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추천도서(22.3~23.2)/2022-10

10월의 추천도서 (3517)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2022. 10. 18. 10:00

1. 책소개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애서가들을 위한 책’
책은 물고 늘어질수록, 더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다!

좋은 소설과 좋은 작가는 좋은 삶을 보여줄 수 있는가

문학작품은 학습하거나 연구할 대상이기보다 일단 즐김의 대상입니다. 문학의 공간은 나의 느낌이 존중받아야 할 자리죠.

시인 장정일과 평론가 한영인이 1년여간 같은 책을 골라 읽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문학과 삶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1962년에 태어나 1984년에 시 〈강정간다〉로 등단해 1980, 90년대 한국사회와 문단을 뜨겁게 달군 시인 장정일과 1984년에 태어나 2014년부터 평론을 쓰기 시작한 평론가 한영인은 지금껏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차원에 머물렀다. 학연, 지연도 없이 세대차마저 나는 두 사람은 우연한 연유로 제주의 한 마을에 살게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책과 문학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었기에 첫 만남부터 대화는 자연스럽게 길게 이어졌고 이들은 만남은 그 일을 계기로 독서 모임으로 이어진다. 그저 책이 좋아 가능했던 만남이지만 이들이 만나 나눈 시간은 각별했고 그 특별한 기록이 책으로 엮이게 되었다. 이 책은 ‘다른 세대’의 두 사람이 서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하지만, 동시에 소설이 한국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포착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더해 지금 우리 시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세대별 양상 그 기저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고, 이는 곧 다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길로 이끈다. ‘문학’을 직업으로 짊어진 두 사람이 ‘좋은 삶’을 찾기 위한 탐구의 길에서 만나 세대와 공간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교감의 빛을 발하는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장정일

 

1962년 경북 달성에서 태어났다.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여러 장르의 글을 써왔다.

 

저자: 한영인

 
1984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2014년 《자음과모음》에 첫 평론을 발표했고 현재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첫 번째 편지 - 첫 번째 답신
두 번째 편지 - 두 번째 답신
세 번째 편지 - 세 번째 답신
네 번째 편지 - 네 번째 답신
다섯 번째 편지 - 다섯 번째 답신
여섯 번째 편지 - 여섯 번째 답신
일곱 번째 편지 - 일곱 번째 답신
여덟 번째 편지 - 여덟 번째 답신
아홉 번째 편지 - 아홉 번째 답신
열 번째 편지 - 열 번째 답신
열한 번째 편지 - 열한 번째 답신
열두 번째 편지 - 열두 번째 편지

함께 읽은 책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진리가 기만적인 봉합이 아닌 절대적인 분열 속에서 탄생하며 그 분열은 합당한 대립자로서의 ‘부정적인 것’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깊이 동의했습니다. 어쩌면 선생님과 저는 상이한 입장과 관점으로 인해 서로를 부정해야 했고 그 대립 과정에서 저의 정신은 비슷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과의 느슨한 일치에서 맛볼 수 없던 어떤 힘에 종종 사로잡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 12)

문학은 수다를 떨게 하는데, 그 수다 속에는 진지한 비평과 ‘뒷담화(남을 헐뜯는 행위)’가 반반이죠. 작가들의 수다가 순수하게 뒷담화일 리도 만무하고, 진지한 비평만으로 시종하지도 않죠. 이 대화는 그래서 재밌어요. 매우 전술적이고요. 누군가가 진지한 비평을 펼칠 때 다른 누군가는 그 작가나 작품에 대해 헐뜯기로 응대할 수 있고(완벽한 작품이 어디 있겠습니까?), 누군가가 헐뜯기에 나섰을 때 다른 누군가는 그 작가나 작품을 진지한 비평으로 감쌀 수 있죠. 비평은 확실히 속 좁은 헐뜯기보다 더 광활한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pp. 23~24)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 되는 걸까요? ‘다원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시민사회’에서는 그런 상호
인정이 성숙한 미덕으로 칭송받겠으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마주침을 심상히 넘겨버리지 않으려는 우리의 대화에 그런
다원주의적 인정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승인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긴 만남의 여정을 시작
한 게 아니니까요. 누군가의 편지가 자신에게 닿는다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요. 적어도 아, 이 사람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그 차이를 인정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요즘엔 그 평면적인 차이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너무 많은 공력을 허비하곤 하죠. 그 점에서 차이에 대한 기만적인 인정으로 무언가를 봉합해버리려는 편의적인 행태에 대해, 저 역시 선생님과 똑같이 못마땅해하고 있습니다. (pp. 66~67)

동료를 잡아먹고 살아남은 자의 심중에 고이는 수치심과 죄의식은 자신의 성공만 바라보고 경주마처럼 달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도 겨우 억압될 수 있을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생존의 성공, 혹은 성공적 생존을 향해 우리를 닦달해온 세계가 뻔뻔하게 억압했던 죄의식과 부끄러움이 비로소 귀환하는 곳이 바로 문학 아닐까요. (p. 207)

캔슬 컬쳐는 정치적ㆍ윤리적ㆍ문화적ㆍ역사적ㆍ풍속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창작물이나 창작자 개인을 겨냥합니다. 이때 올바름은 주로 정치적 올바름과 관계하지만 그보다 훨씬 넓은 폭을 지닙니다. 최근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이 중단된 드라마의 경우에는 ‘민족적 올바름’에 입각해 있었으며, 불륜이나 도박에 대한 분노처럼 ‘도덕적 올바름’에 긴박된 경우도 드물지 않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올바름’을 수식하는 다양한 형용사가 아니라 올바름을 향한 충동 그 자체입니다. 그 충동은 법이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폭력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불신에 의해 강화되고 증폭되죠. 법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자구적 조치를 통해 응징해야 한다는 생각이 캔슬 컬처의 윤리학을 구성합니다. (p. 298)

정치적 올바름을 예술에 적용하려는 사람들은 예술이 갖고 있는 ‘형식-내용’을 보려고 하지 않고, 거기서 ‘형식’을 벗겨냅니다. 그리고 메시지만 보는 거죠. 이런 청교도스러운 태도를 ‘진성성 심문’이라고 해야겠죠. 진정성 신화에 물든 이들은 전례나 형식을 위선적인 것, 거추장스러운 것이라고 폐기합니다. (p. 370)

저는 한국어로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하는 한국문학의 내부자입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너무 아이러니합니다. 아버지가 싫고 아버지로부터 달아나고 싶어서 무턱대고 외국문학을 좋아했는데, 그런 끝에 한국어가 아니면 밥을 못 먹는 사람이 되고 말다니. [……] 제가 한국문학을 읽는 것은 업계에 있어서라는 말이죠. 바로 이렇기 때문에 업계에 포획된 사람, 형 같은 평론가에게 절실한 것이 내부를 대타화할 수 있는 능력이고 거리 두기죠. 형 말처럼, 요즘 세상에 “거짓되진 않지만 동시에 진실도 없는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다면 그 원인을 이 지점에서부터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pp. 445~446)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다름’이 가져다준 정신의 고양

우리는 참 많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선생님과의 만남이
늘 즐거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뜻밖의 만남이 제주에서의 생활을 더 풍요롭게 해주었지만, 이들의 만남은 한가롭기보다는 치열함에 가까웠다. 여러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한 권의 책과 작은 술상 앞에서 밤이 깊도록 입씨름을 길어졌다. 하지만 이 대화는 솔직함과 애정에 기초한 것이었기에 “상이한 입장과 관점으로 인해 서로를 부정해야 했고 그 대립 과정에서” “비슷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과의 느슨한 일치에서 맛볼 수 없던 어떤 힘”에 사로잡히게 했다. 이러한 만남이 배경에 있지만 이 책의 시작은 이들의 헤어짐에서 비롯되었다. 제주살이를 마치고 장정일이 서울로 떠나오면서 이 대화는 ‘편지’ 형식으로 이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눈 일, 이들은 그 시간의 기록을 가리켜 그해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염려하는 말들과 더불어 제주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김혜진의 《9번의 일》을 통해 “인간의 총체적인 인격 활동”으로서의 노동의 의미를 물으며,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스픔》, 《달까지 가자》, 임솔아의 〈내가 아는 가장 밝은 세계〉, 김지연의 〈내가 울기 시작할 때〉를 통해 청년세대의 세태와 의식을 깊이 있게 읽어낸다. 박상륭과 남상순의 소설로 거슬러서는 지금껏 읽어낸 한국사회의 기저를 살펴보게 해 한국사와 문학사가 어떻게 맞물려 흘러왔는지를 한눈에 조망하게 한다. 한영인은 이 논쟁들은 지난했지만 “아무런 피로와 상처를 안겨주지 않았고 오히려 근래 느끼지 못한 정신의 고양을 선사”했다고 고백한다. 일상과 자연에서부터 문학과 사회의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이 유쾌한 사고실험은 우리에게 주요한 양식이 되어줄 것이다.

‘함께 읽는 일’과 ‘함께 사는 일’의 즐거움

삶에 대한 기만으로 추락하지 않고 삶을 추동하는 진실한
힘으로 기능하는 문학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어지는 책, 책, 책 이야기들에서 이들은 무엇을 찾고자 했을까. 서신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 이들의 제일 규칙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삼자는 것이었다. 사계절을 넘어서는 동안 여러 문학작품을 읽고 삶에 대해 나눈 이 열두 번의 대화는 물론 ‘좋은 삶’을 정답처럼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찾고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그 답을 대신한다. 책을 매개로, 책을 딛고 진행되는 이야기, 읽고 쓰는 삶, 문학이 가능하게 하는 수다의 즐거움을 지켜보는 일은 그래서 읽는 이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이 책은 이들이 읽어낸 한국문학을 통해 문학이 현재의 정치·사회에 어떻게 연루되어 인간과 사회의 보존과 영속을 추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지, 우리 문학의 현주소를 이해하게 해준다. ‘책’이라는 매체는 물고 늘어질수록 더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 생명력을 더한다. 책이 가능하게 해준 이 대화의 끝에서 우리는 지금 사회를 살아갈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무수한 책 속의 지혜를 한 권에 담은 이 책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지만, 저는 못 가는군요》는 애서가들에게 가장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출처: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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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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