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추천도서 (3960) 판단력 수업
1. 책소개
- 그 누구도 ‘금융위기’에 대해 예언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보고 난 뒤에 “자신은 그렇게 될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이 많아졌다. 역사학자들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투의 진행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현장에 있었다면 그럴 리가 없을 것처럼 지휘관의 잘잘못을 낱낱이 따지면서 지혜를 과시한다. 이렇듯 어떤 일이 발생한 후에, 마치 그 사건을 진작부터 다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처럼 “내 그럴 줄 알았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후판단편향’이라고 한다. 이 사후판단편향은 자기가 훌륭한 예언자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에 위험하다. 기업의 비즈니스에서는 물론, 총선이나 대선 직후 언론의 행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선거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서 “절묘한 선택”이라는 것이 좋은 예다.
- 일반적으로 선택할 종류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백화점에서 잼 시식 코너를 열어 먼저 6종류의 잼을 제공하고, 몇 시간 후에는 24종류의 잼을 제공한 결과, 전자의 경우가 후자의 경우보다 구매율이 훨씬 더 높았다. 이 실험을 통해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고 구매 욕구도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다. 선택할 것이 너무 많으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오히려 가장 나쁜 선택을 하게 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기업이나 사회는 소비자가 선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많은 일들이 일단 기준점이 설정되면 이후에 접하게 되는 정보를 이 기준점을 참고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배가 닻을 내리면 밧줄의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듯이, 거래나 협상에서 최초에 제시된 제안이 기준점이 되어 그 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두고 ‘닻내림효과’라고 한다. 명품 루이비통 가방이 싸구려 가방보다 기능이 더 우수한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방은 가방일 뿐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은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닻이다. 그래서 엄청난 고가임에도 고객들이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 워싱턴대학교의 한 연구자는 사람들에게 자동차 사고 현장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고 나서, 1주일 후에 “영상 속에 부서진 유리가 얼마나 나오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실험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부서진 유리가 많았다고 기억해 냈다. 그러나 원래 영상에 부서진 유리는 없었다. 이처럼 사건을 목격한 후에 가짜정보를 받게 되면, 사람들은 그 가짜정보를 기억 속에 포함시키는 것을 ‘오보정효과’라고 한다. 기억의 인출시점에서 무의식적으로 현재 자신의 처지에 맞게 기억을 해석하고 변형시키는 것이다.
- 걷다가 발을 헛디딘 할아버지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 모두가 그의 발목에만 주의를 기울일 뿐, 그가 왜 넘어졌는지 그 이유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참 후에야 그가 빈혈 때문에 힘이 없어 넘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빈혈의 원인은 결장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우리는 숨겨진 원인을 찾는데 게으르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이석연
법학박사(서울대학교), 헌법학자, 법제처장 역임, 동서대학교 석좌교수, 변호사(법무법인 서울 대표). 저서로는 《헌법은 상식이다》, 《책 이라는 밥》, 《사마천 사기 산책》, 《누구나 인생을 알지만 누구도 인생을 모른다》,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공저), 《헌법등대지기》, 《페어플레이는 아직 늦지 않았다》 등이 있다.
저자 : 정계섭
일반언어학박사(파리 제7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명예교수), 파리 제12대학교 및 Sorbonne대학교 초빙교수. 저서로는 《명석판명한 정신 : 논리와 수학》, 《말로 배운 지식은 왜 산지식이 못 되는가》,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 《수학 분야에서의 발명의 심리학》(역서), 《현대물리학의 합리주의적 활동》(역서) 등이 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 목차
제1장. 올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귀납편향
1. 정황증거에 의한 성급한 일반화 : 야, 이 뱀놈아
2. 이용가능성편향 : 우선 쓰고 보자
3. 사후판단편향 :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4. 생존편향 : 요즘 치맥집이 잘 된대
5. 과도한 선택지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6. 완성 후 오류 : 어? 내 정신 좀 봐
7. 허위 합의 환상 : 너도 그런 거 아니었어?
8. 승자의 저주 : 상처뿐인 영광
9. 지식의 저주 : 난 정말 그런 줄 몰랐어요
10. 통제의 환상 :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제2장. 올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연역편향
1. 도박사의 직관 :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2. 결합오류 : 그럴 듯한데
3. 심적 회계 또는 마음속 경리 : 고래등살 같은 내 돈
4. 매몰 비용의 오류 : 밑질 수야 없지
5. 검증편향 : 맞는가 보자
6. 확증편향 : 내 손에 장을 지져요
7. 대표성편향 : 내 친구가 그러는데, 걔 못됐대
8. 만장일치의 함정 : 악마의 변호사는 왜 필요한가?
9. 현상유지편향 : 가만있으면 중간은 가지
10. 인지부조화 : 아파트의 비극
제3장. 지혜로운 의사결정 효과
1. 닻내림효과 : 기선을 제압하라
2. 포러효과 : 우리 점쟁이 참 용해
3. 더닝-크루거효과 : 무식하면 용감하다
4. 프레임효과 : 목사님, 담배 피며 기도해도 돼요?
5. 점화효과 : 성냥 한 개비가 드넓은 초원을 다 태운다
6. 편승효과 : 꼽사리 끼지 마
7. 자성예언효과 : 나는 매일 매일 나아지고 있다
8. 오정보효과 : 내 마음 나도 몰라
9. 소유효과 :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10. 외부효과 : 울 동네 소각장은 안 돼
제4장. 우연과 필연에 대한 통찰
1. 똑똑한 이들조차 혼동하는 충분조건과 필요조건
2.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
3. 인과관계의 법칙에 대한 무지
4. 우연이란 무엇인가?
5. 행복과 불행을 판가름하는 원인과 결과의 법칙
6. 나비효과는 인과관계인가?
제5장. 우리 사회의 오류와 편견(한국병 진단)
1. 내로남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2.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혼동 : 그리 생각하니 틀려먹은 거야
3. 가짜뉴스 : 일단 터뜨리고 보자
4. 기회비용의 무시 : 금광에서 돌멩이만 줍고 있다
부록 1. 다수결 민주주의의 위기 _ 이석연
부록 2. 우리는 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_ 정계섭
출처:본문중에서
4. 출판사서평
비즈니스, 정책수립, 투자, 취업 등 의사결정에서 실패를 이기는 법
삶을 산다는 건 크든 작든 끊임없는 판단과 선택의 과정이다. 어느 대학에 입학해야 할지, 어떤 회사에 취업할지, 사업을 한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할지, 집을 사야 할지 전세를 들어야 할지, 이번 선거에서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등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가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늘 탁월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그래서 인터넷 정보나 지인들의 조언에 많이 의지하지만, 돌이켜보면 매번 좋은 결과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그러한가? 그것은 대부분의 선택이 직관과 개인적 믿음, 부분적 지식 등 요컨대 ‘제한된 합리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사람들은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이를 “감정은 논리를 우회 한다”라고 한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행동을 제압한다는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이성적 동물’은 반(半)만 맞는 말이다. 그래서 때때로 ‘멍청한’ 선택이나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이성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칠 터이고, ‘제한된 합리성’에 의해 행동한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합당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꿰뚫어 본 것이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다. 이 책은 《넛지》를 위시하여 기존에 출판된 행동경제학 관련 저술들을 한 단계 더 높게 비판적으로 검토한 결과물이다.
40가지 오류와 편견을 알면, 익숙한 선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 행위에서 잘못된 선택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헌법학자와 언어학자로서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을 넘어 논의를 인지적 오류 전반에 걸쳐 확장하고, 이 기회에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병폐(한국병)도 진단하였다. 그리하여 행동경제학을 넘어 흔히 인간이 저지르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40가지 오류와 편향을 책에 담았다.
〈1장〉에서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귀납편향 10가지’, 〈2장〉에서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연역편향 10가지’, 〈3장〉에서는 ‘지혜로운 의사결정 효과 10가지’, 〈4장〉은 ‘우연과 필연에 대한 통찰 6가지’, 끝으로 〈5장〉에서는 ‘우리 사회의 오류와 편견 4가지(한국병)’을 통해 개인과 사회, 국가가 의사결정시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1장〉과 〈2장〉은 인간의 인지적 틀 속에 자신도 분명하게 의식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편향을 살펴본다. 이런 편향들에 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우리의 행동 패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3장〉은 개인의 행동양식과 사회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 유익한 각종 효과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부화뇌동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포러효과의 포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4장〉은 행동경제학을 넘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오류들에 관한 매우 중요한 주제들을 다룬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엉뚱한 일을 원인으로 오해해서 원망을 퍼붓는 것과 같은 오류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류들을 검토하였다. ‘한국병 진단’이라고 부제를 단 것처럼 내로남불,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혼동, 가짜뉴스, 기회비용의 무시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오류들을 진단하였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5가지 이유
1. 한 마디로 고정관념의 뒤통수를 친다. 우리의 관념 세계를 지배해 왔던 확증편향적 사고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함을 깨닫게 한다.
2.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회비용을 간과하는 것은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돌멩이를 줍는 꼴이다. 악마의 변호사는 왜 필요한가? 왜 우리는 금광에서 돌멩이만 줍고 있는가? 이제 편향과 오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3. 잘못된 선택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을 긍정하면서도 그 논의를 인지적 오류 전반으로 확장하여 내로남불, 가짜뉴스 등 한국 사회의 병폐에 대한 진단까지 이른다.
4. 관련 사례와 인물의 일화를 끊임없이 인용함으로서 흥미진진하게 빠져든다. 예컨대 ‘만장일치는 무효’라는 논증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90%이상이 전원일치의 재판이라는 현실 앞에 충격을 받는다.
5. 우연, 인과법칙에 대해 잘 이해하고,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출처: 「 판단력 수업 」 출판사 한국표준협회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