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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추천도서(1692) 앙겔라 메르켈 - 매슈 크보트럽

'-') 2017. 10. 18. 10:00


1. 책 소개


이 전기는 앙겔라 메르켈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 정치인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저자 매슈 크보트럽은 지금껏 영어권에서 인용되지 않았던 독일어 자료와 기록보관서 서류까지 검토하며 자료들을 수집해 메르켈의 개인적 이야기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엮어냈다. 특히 메르켈 특유의 성격과 비전을 참신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녀와 또 그녀의 여성 참모들이 어떻게 보수적인 남성 정치인들을 압도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2. 저자


저자 매슈 크보트럽은 정치학자이자 영국 코벤트리대학 정치학과 교수다. 옥스퍼드대학 브래스노스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36세의 나이에 정교수로 임용되었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는 그는 BBC [월드뉴스]에 국제 정치 전문가로 자주 등장하며 [블룸버그], [더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글을 쓴다. 2013년 ‘테러리즘과 정치학’에 대한 연구로 PSA 상을 받은 바 있다.


3. 목차


프롤로그 / 우리는 메르켈의 시대에 살고 있다 

1장 공산주의 치하에서 보낸 어린 시절 
2장 베를린 장벽의 그늘에서 
3장 라이프치히의 앙겔라 
4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지루함 
5장 앙겔라, 메르켈이 되다 
6장 콜의 딸 
7장 메르켈은 어떻게 당수가 되었는가 
8장 참을성 강한 당수 
9장 메르켈, 지고도 총리가 되다 
10장 유럽의 여왕이 되다 
11장 감자수프, 교황 그리고 재선 
12장 유로존 위기와 아프가니스탄 
13장 패배의 문턱을 넘어 
14장 우크라이나, 그리스 난민 그리고 브렉시트 

에필로그 / 국가와 국민 그리고 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


4. 추천사


커커스리뷰

이 전기는 놀랍도록 풍부한 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오늘날 세상에 대해 시야를 넓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아미타이 에치오니(미국 사회학자)

실망스러운 국가 지도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매슈 크보트럽은 그들 모두를 능가하는 여성 지도자에 대해 통찰력 있고 흥미로우며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렌트 레이파트(교수)

활력이 넘치고 매력적인 문체로 쓰인 《앙겔라 메르켈》은 혼자서 자국과 세계 정치의 판도를 바꿔버린 여성의 삶과 그녀가 살아온 시대를 독특한 시각으로 통찰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정치학부 명예교수)

루트거 헬름스(인스브루크대학 교수)

매슈 크보트럽은 격동의 삶과 쉽지 않은 정치 인생의 결정적인 에피소드를 정교하게 구성해 현재를 깊이 이해하는 데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는,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를 제시한다.

에이비엘 로스왈드(조지타운대학 역사학부 교수)

현대 유럽 최고 지도자에 대한 호의적이고 매력적이며 많은 정보가 담긴 유익한 전기다. 크보트럽의 가독성 높은 문장은 아직 펼쳐지지 않은 극적이고 격동하는 역사로 우리를 이끈다.

5. 책 속으로

영어로 쓰인 최초의 전기인 이 책에서는 때로 ‘정치하는 수학자’라 불릴 정도로 전문적이고 집중력을 발휘한 지도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존재감 없던 정치인에서 불과 몇 달 만에 권력의 정점에 오른 온화한 양자 물리학자의 별 특징 없던 과거와 성격 및 열정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공산 독재 정권하에서 자라, 한때 불법거주자로 지내며 바텐더로 일하기도 했던 폴란드계 여성으로서의 삶과 시대 상황을 좇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지금껏, 적어도 영어권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_5쪽 

그녀의 부모는 내심 러시아어 공부를 격려했음에 틀림없다. 러시아어를 배우는 것은 메르켈이 당의 방침을 따르고 있음을 전달하는 적절한 방법이자 학년이 올라가면 레프 톨스토이 같은 비판적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교육을 전략적으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메르켈은 톨스토이를 비롯한 위대한 러시아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언어를 배우는 그 자체를 즐겼다. 훗날 러시아어 수업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녀는 향수에 젖어 대답했다. “러시아어는 감성이 가득한 아름다운 언어입니다. 음악 같기도 하고, 우울함이 배어 있기도 하죠.” _38~39쪽 

메르켈은 어느 쪽이었을까? 분명 그녀는 동독 동료들 편에 서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들과 연루되지 않고 자신의 일만 했다. 언론은 그녀를 ‘회색 쥐’라고 불렀다. 그녀는 장관처럼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웠다. _168쪽 

“그처럼 높이 올랐다 깊이 추락한 이는 누구도 없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일요판] 신문은 이렇게 글을 맺었다. 문제의 인물 크라우스는 살아남으려 최선을 다했음에도 상황을 지켜보며 사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2년 전 그는 통일 조약을 설계하며 동독 출신의 정치 신인 중 가장 빛나고 재능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러다 기본 조항을 어겼다는 것이 밝혀져 이미지를 구기고 말았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의 경력을 끝장낸 건 사소한 문제였다. 모든 증거가 크라우스 박사가 부처예산을 가족 이사에 유용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_176쪽 

정치인들은 외교 관례에 맞춰진 완곡한 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메르켈은 관례를 무시하고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제목은 ‘콜은 당에 피해를 입혔다’. 존경이나 충성심, 멘토와의 연대 의식 따위는 묻어나지 않았다. “당은 자립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콜 없이도 미래를 마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썼다. 그가 총 백만 마르크 이상의 정치 자금을 받았다고 인정한 만큼 전 당수와 관계를 끊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마무리했듯 당도 사춘기 아이들처럼 틀을 깨고 집을 떠나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었다. _195쪽 

메르켈은 이러한 소통 능력을 2006년 첫 회담에서 경험했다. 그녀 입장에서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푸틴과 그의 자문들은 열심히 준비했다. 그녀는 그의 집무실로 안내받아 러시아어로 인사를 나눴다. 그는 그녀를 거만하고 고압적인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교활한 미소를 짓고는 사랑스러운 개 한 마리를 선물했다. 1년 후 메르켈이 흑해 연안의 다차(러시아의 시골 저택, 별장과 비슷한 개념-옮긴이)에서 푸틴을 만났을 때 그는 회담을 갖는 방문을 살짝 열어뒀다. 곧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오른쪽 구석에서 커다란 검은 개가 방으로 들어왔다. 전직 KGB 요원은 상대에 대해 미리 조사해둔 것이다. 그는 조용히 키득대며 일부러 그랬음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그는 독일 총리가 1994년 독일 연방 총선 기간 중 개에게 물린 뒤 개를 무서워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_372쪽 

“오늘, 말에 올라탄 세계의 정신을 보았다.” 1806년 독일의 도시 예나에서 독일 철학자 헤겔은 승승장구하는 나폴레옹 프랑스 황제가 말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갈색 말에 올라탄 땅딸한 생명체로 구현된 시대정신을 본 것이다. 몇 달 전 나는 EU 정상회담에서 보라색 정장을 입은 중년 여성의 형태로 의인화된 ‘세계의 정신’을 보았다. 예나전투 이후의 나폴레옹이 그가 살던 시대의 정신을 상징했듯 브뤼셀의 메르켈도 마찬가지였다. _425쪽

6. 출판사 서평

무명 정치인이었던 메르켈은 
어떻게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었는가 

앙겔라 메르켈, 그녀에겐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05년 총리에 선출된 메르켈은 집권 12년째를 맞았지만 소박한 옷차림, ‘메르켈리즘’이라 불리는 포용적인 정책 등으로 여전히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자국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그녀는 막강한 영향력을 떨쳐왔다. 2010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EU에서의 맹주 역할을 담당하며 우크라이나 분쟁 중재부터 약 100만 명의 난민 수용 등 그 특유의 신중함과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해 난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해온 것이다. 
이 전기는 그녀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 정치인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저자 매슈 크보트럽은 지금껏 영어권에서 인용되지 않았던 독일어 자료와 기록보관서 서류까지 검토하며 자료들을 수집해 메르켈의 개인적 이야기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엮어냈다. 특히 메르켈 특유의 성격과 비전을 참신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녀와 또 그녀의 여성 참모들이 어떻게 보수적인 남성 정치인들을 압도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정치에 입문해 독일 총리가 되기까지 

“나는 오랜 세월 장벽 너머에서 살았습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죠.” 
-본문에서 

2015년 10월 말 EU 지도자들이 브뤼셀에 모였다. 회의 안건은 단 하나, 바로 난민 위기였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시리아 내전과 IS 공포를 피해 도망쳐왔다. 절박한 이 난민들을 비교적 환대한 국가는 독일과 스웨덴뿐이었다. 메르켈이 난민 포용 정책을 펼친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장벽 너머에서’의 삶, 즉 오랜 분단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동독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회주의 형제국’의 언어인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해 러시아어 올림피아드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 전도유망한 학생은 이후 대학에선 동독 체제라 할지라도 물리학 법칙은 억압할 수 없다라는 이유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과학 아카데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1989년 11월 갑자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후의 삶은 역사가 되었다. 민주개혁당에 자원한 그녀는 불과 몇 주 만에 당 대변인이 되어 정계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일 년도 되기 전에 정치에 관심 없던 이 물리학자는 독일 내각 최연소 장관이 된다. 
메르켈은 언론계 인맥 관리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당시 기민련 사무총장이었던 메르켈은 정치 입문 시기부터 알고 지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기자 카를 펠트마이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정당의 불법 기부금에 관련된 인터뷰에 관심 있느냐고 물었다. 독일 연방 공화국 역사상 어떤 정치인이 쓴 칼럼도 메르켈이 1,017자로 조목조목 정계의 악습을 지적한 그 글보다 큰 충격을 야기한 것은 없었다. 그녀가 보낸 글은 불법 기부금과 관련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간접적으로는 그의 후계자 쇼이블레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었기 때문이다. 콜 총리가 누구인가? 메르켈을 직접 발탁해 독일 정치계의 중심부에 꽂아준 인물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각별한 관계의 전 총리를 무너뜨리고 그의 후계자의 당수 생명을 끝내버린 것이다. 
일찍이 메르켈은 한 인터뷰에서 “게임의 법칙을 고수하지 않는 사람만이 승리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 콜은 그녀의 정치 역량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이 그녀를 무시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녀는 평소 사람들 앞에서 울기도 할 정도로 소심한 이미지의, 단지 내각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동독 출신 여성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들은 메르켈이 그런 냉정한 단호함을 지니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메르켈은 명확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단호한 실용주의, 특히 시간을 들여 신중히 생각하는 능력에서 보다 빛을 발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그녀가 선택한 작업 방식은 신중히 심사숙고하고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결과를 가늠하는 것이었다. 2002년 당내 대부분이 그녀의 총리직 입후보에 반대하자 그녀는 물러나 바이에른 주지사 슈토이버에게 기민련/기사련 후보를 양보했다. 총선 이후 그녀에게 원내대표를 맡긴다는 조건에서였다. 슈토이버가 패배했지만 그녀는 그에게 약속을 지키게 했고 정계 입문이 그랬듯 그렇게 갑자기 당수와 원내대표를 겸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려 경쟁자 메르츠를 압도해 명실상부한 다음 선거의 후보가 되었다. 이는 바로 그녀를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만든 선거였다. 

세계적 지도자가 되기까지 

2015년 그녀는 도전자가 없는 명실상부한 유럽의 여제였고 그때까지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었다.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쳤다. EU를 이끌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성공적인 협상을 끌어냈으며, 10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포용 정책을 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에 [타임]지는 그해 메르켈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으며, 당시 독일 사민당의 슈타인브뤼크는 메르켈의 완벽함에 대해 난공불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에 대해 자주 등장한 표현은 바로 ‘alternativlos’, 즉 대안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난민 위기와 더불어 바뀌었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낮추긴 했지만 그녀의 후계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많은 난민들을 수용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지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독일 경제를 튼튼하게 하고 연금을 지불할 원천을 확장함으로써 복지국가를 보존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어쨌든 난민 위기는 메르켈이 실용주의를 버린 중요한 사건이었다. 실용주의자답게 그녀는 정치 현실이 가혹해지면 기꺼이 이상을 버릴 것이다. 그녀는 이상만큼이나 현실주의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6년 가을 그녀는 이민 정책의 변화를 선언하며 이러한 모습을 보여줬다. 메르켈은 “궁극적 목적이라는 윤리와 책임감은 대비가 아닌 보완되는 개념이다”라는 베버의 말을 고스란히 구현한 인물이다. 
“어떤 이는 위대하게 태어나고, 어떤 이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어떤 이에게는 위대함이 맡겨진다”.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분명 앙겔라는 위대하게 태어나지는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 울곤 했던 소심한 이 여성은 타고난 웅변가가 아니었다. 따라서 기억에 남는 명연설은 거의 없다. 난민 위기 때 반복되었던 진언만이 두드러진 예외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위대함이 맡겨졌기 때문에 위대해졌다”. 
많은 이들이 그녀가 동독에서 자라 자연과학을 전공했고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으며, 때로 성대모사를 즐긴다는 등의 이야기는 쉬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비롯해 이 최신 전기는 이전에 영어권 국가에서 출판된 간략한 메르켈 전기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저자 매슈 크보트럽은 현재도 한창 굵직한 역사를 쓰고 있는 메르켈이란 인물의 삶과 쉽지 않은 정치 인생의 결정적 에피소드를 정교하게 구성해 우리에게 흥미로우며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