다.” 
-매슈 아널드, 《교양과 무질서》 

8 언어의 형식과 삶의 형식 
“모든 사람의 삶은 시시각각, 가장 황당한 책보다 더 황당해지고 있다. 제기랄, 그건 완전 사기다.” 
-톰 울프, 《전기 쿨에이드 산성 실험》 
“설혹 사자가 말할 수 있다 해도 인간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9 옥스퍼드에서 분열된 자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R. D. 랭, 《매듭》 

10 뭘 할 것인가? 
“해방 전략의 열쇠는 상황을 까발리는 데 있으며, 그렇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더할 나위 없이 뻔뻔한 말과 행동으로 학자와 전문가를 격분시키는 것이다.” 
- 저메인 그리어, 《거세된 여자》 

11 고도의 편성 
“과거의 것을 없애기만 간절히 빌어야 한다, 
새로운 것이 출현하기 전에, 그것이 설혹 자아일지라도.” 
- D. H. 로런스, 《사랑에 빠진 여인들》 

12 필요한 건 사랑뿐이라고? 
“상품과 점수와 시험은 모두 올바른 인성 발달을 저해한다. 책에서 배우는 것이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론가들이나 하는 소리다. 그것은 젊음에게서 놀고 놀고 놀 권리를 박탈한다. 그것은 젊은이의 어깨에 노인의 머리를 얹는 격이다.” 
- A. S. 닐, 《서머힐》 

13 마틸다와 앨리스, 꼬마 릭 
“마틸다는 자기 부모가 선하고 애정이 넘치고 이해력 있고 훌륭하고 지적인 분들이기를 원했다. 그런데 그들이 실제로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바로 그녀가 참고 견뎌야 할 일이었다. 그 일은 쉽지 않았다.” 
- 로알드 달, 《마틸다》 

14 에이어와 천사 
“우리는 어떤 사람이, 어떤 문장이 제시하는 명제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법을 알고 있을 경우(그 경우에 한해서) 그 문장이 실제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 A. J. 에이어, 《언어, 논리, 진리》 

15 지름길 
“이런 통찰은 평생에 한 번 찾아올 뿐이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16 문학보다 좋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그 일은 아주 중요한 거야. …… 네가 그걸 안다면 뭐가 문제인지 알 텐데.” 
-칼 하이어센, 《이중의 불운》 

17 ‘스파이캐처’와 킴 필비의 사라진 문서 
“만일 내가 소설가가 되지 않았다면 희귀본 거래상이 됐을 것이다. 그 일은 끊임없는 보물찾기나 다름없으니까.” 
- 그레이엄 그린 

18 유유상종 
“나는 여자가 사는 집을 보면 그녀에 대해 평범한 남자가 아는 것보다 세 배는 더 알 수 있소. 그것이 사실이라는 건 당신도 잘 알 거요. 그러니 내게 보내 보시오.” 
- 토머스 해리스, 《양들의 침묵》 

“살인에 매혹되는 일은 위험하다. 그것은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기능의 마비를 초래한다. 특징 없고 무익한, 실로 기이하기 짝이 없는 맹목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애나 게코스키의 《기계적인 살인: 1950년 이후 영국의 연쇄살인범》 

19 ‘스테잉 업’과 버티 
“학자로 훈련을 받은 나는 분석이 습관이 되어 있어서 그 대상이 소설이든 축구팀이든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를 어림해 보려고 합니다. 게다가 축구팀 팬이기도 하기 때문에 두려워할 일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나는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 릭 게코스키, 《스테잉 업》 

에필로그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키우나니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뒤섞나니 
기억과 욕망을…” 

옮긴이 후기 
“그리하여 빛이 사라지고 밤이 드리워질 때까지”

4. 책 속으로

- 우리는 우리가 읽는 방식과 저자들, 우리가 읽는 책의 내용, 그리고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사람들, 또한 우리가 그 내용을 전달하게 될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독서는 자신과 타인과 세계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방식이다. 

-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 내가 읽은 책들이 나를 형성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알게 되었으며, 나 자신을 통해 그 책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내게서 그것을 앗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서 우리는 그 책을 읽고 있던 과거의 자아라는 낯익은 이방인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의 독서 경험의 윤곽을 더듬어 가다 보면 확실하게 자신을 읽고 또 읽게 된다. 독서의 현상학. 

- 외견상 서로 아무런 공통점도 없어 보이는 이 책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책들은 어떤 지적이고 개인적인 회고록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나로서도 놀라운 사실인데, 여기에서 되풀이되는 주제는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탐색이었다. … 자신을 읽는 일은 놀라운 일이다. 

- 그래도 ‘읽기’는 중요하다. ‘읽기’는 내게 언제나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먹는 것과 숨 쉬는 것을 멈출 수 없듯이 읽기를 그만둘 수 없다. 버스를 타거나 화장실에 있을 때, 혹은 치과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처럼 아주 짧은 시간 혼자 있게 될 때 뭔가 읽을 것이 없으면 마음이 정말 편치 않다. 지갑을 꺼내 신용카드라도 읽는다. (그중에는 숫자7이 다섯 개나 되는 카드도 있다!) 나는 뭔가 읽지 않으면 불안감과 무력감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야말로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인 셈이다. 

- 이제 예순네 살이 된 나는 무엇보다 애나와 버티에게 아이들이 생길 날을 고대하고 있다. 나는 꼬마 베라나 척이나 데이브를 내 무릎에 앉히고 그 애들에게 저 경이로운 호손을, 꼬마 천사 마틸다를 들려줄 것이다. 꼬마 릭이 바싹 다가붙으면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던 장면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 번 나의 부모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아이들과 내 아이들의 아이들을 거치면서 독서 행위는 끝없이 이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빛이 사라지고 밤이 드리워질 때까지, 더는 책을 읽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책을 읽게 되리라.

5. 출판사 서평

“책장에 꽂힌 책들이 장식하는 건 나의 자아이다”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이자 장서가, 독서광으로 이름 높은 릭 게코스키의 독서편력 60년. 
삶의 굽이굽이마다 그를 각성시킨, 성장시킨, 울고 웃게 한 책… 책들.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 
문인이자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 릭 게코스키의 ‘독서회고록bibliomemoir’. 네 살부터 60대까지, 한 사람의 일생이 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 주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형식은 없다.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는 명제를 이 재기 넘치는 독서회고록은 유감없이 입증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가 됐으나, 얼마 안 있어 안정된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문 서적상으로 변신해 성공한 공적인 프로필만큼이나 게코스키의 사적인 삶도 드라마틱하다. 유명 희귀본들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한 전작 《톨킨의 가운(번역서 제목: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과 달리, 이 책에서 게코스키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T. S. 엘리엇의 《황무지》처럼 자타 공인 고전도 있지만, 동화책과 탐정소설, 의학서까지 게코스키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 수준 높은 성찰과 매 순간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짓게 하는 고도의 유머 감각과 글쓰기 솜씨는 읽는 이를 ‘게코스키 마니아’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가 읽은 책으로 나를 읽는다 
한 사람의 독서 경험 속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억은 재구성되는 것이며, 과거를 사진처럼 정확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사진조차 그런 일을 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인 게코스키도 사진처럼 세밀한 기억력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실제로 그 책을 읽었던 것인지 의문을 품는다. 물론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언급한 책들을 다시 읽는 작업을 수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진짜로 읽었다고 믿은 책을 실제로는 안 읽은 경우도 있고,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여긴 책의 내용이 기억과는 전혀 다르기도 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한다. 현재가 과거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우리는 현재 안에서 과거를 만든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독서 경험까지 재구성한다. 우리는 현재 경험하는 바에 따라 지나온 삶에 대한 가닥과 감정을 취하여 그것으로 이야기와 테마와 삽화를 만든다. 곧, 과거에 내가 읽은 책은 과거의 나, 더 나아가 현재의 나를 아는 바로미터이다. 책이란 그래서 오묘하다. 

누구도 나의 독서 경험을 앗아갈 수 없다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나중에 장성한 아들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노년기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책들이 언급되는데, 이 책들은 그 시절의 게코스키를 호명한다. 곧, 그 책들과 그 독서 경험이 과거의 나,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 책을 읽고 있던 과거의 자아라는 낯익은 이방인과 맞닥뜨리게 된다. 독서 경험의 윤곽을 더듬어 가다 보면 나를 읽고 또 읽게 된다.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을 알게 되고, 나 자신을 통해 그 책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독서 경험의 특수성은 어떤 일반론으로도 환원되지 않는다. 

독서 목록, 거대한 사랑의 서사 
이 책에서 언급되는 책들은 릭 게코스키라는 사람의 지적이고 개인적인 회고록의 바탕을 이룬다. 게코스키는 묻는다. “내가 책 선정을 제멋대로 한 것일까?” 이 책들은 만족스럽고도 당혹스럽다는 점에서 불가피했다고 게코스키는 말한다. 이 책들을 선정한 것은 옳았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알을 품는 호튼》 《성적 변칙과 도착》 《호밀밭의 파수꾼》 《포효》 《황무지》 《명상록》 《예이츠 시집》 《교양과 무질서》 《철학적 탐구》 《거세된 여자》 《서머힐》 《마틸다》《꿈의 해석》 《양들의 침묵》…. 외견상 아무런 공통점도 없어 보이는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책들이 게코스키라는 한 인간의 지적이고 개인적인 역사, 그중에서도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기나긴 탐색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