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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추천 도서(21.3~22.2)/2021-8

8월의 추천도서 (3095) 사랑하는 것은 모두 멀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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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모두 멀리 있다 : 장석남의 적막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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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소개

 

등단 35년 차, 자연과 시의 세계를 누비며
장석남이 발견한 지혜의 문장들

 

유년 시절부터 시와 자연에 조숙했던 시인 장석남. 등단 35년 차를 맞은 지금도 그는 세상의 구부러진 지점에 주목하고 노래하는 시인의 의무에 한결같이 복무하고 있다. 13년 만에 새 옷을 입은 그의 두 번째 산문집을 만나보자.

나이라는 돌덩이를 하나둘 쌓아오며 시인의 시선은 어떻게 무르익어 왔을까.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의 시선을 닮을까, 한겨울의 찬바람에도 꼿꼿하게 서는 대의 청정을 닮을까. 산책하듯 흘러가는 문장 속에서 자연을 닮아가는 자세를 발견할 수 있겠다.
사랑하는 것들과 거리를 두며 적막을 예찬하는 시인은 또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외로움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애인의 발자국을 따라 밟는 마음으로 찬찬히 응시해보자. 삶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가 어렴풋이 구분되는 순간이다.

 

출처:교보문고

 

2. 저자

저자 : 장석남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젖은 눈》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뺨에 서쪽을 빛내다》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교보문고

 

3. 목차

 

새 옷을 입으며 4
물 긷는 소리를 닮고 싶다 6

1부

탁 깨우는 한 구절 13
눈의 식량, 귀의 식량 15
돌과 사귀기 18
논어를 권함 24
물 긷는 소리 27
밤에 물소리를 듣고 초서가 아름다워졌다 30
취미는 적적해지는 것 35
햇빛의 일 42
내가 사랑하는 장소, 골짜기의 백합 46
나는 빨리 늙고 싶다 52
음악 속에 있는 고요에 닿기 위하여 56
나무라는 종교 59
간이역은 일상을 기다린다 63
보랏빛 구절초 앞에 앉아보는 일 70

2부

대를 심는 일 75
초승달 아래 우리들의 주소지 79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로 쓴 글 86
고향에만 있는, 낮은 한가위 달 90
소중한 나의 스승 95
유자나무 가지러 곧 영동에 가야 한다 102
모과 향기 속 110
겸손의 간단명료 114
인왕제색 하였으나 123
조그만 집 짓기 130
어느 비 오는 밤 현동 용슬재에서 있었던 일 140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148
비유, 카메라 157
어둠에 새긴다 167

3부

음의 물 위에 배를 띄우고 173
가을의 병을 낫게 하는 것 178
옛 한옥에서 아를의 여인을 듣다 185
겨울에 혼자서 들어야 하는 비창 190
외로움의 품격 195
찬 물소리 속 겨울 나그네 200
모든 음악의 땔감이자 저수지 206
사철나무와 상추 210
인간의 운명과 신에 대한 엄숙 214
풍죽의 브람스 218
집수리 음악 223
사랑하는 것은 모두 멀리 있다 227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여름 저녁 마당에 자리를 편다. 새우젓에 호박국을 끓여놓고 잠시 밥상에 없는 식구들을 생각할 때 조용히 젖어드는 저녁별을 보게 될 것이다. 여름 한철 무성한 자연의 질서 속에도 이미 이별이 있고 울음이 있다. 꽃이 피고 지는 속도도 있다. 인간은 그것을 너무 일찌감치 깨닫는 짐승이라 서글픈 거다. 그래서 한 숟가락의 밥을 떠먹고 한 번 겸손해지고, 한 숟가락의 국을 떠먹고 또 한 번 겸손해지는 거다.
_〈눈의 식량, 귀의 식량〉 중에서(17p)

내가 사랑하는 장소가 한 군데 있다. 사랑하는 장소라고 하면 유명한 장소일 수는 없다. 남들도 다 아는, 가령 어느 다정스럽게 생긴 조그마한 공원 광장 같은 데를 좋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데를 사랑하는 장소라고 말하기에는 좀 저어되는 바 없지 않다. 사랑이란 것은 어느 만큼 비밀스러운 무엇 없이는 싱거운 물건인 듯하다. 나만이 아껴서 간직한 무엇이 있어야 비로소 사랑할 수 있을 듯싶다.
_〈내가 사랑하는 장소, 골짜기의 백합〉 중에서(46p)

한 사람의 삶을 사회적 맥락이나 역사적 비중에 견주어 비춰보면 사적인 삶의 크기는 그만큼 희미해져갈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차원에서 행복의 가치체계가 세워지지 않아서야 어디 생각하고 산 삶이라고 할 수 있겠나. 생각하며 산 삶이 아닌 이상 그게 올바로 여문 삶이라고 할 수 있겠나. 남들이 좋다니 그저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출세나 해보자고 덤벼드는 자가 수두룩하다. 또 세속은 그들의 야욕을 외면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배움’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 살 수 없을 것이다.
_〈소중한 나의 스승〉 중에서(97p)

비유比喩는 위대하다. 비유를 통하지 않고는 ‘저쪽’ 너머에 가라앉아 있는 것을 들어 올려볼 방법이 없다. 이쪽 편에 무엇을 올려놓느냐에 따라 저쪽은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태양이 떠오르는 것은 그것의 반대편에 무엇인가가 올려져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대개 ‘나’라고 하는 숨덩어리 아닐까?
_〈비유, 카메라〉 중에서(157p)

반듯하고 격정적인 므라빈스키의 비창을 크게 틀어놓고 한 점씩 내리기 시작하는 눈발을 맞이하겠다. 비창이 끝날 때 눈은 마당을 모두 흰빛으로 만들어놓을 것이다. 음악을 다 듣고 나서 창을 열고 나아가 흰 눈길 위를 몇 걸음 걸어본다면 황동규의 언어대로 ‘사는 것의 홀로움’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듯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어쩌면 다 듣고 난 후를 즐기기 위한 건지도 모른다.
_〈겨울에 혼자서 들어야 하는 비창〉 중에서(192p)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 누가 시인보다 슬픔을 오래 들여다볼 수 있을까
같은 피사체를 촬영하는 여러 가지의 구도와 초점이 있고 이에 따라 사진의 결과물이 천차만별 달라지듯이, 어떤 분야에서건 뭇사람과 다르게 해석하는 관점이 개인에게는 필요하다. 자아를 잃지 않기 위함이다. 흔히 접하지 못하는 색다른 시각은 개인의 중심을 지키며 사소한 사건을 바꿔놓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하나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밈(Meme)이 되기도 한다.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는 다양한 사람이라기보다 다양한 관점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런 차원에서 시인의 산문집을 읽는다는 것은 자아를, 혹은 대상을 해석하는 최첨단의 시각을 접한다는 것 아닐까. 가장 새롭다는 의미보다 가장 날카롭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예리한 칼 같은 시선으로 단단하게 굳어 있는 대상의 내면을 해체하고 틈을 파헤치는 시인의 시도는, 감정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독자로 하여금 낯선 대상과 감정을 맞닥뜨리게 하는 것이다.

돌 파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에 꽃도 파봤고 산도 내 나이에 맞게 봉우리를 만들어 파봤다. 새는 돌 속으로 날아갔고 물은 돌 밖으로 흘렀다. 달은 돌 뒤로 졌으며 눈보라는 세찼다. 돌의 까칠한 표면에 드러난 형상들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모던한 것이었다…….

미켈란젤로가 ‘단지 바위 속의 무엇을 풀어주었을 뿐’이라 했던가? 그 안에 무엇이 있기라도 한 듯이 그렇게 하고 싶다. 아마도 종국엔 나를 닮은 무엇이 되려나? 그건 내 가슴을 새기는 심정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꿈일지도.
_〈돌과 사귀기〉 중에서

슬픔, 고요 같은 낱말들은 그렇게 자연스레 시인과 어울린다. 그가 보여주는 슬픔과 고요는 어딘지 다른 구석이 있을 것만 같다. 산문 속에서 빛나는 이 남다른 시선은 감각의 새로운 경지를 제시한다. 쉬지 않고 수런거리는 듯한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고요와 인간의 감정에 국한되었던 슬픔은 시인이 응시하는 대상 곳곳에 스며든다. 물 긷는 소리부터 날아가는 새의 깃털까지, 서정에 닿아 있는 객관적 상관물을 기꺼이 삶에 품은 시인이 써 내려간 문장들은 소낙비처럼 느닷없이 쏟아지며 독자의 ‘왼쪽 가슴 아래께’를 적시고 만다.

▶ 상처받은 문장의 틈에서 피어나는 향기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문학의 사용가치를 주창하며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했지만, 오늘날 그가 강조한 문학적 요소는 대개 축소되거나, 남아 있다고 할 만한 일부의 목소리들은 산문으로 옮겨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 대중들에게 있어 문학, 특히 시는 지적 계몽과 유희라는 두 기능 사이에서 설 곳을 잃은 ‘무용한 것’에 불과하다. 수 세기간 이어져 온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그 어느 때보다 자조적으로 들리는 것은 착각이 아니다. 굳건해 보였던 문학의 가치는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그러나 여전히 문학의 쓸모를 믿는 존재가 있다. 설령 그 쓸모가 없더라도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놓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시인이다. ‘내 글품은 구투를 벗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게 녹은 더디 앉을 것’이라고 믿는 시인은 자신은 물론, 보편적인 사람들의 삶과 닮은 문학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여전히 문학은 삶의 지혜를 담은 보물창고였다. 시인은 단지 지금까지 지켜온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변치 않는 가치를 알아보는 것뿐이다.

역시 글이라는 것은 맨땅에서 파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요즘에 와서 더더욱 절감한다. 묻은 게 없으면 나오는 게 없다는 것은 만고진리지만 그 토양마저도 굳고 거칠면 도
통 좋은 씨앗도 배겨나질 못한다. 아무리 깊이 파서 땅을 뒤집어놓아도 비 한 번 오고 나면 굳어져서 호미조차 들어가질 않는다. 돌덩이처럼 굳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나마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은 옛 책들일 수밖에 없다.
_〈밤에 물소리를 듣고 초서가 아름다워졌다〉 중에서

옛 책에 담긴 문학적 향취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전 묶었던 원고에 새 옷을 입히는 시인의 의도가 여기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문학은 상처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세상의 천태만상과 우여곡절을 보고 겪으며 다져진, 무수한 상흔이 비치는 시인의 문장을 곱씹는 일도 하나의 공부일 것이다.

모과라는 열매는 아주 매혹적이다. 저 빛깔을 보라. 저 빛깔이야말로 늦은 가을 저녁을 닮은 빛이 아닐 수 없다. 한쪽에 상처가 나 있다. 상처는 짙은 자주색이다. 길가에 뒹굴던 것을 주워왔던 것이다. 상처 때문에 버림받은 놈일 게 뻔하다.
그런데 온 방을 물들이는 이 향기는 상처에서부터 쏟아져 나온 것이리라. 상처가 향기를 짙게 만들어낸다.
_〈모과 향기 속〉 중에서

▶ 음악 속의 적막, 적막 속의 인생
스스로 음악 마니아의 지경은 아니지만 ‘어지간히 음악을 좋아한다’고 여기는 시인은 음악을 듣는 가운데 적막을 붙들어 맨다. 맞닿지 않을 것만 같은 두 쌍곡선, 음악과 적막이 시인의 세계 안에서는 교차점을 지닌다. 오랜 적막이 곧 음악이 되고, 흐르는 선율에서 적막을 발견하는 그의 사유는 유쾌하면서 동시에 침착하다.

인간은 그래도 그러한 자연의 순환을 여러 번 경험할 수 있어서 삶과 죽음의 원리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신이 준 기회다. 우리는 늦은 가을 저녁나절이면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
이 저러하거늘…….’ 하고는 혼자 중얼거리면서 걷다가 다시 오래 침묵한다. 침묵이 바로 깊은 생각의 대지이고 지혜의 대지이다. 음악도 침묵을 대지로 삼지 아니한가.
_〈풍죽의 브람스〉 중에서

시인은 자신의 일부를 이루는 음악 속에 들어앉아 고요를 오래도록 추상한다. ‘몇 겹의 자연 속에’ 파고들었을 그 역사 깊은 적막의 본질을 알아본다. 멀리 있지만, 다행히도 감각할 수 있다. 마침내 독자는 우연히 접한 음악이 귀에 맞는 기쁨을, 한 편의 연주 같은 산문 속에서 발견한다. 그 발견은 적막을 닮았다. 어쩌면 인생일지도. 

 

출처: 마음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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